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태백시에 가면 먹어야하는 음식은?
물닭갈비? 한우실비식당?
강원도 태백시는 유명한 관광도시에요.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태백시를 석탄의 도시로 기억해요. 실제로 과거 삼척군에서 태백시가 분리된 이유는 석탄산업이 발달해서 전성기에는 태백시에만 인구가 13만명이 거주했기 때문이었어요. 그렇지만 1989년 석탄산업합리화정책 이후 한국의 탄광이 거의 다 폐광했고, 태백시도 마찬가지였어요. 현재 태백시에는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가 가동중이에요. 이 외의 탄광은 아마 없을 거에요. 경동나비엔과 경동도시가스로 잘 알려진 경동에서 운영하는 탄광이 있기는 한데 그게 삼척시 도계읍에 있는지 태백시에 있는지 정확히 모르겠어요.
현재 강원도 태백시는 우리나라 명품 관광도시로 도약하고 있어요. 강원도 태백시는 관광자원이 정말 많은 곳이에요. 관광자원이 정말 많은 수준이 아니라 도처가 다 관광자원이에요. 시내 중심가라고 하는 황지동 중앙로조차도 꽤 굉장한 곳이에요. 왜냐하면 태백시는 어디를 가든 코 앞이 산이거든요. 강원도라고 하면 산간지역을 떠올리는데 태백시는 진짜로 어디를 가나 다 코 앞이 산이에요. 그리고 그런 만큼 관광자원이 매우 많이 있는 곳이에요.
강원도 태백시는 저도 매우 좋아하는 여행지에요. 작년에 처음 갔다가 너무 반해서 몇 번을 갔어요. 태백시가 좋아서 간 것도 있지만 태백시가 강원도 남동부 여행할 때 일종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도시에요. 태백시를 중심으로 영월군 동부, 삼척시 서부 내륙 지역으로 여행가기 좋고, 더 나아가 태백시에서 동해시로 가기도 편해요. 태백시에서 동해시로 운전해서 가려면 조금 힘들 수도 있겠지만 태백시에서 무궁화호 열차 타고 가면 동해시까지 금방이거든요.
그렇다. 태백시는 물닭갈비다.
강원도 태백시에서 유명한 음식은 물닭갈비에요. 한우실비식당도 꽤 유명하기는 하지만 한우실비식당이 태백시에서 많이 퍼진 문화라 해도 한우 자체가 태백시에서 자라지는 않아요. 태백시 인접 지역 목장에서 한우가 사육되고 있는 거지, 태백시가 한우목장으로 유명한 곳은 아니에요.
강원도 태백시 여행 갈 때마다 왠지 물닭갈비는 꼭 먹어야할 것 같았어요. 가장 큰 이유는 물닭갈비는 태백시 일대를 제외하면 보기 매우 어려운 음식이에요. 닭갈비라고 하면 전부 굽거나 볶는 춘천 닭갈비를 이야기하지, 닭고기를 물에 퐁당 빠뜨린 태백 물닭갈비를 떠올리지 않아요. 태백 물닭갈비는 타지역에서는 별로 유명하지 않고 강원도 남동부 탄광지역이었던 곳에서 먹는 음식이에요.
강원도 태백시에 갔을 때였어요. 이날은 운탄고도1330 3길 영월군 모운동부터 정선군 예미역까지 걸은 날이었어요.
그렇다. 어차피 태백 갈 건데 밥 안 먹어도 돼!
운탄고도1330 3길은 밥 먹기 힘든 길이에요. 밥 먹을 만한 곳이 예미역 근처 뿐이에요. 예미역 근처도 식당가는 예미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요. 그래서 이른 아침부터 태백시 올 때까지 쫄쫄 굶었어요. 그래도 괜찮았어요. 오히려 좋았어요. 태백시에는 물닭갈비가 있으니까요. 오히려 배가 고플수록 좋았어요. 물닭갈비는 기본 2인분이거든요. 혼자 물닭갈비 2인분을 먹을 수 있기는 하지만 양이 꽤 많아요.
