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해야 했던 숙제 (2012)

해야 했던 숙제 - 36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하즈라티 히즈르 모스크

좀좀이 2012. 11. 2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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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지가지 하는구나!"


벤치에 앉자마자 입에서 튀어나온 말. 이것은 저 자신에게, 그리고 사마르칸트에게 동시에 하는 말이었어요. 일단 저 자신에 대한 자아비판. 일정은 정말 최대한 널널하게 짰어요. 부하라 일정에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하라에서 매우 힘들게 돌아디닌 것도 아니었어요. 히바, 사마르칸트는 한나절 보고 가는 곳. 야간 이동 후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돌아다녔어요. 마치 강행군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강행군을 한 것이 전혀 아니었다는 것. 오히려 피울 수 있는 게으름 다 부리며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이렇게 힘든 이유는 말 그대로 자기 관리 실패. 부하라에서 설사, 그리고 이제는 다리 근육통. 하루에 탑 4개를 올라간 것도 아니고 3일에 걸쳐 탑 4개를 올라간 것이었는데 근육이 제대로 뭉쳐서 제대로 걷기 힘들었어요. 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했지? 스스로 그 이유를 알고 싶었어요. 마치 지리산 당일치기 등산을 다녀온 것처럼 다리가 욱신거리는데 탑 4개와 지리산 당일치기는 비교할 바가 아니었거든요. 다리만 멀쩡하면 지금쯤 울루그벡 천문대를 향해 힘차게 걸어가고 있었을 거였어요. 하지만 현실은 다리가 아파서 울루그벡 천문대는 고사하고 하즈라티 히즈르 모스크까지도 가지 못했어요. 이건 이번 여름 덥다고 매일 방 안에서 굴러다닌 결과.


이런 저 자신이 저지른 실수 외에 또 문제가 있었으니...그것은 바로 바람. 사람 날아가게 부는 바람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시원하다고 좋아할 만한 세기의 바람도 아니었어요. 가뜩이나 사진을 못 찍고 몸에 힘도 별로 없는데 바람이 자꾸 팔을 흔들어 대었어요. 단지 팔을 흔들어대는 바람이라면 큰 문제가 없었을 거에요. 진짜 문제는 먼지를 자꾸 날려댄다는 것이었어요. 렌즈에 자꾸 먼지가 껴서 빛이 난반사되며 사진이 지저분하게 찍히기 일쑤였어요. 가뜩이나 햇볕이 강해 사진 찍기 어려운 조건인데 그나마 건졌다 싶은 것은 먼지 때문에 사진이 지저분하게 나와 쓸 수가 없었어요.


"사마르칸트가 나를 어지간히 싫어하나 보구나."


처음 왔을 때에는 너무 늦은 시각에 와서 아무 것도 못 봤다. 두 번째 왔을 때에는 폭우가 퍼부어서 못 봤다. 그리고 이제 볼 만한 날씨가 되니까 바람으로 먼지를 날려 사진을 못 찍게 한다...이 정도면 정말 사마르칸트와의 악연이라 해도 무방할 지경. 세 번 왔는데 그때마다 구경하고 돌아다니기 안 좋다면 그건 악연이라는 말 외에 할 말이 없었어요. 무슨 장마 기간 중 3일 갔는데 3일 모두 비가 왔다는 것도 아니었구요. 바람이 여행을 어렵게 만들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울루그벡 천문대를 꼭 가야 하나?'


몸 상태도 안 좋고 바람이 불어서 사진도 자꾸 망쳐버리니 돌아다닐 의욕이 뚝 떨어졌어요. 마음 같아서는 숙소에 들어가 잠이나 자고 싶었어요. 하필이면 이때 아랫배도 가볍게 아픈 것 같았어요. 확실히 아픈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안 아프다고 말하기도 그런 참 애매한 통증이 느껴졌어요. 확실히 아프면 화장실에 갈텐데 확실히 아프지는 않아서 화장실에 돈만 내고 허탕치고 나올 것 같고, 그렇다고 안 가자니 왠지 가는 도중 엄청난 통증이 밀려와 화장실을 찾게 될 것 같았어요. 이것 또한 울루그벡 천문대를 가야할지 말아야할지를 놓고 더욱 고민하게 만들었어요. 게다가 사마르칸트 정도라면 타슈켄트에서 당일치기로 왔다 가는데 들어가는 돈이 고작 3만원. 이게 단순히 교통비 뿐만이 아니라 총경비가 3만원 수준이었기 때문에 히바, 부하라와 달리 꼭 이번에 반드시 끝내야 한다는 오기로 다녀야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었어요. 오기가 생기면 힘을 내서 걸어보겠는데 3만원이면 타슈켄트에서 왔다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오기가 발동하지 않았어요.


