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석탄의 길 (2022)

강원도 동해시 묵호역 묵호항 추천 감성 여행지 해안 언덕 전망 좋은 아름다운 마을 게구석마을, 산제골마을 - 석탄의 길 3부 13

좀좀이 2023. 4. 2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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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어떻게 하지?"

 

어느덧 시각은 오후 5시를 향해 가고 있었어요. 오후 4시 반을 넘겼어요. 반올림하면 오후 5시. 아직 오후 5시까지 30분 조금 안 되게 남아 있었어요. 5시까지 30분 조금 안 되게 남았으니까 조금만 어버버거리면 금방 5시가 될 거였어요.

 

서울이라면 오후 5시가 다가온다고 저녁 식사할 걱정 안 해도 되요. 서울에서 돌아다닐 때 이제 4시 반인데 오후 5시 가까워진다고 저녁 뭐 먹을지 심각하게 고민하면 대가리에 밥 생각만 가득찬 놈이라고 욕먹어요. 서울에서 4시 반은 저녁 식사 고민할 시각이 아니에요. 서울에서는 저녁 6시부터 저녁밥을 먹으니까요. 식당 저녁 영업은 대체로 오후 4시에서 5시에 시작하지만 6시 전에 식당 가보면 어느 식당이든 다 한산해요.

 

그것은 서울 이야기구요.

 

묵호에서 밥 먹고 싶은 자

5시에는 저녁을 먹어라!

 

강원도 동해시 묵호 지역에서 저녁을 먹고 싶다면 저녁 5시에는 저녁 식사를 하는 게 좋아요. 묵호 지역을 수 차례 가봤기 때문에 이 사실은 아주 확실히 잘 알고 있어요. 강원도 동해시 묵호 지역은 저녁 6시가 되면 식당들이 문을 닫기 시작해요. 묵호 지역에서 저녁 6시 넘어서 저녁 식사하려고 하면 횟집 가서 회 먹는 거 외에는 마땅한 선택지가 없어요. 저녁 6시 너머까지 하는 식당들도 있기는 하지만 저녁 6시부터는 식당 선택지가 눈에 띄게 확확 줄어들어요. 저녁 6시 즈음이 되면 묵호 지역으로 회 먹으러 오는 차량과 묵호 지역에서 다른 곳으로 나가는 차량으로 길이 꽉 막히기 시작하고, 식당들은 문을 닫기 시작하고 횟집만 장사하고 있어요.

 

여러 명이 묵호 지역에 놀러와서 저녁에 회 먹을 거라면 저녁 식사를 굳이 저녁 5시에 할 필요 없어요. 횟집이야 오래 하니까요. 그렇지만 혼자 여행와서 조용히 혼자 밥 먹고 싶다면 묵호 지역에서는 저녁 5시에 저녁을 먹어야 한다고 알아두면 좋아요. 저녁 6시에 식당 찾아 삼만리하면 많은 식당들이 문을 닫고 있으니까요.

 

묵호 지역은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한편으로는 관광지화가 상당히 덜 된 지역이에요. 서울에서 관광지화된 동네인 연남동, 익선동 같은 곳 상상하면 식당과 카페가 문을 너무 일찍 닫아서 당황할 수 있어요. 타지역 관광지화된 지역과 달리 식당, 카페 자체가 그렇게 많지 않고 그나마도 꽤 일찍 영업을 종료하거든요.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에는 동해시의 지리적인 요인도 크게 작용해요. 동해시는 남북으로 매우 짧아요. 북쪽 망상, 어달 지역과 남쪽 추암 지역을 제외하면 길이가 더 짧아져요. 묵호항에서 동해시청까지 거리가 4km 채 안 나와요. 카카오맵에서 묵호항에서 동해시청까지 거리 검색해보면 도보 이동으로도 고작 3.8km밖에 안 나와요. 참고로 서울 홍대입구역에서 시청역까지 거리가 도보 이동으로 5.5km에요.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에서 천곡동 동해시청까지 거리는 서울 홍대에서 시청 가는 거리보다도 훨씬 짧아요. 3.8km면 길만 알면 충분히 걸어가고도 남는 거리인데 길 찾고 자시고 할 것도 없어요. 바닷가 따라서 걸어가면 되거든요. 꼭 행복한섬길 산책로 따라 바닷가 절벽길 오르락 내리락하지 않아도 되요. 행복한섬길 안 들어가고 차도 옆 평평한 인도로 걸어가도 되거든요. 그러니 동해시민들도 바닷가에서 회 먹을 거 아니라면 굳이 묵호에서 머무르며 저녁 먹을 곳을 찾아 돌아다닐 이유가 별로 없을 거에요. 묵호 지역 사람들도 저녁에 놀고 싶으면 천곡동 가면 되구요. 걸어서 가도 되는 3.8km 정도만 가면 번화한 천곡동이 있는데요. 심지어 묵호에서 천곡동 넘어가는 길도 매우 잘 되어 있어요.

