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식당, 카페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 철암역 철암시장 물닭갈비 맛집 불로닭

좀좀이 2023. 12. 6. 08:23
728x90

운탄고도1330 3길의 마지막 지점 거의 다 온 지점인 예미오거리까지 왔어요. 예미역에서 도착하자 기차 시간까지 꽤 많이 남아 있었어요. 예미오거리에서는 방향 선택을 잘 해야 해요. 왜냐하면 예미역과 예미리 읍내는 철길로 완전히 분단되어 있어요. 예미역과 예미리 읍내를 오고 가기 위해서는 무조건 예미오거리까지 가야 해요. 그런데 예미오거리가 예미역, 예미리 읍내에서 가깝지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예미오거리에서는 예미오거리에서 예미역으로 가는 길 입구인 굴다리를 한 번만 통과하도록 머리를 써서 움직여야 해요.

 

"예미야 전에 볼 만큼 봤으니까."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예미리는 올해 봄에 와서 돌아다니며 구경했어요. 그리고 여기는 지금 돌아다닐 필요가 없었어요. 다음해 봄이 찾아오면 예미리 옆 마을인 조동리 - 함백 가기 위해 한 번 올 생각이었어요. 운탄고도1330 4길도 기회 되면 다시 올 거구요. 이때 예미리를 또 다시 돌아다니면 되었어요. 무리해서 다녀야할 이유가 없었어요. 이번에는 기차 시간까지 많이 남았기 때문에 가볍게 조금 걷다가 예미역으로 가서 기차를 기다리기로 했어요.

 

예미리를 걸어서 한 바퀴 돈 후, 예미역으로 갔어요. 기차를 타고 갈 곳은 태백역이었어요. 태백선 기차역 중 나름 돌아다니며 구경할 만한 규모가 되는 번화가가 있는 곳은 태백역이에요. 태백역은 태백시 중심 번화가인 황지동 황지연못 일대에서 가깝고, 태백역 바로 앞이 태백버스터미널이라 대중교통도 상당히 편해요. 태백시 자체가 너무 외곽으로 나가는 것만 아니라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돌아다니기 좋구요. 게다가 태백역 근처에 24시간 찜질방이 있고, 24시간 무인 카페와 24시간 식당도 있어요. 그래서 태백역 근처에서 머무르면 타지역으로 이동하기도 좋아요.

 

이때 여행 계획은 기차를 타고 태백시로 넘어가서 철암 단풍 자생 군락지로 가서 철암 단풍을 구경하는 것이었어요. 첫날은 철암 단풍 구경하고 황지동으로 다시 넘어와서 황지동 돌아다니면서 놀고, 다음날에는 상장동으로 내려가서 지지리골 자작나무숲, 상장동 벽화마을, 연화산 태백고원700 산소길을 걸을 계획이었어요. 물론 이 계획은 언제든 바뀔 수 있었어요. 봐서 운탄고도1330 7길을 걸으러 갈 수도 있었어요. 운탄고도1330 7길 종점은 도계역이기 때문에 7길은 대중교통 부담 하나도 없이 걸을 수 있는 길이거든요. 도계역에서 태백역으로 돌아가도 되고, 동해역으로 넘어가도 되요. 심지어 도계역에서 동해역으로 가는 열차는 아주 깜깜한 오밤중인 밤 11시 넘어서에도 있어요.

 

기차 시간이 되었어요. 태백역으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어요. 기차는 잘 달렸어요. 기차가 태백역에 도착했어요. 기차에서 내렸어요.

 

 

"역시!"

 

태백버스터미널은 단풍 시즌이 되자 엄청나게 예뻐졌어요. 태백시 단풍 명소 중 하나가 태백버스터미널이에요. 올해도 태백버스터미널은 단풍 시즌이 되자 알록달록 화려한 단풍으로 인해 매우 아름다워졌어요.

 

'느낌이 안 좋은데...'

 

하지만 태백역 바로 앞에 보이는 산을 보자 느낌이 매우 안 좋아졌어요.