"에휴...그래도 가 보아야겠지?"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어떻게든 되겠지. 일단 울루그벡 천문대에 가든 말든을 떠나 하즈라티 히즈르 모스크까지는 걸어가야 했어요.



사마르칸트 모스크


"울루그벡 천문대 가야겠다."


하즈라티 히즈르 모스크와 레기스탄 광장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하즈라티 히즈르 모스크를 보고 울루그벡 천문대를 보기로 결심했어요. 다행히 걸으면서 아랫배의 통증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언제 거대한 폭풍이 되어 다시 찾아올 지는 몰랐지만 일단 지금은 괜찮았어요. 바람이 분다는 것과 다리 통증이 계속 쌓여만 간다는 문제를 제외하고는 모든 게 좋아졌어요. 우즈베키스탄 와서 레기스탄 광장 다음으로 많이 들은 것이 바로 울루그벡 천문대. 쇼히 진다는 가이드북을 보고 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울루그벡 천문대는 우즈벡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사마르칸트가 나오면 거의 항상 같이 나와서 뭔지도 모르면서 아는 곳이었어요. 레기스탄 광장에 있는 마드라사 2개를 못 들어가기는 했지만 레기스탄 광장을 보기는 했어요. 만약 포기해야 한다면 저를 끝없이 거부하고 있는 레기스탄 광장을 거부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어요. 어쨌든 광장 자체만 놓고 보면 몇 번 보았으니까요. 단지 그 주변 마드라사를 다 못 들어가 보았을 뿐. 마드라사에 못 들어갔다는 것에 대해 큰 아쉬움 따위는 없었어요. 이미 무수히 많은 마드라사를 들어가 보아서,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바로 조금 전에도 마드라사에 들어갔다 나왔기 때문에 또 마드라사에 들어가보고 싶다는 욕구 자체가 거의 없었어요. 레기스탄 광장에 있는 남은 두 마드라사에도 가보아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단지 남들 다 가보는 곳을 세 번 씩이나 와서도 못 갔다는 것 때문에 생기는 불만 정도였어요.


먼저 하즈라티 히즈르 모스크로 갔어요. 이 모스크는 원래 11세기에 지어졌으나 칭기즈 칸이 부수었고, 1823년에 다시 지어졌으나 소련 시절 방치되었고, 2006년에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 지시로 보수를 한 곳이었어요. 이 모스크는 언덕진 곳에 있는데, 이 언덕진 곳에 원래 문이 있었다고 해요.


역시나 여기도 입장료를 받았어요. 이곳의 입장료가 얼마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요. 여기도 할인을 받고 들어가려는데 관리인 아주머니께서 저를 부르셨어요.


"너, 안에서 사진 찍을 거니?"

"예."

"그러면 사진 촬영료 2000숨."


'이 모스크 정말 치사하네...'


대체로 모스크 구경은 돈을 받지 않았어요. 이건 아랍도 마찬가지고, 다른 중앙아시아도 마찬가지였어요. 실제 예배를 드리는 기능으로 활용되고 있는 모스크에서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 지금까지 가 본 모스크 중 돈을 받아야 들어갈 수 있는 모스크는 모로코 카사블랑카에 있는 하산 2세 모스크 정도였어요. 모스크가 돈을 받는 경우는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정말 드문 경우였어요. 관광지인데다 몇 푼 안하는 돈이었기 때문에 돈을 내고 들어가기는 했지만 참 인심 야박한 모스크라는 첫인상이 생겼어요.




건물이 매력적인 것이 아니라 이 모스크에서 본 사마르칸트 풍경이 아름답고 매력적이었어요.


"안에는 뭐 특별한 거 있나?"


모스크



이 모스크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내부에 여자 기도실이 따로 있었다는 것이었어요. 미흐랍 양쪽에 있는 작은 방이 바로 여자 기도실.




"여기를 대체 왜 돈을 받는 거지?"


정말 의문이었어요. 여기를 굳이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할 필요가 있나 싶었어요. 이 모스크가 정말로 오래된 모스크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별히 아름다운 것도 아니었어요. 굳이 특징을 꼽자면 모스크 예배당 안에 여자 기도실이 미흐랍 양쪽으로 하나씩 있었다는 것. 이런 구조를 가진 모스크는 본 적이 없었어요. 그 외에는 모두 평범했어요. 왜 여기를 돈을 내고 들어와야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모르니까 돈을 내고 들어왔지, 알았다면 돈을 내고 들어오지 않았을 거에요.


"본전 뽑을 게 없네."