태백 물닭갈비는 2인분을 혼자 먹을 수 있지만 혼자 먹기에는 양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배고플 수록 좋았어요. 어차피 혼자 갈 거라 혼자 2인분 먹어야 했거든요.
"이번에는 어디로 가지?"
지난 번에 태백시 왔을 때는 김씨네 닭갈비로 갔어요. 이번에는 다른 닭갈비집을 가고 싶었어요. 인터넷에서 태백시 물닭갈비 가게 중 가장 유명한 곳을 찾아봤어요. 태백닭갈비 본점이었어요. 태백닭갈비 본점은 운탄고도1330 6길에서 매우 가까웠어요. 운탄고도1330 6길 완주 후에 가기에도 매우 괜찮은 곳이었어요. 운탄고도1330 6길 위에 있는 곳은 아니었지만 운탄고도1330 6길 맛집이라고 하는 데에는 아무 문제 없었어요. 아주 근처에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운탄고도1330 6길 종점은 순직태백시 산업전사위령탑이에요. 여기에서 태백닭갈비 본점은 도보로 1km 떨어져 있어요. 운탄고도 6길 완주 후 황지자유시장, 황지연못으로 내려와야 하는데 태백닭갈비 본점은 황지연못 근처에 있어요. 그러니 운탄고도1330 6길 맛집 맞았어요.
운탄고도1330 7길 맛집이라고 해도 되기는 하지만 이건 다른 이유로 매우 애매했어요. 운탄고도 7길을 걷는다면 보통 아침에 시작할 텐데 태백 닭갈비집은 아침에 장사하지 않아요. 운탄고도 6길 다 걷고 와서 먹는 거는 되지만, 운탄고도 7길 시작 전에 먹으러 가는 것은 안 되었어요. 운탄고도 7길 맛집이라고 한다면 24시간 영업하고 육회비빔밥이 진짜 맛있는 부래실비식당 정도 있을 거에요.
"태백닭갈비 가야지."
운탄고도1330 6길은 못 걸어봤지만 운탄고도1330 6길 맛집은 가본다.
태백닭갈비 본점!
태백닭갈비 본점으로 갔어요.
안으로 들어갔어요. 혼자 태백시 물닭갈비 식당에 두 번째 오는 거였어요. 능숙하게 2인분 달라고 했어요. 태백 물닭갈비는 1인분은 없기 때문에 혼자 들어가면 2인분부터 판매한다고 해요. 그러나 혼자 들어가서 2인분 달라고 하면 아무 문제 없어요.
자리를 잡고 앉았어요.
태백닭갈비는 방송에도 여러 번 출연한 식당이에요. VJ특공대, 모닝와이드, 세상의아침, 생생정보통, 1박2일, 백종원의 3대천왕에 출연한 식당이에요. 이쯤 되면 웬만한 방송에는 다 나왔다고 할 수 있을 거에요.
강원도 황지동 물닭갈비 맛집 태백닭갈비 본점은 KBS, SBS, MBC 모두 석권한 집이에요. 이 정도 되면 방송사에서 맛집인 거 알아도 좀 피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너무 나오는 집만 나오는 거 같다고 분명히 맛이 떨어지는데 다른 집을 띄워주려고 하는 게 있어요. 대표적으로 맛집으로도 유명하지만 맛집을 넘어서 서울 지리학에서조차 유명한 서울 동대문 네팔 식당 에베레스트는 하도 나와서 이제 방송에서 인도-네팔 음식 맛집 언급할 때 언급도 안 되요. 그래도 백종원의 3대천왕에 나왔으니 대단한 집인 것 같았어요.
태백 물닭갈비 맛있게 먹는 법은 안 봐도 되었어요. 물닭갈비를 세 번째 먹는 거라서 그 정도는 잘 알고 있었어요. 처음에 사리와 야채를 익혀서 먹고 그 다음에 고기를 건져먹어요. 고기를 다 건져먹으면 볶음밥을 만들어먹어요.
