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맛집을 찾아라.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는 봄맞이 벚꽃 여행지로 매우 유명한 곳이에요. 경상남도 창원 진해구는 전국적으로 엄청나게 유명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벚꽃 축제인 진해 군항제가 열리는 곳이에요. 진해 군항제는 봄철 벚꽃 축제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축제 중 하나에요.
진해 군항제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벚꽃 축제인 이유에는 과학적인 이유도 있어요. 제주도에서 시작된 벚꽃 개화가 한반도 본토에 상륙했다는 과학적으로 상징적인 의미도 있거든요. 제주도에서 벚꽃이 피었다는 뉴스로 한국에 벚꽃 시즌이 시작되었음을 알게 되고, 진해군항제에 벚꽃이 만개했다는 소식으로 한반도 본토가 본격적으로 벚꽃 시즌이 시작되요. 그리고 이 벚꽃 시즌의 피날레는 서울 여의도 벚꽃축제가 장식해요.
어떻게 보면 제주도는 개회식, 진해군항제는 개막전, 여의도 벚꽃축제는 결승전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진해에는 어떤 맛집이 있을까?'
경상남도 창원시 여행을 갔을 때였어요. 현재 창원시는 과거 창원시, 마산시, 진해시가 합쳐진 지역이에요. 저는 과거 창원시 지역은 안 가고 마산과 진해를 다녀오기로 했어요. 과거 창원시는 역사가 짧은 계획도시라서 그렇게 기대할 것이 없었어요. 그래서 마산, 진해 가서 놀기로 했어요. 마산에서 진해는 시내버스 타고 쉽게 갈 수 있는 지역이거든요.
'진해는 뭐가 유명하지?'
인터넷으로 진해 가서 먹어야하는 것을 찾아봤어요. 진해는 벚꽃빵이 유명하다고 나와 있었어요. 벚꽃빵 외에는 딱히 크게 눈에 띄는 것이 없었어요. 진해를 대표하는 지역 음식이 안 보였어요.
'밥 대신 하루 종일 벚꽃빵만 먹을 수는 없잖아.'
진해 가서 하루 종일 식사 대신 벚꽃빵만 먹는 것은 진짜 아니었어요. 식사를 해야죠.
역시 먹는 건 마산, 구경하는 건 진해.
마산은 볼거리가 별로 없어요. 마산은 마산어시장 외에는 그렇게 크게 볼 게 있는 곳이 아니에요. 대신 마산은 먹을거리가 많아요. 마산 여행 가서 먹을 것 찾는 것은 매우 쉬웠어요. 마산에는 커다란 마산어시장이 있어서 해산물 요리가 많고, 그 외에도 이런저런 먹을거리가 많이 있어요. 반면 진해는 구경할 것은 여러 가지 있지만 대표 먹거리라고 할 것이 안 보였어요.
'마산 가서 물어봐야겠다.'
진해 가서 꼭 먹어봐야할 것을 못 찾았어요. 그래서 마산 가서 물어보기로 했어요. 마산 숙소에서 사장님께 진해 가면 먹을 게 뭐가 있는지 여쭈어봤어요. 진해도 회가 맛있다고 하셨어요.
회라면 마산도 있잖아.
회는 마산도 있어요. 게다가 마산은 커다란 어시장도 있어요. 진해 가서 회 먹는 건 그렇게 끌리지 않았어요.
'찾아보자.'
숙소에서 열심히 진해 맛집을 찾아봤어요. 부자갈비탕이 매우 유명하다고 했어요. 원래는 '부자밀면'이라는 식당이었어요. 그런데 갈비탕이 하도 인기 좋아서 식당 이름이 부자밀면에서 부자갈비탕으로 바뀐 집이라고 했어요.
"여기 재미있겠는데?"
아주 드물게 주력 메뉴보다 다른 메뉴가 너무 잘 나가서 주력 메뉴 자체가 바뀐 식당들이 있어요. 서울에서 대표적인 곳으로는 당산역, 선유도역 된장찌개 맛집인 또순이네가 있어요. 또순이네는 고기도 맛있다고 하지만 된장찌개가 서울 최강이라고 유명해요. 여기는 점심에만 된장찌개 백만만 따로 판매해요. 점심에는 된장찌개 먹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하고, 된장찌개 포장해가는 사람들도 많아요. 오죽하면 된장찌개로 너무 유명해서 된장찌개 팔아서 빌딩 올렸다는 말도 있는 곳이에요. 하지만 당연히 이런 식당은 정말 별로 없어요.
그래도 서울 또순이네는 여전히 고기도 잘 팔고 있고 가게 이름은 안 바뀌었어요. 하지만 진해 부자갈비탕은 식당 이름까지 아예 바뀌어버렸어요.
"여기 가야겠다."
진해 가서 부자갈비탕 가서 아침 겸 점심을 먹기로 했어요.
진해에 갔어요. 부자갈비탕은 진해근대역사테마거리 및 진해탑에서 가까운 곳에 있었어요.
'진해는 갈비탕집 많네?'
