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한국

코레일 영동선 ITX-마음 열차 탑승 후기

좀좀이 2024. 1. 15. 19:18
728x90

강원도 동해시는 배낭여행 베이스캠프로 삼기 꽤 좋은 지역이에요. 강원도 동해시는 동해시 자체가 매력적인 장소가 많고, 주요 관광지가 해안선에 몰려 있기 때문에 도보로 여행하기 좋아요. 해안가 도보 여행 코스도 매우 잘 정비되어 있구요. 강원도 동해시는 면적이 넓지 않고, 철도 교통이 잘 되어 있어서 수도권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동해안 도시에요.

 

강원도 동해시는 동해시 자체의 매력도 많지만, 동해시가 강원도 남부 주요 교통의 요지이기 때문에 동해시에서 머무르면서 실제 가볍게 여행 다녀올 수 있는 범위가 상당히 넓어요. 그래서 강원도 남부 여행을 다닐 때 베이스캠프로 동해시에 머무르면서 주변 지역을 여행하면 매우 편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여러 지역을 두루 둘러볼 수 있어요.

 

강원도 동해시에서 주변 지역을 대중교통으로 여행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 있어요.

 

첫 번째는 북쪽으로 강릉시 정동진이 있어요. 강릉시는 크기 때문에 보통 다른 동해안 도시와 잘 묶지 않아요. 강원도 동해안 여행은 크게 속초시를 중심으로 고성군과 양양군을 묶어서 북부권, 동해시를 중심으로 삼척시와 묶어서 남부권, 그리고 강릉시를 중부권으로 설정해서 여행해요. 강릉시는 강릉시 자체만으로 강원도 동해안 중부 여행권이고, 묶더라도 북쪽 양양군 남부권과 묶는 편이에요. 양양군 남부권과 강릉시를 묶으면 강릉 주문진과 양양군 남부를 묶어요.

 

하지만 강릉시에서 정동진에 한해서 본다면, 정동진은 동해시 여행권역으로 분류할 수 있어요. 정동진에서 동해시가 매우 가깝고, 기차 타고 가면 매우 금방 가거든요. 누리로 열차를 타고 가면 저렴한 요금으로 빠르게 갈 수 있어요. 재미있는 점은 동해시에서 대중교통으로 간다면 동해시 망상해변 가는 것보다 강릉시 정동진 가는 게 더 편하다는 점이에요. 차량을 운전해서 간다면 망상해변을 지나서 정동진으로 가기 때문에 망상해변이 접근성이 더 좋아요. 하지만 망상해변은 기차가 정차하지 않는 지역이고, 버스도 별로 없어요. 반면 정동진은 동해시 동해역, 묵호역에서 정동진역으로 가는 누리로 열차가 있기 때문에 가기 매우 좋아요.

 

두 번째는 삼척시가 있어요. 삼척시는 다시 삼척 해안가와 삼척 내륙 지역으로 구분되요. 먼저 삼척 해안가는 삼척시내 - 삼척항을 중심으로 남부와 북부가 나뉘어요. 삼척항 북부에 있는 대표적인 삼척 해안 관광지로는 삼척해수욕장이 있어요. 삼척해수욕장은 동해시 추암해변에서 널널하게 걸어서 다녀올 수 있어요. 그래서 추암해변과 삼척해수욕장을 묶어서 같이 다녀오기 좋아요.

 

삼척 남부 해변은 동해시에서 버스를 타고 삼척 터미널로 간 후, 삼척 터미널에서 호산 가는 버스를 타고 가면 되요. 삼척 시내와 삼척 터미널이 삼척시 전체에서 북동쪽에 치우쳐져 있기 때문에 대중교통으로 삼척시를 여행할 때는 삼척 남부 해안가 여행권이 삼척 북부 해안가 여행권보다 훨씬 크고 길어요. 호산 가는 버스를 타고 가면 삼척시에서 자랑하는 주요 해변 관광지를 거의 다 갈 수 있어요. 못 가는 곳이 딱 하나 있는데, 그곳은 바로 맹방해변이에요. 맹방해변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썩 좋지 않아요. 호산 가는 버스가 맹방해변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서 지나가거든요.

