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식당, 카페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 종합시장 호박 식혜 맛집 구인당식당

좀좀이 2024. 6. 29. 17:00
728x90

장마 전에 동해안 가자!

 

6월에 동해안 여행을 다녀오기로 마음먹었어요. 장마가 시작되기 전이라 날이 매우 맑았어요. 날이 매우 맑은 대신에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고 있었어요. 진지하게 고민되었어요. 여름에는 어지간해서는 여행을 안 가요. 이는 날씨적인 이유도 있고, 비용적인 문제도 있어요. 날씨가 너무 덥기 때문에 옷을 많이 챙겨가야 하는데 그러면 짐이 무거워져서 더위 속에서 돌아다니기 힘들어요. 게다가 성수기가 되면 숙박비가 비싸지고, 주요 관광지에 위치한 찜질방도 사람이 매우 많아서 이용하기 불편할 거였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폭염이라도 장마와 여름 성수기에 여행을 안 갈 거라면 6월에 여행을 다녀와야 했어요.

 

성수기야 그렇다 치지만 장마는 답 없잖아.

 

특히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여행 다니기 매우 나쁠 거였어요. 8월에 마음이 바뀌고 상황이 된다면 여행을 다녀올 수도 있겠지만, 그건 8월 되어봐야 아는 일. 그렇지만 장마철이 되면 그때는 진짜로 여행 안 가요. 비 올 때 가는 여행은 최악이니까요.

 

그렇게 해서 폭염임에도 불구하고 동해안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어요. 장마와 성수기가 시작되기 전에 다녀오는 게 나았어요. 이번에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과 여러 차례 다녀온 강원도 동해시 묵호를 다녀오기로 했어요.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은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한 번에 갈 수 있어요. 동서울터미널에서 2시간 40분 정도 소요되요. 동서울터미널에서 강릉까지 2시간 소요되고, 강릉 터미널에서 주문진 터미널까지 대략 40분 정도 소요되요. 만약 주문진을 갈 거라면 KTX보다 버스 타고 가는 게 더 나아요. KTX는 강릉역까지 가기 때문에 강릉역에서 내려서 주문진 가는 버스를 따로 타고 가야 하니까요.

 

진짜 폭염이다!

 

밤에 주문진 도착했을 때는 그래도 괜찮았어요. 주문진 찜질방에서 자고 나온 다음에 본격적으로 일정을 시작하면서 바로 폭염과 맞닥뜨리게 되었어요. 아침에 찜질방에서 나왔는데 나와서 주문진 수산시장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하자마자 기온이 쭈욱 올라가는 게 체감되었어요. 이날 일기예보에서는 강릉시가 섭씨 34도까지 치솟을 예정이라고 나오고 있었어요. 정말로 기온이 섭씨 34도를 찍기 위해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어요.

 

"와, 뜨거워!"

 

찜통 더위였어요. 과장 하나 없이 진짜 한증막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었어요. 일부러 사우나 가서 땀 뺄 필요 없었어요. 주문진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사우나였어요. 음료를 마시면 바로 땀으로 다 빠져나오는 것 같았어요. 땀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고, 음료수는 아무리 마셔도 계속 들어갔어요.

 

주문진은 바닷가 마을이기 때문에 습도 자체가 높은 편이었어요. 여기에 햇볕은 무섭게 쏟아졌어요. 이러니 그야말로 천연 사우나 그 자체였어요. 길거리에서 들리는 사람들의 대화는 온통 덥다는 말 뿐이었어요. 어디를 가나 다 덥다는 말만 들렸어요. 혼잣말로 덥다고 하는 소리부터 사람들이 만나서 인사한 후 나누는 이야기가 바로 오늘 너무 덥다는 말이었어요. 이구동성으로 덥다는 말만 하고 있었어요. 그 정도로 정말로 덥고 뜨거운 날이었어요.

 

'덥고 지치네.'

 

저는 온몸에서 땀이 상당히 많이 나는 체질이기 때문에 더위 자체는 꽤 잘 버티는 편이에요. 대신에 날이 매우 뜨거우면 땀이 주체 못 할 만큼 쏟아져요. 특히 이럴 때 이마에서 흐른 땀이 자꾸 눈으로 들어가요. 눈으로 땀이 들어가면 눈이 따가워서 앞을 제대로 못 보기 때문에 급격히 피로해져요. 더운 것 자체보다는 눈에 자꾸 땀이 들어가서 눈이 따갑고 잘 안 보이니까 피곤해지고 지쳐요.

 

오전 10시 40분이었어요. 주문진 종합시장까지 왔어요. 여기까지 오는 동안 땀을 정말 많이 흘렸어요. 날은 갈 수록 더 뜨거워지고 있었어요. 기온이 34도를 향해 성큼성큼 올라가고 있었어요. 아마 곧 진짜로 34도를 찍을 거였어요.

 

'뭐 마시면서 잠깐 쉬어야겠다.'

 

뭔가 마셔야 했어요. 그리고 잠깐 앉아서 쉬고 싶었어요. 음료수 파는 곳을 찾으며 주문진 종합시장을 걸어다니며 구경했어요.

