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외국 관련

터키 2010년 터키어 버전 소설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SİMYACI

좀좀이 2025. 12. 30. 19:01
728x90

연말이 다가오면서 슬슬 방을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다가오는 신년을 맞이하기 위해 그냥 방을 한 번 정리할 생각이었어요. 방을 정리하면서 전에 한 번 책을 정리했는데 또 책도 정리하기로 했어요.

 

그렇게 방을 정리하면서 책 박스를 다시 열었어요. 책 박스에서 책 하나가 나왔어요. 책 표지에는 PAULO COELHO. SİMYACI 라고 적혀 있었어요. 책을 집어들고 유심히 바라봤어요.

 

"이 책을 언제 구했더라?"

 

잘 기억나지 않았어요. 이런 책이 있는 줄도 몰랐어요. 웬만한 책은 언제 구했는지 다 기억하고 있는데 이 책은 기억이 안 났어요. 처음 보는 책 같았어요. 한동안 책을 잡고 책 표지를 가만히 바라봤어요. PAULO COELHO. SİMYACI 라면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 터키어판이었어요. 제게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 터키어판이 있기는 하지만, 이 책은 아니었어요.

 

"이게 왜 있지?"

 

한동안 이 책이 제게 왜 있는지 곰곰히 생각했어요. 그렇게 한참 고민했어요. 분명히 어떤 책이 있는지 다 알고 있는데 이 책에 대해서는 떠오르는 것이 없고 상당히 낯설었어요. 존재 자체가 의문인 책이었어요.

 

"아, 이거 선물받은 책이지!"

 

한참 고민하다가 떠올랐어요.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 터키어판 SİMYACI는 제가 선물받은 책이었어요. 선물받은지 상당히 오래된 책이었어요. 그 당시에 터키에 있던 지인이 제게 선물해줬어요. 제가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를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언어로 된 버전을 수집하고 있다고 이야기하자 터키어판은 있냐고 물어봤어요. 터키어 버전은 없다고 하자 제게 선물로 구해줬었어요.

 

그런데 기억에서 까맣게 잊어버린 이유는 제가 그 당시에 터키, 터키어 모두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어요. '터키'라는 나라에도 관심이 없었고, '터키어'라는 언어에도 관심이 없었어요. 막연히 많은 사람들이 상상하듯 터키어는 아랍어와 비슷하다고만 생각하고 있었고, 딱히 공부할 생각이 없었어요. 그 때 아예 아랍어 하나 알면 터키에서도 어떻게 되지 않을까 착각하고 있었을 지경이었으니까요.

 

참고로 터키어와 아랍어는 완전히 다른 언어에요. 그냥 다른 언어 수준이 아니라 하늘과 땅 만큼 차이가 극단적으로 커요. 아랍어는 굴절어이고, 터키어는 교착어에요. 이 뿐만 아니라 터키어는 터키 공화국이 수립된 후 언어정화를 크게 밀어붙이며 아랍어원 단어들을 순수 터키어 어원의 단어로 많이 교체되었어요. 그래서 닮은 점이 참 적은 언어에요. 애초에 터키어에 유입된 아랍어 단어들은 아랍어에서 터키어로 바로 넘어간 게 아니라 페르시아어를 한 번 거쳐서 들어간 거구요.

 

그래서 그 당시 선물받은 후 이 책을 단 한 페이지도 제대로 넘겨보지 않았어요. 이후 튀르크 언어들에 관심을 가질 때는 제가 터키어 버전을 스스로 구입해서 갖고 있었구요. 제가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 터키어판 SİMYACI를 구입할 때까지만 해도 이 책이 있다는 사실은 기억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제가 터키에 갔을 때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 터키어판 SİMYACI를 구입한 후, 이 책은 완전히 기억에서 지워졌어요. 제가 구입한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 터키어판 SİMYACI를 언젠가 읽어보겠다고 생각하기만 했고, 이 책은 기억 너머 저편으로 사라져 있었어요.

 

그렇게 제 기억에서는 까맣게 잊힌 채 이사갈 때 책 박스 속에 같이 들어가서 계속 잊혀진 상태로 존재했어요. 그러다 이번에 책 박스를 정리하면서 이 책을 찾은 거였어요.

 

터키 2010년 터키어 버전 소설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SİMYACI 표지는 이렇게 생겼어요.

 

 

터키 2010년 터키어 버전 소설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SİMYACI 표지 배경 색깔은 흰색이에요. 표지 윗부분에는 갈색으로 PAULO COELHO 라고 적혀 있어요. 저자명인 '파울로 코엘료'에요.

 

그 아래에는 검은색 대문자로 SİMYACI 라고 적혀 있어요. 전부 대문자로 적혀 있어요. 두 번째 i 대문자에는 점이 있고, 마지막 i 대문자에는 점이 없어요. 터키어에서는 이 둘이 다른 발음이에요. i는 '이', ı는 '으'에요. 알파벳 i의 점 유무는 대문자에도 그대로 적용되요. 그래서 이것을 그대로 읽으면 '심야즈'에요.