아무런 감흥도 감동도 없는 모스크. 입장료에 사잔 촬영비를 낸 것이 아쉬워서 무언가 하기는 해야겠는데 본전을 뽑을 것이 없었어요. 차라리 아까 함맘의 화장실 유적에서 쉬지 말고 여기 와서 앉아서 쉬었다 갈 걸. 조용히 앉아서 쉬었다 가면 그나마 좀 괜찮았을텐데 이제 그렇게 푹 쉴 시간도 없었어요. 더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가는 정말로 울루그벡 천문대 하나 보고 오늘 일정 끝나게 생겼어요. 머리를 굴려보았지만 여기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사진을 찍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없었어요. 무슬림도 아닌데 여기에서 기도를 드릴 수도 없었고, 여자 기도실에 들어가볼 수도 없었거든요.



화려하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모스크 외관을 한 장 찍고 다시 주변 풍경을 사진으로 찍었어요.



거리를 걸어가시는 청소부 아주머니들.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보았던 것처럼 눈만 빼고 얼굴 전체를 수건으로 가리신 분도 보였어요.


사마르칸트


많이 걸은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비비 하늠 모스크가 지척이었어요.



비비 하늠 모스크에서 이 길을 쭉 따라내려가면


samarkand


쇼흐 진다로 갈 수 있어요. 즉, 양쪽 다리 모두 너무 아파서 문제였지, 실제 걸은 거리는 그다지 먼 거리가 아니었다는 것이었어요. 레기스탄 광장에서 비비 하늠이 가깝고, 비비 하늠 모스크에서 다시 쇼흐 진다까지도 가까웠어요. 아픈 다리를 이끌고 걸어갈 때에는 꽤 먼 거리처럼 느껴졌지만, 전망 보기에 좋은 하즈라티 히즈르 모스크에 와서 주변을 둘러보니 할 말이 없었어요. 이 정도 거리면 어디 가서 '발 아프게 걸어다녔어요'라고 말했다가 '그래서 계단으로 3층 올라가는데 고산증세 보이셨군요'라는 말 들을 판.


전망 보는 것 외에는 마땅히 볼 게 없는 모스크라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았어요. 모스크에서 나가려는 순간 기차에서 만난 아저씨께서 해주신 말씀이 생각났어요.


"여기에서 울루그벡 천문대 어떻게 가요?"

"앞의 길 따라서 왼쪽으로 쭉 가면 돼."

"멀어요?"

"아니. 30분이면 가."


걸어서 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라고 했어요. 현지인 축지법을 감안해 계산해도 45분에서 1시간 거리. 지도에 나와 있는 거리를 보면 현지인 축지법을 사용해 알려준 것 같지는 않았어요.


"택시 타고 갈 수 있어요?"

"거기 가까워. 왜 택시를 타고 가?"


관리인 아주머니께서 오히려 왜 쓸 데 없이 택시를 타고 가냐고 되물으셨어요.


"울루그벡 천문대 금방 가. 여기서 조금 가다 보면 아프로시욥 박물관 있거든? 거기 구경하면서 조금 쉬고. 또 가다 보면 다니엘 묘소 있어. 거기 구경하면서 조금 쉬고. 그렇게 쉬면서 가는 거야. 멀지도 않구."

"고맙습니다."


모스크를 나와서 울루그벡 천문대 쪽으로 가려는데 한 할아버지께서 저를 부르셨어요.


"이 탑 올라가는데 2천숨이야."

"탑이요?"


하즈라티 히즈르 모스크에도 미나렛이 있었어요. 이 미나렛은 1854년 지어진 미나렛으로, 모스크에 비해 30여 년 후에 지어졌어요. 이 미나렛은 너무 작아서 올라갈 가치가 있는지조차 의문이었어요. 이건 마치 전날 설악산 대청봉 다녀온 사람에게 동네 야트막한 언덕 하나 올라가라고 하는 것과 같았어요. 그래서 떨떠름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할아버지께서 마음을 확 잡아끄는 말을 하셨어요.


"여기 올라가면 샤흐리사브즈도 보여."


여기에서 샤흐리사브즈도 보인다구?


샤흐리사브즈 Shahrisabz 는 아미르 테무르의 고향. 전에 간 적이 있어서 이번 여행에는 가지 않은 곳으로 크게 볼 것은 없어요. 샤흐리사브즈는 볼 만한 것이라고는 딱 이것 밖에 없는 곳.


우즈베키스탄 샤흐리사브즈


우즈베키스탄 뉴스에서 일기예보 보면 가끔 등장하는 모습이에요. 이게 바로 샤흐리사브즈에 있는 흰 궁전 (오크 사로이) Oq saroy 에요. 저렇게 사진으로 보면 무언가 볼 게 있을 것 같은데 실제 가서 보면 볼 거 하나도 없는 곳. 중요한 것은 이곳이 사마르칸트에서 차로 1시간 넘게 가야 하는 곳에 있다는 것이었어요. 차로 20분 가야 하는 거리가 아니라 차로 1시간 넘게 가야 하는 거리가 보인다구? 당연히 믿지 않았어요. 하지만 할아버지께서 보인다고 하길래 속는 셈 치고 한 번 올라가 보기로 했어요. 어차피 탑 자체가 높지 않아서 금방 올라갈 수 있어 보였거든요.