 

"어? 여기도 호박식혜가 있네?"

 

구인당식당에서 500mL 패트병에 담긴 호박식혜를 판매하고 있었어요. 호박식혜는 고성군과 속초시 음식으로 알고 있는데 주문진에서 보니 신기했어요.

 

"호박식혜 마셔야겠다."

 

마침 음료수를 마시며 쉬고 싶었어요. 게다가 호박식혜를 매우 좋아하구요. 매우 잘 되었어요.

 

 

호박식혜는 색이 매우 진했어요.

 

 

색이 진한 것으로 보아 맛도 아마 진할 거였어요. 중요한 것은 색도 색이었지만 다른 것이 있었어요.

 

"호박식혜 완전히 다 녹은 거 있어요?"

 

얼지 않고 완전히 다 녹은 호박식혜가 있는지 사장님께 여쭈어봤어요. 저는 호박식혜를 바로 마실 거였어요. 호박식혜는 얼었다가 제대로 녹지 않은 것은 맛이 별로에요. 음식맛 자체가 차가울 수록 맛이 약하게 느껴져요. 게다가 호박식혜는 삶은 단호박이 들어가기 때문에 가만히 놔두면 아랫쪽에 단호박이 가라앉으며 맛이 윗쪽은 매우 연하고 아랫쪽은 매우 진해져요. 그래서 호박 식혜는 마실 때 매우 잘 흔들어서 호박이 식혜에 골고루 섞이게 만들고 먹어야 맛있어요. 얼어 있거나 제대로 녹지 않은 호박 식혜는 호박 식혜를 아무리 잘 흔들어도 아래에 가라앉아 있는 호박이 고루 섞이지 않으니 맛이 당연히 별로에요. 이런 건 위는 너무 밍밍하고 아래는 진하기는 하지만 너무 차가워서 맛이 원래 맛보다 약하게 느껴져요.

 

사장님께서 완전히 다 녹은 호박식혜를 찾아주셨어요. 사장님께 호박식혜를 받고 계산한 후 자리에 앉았어요.

 

 

주변을 둘러보며 먼저 앉아서 쉬었어요.

 

 

어느 정도 정신이 돌아오자 호박식혜를 마시기 시작했어요.

 

 

그래, 이 맛이야!

 

처음부터 완전히 다 녹은 호박식혜를 구입했어요. 역시 제 경험이 틀리지 않았어요. 호박식혜는 다 녹은 것으로 마셔야 맛있어요. 호박식혜는 미지근하게 마시는 것도 좋고 아주 차갑게 마시는 것도 좋지만, 얼려먹는 것은 아니에요.

 

호박식혜는 매우 달콤했어요. 단호박 맛이 진하게 났어요. 단호박 맛이 진하게 난다고 해서 단호박을 그다지 안 좋아하는 사람이 싫어할 맛은 아니었어요. 호박식혜 맛은 마실 때마다 느끼지만 단호박 맛 보다는 홍시 맛에 더 가까워요. 맛이 진하고 맛있을 수록 이름 가리고 마시면 홍시 음료 마시는 맛으로 느껴요.

 

호박 식혜와 홍시의 맛 차이점이라면 끝맛이 약간 달라요. 홍시는 끝맛이 달고 쓴맛이고, 단호박은 구수하고 풀향이 나요. 처음 마실 때는 홍시 음료 같지만, 음료를 삼킨 후 느껴지는 끝맛에서 홍시 음료라고 보기에는 뭔가 달라서 고개를 살짝 갸웃하게 되요. 처음부터 호박 식혜라는 것을 알고 마시면 끝맛이 딱 푹 삶은 단호박 맛이기 때문에 호박맛이라고 바로 알아차리구요.

 

구인당식당의 호박식혜는 맛이 진했어요. 그리고 부드러웠어요. 원래부터 주황색이 진했는데, 아래에 호박이 가라앉아 있어서 흔드니 전체적으로 아주 살짝 더 진해졌어요. 맛도 잘 흔들어서 먹으니 매우 맛있었어요.

 

호박식혜의 식감은 부드러웠어요. 호박식혜를 입 안에 붓고 삼키는 동안 날카로운 맹물의 느낌은 없었고, 부드러운 액체가 입 안에 들어와서 목으로 내려가는 느낌이었어요. 이 느낌은 물 보다는 오히려 우유를 마실 때 느껴지는 식감과 비슷했어요.

 

주문진 종합시장 구인당식당에서 호박식혜를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매우 맛있어서 만족했어요. 마음 같아서는 한 통 더 사서 가방에 넣고 다니며 마시고 싶었지만, 이때 메고 간 가방은 옆에 음료 꽃는 주머니가 없어서 그러지는 못 했어요. 가방 자체를 작은 것을 메고 갔기 때문에 가방 안에 호박 식혜를 집어넣을 수도 없었구요.

 

주문진 여행 가서 주문진 종합시장 구경할 때 구인당식당에서 호박식혜 한 통 사서 마시며 다니는 것도 좋아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