 

앞으로 묵호 지역에 더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관광지화된다면 사정이 달라질 수도 있어요. 묵호로 찾아오는 관광객이 많아지면 식당과 카페도 더 늘어날 거고, 식당과 카페도 보다 더 늦게까지 영업할 거에요. 그렇지만 제가 이 여행기를 쓰고 있는 2023년 현재까지는 매우 유효한 현실이에요. 2023년 현재까지는 묵호에서 놀다가 저녁 식사할 때가 되면 5시에 묵호 지역에서 식사를 할지 더 늦게까지 저녁 안 먹고 놀다가 천곡동 넘어갈지 결정해야 해요.

 

일정을 다시 떠올려보며 어떻게 할지 고민했어요. 이날 마지막 일정은 동해시 24시간 찜질방인 금강산 건강랜드로 가는 것이었어요. 금강산 건강랜드 가서 사우나 즐기고 한숨 푹 자는 게 마지막 일정이었어요. 금강산 건강랜드는 저녁 8시 이후 입장할 경우 할증요금이 적용되요.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저녁 7시 59분까지 입장해야 했어요. 그래야 저렴한 요금에 금강산 건강랜드를 이용할 수 있었어요. 천원 2천원 차이라면 모르겠는데 금강산 건강랜드는 저녁 8시 기준으로 요금 차이가 상당히 커요. 그렇기 때문에 이날 일정은 저녁 7시 59분 이전에 무조건 다 끝내야 했고, 그 끝은 금강산 건강랜드였어요.

 

강원도 동해시 24시간 찜질방인 금강산 건강랜드는 부곡삼거리에 있어요. 묵호항역에서 정서쪽 방향이고, 동해해양경찰서 근처에요. 묵호항에서 금강산 건강랜드까지는 걸어서 2.4km였어요. 2.4km 정도면 널널하게 걸어가는 거리였어요. 이날 하루 종일 너무 많이 걸어서 엄청 느리게 걸어간다고 해도 한 시간 채 안 걸리는 거리였어요. 처음 가보는 곳이라 지도 보고 찾아가야 한다고 해도 한 시간씩이나 걸릴 리 없었어요.

 

'저녁 꼭 먹어야 하나?'

 

첫 번째 질문. 저녁 식사를 꼭 해야 하는가. 아침밥도 챙겨먹었고 점심밥도 챙겨먹었어요. 굳이 저녁식사 하나 굶는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었어요. 여차하면 저녁은 굶어버려도 되었어요. 원래 아침식사는 안 하는데 아침밥 챙겨먹었기 때문에 저녁 굶는다 해도 하루 2끼 먹는 데에는 변함없었어요.

 

'꼭 제대로 먹을 필요 있나?'