 

표지 아래에 있는 그림은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영어 버전과 비슷한 그림이에요. 붉은 석양이 내려앉은 안개 속 교회에요. 얼핏 보면 성이지만, 그림을 잘 보면 십자가가 있어요.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소설은 무너진 교회에서 이야기가 시작해요. 그런데 교회 모습이 참 안녕하세요. 소설대로라면 폐허 - 무너진 교회를 그려야 하는데요.

 

 

터키 2010년 터키어 버전 소설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SİMYACI 표지 뒷면은 위와 같아요.

 

그 당시 이 소설 가격은 12.5리라였어요.

 

"와, 12.5리라!"

 

터키가 최근 무시무시한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터키 리라화 가치가 곤두박질쳤어요. 현재 12.5리라는 417원 밖에 안 해요. 그러나 이때는 1리라에 거의 800원에 육박했었어요. 그러니 그 당시 환율로 보면 저렴한 가격은 아니에요. 지금 12.5리라는 417원에 불과하지만, 그 당시 780원도로 보면 무려 9750원. 2010년 버전이니 상당히 비싼 편이에요. 당시 한국 서적 가격과 비교해도 비싸고, 터키 물가와 비교해도 비싼 편이에요. 어렴풋 기억하는 바에 의하면 터키가 책 가격이 안 저렴하고 오히려 비싼 편이었어요.

 

 

터키 2010년 터키어 버전 소설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SİMYACI 표지를 넘기면 위와 같이 서지 정보가 나와요. 초판은 1996년에 출판되었다고 해요. 참고로 한국에서 연금술사는 2001년에 초판이 발행되었어요.

 

 

대망의 시작. 터키 2010년 터키어 버전 소설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SİMYACI 의 첫 문단은 다음과 같아요.

 

Delikanlının adı Santiago idi. Sürüsüyle birlikte eski, terk edilmis kilisenin önüne geldiginde güneş batmak üzereydi. Kilisenin çatisi çoktandir çökmüş, bir zamanlar ayin eşyalarının konulduğu yerde kocaman bir fIravuninciri büyümüştü.

 

문장을 하나씩 보면 다음과 같아요.

 

Delikanlının adı Santiago idi.

청년의 이름은 산티아고였다.

Sürüsüyle birlikte eski, terk edilmis kilisenin önüne geldiginde güneş batmak üzereydi.

그는 가축떼와 함께 오래되고, 버림받은 교회 앞에 왔을 때 해가 지려고 하고 있었다.

Kilisenin çatisi çoktandir çökmüş, bir zamanlar ayin eşyalarının konulduğu yerde kocaman bir fIravuninciri büyümüştü.

교회의 지붕은 오래 전부터 무너져 있었고, 예전에 제례 용품들이 놓여있던 곳에 거대한 돌무화과나무가 자라 있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 부분은 다음과 같아요.

 

Gülümsedi. İlk kez böyle bir şey yapıyordu genç kiz.

- Geliyorum Fatima, dedi. Geliyorum.

 

문장을 하나씩 보면 다음과 같아요.

 

Gülümsedi.

그는 미소지었다.

İlk kez böyle bir şey yapıyordu genç kiz.

처음으로 이런 일을 하고 있었다, 그 젊은 여자는.

- Geliyorum Fatima, dedi. Geliyorum.

"가고 있어, 파티마.' 그가 말했다. "가고 있어."

 

연금술사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뭔가 많이 다르다고 느낄 거에요. 연금술사 한국어 버전과 꽤 차이가 있어요.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의 숨겨진 매력은 바로 이런 점이에요. 이 책은 전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유명한 베스트셀러에요. 그런데 내용이나 문체적으로 문학사적으로 엄청난 업적을 남긴 소설까지는 아니에요. 재미있고 인기는 좋지만, 딱 거기까지인 책이고, 문학적으로 엄청나게 분석하고 연구할 대상은 아니에요. 문학사적으로 의미가 있다면 전세계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어서 매우 많은 언어로 번역된 소설이라는 것 정도에요.

 

여기에서 이 소설의 숨겨진 매력이 나와요. 보통 이렇게 많은 언어로 번역되는 소설들은 학문적으로 많이 다뤄서 어떤 번역이 잘 된 건지 까다롭게 학문적으로 따져요. 이는 결국 수렴번역하게 되요. 그러나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는 인기는 엄청나게 좋은데 그렇게 번역에 대해 학문적으로 크게 따지는 소설은 또 아니라서 각각의 문화 및 번역가의 관점이 번역에 매우 생생히 녹아 있는 채로 있어요. 게다가 이 소설은 1988년에 발표된 작품이라서 그렇게 오래된 소설도 아니구요.

 

이 때문에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는 각 언어들 버전을 보며 비교해보면 꽤 재미있어요. 제일 중요한 맨 처음과 맨 마지막만 비교해봐도 꽤 쏠쏠한 재미가 있어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