 

세 번째는 삼척 내륙부터 시작해서 강원도 남부 내륙 산간지역을 통쨰로 묶어서 강원도 태백선-영동선 철도 여행권역을 여행하는 방법이에요. 대표적인 곳으로는 정선군 사북읍, 삼척시 도계읍, 태백시가 있어요. 영월까지는 오래 걸리지만, 사북, 태백, 도계 정도는 동해시에서 기차 타고 다녀올 만 해요. 태백시도 관광자원이 매우 많은 지역이지만, 간단히 보고 온다면 태백시 버스 순환 노선인 태백 버스 1번이나 4번 버스를 타고 태백시내 주요 관광지를 쭉 둘러보고 오는 방법이 있어요. 반대로 태백시를 여행하고 동해시로 가서 동해 바다 보며 여행을 마무리하고 돌아가는 방법도 있구요. 태백역 근처에 24시간 찜질방인 성지사우나가 있기 때문에 청량리역에서 무궁화호 막차 타고 태백시로 가서 찜질방에서 하룻밤 자고 사우나도 즐긴 후 나와서 태백시 여행부터 하고 동해시로 넘어가면 태백까지 가기 위해 걸리는 긴 이동시간을 효과적으로 아낄 수 있어요.

 

동해시 여행 중 기차를 타고 삼척시 도계읍으로 갔어요. 도계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 곳이에요.

 

우리나라 마지막 탄광촌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은 우리나라 마지막 탄광촌이에요. 탄광촌의 전형적인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고, 현재도 탄광촌인 지역이에요. 도계역 바로 뒷편에는 저탄장과 현재도 가행중인 탄광이 있어요. 도계읍 전체가 탄광촌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구요.

 

그래서 도계를 가면 매우 독특한 느낌이 있어요. 탄광촌 특유의 모습이 있어요. 현재 우리나라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이에요. 태백시 장성동에 아직 가행중인 탄광이 있기는 하지만, 장성동 탄광에서 생산된 석탄은 산 너머 철암역에 쌓여요. 이 때문에 장성동보다는 오히려 철암역이 더 석탄산업 지역 같은 느낌이 많이 드는데, 정작 탄광은 장성동에 있어요. 이래서 탄광촌 특유의 모습이 별로 안 느껴져요. 반면 도계는 탄광, 저탄장, 마을이 다 붙어 있기 때문에 누가 봐도 다른 지역과 완전히 다른 탄광촌 풍경이에요. 여기에 석탄산업이 사양산업이다 보니 아련한 느낌이 있어요.

 

도계는 특유의 풍경과 특유의 느낌이 있어서 매우 좋아해요. 인문사회 풍경 외에 자연풍경도 좋은 곳이구요. 그래서 동해시 여행 간 김에 도계도 한 번 가기로 했어요.

 

도계에 도착해서 돌아다니며 영상을 촬영하며 놀다 보니 어느덧 돌아갈 시간이었어요. 도계에서 동해로 가는 기차표를 구입하는데 가격이 이상했어요.

 

"뭐 따블을 내라는 거야?"

 

도계에서 동해로 가는 무궁화호 기차표는 2600원이에요. 그런데 기차표 가격이 4800원이었어요.

 

"뭐야, 이거?"

 

왜 4800원을 내라고 하는지 봤어요.

 

"아, ITX-마음!"

 

무궁화호 열차보다 조금 더 빠른 열차인 ITX-마음 열차였어요. 이 열차가 아니면 한참 뒤에 오는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동해시로 돌아가야 했어요.

 

"처음인데 한 번 타보자."

 

무려 1200원이나 더 지불해야 했지만, 도계역에서 멍하니 몇 시간 동안 기차를 기다리기 싫었어요. 밤이 되면 도계는 할 게 정말 없어요. 그냥 깜깜해요. 한 번도 안 타본 ITX-마음 열차인 데다 도계역에서 멍하니 몇 시간 동안 열차 기다리기 싫어서 ITX-마음 열차를 타고 동해시로 가기로 했어요.