 

두 번째 질문. 저녁 식사를 꼭 제대로 챙겨먹어야 하는가. 아침 식사로 육회비빔밥 먹었고 점심 식사로 육회물회 먹었어요. 두 끼 연속으로 잘 먹었기 때문에 저녁은 대충 때워도 상관없었어요. 정 안 되면 편의점 가서 편의점 도시락, 편의점에 편의점 도시락 없으면 삼각김밥 사먹으면 되었어요. 그게 싫다면 찜질방 가면 미역국이라도 팔 거에요. 미역국 없으면 식혜라도 한 통 사서 식사 삼아서 벌컥벌컥 들이마시면 되요. 식혜는 당분이 많이 들어가 있고 밥알도 들어가 있어요. 너무 배고프면 찜질방에서 과자라도 사먹으면 되요.

 

"다 돌고 결정하자."

 

묵호에서 저녁 먹는 건 포기했어요. 묵호에서 남은 일정부터 싹 다 끝낸 후에 만약 된다면 묵호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찜질방으로 간 후 찜질방 주변에서 어떻게 할 지 다시 고민하기로 했어요.

 

'빨리 돌아다녀야겠다.'

 

이날은 2022년 11월 1일이었어요. 저녁 5시부터는 날이 저물기 시작했고, 저녁 6시가 되면 어둑어둑해졌어요. 동지는 12월 22일이에요. 동지를 향해 가고 있었기 때문에 일몰시간이 계속 짧아지고 있었어요. 오후 4시 반 조금 넘었는데 벌써 해가 저물기 시작해서 햇볕을 받는 이 세상 모든 것에 붉은 노을빛이 끼기 시작했어요. 더 지체했다가는 검푸른 저녁 빛깔이 모든 걸 뒤덮고 있는 세상을 보며 다녀야 했어요.

 

발걸음을 부지런히 움직였어요. 2022년 11월 1일 오후 4시 38분, 묵호119안전센터 앞에 도착했어요. 묵호119안전센터는 묵호 지역 해안 언덕 동네 3대장 입구 같은 곳이에요. 묵호119안전센터 입구를 보면 게구석마을 카페인 묵꼬양 카페로 가는 길이라는 안내 입간판이 서 있어요. 묵꼬양 카페가 게구석마을의 대표적인 관광지이자 랜드마크에요.

 

 

묵호 지역 해안 언덕 동네 3형제는 게구석마을, 산제골마을, 논골마을이에요. '묵호'라는 지역 대표 사진 99.99%는 바로 이 게구석마을, 산제골마을, 논골마을을 찍은 사진이에요. 묵호 지역 사진을 보면 거의 모든 사진에 거대한 달동네 같은 마을이 있어요. 묵호 지역 이미지는 항구와 어시장, 그리고 바로 뒤에 있는 감성 터지게 하는 아름다운 언덕 동네들인데 여기에서 언덕 동네들이 바로 게구석마을, 산제골마을, 논골마을이에요.

 

이 지역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게구석마을, 산제골마을, 논골마을을 합쳐서 논골마을인 줄 알아요. 그렇지만 세 마을은 각각 다른 마을이에요. 세 마을 전부 형성 시기, 형성 원인이 똑같고 외부에서 보면 거대한 연속체라 하나의 거대한 해안 언덕 마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연지리적으로 세 마을이 구분되어 있거든요. 언덕과 언덕 사이 골짜기로 마을들이 나뉘어요. 게구석마을과 산제골마을은 골짜기가 깊지 않아서 연속체 같기도 하나, 산제골마을과 논골마을은 골짜기가 깊어서 실제 안으로 들어가보면 자연지리적으로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요.

 

만약 묵호 지역 처음 와서 잘 모르겠다면 묵호역에서 묵호항으로 걸어가며 처음 나오는 언덕 동네가 게구석마을, 두 번째 나오는 언덕 동네가 산제골마을, 마지막으로 등대 아래 언덕 마을이 논골마을이에요.

 

 

게구석마을로 들어갔어요.

 

 

게구석 마을 꼭대기에 있는 정자가 보였어요. 저 정자에서 이 지역 일대를 내려다보면 전망이 매우 좋을 거에요. 그러나 이번에 저기까지 올라가지는 않을 거였어요. 너무 다리 아프고 힘든데 게구석 마을에서 논골마을까지 가는 길은 언덕을 다니는 길이었어요. 아침 8시부터 주구장창 걷고 있었어요. 중간에 밥 먹고 쉰 거 빼도 7시간 넘게 걷는 중이라 신발 문제 아니더라도 힘들 때였어요. 돌아다니는 길을 마구 늘리면 안 되었어요.