 

태백 단풍 절정이었을 때 저 정도가 아니었어.

 

지난해에 왔을 때가 떠올랐어요. 그때는 태백역 바로 앞에 보이는 산이 이번에 보이는 모습보다 훨씬 더 붉은색이었어요. 왠지 태백시도 단풍이 제대로 들지 않은 것 같았어요.

 

태백버스터미널로 갔어요. 4번 버스를 타고 철암초등학교 정류장에서 내렸어요.

 

 

 

역시 예상대로 철암 단풍은 단풍이 지난 해보다 안 예뻤어요. 솔직히 말해서 2023년 가을은 강원도 남부 산간지역 단풍이 망해버린 가을이었어요. 10월이 되었는데도 날이 계속 매우 따뜻했어요. 그러다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자 나무잎이 단풍이 들지 않고 그대로 말라서 떨어져버렸어요.

 

강원도 태백시는 그래도 단풍이 어느 정도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고 있었지만, 지난해 환상적인 단풍에 비하면 정말 볼 품 없는 단풍이었어요. 바로 조금 전까지 있었던 영월군은 나뭇잎 따서 흙에 박으면 뿌리 내리고 자라나게 생겼구요.

 

 

철암 단풍 자생 군락지에는 산으로 올라가는 산책로가 있었어요. 산책로를 따라 걸어갔어요.

 

"아, 이래서 그때 할머니께서 관광객들이 피내골 간다고 하셨구나!"

 

철암초등학교에서 철암 단풍 자생 군락지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서 걸어가자 철암동 철암역 방향에 있는 마을인 피내골로 내려왔어요. 지난 해 처음 철암동 여행 왔을 때 만난 할머니께서 관광객들이 피내골로 간다고 알려주셨었어요. 그때는 피내골 가보고 그저 동네 신기하고 예쁘게 생겼다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와서 보니 철암역에서 피내골을 따라 올라가면 철암 단풍 자생 군락지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어요. 철암초등학교 정류장에서 철암역 정류장까지 버스로는 꽤 돌아가지만, 걸어간다면 피내골로 이어지는 길을 통해 가벼운 산책 즐기며 넘나들 수 있었어요.

 

"불로닭 오늘은 열었을 건가?"

 

철암역 철암시장으로 왔어요. 지난 번 철암시장 오일장 구경하러 왔을 때였어요. 원래 그날 계획은 철암시장 오일장을 구경한 후, 철암시장 물닭갈비 맛집인 불로닭에서 물닭갈비를 먹는 거였어요. 하지만 제가 철암시장 오일장 구경을 갔던 2023년 10월 10일에는 정기 휴일이 아닌데 불로닭이 문이 닫혀 있었어요.

 

불로닭을 향해 걸어갔어요.

 

"문 열었다!"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 철암역 철암시장 물닭갈비 맛집 불로닭 불이 켜져 있었어요. 안에서는 손님들이 물닭갈비를 먹고 있었어요.

 

불로닭 안으로 들어갔어요. 혼자 왔지만 2인분을 주문했어요. 사리는 라면 사리를 주문했어요.

 

 

불로닭 물닭갈비 가격은 1인분에 1만원이었어요. 여기 물닭갈비는 '약초 물닭갈비'였어요.

 

 

제가 주문한 물닭갈비 2인분이 나왔어요.

 

 

쑥갓이 많이 올라가 있었어요. 쑥갓 위에는 팽이버섯이 올라가 있었고, 그 위에는 하얀 떡볶이 떡이 올라가 있었어요. 고기는 아직 안 보였어요. 고기는 맨 아래에 깔려 있을 거였어요. 고기를 보려면 팔팔 끓고 야채가 숨이 죽어야 할 거였어요.

 

물닭갈비를 끓이기 시작했어요. 식당 내부를 둘러봤어요.

 

 

마침 손님들이 나가서 실내 사진을 찍을 수 있었어요. 조금 후 또 손님들이 들어왔어요. 새로 들어온 손님들도 역시 물닭갈비를 주문했어요.

