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군 24시간 찜질방에 도착하자마자 간단히 씻고 잠을 청했어요. 다음날 새벽 5시에 나가야 했기 때문에 빨리 자야 했어요. 찜질방에는 사람들이 여러 명 있었어요. 찜질방은 따뜻했어요. 잠이 바로 오지 않았어요. 몇 번 뒤척이고 선잠을 잤다 깨었다 하다가 일어났어요. 이건 찜질방이 불편해서가 아니라 원래 제가 여행 첫날밤에는 잠을 잘 자지 못 해요. 둘째날까지 돌아다니고 둘째날 밤이 되면 기절하듯 쓰러져서 자곤 해요.
새벽 4시 조금 넘어서 일어났어요. 사우나로 갔어요. 온탕에 몸을 푹 담갔어요. 온탕 물에 온몸에 쌓여 있던 피로가 줄줄 흘러나오는 기분이었어요. 사우나에는 저 혼자였어요. 아무리 아직 그렇게 안 춥다고 해도 새벽 공기는 차가울 거였기 때문에 온탕에서 몸을 충분히 덥혔어요. 사우나를 실컷 즐기고 난 후 5시가 되자 찜질방에서 나왔어요.
'부지런히 돌아다녀야겠다.'
이날은 새벽부터 계획한 일정이 있었어요. 먼저 하송사거리로 가서 하송사거리 심야시간 풍경을 촬영한 후, 영월서부시장으로 가서 영월서부시장 심야시간 풍경을 촬영할 거였어요. 영월서부시장 풍경을 촬영한 다음에는 농협사거리로 가서 농협사거리 심야시간 풍경을 촬영하고, 그 다음에 영월읍에 있는 유일한 24시간 카페이자 무인 24시간 카페인 패스트카페 영월점으로 갈 계획이었어요. 그리고 시간이 된다면 전날 한국철도 100주년 기념 스탬프 영월역 도장을 찍은 우편엽서를 영월우체국 우체통에 넣고 갈 거였어요.
"비 오네?"
일기예보상으로는 2023년 10월 20일 새벽 5시에 영월에 비가 내리지 않을 거였어요. 찜질방에서 나올 때는 비가 안 왔어요. 하지만 하송사거리 거의 다 왔을 때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어요.
'일기예보 믿어봐야지.'
가방에서 우산을 꺼낼지 잠시 고민했어요. 우산을 한 번 꺼내면 영상 촬영에 엄청나게 방해될 거였고, 더 나아가 우산이 마를 때까지 우산을 들고 다녀야 해서 계속 불편할 거였어요. 일기예보를 믿기로 했어요. 이미 틀린 일기예보였지만 그래도 한 번 더 속아준다는 심정으로 일기예보를 따르기로 했어요. 비를 맞으며 영월서부시장으로 갔어요. 영월서부시장은 아케이드 시설이 되어 있기 때문에 날씨 상관없이 다닐 수 있고, 영월서부시장을 촬영하는 동안 비가 멎는다면 다행이었어요.
영월서부시장 촬영을 마치고 나오자 비가 그쳤어요.
"우산 꺼냈으면 진짜 후회할 뻔 했네."
일기예보가 맞았어요. 일기예보가 이번에도 틀렸다고 여기고 우산 꺼냈으면 계속 불편할 거였어요. 가랑비 조금 맞고 빨리 영월서부시장 가서 영월서부시장 심야시간 풍경 촬영하며 날씨를 보자는 생각이 맞았어요.
영월서부시장 심야시간 풍경과 농협사거리 심야시간 풍경을 촬영한 후 패스트카페 영월점으로 갔어요. 음료를 하나 구입해서 마시며 글을 쓴 후, 바로 나왔어요. 영월우체국에 가야 했어요.
2023년 10월 20일 새벽 5시 58분, 영월우체국에 도착했어요. 영월우체국 우체통에 전날 한국철도 100주년 기념 스탬프 영월역 도장을 찍은 우편엽서를 집어넣었어요.
영월우체국 우체통에 우편엽서 한 통을 집어넣은 후 왔던 길을 다시 걸어갔어요. 바로 조금 전까지 실내에서 머물렀던 패스트카페 영월점이 있었어요.
'무인 24시간 카페가 있으니까 훨씬 낫네.'
요즘 무인 24시간 카페가 많이 생겼어요. 종업원이 항시 대기하고 있는 24시간 카페는 서울도 매우 드물어요. 그렇지만 대신에 무인 24시간 카페가 여러 곳 있어요. 이는 지방도 마찬가지에요.