 

무엇보다도 아까 낮에 돌아다닐 때와는 여행 성격이 크게 달라졌어요. 낮에 돌아다닐 때는 시간 개념치 않고 돌아다녔어요. 지금은 아니었어요. 이제부터는 무조건 저녁 8시 이전에 금강산 건강랜드에 들어가야 하는 타임어택 미션으로 바뀌었어요. 저녁 8시부터는 금강산 건강랜드 입장할 때 야간 요금으로 지불해야 해서 할증요금으로 돈을 내야 했어요. 단순히 목표 세워서 돌아다니는 게 아니라 '야간 할증요금'이라는 진짜 돈이 걸린 타임어택 미션이었어요.

 

"그까짓 할증요금 뭐 얼마나 된다고?"

 

이렇게 여기는 사람도 있을 거에요. 제가 금강산 건강랜드 갔던 2022년 11월 1일 당시 금강산 건강랜드 찜질방 요금은 저녁 8시 이전 (오전5시~오후8시)에는 10,000원, 저녁 8시 이후 (오후8시~오전5시)에는 15,000원이었어요. 할증이 50% 붙고 무려 5천원이었어요. 5천원이면 편의점 도시락 1개 가격이고 500mL 콜라가 못 해도 2개 가격이었어요. 5000원 자체도 적은 돈이 아니지만 8시 이후에 들어가면 무려 50%나 요금을 더 지불해야 했어요. 이러니 타임어택 미션이었어요.

 

 

 

계단을 따라 게구석마을 위로 올라갔어요.

 

 

 

"여기는 마을들이 다 매력적이야."

 

강원도 동해시 게구석마을, 산제골마을, 논골마을 모두 전망 보기 좋은 곳이 여기저기 있어요. 어느 마을을 가도 아름다운 전망을 조망할 수 있어요.

 

동해 바다 쪽을 바라봤어요.

 

 

논골마을과 묵호등대, 묵호항이 보였어요. 게구석마을, 산제골마을 모두 논골마을을 바라볼 수 있어요. 두 마을 다 전망이 논골마을바라기에요.

 

참고로 강원도 동해시 묵호 지역을 처음 와서 어떻게 돌아다녀야할지 모르겠는데 해안 언덕마을들을 쭉 둘러보고 싶다면 먼저 묵호119안전센터 옆길로 들어가서 묵꼬양 카페로 가면 되요. 게구석마을 랜드마크이자 이 마을에서 전망 좋은 곳이 묵꼬양 카페거든요. 묵꼬양카페 가는 길은 묵호119안전센터 옆길로 들어가서 올라가는 길과 묵호항 가는 큰 길에서 매우 가파른 계단 올라가서 가는 길이 있어요. 편하게 가고 싶다면 묵호119안전센터 옆길로 들어가는 것을 추천해요.

 

 

"여기는 예전에 건주하던 집인가?"

 

아시바로 만든 설치물이 있었어요. 전에 왔을 때는 이런 아시바로 만든 설치물 보고 무슨 공사하기 위해 임시로 설치해놓은 것인 줄 알았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생선 및 해산물 말리기 - 건주 작업하는 시설 자체가 아시바로 만든 시설이었어요. 전에 모르고 봤다면 이 집이 보강 공사하거나 빨래 같은 거 널어놓으려고 아시바로 임시구조물 만들어놨다고 생각했지만 건주 작업하는 시설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있는 지금은 동해시 묵호 지역에서 아시바 임시구조물 보면 건주 작업 시설이라는 생각부터 들었어요.

 

 

2022년 11월 1일 오후 4시 46분, 게구석마을 전망대에 도착했어요. 정식 명칭은 별빛마을 전망대에요.