 

시간이 되었어요. 코레일 영동선 ITX-마음 열차가 도계역에 도착했어요. 코레일 영동선 ITX-마음 열차를 탔어요.

 

 

"역시 새 기차라 좋아!"

 

코레일 영동선 ITX-마음 열차 내부는 매우 깔끔했어요. 역시 새 기차라 매우 좋았어요. 낡은 무궁화호와는 비교 자체가 안 되는 좋은 열차였어요.

 

 

"콘센트가 있다고?"

 

코레일 영동선 ITX-마음 열차에는 콘센트가 있었어요.

 

 

콘센트는 팔받침 아래에 있었어요.

 

"엄청 쾌적한데?"

 

무궁화호 열차보다 조금 더 비싸기는 했지만, 이 정도면 KTX와 비교해도 전혀 꿇리지 않았어요.

 

참고로 청량리역에서 동해역까지 가는 무궁화호 열차는 19,200원이고, ITX-마음 열차는 27,500원이에요. 코레일 영동선 ITX-마음 열차가 8천원 조금 안 되게 더 비싸요. 소요시간은 청량리역에서 동해역까지 가는 무궁화호 열차가 4시간 30분~5시간 정도이고, ITX-마음 열차가 4시간이었어요.

 

청량리역에서 동해역까지 가는 무궁화호 열차보다 ITX-마음 열차가 7700원 더 비쌌어요. 청량리역에서 동해시까지 KTX 요금은 29,700원이고, 소요시간은 2시간 15분이에요. KTX보다 ITX-마음 열차가 2500원 더 저렴했어요. 청량리역에서 동해역까지 간다면 KTX를 타고 가는 게 ITX-마음 타고 가는 것보다 훨씬 나아요.

 

하지만 태백시라면?

 

태백시는 선택권이 무궁화호 열차 밖에 없었어요. 청량리역에서 동해역 가는 거라면 그냥 2500원 더 내고 KTX 타고 가는 게 맞지만, 태백시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랐어요. 7700원의 가치를 따져봐야 했어요. 청량리역에서 태백역까지 가는 무궁화호 열차 요금은 15,200원, 소요시간은 3시간 40분이에요. 청량리역에서 태백역까지 가는 ITX-마음 열차 요금은 21,600원, 소요시간은 2시간 54분이에요. 소요시간에서 거의 50분 차이가 나고, 요금 차이는 6,400원 더 비싸요.

 

태백시라면 ITX-마음 열차 타는 게 분명히 더 좋았어요. 6,400원 더 내는 대신에 50여분 더 빨리 도착할 수 있고, 가는 도중에 콘센트를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10분 20분 정도야 별 차이 없이 비싸기만 하겠지만, 청량리역에서 태백역까지는 거진 4시간 걸려요. 이러면 콘센트의 유무 하나만으로도 상당한 차이를 느끼게 되요.

 

 

기차가 동해역에 도착했어요. 사람들이 다 내린 후, ITX-마음 열차 내부 사진을 촬영했어요.

 

 

콘센트는 좌석당 1개 꼴로 있었어요. 팔받침 아래에 콘센트가 2개 있기 때문에 1인 1콘센트라 봐야 했어요.

 

 

코레일 영동선 ITX-마음 열차에서 내렸어요.

 

 

"동해역 멋진데!"

 

동해역에 KTX와 누리로, ITX-마음 열차가 정차해 있었어요. 열차들이 아주 화려하고 번쩍이고 있었어요. KTX-이음이 매우 날렵하고 멋지게 생겼는데, 묵직해보이는 누리로, 폭주할 거 같은 ITX-마음 열차까지 같이 있었어요. 이렇게 보면 평소에는 참 멋지게 생겼다고 생각했던 KTX-이음이 매우 수수해보였어요. 기차 겉모습만 보면 ITX-마음 열차가 가장 빠르게 질주하게 생겼어요. 왠지 대장 같아보였어요. 실제로는 당연히 KTX-이음이 가장 빠르지만요.

 

코레일 영동선 ITX-마음 열차는 한 번 타볼 만 했어요. 외관, 내부 모두 KTX 못지 않았어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