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교과서는 투르크메니스탄의 러시아인 초등학교 4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에요.
"투르크메니스탄이 왜?"
2025년 6월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예멘,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차드, 콩고공화국, 적도기니, 에리트레아, 아이티,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등 12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포고령에 서명했어요. 이 포고령은 6월 9일부터 시행되었어요. 한편 이와 더불어서 베네수엘라, 부룬디, 쿠바, 라오스, 시에라리온, 토고, 투르크메니스탄 등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이 부분적으로 제한되기 시작했어요.
이 뉴스를 보고 꽤 의아했어요. 투르크메니스탄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투르크메니스탄이 무슨 문제를 일으킨다고?
투르크메니스탄은 국제적으로 딱히 문제를 일으키는 나라가 아니에요. 매우 폐쇄적인 국가이기는 하지만 세계적으로 사고치는 나라는 아니에요. 위의 미국 입국이 부분적으로 제한된 국가 중 라오스도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라오스는 이해되는 부분이 있기는 해요. 라오스는 친중국가에 무엇보다 라오스 북부는 마약 문제가 엮여 있는 지역이거든요. 또한 라오스 북부 지역은 중국인 범죄와 엮여 있는 곳이라는 말도 있구요. 미얀마 북부, 태국 북부, 라오스 북부가 그 악명 높은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이에요. 우리나라 역시 2024년 2월 1일에 라오스쪽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을 여행금지구역으로 지정했구요.
하지만 투르크메니스탄은 정말 아무 것도 없어요. 폐쇄적이라는 것은 자국민이 외국으로 나가기도 쉽지 않다는 의미에요. 투르크메니스탄 인구 자체가 얼마 되지도 않구요. 불법이민 문제로 걸릴 일도 없어요.
하도 궁금해서 인공지능들에게 물어봤어요. 인공지능들도 투르크메니스탄 국적 사람들이 왜 미국 입국이 부분적으로 제한되는지에 대해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못 했어요. 무슨 정치 자유 하위권만 순서대로 뽑아서 정한 것도 아니고, 왜 들어갔는지 알 수 없었어요.
'희안한 일이네.'
한편으로는 2025년 7월 14일부터 투르크메니스탄항공이 인천-아슈하바트 노선에 주 1회 신규 취항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어요.
"투르크메니스탄은 관광비자 여전히 까다롭지 않아?"
2025년 4월, 투르크메니스탄 국회는 전자비자 제도 도입 법안을 가결했어요. 단, 제도 시행 시점이나 비자 발급 수수료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어요. 이를 보고 투르크메니스탄 비자 발급이 쉬워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는 완전히 틀린 생각이에요.
애초에 비자 발급은 우리나라에 대사관이 없는 게 아니라면 비자 수령 자체가 어려운 게 아니라 비자 발급을 위한 서류 준비가 난이도를 좌우해요. 투르크메니스탄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초청장을 반드시 받아서 제출해야 하는데, 이 초청장 받는 게 힘들어요. 이 초청장 발급이 문제라서 그동안 사람들이 투르크메니스탄을 여행할 때는 십중팔구 경유비자를 발급받아 갔던 거였구요. 과거 중앙아시아 국가들 모두 초청장 때문에 비자 받기 어려웠지만, 그 중에서도 투르크메니스탄은 독보적으로 관광 목적으로 초청장 받기 진짜 힘들었거든요. 나중에는 그 경유비자조차도 잘 안 줬구요. 제가 우즈베키스탄 있었던 2012년에는 워낙 여행자들이 경유비자를 이용하니까 주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대사관은 아예 경유비자 발급을 위해 30일이 걸리도록 했어요. 주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대사관에서는 경유비자를 아예 발급해주지 않았구요.
그렇기 때문에 전자비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비자면제인지, 비자면제가 아니라면 초청장 발급 과정이 쉬워지는지를 봐야 해요. 예전부터 초청장 받는 게 문제였지, 비자야 서류 제대로 준비해서 여권과 서류, 비자 수수료 내면 잘 줬어요. 제가 2012년에 경유비자로 투르크메니스탄 갈 때도 아주 학을 떼었던 것도 경유비자 발급을 위해 필요한 서류 준비에서 너무 고생했던 거였구요.