진해 와서 조금 돌아다니며 매우 신기했던 점은 갈비탕 파는 식당이 꽤 있었어요. 갈비탕은 럭셔리 국밥이에요. 대신에 서울 및 의정부에서는 갈비탕 파는 식당이 그렇게 많지 않고, 갈비탕 맛집은 더욱 찾기 어려워요. 반면 진해에서는 갈비탕 파는 식당이 꽤 있어서 놀라웠어요. 갈비탕은 많은 사람들이 매우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인지도와 선호도에 비해 판매하는 가게가 그렇게 많지 않고, 갈비탕 전문점은 더욱 드물거든요.
진해를 조금 돌아다니며 구경하다가 부자갈비탕 문 열 시간이 되자 부자갈비탕으로 갔어요.
부자갈비탕에는 갈비탕과 갈비육개장이 있었어요. 갈비탕과 갈비육개장 차이에 대해 직원분께 여쭈어봤어요. 갈비육개장은 얼큰한 갈비탕 정도로 생각하고 주문하면 될 거 같았어요.
"여기까지 왔는데 갈비 육개장으로 먹어야지."
부자갈비탕은 갈비탕이 맛있어서 가게 이름까지 갈비탕집으로 바뀐 식당이었어요. 그러니 갈비탕을 시키는 것이 맞았어요. 그렇지만 갈비 육개장은 보지 못했어요. 어쩌면 갈비 육개장이 진정한 진해 가서 꼭 먹어봐야하는 음식일 수도 있었어요. 갈비탕이야 전국적으로 있는 음식이지만 갈비 육개장은 여기 말고는 본 적이 없었어요. 특별한 음식을 먹고 싶었기 때문에 갈비 육개장으로 주문했어요.
조금 기다리자 밑반찬이 깔렸어요.
밑반찬을 하나씩 먹어봤어요.
"밑반찬 맛있다!"
밑반찬이 맛있었어요. 특히 별 거 아니게 생긴 양배추 나물이 매우 맛있었어요.
조금 기다리자 갈비 육개장이 나왔어요.
부자갈비탕 갈비 육개장은 국물이 붉고 조금 탁했어요. 위에는 깻잎이 올라가 있었어요.
예상대로 갈비탕 국물에 양념을 넣고 붉게 만들고 육개장을 만든 거라서 안에 갈비가 들어 있었어요. 갈비 육개장 속 갈비 고기 해체할 가위도 같이 나왔어요. 갈비 육개장 속 갈비를 가위로 해체한 후 밥을 말아서 먹기 시작했어요.
"어, 좋다!"
부자갈비탕 갈비 육개장은 국물이 매우 맛있었어요. 기본적인 맛이 다 맞추어져 있었기 때문에 따로 무언가 더 넣을 것이 없었어요. 부자갈비탕 갈비 육개장 국물은 얼큰하지는 않았어요. 매운 것 못 먹는 사람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맛이었어요. 완전히 매운맛 하나도 없다고 하기는 그랬지만, 매운맛이 확 오는 것이 아니라 뜨거운 느낌을 보다 길게 살리기 위해 살짝 가볍게 얼큰하게 만든 느낌이었어요.
부자갈비탕 갈비 육개장은 딱 먹기 좋은 맛이었어요. 뜨끈하고 고소한 국물이 쭉쭉 잘 넘어갔어요. 속이 아주 편했어요. 든든하게 한 그릇 먹는 기분도 들고 전날 술 마신 것도 없는데 속이 풀리는 기분이 들었어요.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 오는 맛이었어요. 너무 자극적이지 않고 아침 빈 속에 먹어도 좋은 맛이었어요. 고소학 입에 착 감기는 국물이 평화로운 점심을 만들어주었어요.
부자갈비탕 갈비 육개장은 양도 든든했어요. 양도 적지 않아서 한 그릇 먹자 아침 겸 점심을 너무 잘 먹은 기분이 들었어요. 가격도 착했어요. 12000원이었어요.
"여기라면 진해 찾아와서 먹을 만 하다."
진해 부자갈비탕의 갈비 육개장은 매우 맛있었어요. 제가 사는 동네에 있었으면 밖에서 저녁 사먹어야 할 때마다 가서 사먹고 싶은 맛이었어요. 한 그릇 뚝딱 비우고 힘내라고 하는 맛이었어요. 먹는 동안 사람들이 계속 들어왔고, 갈비 육개장 시키는 사람도 매우 많았어요. 진해 부자갈비탕은 진짜 진해 가서 꼭 한 번 먹어보라고 추천할 만한 맛집이었어요.
진해가 벚꽃의 도시이자 갈비탕의 도시?
부자갈비탕에서 갈비 육개장을 먹으면서 진해가 벚꽃만 유명한 곳이 아니라 갈비탕도 맛있는 도시로 인식이 바뀌었어요. 진해 군항제 놀러간다면 마산에서 아침에 버스 타고 진해로 넘어가서 본격적으로 벚꽃놀이 즐기기 전에 점심으로 든든하게 한 그릇 먹기 딱 좋았어요.
진해의 별미는 부자갈비탕 갈비 육개장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