2천숨을 내고 안으로 들어가 탑을 올라갔어요. 탑이 낮아서 올라간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어요. 꼭대기까지 금방 올라가서 주변 풍경을 둘러보았어요.




Samarqand



진짜 여기가 시아파 성지라서 욕을 안한다...


당연히 사흐리사브즈가 보일 리가 없었어요. 차로 1시간 넘게 가야 하는 거리가 보일 리 없었어요. 여기가 드넓은 평지도 아니고. 주변이 산으로 둘러쌓인 지형인데 자동차로 1시간 넘게 가야 하는 거리가 시원하게 보일 리 없었어요. 탑에 올라가면 전망이 좋다고 했는데, 차라리 모스크 들어가서 보는 전망이 훨씬 좋았어요. '내 이럴 줄 알았다'고 생각하며 탑에서 내려왔어요. 이렇게 작은 것도 탑이기는 하니까 이로써 이번 여행에서 탑만 5개 올라갔어요.



이 조그만 탑 근처에는 우물이 하나 있었어요.



이 우물은 13세기에 만든 아르지스 우물 Arzis qudug'i. 사마르칸트에 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하던 우물이었다고 해요. 그리고 이 우물이 바로 이곳 - 하즈라티 히즈르 모스크와 바로 전에 본 쇼히 진다를 이슬람 성지로 만든 전설과 중요한 관련이 있는 곳이에요.


쇼히 진다의 시작은 쿠삼 이븐 압바스의 묘소가 거기에 건설되면서부터에요. 이 쿠삼 이븐 압바스는 과거 세계사 시간에 '마호메트'라고 배웠던 사도 무함마드의 사촌으로, 토속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 살해당했다고 해요. 민간 신앙과 전설에 의하면 이 토속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쿠삼 이븐 압바스가 기도를 드리는데 칼로 목을 내리쳤어요. 하지만 목이 잘린 쿠삼 이븐 압바스는 기도를 계속 드리고, 기도를 마친 후 자신의 목을 들고 우물 속으로 들어가 천국으로 갔고, 약속한 날에 돌아올 예정이라고 해요. 쿠삼 이븐 압바스가 자신의 목을 들고 사라진 우물이 바로 이 아르지스 우물이라고 해요. 쇼히 진다는 타지크어로 '살아 있는 왕'이라는 뜻인데, 이것은 쿠삼 이븐 압바스를 가리키는 말이에요. 쿠삼 이븐 압바스가 죽지 않고 우물 아래 어딘가 있다가 약속한 날에 돌아올 것이라 믿으니까요. 물론 역사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한낱 전설일 뿐이지만요. 쿠삼 이븐 압바스가 살해된 후 한참후에 아르지스 우물이 만들어졌다고 하니 이 이야기는 말 그대로 전설.


울루그벡 천문대를 향해 걸어가다 19세기에 지어진 마크숨보보 묘소 Maxsumbobo maqbarasi에 들렸어요.


Maxsumbobo maqbarasi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나 해서 안으로 들어가자 다른 우즈벡인들도 저를 따라 안으로 들어왔어요. 하지만 안에는 아무 것도 없는 공동묘지 밖에 없었어요. 제가 아무 것도 없어서 되돌아나가자 우즈벡인들도 제가 갔던 곳까지 갔다가 되돌아나갔어요. 아마 제가 안으로 들어가니까 무엇이 있는 줄 알고 따라들어온 사람들 같았어요. 하지만 그 안에는 아무 것도 없었어요. 저는 유적에 낚였고, 사람들은 제게 낚였어요.



마크숨보보 묘소를 뒤로 하고 앞으로 계속 걸어갔어요. 분명 30분이면 충분하다고 했으니 금방 가겠지? 아무리 다리가 아파도 원래 내 걸음걸이가 빠르니까 대충 비슷하게 도착할 거야. 빨리 울루그벡 천문대를 보고 아미르 테무르 묘소로 가서 그거 보고 레기스탄 광장에 있는 남은 마드라사 2개까지 다 봐야겠다. 이러면 매우 만족스러운 하루 일정. 사마르칸트에서 남은 일정이라고는 딱 이 정도 남아 있었어요. 이것만 보면 사마르칸트 일정은 깔끔하게 끝내는 것이었어요. 이렇게만 한다면 다음날 아침에 적당히 숙소에서 쉬다가 나가든, 아니면 사마르칸트를 조금 걸어보다 가든 시간이 남아서 편히 일정을 마무리지을 수 있었어요.


아프로시욥 박물관


15분 조금 넘게 걷자 드디어 아프로시욥 박물관이 나타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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