 

 

반찬은 위 사진과 같이 나왔어요. 제가 좋아하는 마카로니 샐러드도 나왔어요.

 

 

제가 주문한 물닭갈비가 팔팔 끓었어요. 물닭갈비가 끓자 드디어 속재료들이 제대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어요.

 

"오, 맛있겠다."

 

라면사리도 집어넣었어요. 이런 찌개, 탕 같은 국물 있는 음식을 식당에서 먹을 때는 라면 사리는 넣을 때 타이밍이 중요해요. 보통 1인분은 처음 주문했을 때부터 라면 사리를 집어넣고, 2인분부터는 끓으면 집어넣어요. 1인분과 2인분 이상에서 라면 사리 집어넣는 타이밍이 달라지는 이유는 1인분은 양이 적다 보니 국물양도 같이 적어져서 매우 빨리 끓고 국물이 빠르게 졸아들기 때문이에요. 1인분 주문해서 먹는데 2인분 이상 주문했을 때처럼 끓은 후에 라면 사리를 집어넣으면 국물이 급격히 졸아들어요. 이 때문에 1인분은 처음 끓이기 시작할 때부터 라면 사리를 집어넣어요. 1인분 주문해서 먹을 때 끓을 때 라면 사리를 집어넣으면 국물은 국물대로 확 졸아버리고 라면사리는 라면사리대로 잘 안 익는 일이 벌어지곤 해요. 그래서 1인분을 주문하면 처음부터 라면 사리를 넣고 끓이기 시작해야 2인분 이상 주문했을 때 먹는 것과 같은 맛으로 먹을 수 있어요.

 

불로닭에서는 2인분을 주문했기 때문에 라면 사리를 물닭갈비가 끓을 때 집어넣었어요. 그래서 사진에 있는 라면 사리가 아직 잘 익지 않고 생라면 상태에요.

 

 

"와, 여기 맛있다!"

 

전국에서 제일 유명한 물닭갈비 집은 태백시 황지동에 있어요. 그런데 제가 제일 맛있게 먹은 물닭갈비 집은 삼척시 도계 텃밭에 노는 닭과 바로 이곳 - 태백시 철암동 불로닭이었어요.

 

강원도 태백시 철암역 철암시장 물닭갈비 맛집 불로닭의 물닭갈비 맛은 다른 물닭갈비 가게들의 물닭갈비 맛과는 상당히 달랐어요. 기본적으로 물닭갈비이기 때문에 공통의 맛이 있기는 하지만, 불로닭 물닭갈비는 맛에서 확실히 차별되는 점이 있었어요.

 

얼큰 삼계탕 전골맛

 

불로닭의 물닭갈비 메뉴 정식 명칭은 '약초 물닭갈비'에요. 이름 그대로 국물에서 약초향이 살살 느껴졌어요. 국물을 마실 때마다 국물에서 약초향이 은은하게 퍼졌어요. 육수에서 약초향이 나자 삼계탕 먹는 것 같았어요. 일반 육수가 아니라 푹 고아서 흐물흐물해진 인삼을 으깨서 섞은 삼계탕 국물을 육수로 쓴 것 같은 맛이었어요. 이름에 '약초'가 들어간 것처럼 약초향이 느껴졌어요. 약초향이 강하지 않고 은은하고 부드럽게 느껴져서 거부감이 없고 다른 물닭갈비 맛과 상당히 다르다고 느끼게 만들었어요.

 

불로닭 물닭갈비 국물은 칼칼했어요. 닭 전골, 닭 매운탕 같은 물닭갈비 기본적인 맛은 그대로 갖고 있었어요. 여기에 은은한 약초향이 더해지면서 얼큰 삼계탕 전골 같은 맛이 되었어요.