지방 내려가서 지방에 내려왔다는 게 확 느껴지는 첫 번째 순간은 밤에 아무 것도 없다는 현실과 마주했을 때에요. 낮에는 식당도 있고 카페도 있고 마트도 있고 이것저것 다 있다고 하면서 도시와 시골, 수도권 대도시와 기타 지역의 차이를 그렇게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꽤 있어요. 오히려 식당, 카페 같은 곳 보면 지방에 있는 곳들이 매장도 훨씬 크고 예쁘고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많은 경우가 매우 많아요. 그래서 낮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굳이 복작복작한 수도권 대도시에서 살아야 하냐는 말을 매우 쉽게 말해요. 하지만 밤이 되는 순간 달라져요. 지역 규모가 작아질 수록 밤이 되면 할 수 있는 게 확확 줄어들어요.
그런데 무인 24시간 카페가 지방에 하나 둘 생기면서 지방에서도 심야시간에 카페 가서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된 곳이 여러 곳 생겼어요. 이게 의미가 단순히 '밤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에 한정되지 않아요. 정확히는 '밤에 할 수 있는 것'이 생긴 거에요.
영월읍도 마찬가지에요. 영월읍은 읍내조차 심야시간에 할 수 있는 게 패스트카페 영월점 가서 커피 마시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어요. 낮에 보면 영월 읍내도 있을 것들은 다 있어요. 오히려 관광지라서 식당, 카페 같은 곳도 여러 곳 있고 좋아요. 그러나 어둠이 내리깔리고 밤이 깊어지면 편의점조차 문을 닫아버려요. 그런데 이런 영월에서 심야시간에 카페 가서 커피 한 잔은 할 수 있어요. 패스트카페 영월점 때문에요.
그래서 저는 지방에 무인 24시간 카페가 하나 둘 생기는 것을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지방 관광지의 치명적 약점이 '밤이 되면 할 게 없는 것' 수준이 아니라 '저녁이 되면 할 게 없는 것'인데, 무인 24시간 카페는 아주 작지만 이런 부분을 보완해줘요. 그리고 대도시와 중소도시, 도시와 시골의 생활 및 심리적 격차도 줄여주고요. 심야시간에 가서 커피를 사서 마시지 않더라도 '심야시간에도 카페 가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 자체가 심리적 격차를 꽤 줄여주거든요.
별 거 아닌 것 같고, 그깟 무인 24시간 카페라고 할 수도 있지만, 경험해보면 이런 작아보이는 것들이 심리적인 부분에서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커요.
버스정류장으로 갔어요.
버스 정류장에 있는 버스 시간표를 봤어요.
여기에서 제가 타야 하는 버스는 주문리행 버스였어요. 영월 읍내에서 출발해서 주문리로 가는 버스는 06:15, 10:00, 14:00, 18:25에 있다고 나와 있었어요.
"여기에서 함백도 가?"
영월 읍내에서 함백 가는 버스도 있었어요. 깜짝 놀랐어요. 정작 영월군 상동읍 가는 버스는 없었어요.
'상동이 진짜 오지이긴 오지구나.'
강원도 영월군 동쪽 끝자락 상동읍은 한때 텅스텐으로 매우 유명했던 곳이었어요. 학창시절 한국지리 시간 때 한국의 공업지역을 배우는 단원에서 태백산공업지역 '상동 중석' 또는 '상동 텅스텐'을 외워야 했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 거에요. 여기에서 '상동'이 바로 영월군 상동읍이에요. 그런데 상동읍은 영월읍내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한 번에 갈 방법이 아예 없어요. 영월군 상동읍을 가려면 태백시에서 6번 버스를 타고 들어가야 해요. 상동읍은 소속은 영월이지만 실제로는 태백 생활권인 지역이에요.
제가 타고 가야 할 17번 버스가 왔어요. 17번 버스를 타고 버스 주행 영상을 촬영하기 시작했어요.
너무 이른 시각이라 타는 사람이 없다.
정류장에 거의 안 섰어요. 정류장에 사람이 하나도 없었어요. 원래는 버스 주행 영상을 촬영할 때 정차하는 정류장마다 영상을 끊어요. 하지만 제가 탄 강원도 영월군 농어촌 버스 17번 첫 차는 중간에 정차하는 일이 거의 없어서 졸지에 한 번에 쉬지 않고 완주하는 영상을 촬영하게 되었어요.
2023년 10월 20일 오전 7시 조금 안 되어서 모운동 정류장에 도착했어요. 버스에서 내려서 모운동 쉼터 정자로 갔어요.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주문리 모운동 관광 도장인 운탄고도1330 3길 인증 도장 모운동 스탬프가 있는 스탬프함이 있었어요.
준비해간 우편엽서에 운탄고도1330 3길 인증 도장 모운동 스탬프를 찍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