 

 

전망대에는 안내문이 적혀 있는 안내판이 있었어요. 안내판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어요.

 

이곳 묵호별빛마을 전망대는 드넓은 묵호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묵호언덕 빌딩촌 새뜰마을사업(2016~2021)으로 조성하였으며, 묵호항을 배경으로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바다 풍경과 묵호항 밤바다는 수많은 별빛으로 수놓은 듯한 이색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연출된다.

 

과거 바닷물이 마을 안쪽까지 들어와 게가 많았다 하여 이름이 붙여진 게구석을 시작으로 장화를 없이는 다니지 못했다는 논골담길에 이르기까지 언덕길 사이로 즐비하게 늘어선 판잣집과 항포구에서 지게로 갓 실어온 오징어와 명태로 집집마다 덕장을 빼곡히 메우던 묵호항 판자촌 불빛은 멀리서 바라다보면 마치 고층빌딩 언덕숲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

 

묵호항은 1941년 8월에 개항하여 80년대까지 다양한 국적의 외항선이 드나들던 국제 무역항이었ㄷ으나, 현재는 동해안 어업 전진기지와 묵호항 여객선 터미널을 통해 울릉도와 독도를 향하는 주요 거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과거 묵호는 "술과 바람의 도시"로 불리며 당시 국가주력 산업이었던 석탄과 시멘트를 실어나르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화주와 선원, 지역 주민들이 한데 엉켜 거리마다 문전성시를 이루었던 유행의 첨단 도시였다고 한다.

 

지금도 이른 아침에 묵호항에 나가면 금방 갓 잡아 온 싱싱한 자연산 활어 횟감을 손쉽게 구할 수 있으며, 수산물을 경매하는 진귀한 풍경 또한 흔히 볼 수 있다.

 

묵호항 주변 대표적인 관광지로는 묵호등대를 비롯한 묵호만의 이야기를 담은 "논골담길 벽화마을", 하늘 산책로 전망대로 조성된 "동해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묵호등대 앞 광활안 바다를 배경으로 감성을 더한 "도째비골 해랑전망대", 언바람 묵호태로 옛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문화팩토리, 덕장" 등 핫 플레이스 관광지가 자리잡고 있다.

 

게구석마을이 게구석인 이유는 옛날에는 이 동네까지 게가 기어들어왔다고 해요. 그래서 마을 안쪽까지 게가 많았다고 해서 게구석마을이에요.

 

 

 

 

 

 

묵호항과 논골마을을 바라보며 산제골마을로 걸어갔어요.

 

 

2022년 11월 1일 오후 4시 52분, 게구석마을 북쪽 끝자락에 도착했어요. 산제골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나왔어요. 길을 건너서 산제골 마을로 들어갔어요.

 

 

산제골마을에서 남쪽을 바라봤어요. 게구석마을 너머로 거대한 쌍용C&E 시멘트 사일로와 대형 크레인이 보였어요.

 

"황태 만든다!"

 

 

명태 몇 마리가 널려 있었어요. 이렇게 황태가 매달려서 동해시 묵호 지역 황태인 묵호태가 되요.

 

"고양이가 생선 지키네."

 

보고 웃었어요. 도둑고양이 한 마리가 황태 만들기 위해 매달려 말리고 있는 명태를 지키고 있었어요. 고양이한테 어물전 맡긴다는 속담이 떠올랐어요. 고양이한테 어물전 맡긴다는 속담 뜻은 뻔히 다 훔쳐갈 도둑한테 가게 믿고 맡겨서 당연히 도둑맞을 짓을 한다는 소리에요. 여기는 진짜로 고양이가 명태를 지키고 있었어요.

 

 

"이거 건주 시설물이네."

 

황태 덕장이 이렇게 생겼어요. 얼핏 보면 임시구조물처럼 생겼어요. 황태가 널려 있지 않으면 무슨 공사하려고 저렇게 해놨거나 건물이 위태로워서 임시지지대 설치해놓았거나 빨래 매달아놓게 만든 것처럼 생겼어요.