 

앞산 뒷산에서 야생 닭 잡아오고 약초도 뜯어서 만든 맛

 

불로닭이 있는 곳 바로 앞에는 앞산이 있고, 바로 뒤에도 뒷산이 있어요. 태백시가 원래 그렇게 생겼어요. 어디를 가든 좁은 골짜기 따라서 좁게 마을이 형성되어 있어요. 그래서 태백시 가면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첩첩산중 강원도 도시 이미지에 아주 부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사방팔방 온통 코 앞이 산인 풍경이요. 이런 강원도 첩첩산중 사방팔방 산인 산골 이미지에 아주 딱 맞는 맛이었어요. 은은히 깔려 있는 약초향 때문에 일반적인 물닭갈비와 조금 다르게 묘하게 삼계탕과 통하는 맛이 있었고, 첩첩산중 음식이라는 이미지에도 매우 잘 어울리는 맛이었어요.

 

불로닭 물닭갈비 속에 들어 있는 고기도 매우 부드러웠어요. 고기도 맛있게 먹었어요. 건더기를 다 건져먹은 후 볶음밥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했어요. 볶음밥도 매우 맛있었어요.

 

불로닭이 특히 좋았던 점은 모든 걸 다 사장님과 직원분께서 해주셨어요. 불조절도 해주셨고, 볶음밥 누룽지도 깔끔하게 박박 긁어주셨어요. 물닭갈비는 어디를 가나 전부 익어서 나오지 않고 재료 상태로 자리에 나온 후 끓여가며 먹어요. 끓이는 것까지야 불 켜놓고 기다리면 되니까 누구나 다 해요. 문제는 끓기 시작한 다음부터에요. 이때부터 손님이 직접 불 조절을 해가면서 먹어야 하는데, 불 조절하는 경험과 실력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 되요. 그런데 불로닭은 사장님과 직원분께서 불조절까지 다 해주셨어요. 가만히 있으면 먹어야 할 때를 알려주셨고, 불 켜고 먹고 있으면 와서 불 조절 해주시고 불을 꺼주셨어요. 그래서 맛있는 맛이 마지막까지 잘 유지되었고, 불 조절에 신경 안 쓰고 매우 맛있게 먹었어요.

 

볶음밥도 마찬가지였어요. 볶음밥이 완성된 후, 적당히 퍼먹은 후 사장님께 누룽지 긁어달라고 하면 사장님께서 끌을 가지고 오셔서 누룽지를 아주 깨끗하게 긁어주셨어요. 숟가락 세워서 안 긁어지는 누룽지를 박박 긁는다고 솥에 있는 밥알 다 뭉개지 않아도 되었어요. 그래서 볶음밥도 매우 깔끔하고 맛있게 먹었어요.

 

제가 열심히 먹자 사장님께서 야무지게 잘 먹는다고 좋아하셨어요. 사장님께 10월 10일에 왔었는데 그때는 여기 문 닫아서 허탕쳤었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러자 사장님께서 그때는 원래 화요일이 쉬는 날이 아니지만 연휴에 계속 영업해서 예외적으로 쉬었다고 하셨어요.

 

 

"다음에 여기 또 와야지!"

 

불로닭은 철암역 맞은편 철암시장에 있어요. 그래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배낭여행으로 태백 여행 갔을 때 가기도 좋은 곳이었어요. 태백시 황지동에서 태백 시내버스 4번 타고 가면 되거든요. 또는 4번 버스 타고 가다가 철암초등학교에서 내려서 철암 자생 단풍 군락지에 조성되어 있는 산책로 따라 걸으며 피내골로 내려와서 철암역으로 걸어가서 가는 방법도 있어요. 철암역 일대도 구경할 것들이 이것저것 있고, 구문소와의 접근성도 좋아요.

 

강원도 태백시에서 물닭갈비 맛집 찾는다면 철암역 철암시장에 불로닭이 있어요. 단점은 전혀 없었어요. 사장님과 직원분도 친절하셨고, 물닭갈비도 매우 맛있었어요. 다음에 태백 여행 가서 물닭갈비 먹고 싶으면 또 불로닭으로 갈 거에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