일상 여행기/프랜차이즈카페 메뉴

투썸플레이스 카페 에그노그 커피

좀좀이 2024. 1. 17.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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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오랜만에 투썸플레이스에 갔어요. 투썸플레이스는 제가 매우 잘 안 가는 카페에요. 투썸플레이스에 잘 안 가는 이유는 별 다른 이유가 없어요. 투썸플레이스가 제가 카페 가려고 할 때마다 주변에 없었어요. 그리고 24시간 매장이 별로 없어요. 제 동선과 잘 안 맞았고, 24시간 매장이 별로 없어서 일부러 찾아갈 이유도 별로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제게 투썸플레이스는 정말 어쩌다 한 번 가는 곳이에요.

 

'투썸플레이스는 내가 마셔본 게 뭐 없지?'

 

지금까지 투썸플레이스를 몇 번 갔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투썸플레이스는 워낙 잘 안 가는 프랜차이즈 카페라서 마셔본 음료가 거의 없었어요. 탐앤탐스와 할리스는 24시간 매장이 많았을 때 24시간 카페 간다고 매우 많이 갔어요. 갈 때마다 다른 음료를 마셔보고 리뷰를 썼기 때문에 탐앤탐스와 할리스를 갈 때는 메뉴를 잘 골라야 해요. 대충 골랐다가는 매우 높은 확률로 제가 마셔본 적이 있는 음료를 고르니까요. 그렇지만 투썸플레이스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어요. 거의 다 안 마셔본 거라서요.

 

'투썸플레이스 가서 뭐 마시지?'

 

투썸플레이스 가서 아무 것이나 골라도 제가 안 마셔본 음료를 고를 거였어요. 확률적으로 그랬어요. 가뜩이나 투썸플레이스 갔을 때 신메뉴가 있으면 신메뉴를 마셨어요. 제가 카페 가면 보통 신메뉴 중 안 마셔본 음료가 있으면 그것을 주문해보는 편이에요. 그러니 어떤 음료를 마실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어요. 전에 마셨던 음료를 또 골라서 마신다면 기분이 안 좋겠지만, 투썸플레이스는 그런 일이 일어날 리 없었어요.

 

'가서 생각할까?'

 

투썸플레이스에서 무엇을 마실지 고민하는 건 나중에 해도 되었어요.

 

'투썸플레이스에서 신메뉴 출시한 거 있지?'

 

올해 1월은 카페들이 딸기 음료를 출시하고 있어요. 올해는 딸기 음료가 조금 늦게 출시된 것 같아요. 예전에는 11월이 되면 딸기 음료가 하나 둘 나왔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런데 2023년 11월에는 딸기 음료가 쏟아져 나오지 않았어요. 12월에도 잠잠한 편이었고, 1월 되어서 딸기 음료가 여기저기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어요.

 

'설마 딸기 커피 같은 건 없겠지.'

 

심야시간에 가는 것이기 때문에 커피를 마시고 싶었어요. 커피를 마신다고 정신이 맑아지지는 않아요. 저는 커피 마셔도 잠 매우 잘 자요. 그렇지만 플라시보 효과라는 것이 있어요. 커피를 마셨으니까 잠을 안 자도 된다고 믿으니까 덜 졸려요. 심야시간에 열심히 영상 촬영하고 돌아다니면 매우 피곤할 거였어요. 카페는 따뜻할 테니 안에 들어가면 노곤할 거였구요. 커피가 잠을 깨게 해주지는 않지만 플라시보 효과라도 있어야 했어요. 안 그러면 피곤한 상태에서 노곤해지기까지 해서 힘들 거였어요. 카페에서 졸지는 않겠지만, 만사 귀찮고 다 하기 싫어질 거였어요. 그러면 안 되었어요. 할 건 하고 돌아와야 했어요.

 

'딸기 커피 같은 게 있을 리 없잖아.'

 

혼자 속으로 피식 웃었어요. 딸기 시즌이라고 해도 딸기 커피 같은 게 나올 리 없었어요. 투썸플레이스가 그런 짓을 하겠어요. 투썸플레이스에서 딸기 신메뉴를 출시했다는 것만 알고, 정확히 어떤 신메뉴인지는 몰랐어요. 하지만 그 중에 딸기 커피 따위는 있지 않을 거였어요.

 

밤새 돌아다니며 영상 촬영을 했어요. 새벽이 되고 차고지에서 버스 첫 차가 출발할 시각이 되었을 때 투썸플레이스에 도착했어요. 자동 주문 기계 앞에 섰어요.

 

"뭐 마시지?"

 

역시 신메뉴에 딸기 커피 따위는 없었어요. 신메뉴는 포기하고 커피 메뉴를 봤어요.

 

"카페 에그노그? 이거 뭐지?"

 

처음 보는 음료가 있었어요. 사진이 매우 신기하게 생겼어요. 아래는 매우 샛노란 음료가 깔려 있었고, 위에는 커피가 있었어요.

 

"이거 마셔봐야겠다."

 

투썸플레이스 카페 에그노그를 주문했어요. 아이스로 주문했어요.

 

투썸플레이스 카페 에그노그는 이렇게 생겼어요.

 

 

아래에는 노란 액체가 깔려 있었고, 위에는 커피가 층을 이루고 있었어요. 커피는 노란 액체를 향해 서서히 내려오고 있었어요.