여기에서 혼자 갔을 때는 판단을 해야 해요. 혼자서 면 사리와 볶음밥 둘 다 먹는 건 솔직히 무리에요. 하나는 포기하는 게 좋아요. 저는 볶음밥은 포기하고 면 사리를 먹는 편이에요. 면사리와 야채를 익혀서 먹는 행위는 닭갈비를 맛있게 먹기 위한 조리 시간과도 관련있기 때문이에요.
밑반찬이 나왔어요. 미역냉국, 단무지, 배추김치, 양배추 '사라다'가 나왔어요.
태백닭갈비 물닭갈비가 나왔어요.
저는 우동 사리로 주문했어요. 라면 사리가 맛있다는 말도 있지만 이건 왠지 우동 사리를 넣어야 제맛일 거 같아서요.
"맛있겠다!"
물닭갈비가 익기 시작했어요. 야채가 잘 익었고, 우동 사리도 잘 익었어요.
참고로 태백닭갈비는 계절에 따라 야채를 다른 것을 올려준다고 해요. 제가 갔을 때는 가을이라서 깻잎이 수북히 올라가 있었어요.
국물부터 먹었어요.
"칼칼하니 좋네!"
태백닭갈비 본점의 물닭갈비 국물맛은 칼칼했어요.
"여기는 도계에서 먹었던 거랑 비슷하다."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에는 '원희네 닭갈비'라는 물닭갈비 맛집이 있어요. 지난 번 태백시에서 갔던 김씨네 닭갈비는 쑥갓이 많이 올라가 있었어요. 반면 원희네 닭갈비와 태백닭갈비 본점의 물닭갈비는 깻잎이 올라가 있었어요.
태백닭갈비 본점의 물닭갈비 맛은 닭도리탕과 닭으로 끓인 매운탕의 중간쯤 되는 맛이었어요. 얼큰하거나 맵지는 않았어요. 그러나 국물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갈 때 칼칼했어요. 칼칼한 느낌이 목구멍을 씻어내주는 느낌처럼 느껴졌어요. 왜 광부들이 물닭갈비를 즐겨먹었는지 이해되었어요. 중국 때문에 미세먼지 심한 우리나라 서부에서 물닭갈비 팔면 왠지 잘 팔릴 거 같았어요.
태백닭갈비 본점의 물닭갈비는 밥 반찬으로 먹어도 좋은 맛이지만 술안주로 먹기에 매우 좋은 맛이었어요.
'이번에는 불조절 잘 해야지.'
태백닭갈비 본점의 물닭갈비 맛은 처음 끓어서 야채와 우동 사리 건져먹을 때까지는 별로 안 짰어요. 그러나 혼자 먹으니까 먹는 속도가 느렸어요. 지난번 김씨네 닭갈비에서 혼자 먹을 때 불조절 잘못 해서 나중에는 너무 짰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맛이 적당히 짜게 되자 불조절을 했어요.
수구초심 같은 맛.
태백닭갈비 본점의 물닭갈비 맛은 그렇게 자극적이거나 화려하지 않았어요. 맛있기는 하지만 엄청나게 화려해서 화려한 표현이 저절로 술술 나오는 맛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뒤돌아서서 시간 흐르고 때 되면 또 문득 떠오르며 먹고 싶어지게 만드는 맛이었어요. 평소에는 고향을 잊고 있다가 문득 고향이 떠오르며 고향 한 번 가고 싶어지는 것처럼요. 중독적으로 먹고 열광적으로 먹는 맛은 아니었지만 적당히 시간 흐르고 때 되면 문득 떠오르면서 먹고 싶어지게 만드는 맛이었어요.
강원도 태백시 황지동 태백닭갈비 본점의 물닭갈비는 또 먹으러 가고 싶어요. 운탄고도1330 6길 걸은 후 저녁으로 먹으러 가도 좋은 식당이에요. 운탄고도 6길 걸은 후에 저녁으로 물닭갈비 먹고, 다음날 새벽에 7길 걷기 전에 황지자유시장 부래실비식당 가서 육회비빔밥 한 그릇 비우면 태백시에서 밥 잘 먹고 간다고 인사하고 떠날 수 있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