이런 뉴스를 보다가 미루었던 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4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 리뷰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4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 지문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면 볼 수 있어요.
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4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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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4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 표지는 이렇게 생겼어요.
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4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 배경색은 하늘색이에요.
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4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 표지 상단에는 투르크멘인 아이가 숲에서 고슴도치가 펼친 책을 읽는 모습이 그려져 있어요. 책에는 BIZ WATANY SÖÝÝÄRIS 라고 적혀 있어요. '우리들은 조국을 사랑합니다'라는 말이에요.
아래에는 TÜRKMEN DILI 4 라고 적혀 있어요.
첫 장은 위와 같아요.
첫 장에 적혀 있는 Orta mekdepleriň rus dilinde okadylýan IV synpy üçin synag okuw kitaby 문장 뜻은 '중등학교의 러시아어로 수업받는 4학년을 위한 교과서'라는 의미에요.
그 다음 문장인 Türkmenistanyň Bilim ministrligi tarapyndan hödürlenildi 는 '투르크메니스탄 교육부에서 제공되었다'라는 말이에요.
그 다음에는 당시 대통령인 구르반굴르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 사진이 나오고, 그 다음에는 투르크메니스탄 국기와 국장이 나와요.
그 다음에 본문이 시작되요.
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4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에 새로 등장하는 문법들은 다음과 같아요.
- '명사+em' 은 '~도' 라는 의미다.
- '명사+la/le' 는 거부, 의문, 지시, 동의, 결정, 또는 의심을 나타낸다.
- '명사+da/dä' 는 의문을 나타낸다.
- '명사+a/ä/e' 는 질문, 거부, 빈정거림, 희망, 연민, 동정을 나타낸다.
- '명사+laý/läý' 는 불만, 불평, 명령을 나타낸다.
- '명사+aý/äý' 는 기쁨, 놀람, 의문을 나타낸다.
- '명사+ha/hä' 는 강조를 위해 사용한다.
- '형용사+dYk'에서 dYk 은 명사를 만드는 접사로, 형용사의 명사형이다.
- '동사어간+AlY bäri' 는 '~한 이래로 계속' 이라는 의미다.
- däne 는 여격 및 속격에서 dänä로 형태가 변한다.
- '동사어간+mÄnkÄ' 는 '~하기 전에, ~하지 않은 때에' 라는 의미다.
- '동사어간+äýer/aýar+인칭접사' 는 미래시제로, 원래 계획에 없던 일을 갑자기 하겠다는 의미가 있다.
- '동사어간+mAlY'는 '~해야 하다' 라는 의미다.
- dogrudanam 에서 뒤에 붙은 am 은 강조를 위해 붙은 것이다.
이렇게 문법만 쭉 보면 수준이 그렇게까지 높지 않아요. 물론 3학년 과정에서 이미 기초적인 문법들이 꽤 나왔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추가로 더 등장하는 문법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이 커요. 그래도 이 정도면 상당히 난이도가 무난한 수준이에요.
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4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는 그림 보는 재미는 있었어요. 책이 컬러였고, 삽화도 옛날 느낌이 안 나는 삽화였어요. 삽화가 아주 많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글자만 있다고 지루하게 여길 때가 되면 삽화가 등장했어요.
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4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 전체적인 난이도 및 구성은 투르크멘어 학습 교재로 사용하기에 괜찮은 편이었어요. 3학년 과정을 배운 후에 본다면 주로 어휘를 더 늘리는 데에 치중된 감이 있는 교재이지만, 3학년 과정을 안 읽고 바로 들어가도 문법 내용을 따로 조금 보충해주면 교재로 사용할 만한 책이었어요. 첫 지문 Ilkinji jaň에 나오는 문법만 다 배우고 외우면 그 다음부터는 무리없이 쫓아갈 수 있는 수준이었어요.
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4학년 투르크멘어 교과서에서 딱히 재미있는 지문은 발견하지 못 했어요. 지문 읽는 재미는 별로 없었고, 정말로 초보가 투르크멘어를 배우는 교재에 가까운 구성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