 

 

투썸플레이스 홈페이지에 들어가봤어요. 카페 에그노그에 대한 설명이 안 보였어요. 메뉴 자체가 없었어요.

 

"뭐지? 왜 없어?"

 

투썸플레이스 홈페이지 메뉴에 카페 에그노그가 없는 것을 보고 살짝 당황했어요. 인터넷으로 투썸플레이스 카페 에그노그가 언제 출시된 음료인지 검색해봤어요.

 

"출시된 지 꽤 되었구나."

 

투썸플레이스 카페 에그노그는 2023년 11월에 출시된 음료였어요.

 

 

투썸플레이스는 2023년 11월초에 개개인의 취향을 담아 즐기는 '마이 윈터 페이버릿(My Winter Favorite)'를 테마로 신메뉴 음료를 출시했어요. 이때 출시된 음료들 중 하나가 바로 카페 에그노그였어요.

 

기사 내용에 의하면 투섬플레이스에서는 북아메리카 지역 대표 크리스마스 칵테일인 에그노그를 모티브로 카페 에그노그를 만들어서 출시했어요. 에그노그에는 원래 럼주가 들어가지만, 투썸플레이스는 럼주 대신 진한 롱블랙 커피를 넣었다고 해요.

 

에그노그는 미국에서 추수감사절에서 연말 사이에 주로 즐겨 마시는 음료로, 특히 크리스마스에 많이 마신다고 해요. 미국인들에게는 크리스마스를 떠올리게 하는 음료라고 해요. 에그노그는 원래 계란 노른자와 설탕, 우유, 크림에 넛맥, 계피, 바닐라, 코코아 등을 넣고 끓기 전까지 데운 후, 계란 흰자나 설탕으로 만든 머랭이나 계피, 육두구 같은 향신료를 넣은 생크림을 첨가한다고 해요. 여기에 럼, 위스키, 브랜디 등의 술을 추가로 섞어서 마신다고 해요.

 

투썸플레이스는 원래 미국의 에그노그에 추가되는 술을 커피로 대체해서 카페 에그노그를 만들었어요.

 

 

투썸플레이스 카페 에그노그 가격은 6300원이에요.

 

 

"이거 아래에 슈크림 깔아놓은 모습인데?"

 

투썸플레이스 카페 에그노그는 아래에 층을 이루고 있는 액체 색이 누르스름한 색이었어요. 사진에서는 색이 이상하게 나왔지만, 실제로는 누르스름한 색이었어요. 슈크림을 연상시키는 색이었어요.

 

투썸플레이스 카페 에그노그를 잘 섞었어요. 카페 에그노그를 잘 섞자 탁하고 연한 황토색이 되었어요. 카페 에그노그를 마시기 시작했어요.

 

크리스마스가 다시 찾아온다.

 

"이건 크리스마스 맛이잖아!"

 

한 모금 마시고 웃었어요. 투썸플레이스 카페 에그노그는 크리스마스 맛이었어요. 크리스마스에 마시면 매우 좋을 커피였어요. 그런데 크리스마스는 이미 지나갔어요. 일주일 후면 크리스마스가 지나간 지 한 달이 되요.

 

투썸플레이스 카페 에그노그는 커피 맛이 고소했어요. 고소하고 쓴맛이 꽤 강한 커피였어요. 커피가 다른 음료에 많이 희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쓴맛이 가볍게 살아 있었어요. 투썸플레이스 카페 에그노그를 삼키고 나면 혀뿌리에서 쓴맛이 크리스마스 트리 구상나무 이파리처럼 톡 찔렀어요. 강하게 찌르지는 않고 가볍게 찔렀어요.

 

투썸플레이스 카페 에그노그는 묘하게 슈크림이 섞인 것 같은 맛이었어요. 아래에 깔려 있던 액체가 슈크림 색이라 슈크림을 연상시키더니 맛도 왠지 슈크림 섞인 거 아닌지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맛이었어요. 슈크림 비슷한 맛이 섞여 있는 커피였어요.

 

여기에 계피향이 은은하게 느껴졌어요. 시나몬향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들었어요. 괜히 캐롤을 들어야 할 거 같고, 밖에 나가면 조명 장식으로 화려하게 꾸며놓은 크리스마스 트리가 일렬로 끝없이 늘어서 있을 것 같았아요. 계피향은 서양 동화책에 나오는 따스하고 포근한 겨울밤 이미지를 만들고 있었어요.

 

1월 중순에 나 혼자 크리스마스인가?

아닙니다. 크리스마스는 몇 번이고 다시 찾아옵니다.

나는 단지 남들보다 일찍 2024년 크리스마스를 느끼고 있을 뿐이다.

 

저는 뒤늦게 2023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음미하고 있는 게 아니에요. 절대 뒤늦게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음미하는 게 아니라구요. 증거도 있어요. 크리스마스 시즌이라고 유튜브 쇼츠에 크리스마스 트리 영상 많이 올렸어요. 저는 남들보다 매우 빠르게 2024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고 있어요. 투썸플레이스 카페 에그노그와 함께요.

 

투썸플레이스 카페 에그노그는 크리스마스에 마시면 딱 어울릴 맛의 커피였어요. 크리스마스가 아니라면 숲으로 놀러갔을 때 마시면 좋을 맛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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