 

 

반사경에 논골담길 벽화마을이 비치고 있었어요.

 

 

바로 앞에 논골담길 벽화마을과 묵호등대가 있었어요. 바로 눈 앞에 있지만 제가 서 있는 산제골 마을에서 저기 가려면 내리막길 쭉 내려가서 아래쪽까지 간 후 큰 길 건너서 다시 저 언덕을 쭉 기어올라가야 했어요. 지도상 직선 거리는 얼마 안 되지만 실제 거리는 골짜기 때문에 여름철이면 땀 뻘뻘 흘리며 걸어야 하는 거리였어요.

 

묵호항을 바라봤어요.

 

 

동해시 묵호항 일대에 날이 저물고 붉은 빛이 예쁘게 끼고 있었어요.

 

 

논골마을도 매우 예쁘게 저녁 노을 붉은 빛이 끼었어요. 논골마을 전경을 사진으로 예쁘게 촬영하고 싶다면 골짜기 길 건너 옆동네 산제골 마을로 가야 해요.

 

 

"이제 거의 다 올라왔네."

 

흉측하게 불에 탄 건물이 나왔어요. 저 건물은 한때 묵호 지역에서 랜드마크이자 매우 전망 좋은 카페로 유명했던 연리지 카페였던 건물이에요. 연리지 카페는 2022년 강릉-동해 산불로 전소되었어요. 당시 산불이 묵호 일대까지 번졌고, 논골마을도 화마에 희생당할 뻔 했지만 논골마을은 간신히 화재가 번지는 것을 막았다고 해요. 동해시 묵호지역 가보면 논골마을 너머로 산이 나무에 잎이 거의 없어서 까까머리처럼 보이는데 이런 풍경이 된 이유가 바로 2022년 강릉-동해 산불 때문이에요.

 

연리지 카페 과거 모습은 카카오맵에서도 확인 가능해요. 카카오맵 위성사진으로 이 일대를 보면 아래 사진에서 빨간 동그라미가 바로 과거 연리지 카페 건물이에요.

 

 

또한 카카오맵 로드뷰로도 과거 연리지 카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여담으로 강원도 바로 북쪽에 인접한 도시는 강릉시에요. 강릉시 옥계면은 동해시 망상동과 접하고 있는 지역이에요. 동해시는 2019년 화재에 이어 2022년 화재에서 큰 피해를 입었고, 이때 산불이 옥계면에서 남하하여 동해시를 덮쳤어요. 2019년 화재와 2022년 화재 모두 동해시에서 주력으로 밀고 있는 핵심 관광지인 망상해수욕장을 덮쳐서 망상해수욕장 및 망상 오토캠핑리조트, 한옥마을에 큰 피해를 입혔어요.

 

이렇게 강릉시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릉시 옥계면에서 넘어와 동해시를 덮치자 동해시에서 크게 분노했어요. 특히 2022년 화재는 하마터면 동해시 시가지까지 홀라당 불탈 뻔 했어요. 다행히 묵호지역에서 산불이 잡혔기에 망정이지, 묵호지역에서 못 잡았다면 묵호지역 싸그리 다 전소시키고 동해시 중심지 천곡동까지 화마가 덮쳤을 거에요. 묵호에서 천곡까지 해봐야 4km 남짓이거든요. 그래서 동해시에서는 강릉시 옥계면이 산불 대처를 너무 미흡하게 한다고 하며 옥계면의 동해시 편입을 주장하기도 했어요.

 

과거 연리지 카페였던 건물 안을 밖에서 들여다봤어요. 전에 동해시 여행 처음 왔을 때 연리지 카페였던 건물 내부에 매트리스와 밥통이 있는 것을 보고 뭔가 꺼름찍해서 도망치다시피 지나갔었어요. 이번에도 안에 매트리스와 밥통이 그때와 똑같이 그대로 있었어요. 누구 것인지, 누가 이용하고 있는지 몰라요. 그러나 2022년 여름에 과거 연리지 카페 건물 1층에 있었던 매트리스와 밥통은 여전히 그대로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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