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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내내 비오고 추워진대."

"진짜?"

 

지난 목요일인 2022년 3월 17일이었어요. 친구와 대화를 하고 있었어요. 친구는 금요일부터 시작해서 주말 내내 계속 비가 내리고 날이 안 좋아질 거라고 했어요. 다음주는 날이 매우 추워질 거라고 했어요. 기온이 다시 뚝 떨어져서 밤에 영하권으로 내려갈 거라고 일기예보에 나왔다고 알려줬어요.

 

"이게 마지막 꽃샘추위일 건가?"

 

날이 매우 따스해졌어요. 꽃샘추위는 끝난 줄 알았어요. 이제 3월 중순도 끝나가고 하순으로 접어들고 있었어요. 꽃샘추위도 다 지나가야 정상이었어요. 보통 꽃샘추위라고 하면 3월 상순에 찾아오기 마련이었어요. 3월초에 한 차례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고 그 이후부터 기온이 계속 쭉 올라갔어요. 3월 하순이 되면 멀리 제주도부터 시작해서 벚꽃 개화 소식이 하나 둘 전해지기 시작할 때였어요. 보통 3월 마지막 주에 제주도에서 벚꽃이 피고 서울은 4월 초부터 벚꽃이 개화해요.

 

"눈도 내린다는데?"

"눈? 이 날씨에?"

 

낮 기온은 17도까지 올라가고 있었어요. 눈이 내릴 날씨가 아니었어요.

 

"내일은 비 오고 주말에는 수도권에 눈 내릴 수도 있대."

"설마. 어디 북한산, 도봉산 같은 곳에나 깔짝 내리는 거 아니야?"

 

친구와 이야기를 마치고 할 거 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금요일 새벽이 되었어요. 일기예보를 봤어요. 금요일에는 비가 좍좍 퍼부을 거라고 나왔어요.

 

"비 오면 하루 종일 집에 있어야겠네."

 

토요일에는 약속이 있었어요. 그래서 금요일에 배민커넥트 도보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일기예보를 보니 금요일에 비가 내릴 예정이라고 나왔어요. 비 오면 도보 배달 아르바이트하러 나갈 수 없었어요. 비올 때 하면 힘든 게 문제가 아니에요. 스마트폰 액정에 자꾸 빗방울 떨어져서 터치가 제대로 안 먹어서 어려워요. 배달하던 중 비가 와서 빗속에서 몇 번 해보기는 했지만 비가 내릴 때는 아예 안 하는 편이에요.

 

"오늘은 잠이나 푹 자고 글이나 써야겠다."

 

그렇지 않아도 새벽에 잠이 안 왔어요. 생활 리듬이 야행성이라 낮에 일어나려면 억지로 일찍 일어나야 해요. 일기예보를 보니 비가 내린다고 하고 있었어요. 이러면 굳이 일찍 일어나려고 노력 안 해도 되었어요. 배민커넥트 도보 배달 알바 나갈 거 아니라면 집에서 아무 때나 일어나서 제가 할 거 하며 시간 보내면 되었어요. 억지로 잠을 자려고 노력할 필요가 전혀 없었어요. 잠도 안 오는데 집에서 할 거 하다가 졸릴 때 자고 눈 뜰 때 일어나서 다시 할 거 하면 되었어요.

 

잠에서 깨어났어요. 저녁 즈음 일어났어요. 밖을 봤어요. 비가 하나도 안 내리고 있었어요.

 

"아우, 망할 일기예보!"

 

일기예보 믿었다가 시간만 날렸어요. 일기예보대로라면 비가 와야 하는데 비가 안 내렸어요. 괜히 하루 공쳤어요. 평소대로 저녁부터 나가서 해도 되기는 했지만 다음날 아침에 서울 갈 일이 있었어요. 저녁에 일을 시작하면 몸이 풀리고 또 밤새 잠을 못 잘 거였어요. 이날은 그래서 집에서 할 거 하면서 시간 보내다 일찍 자고 토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로 했어요.

 

2022년 3월 19일 토요일 아침이 되었어요. 잠에서 깨어났어요. 창문을 열고 밖을 봤어요.

 

"눈 뭐 이렇게 많이 내려?"

 

깜짝 놀랐어요. 하늘에서 시허연 작은 덩어리가 땅바닥으로 계속 내려꽂히고 있었어요. 하늘에서 눈이 내리는 것이 아니라 눈이 땅으로 떨어지고 있었어요.

 

"뭐야?"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어요. 진눈깨비가 아니었어요. 함박눈이었어요. 3월초도 아니고 3월 하순이 시작되려고 하는데 함박눈이 아주 펑펑 내리고 있었어요. 무슨 폭우마냥 좍좍 쏟아지고 있었어요.

 

"한겨울보다 지금이 눈 더 오네?"

 

웃긴 건 지난 겨울에 눈 내릴 때보다 지금이 눈이 훨씬 더 많이 내리고 있었어요. 겨울이 아니라 3월 하순 코앞에 두고 눈이 마구 쏟아지고 있었어요. 겨울에 이렇게 펑펑 내리면 겨울이니까 당연하다고 할 건데, 이날은 2022년 3월 19일이었어요. 여기가 무슨 중산간 지역도 아닌데 뜬금없이 폭설이었어요. 보고 매우 황당했어요. 눈 내릴 때가 아닌데 진눈깨비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함박눈이 폭설로 내리고 있었어요.

 

밖에 나갔어요. 눈은 80도 각도로 땅으로 그대로 내리꽂고 있었어요. 날이 눈이 쌓일 정도로 춥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눈이 조금 녹아서 떨어지다보니 나풀나풀 날리며 떨어지는 게 아니라 비처럼 그대로 땅바닥으로 처박히고 있었어요.

 

"우산 쓰고 나가야겠네."

 

보통 함박눈이 내리면 옷과 머리에 눈이 떨어어지면 탁탁 털어내면 되요. 하지만 이날 내린 눈은 물 먹은 눈이라서 닿으면 바로 녹아서 옷과 머리가 젖었어요. 겨울에 눈이 내릴 때는 우산 안 쓰고 그냥 돌아다녔지만, 이날은 반드시 우산을 써야 했어요. 떨어지는 동안은 함박눈이었지만 무언가에 닿는 순간 비로 변하는 눈이었어요. 눈이라고 그냥 나갔다가는 쫄딱 젖게 생겼어요.

 

우산을 쓰고 밖으로 나갔어요. 한겨울 폭설보다 3월 19일 폭설이 눈이 훨씬 많이 내리고 있었어요. 아주 펑펑 내리고 있었어요.

 

의정부역에 도착했어요. 사람들이 3월의 폭설이 신기한지 스마트폰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있었어요.

 

 

의정부 신세계백화점 앞은 아주 축축하게 젖었어요. 눈 쌓일 기온이 아니라서 하늘에서 눈은 퍼붓는데 눈이 내리는 족족 다 녹아버렸어요.

 

"우크라이나 침공한 러시아군처럼 다 녹아버리네."

 

보면서 웃었어요. 눈이 계속 어떻게든 땅을 점령하려고 끝없이 물량공세 축차투입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땅에 닿는 순간 다 녹아버렸어요. 요즘 이슈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인데 우크라이나 침공한 러시아군처럼 눈이 끝없이 쏟아지고는 있는데 땅에 닿는 순간 다 녹아서 없어져버렸어요.

 

 

눈 내리는 기세만 보면 발목까지 눈이 쌓이게 생겼지만 하나도 안 쌓였어요. 땅만 계속 아주 축축하게 젖어갈 뿐이었어요.

 

 

의정부역 동부광장 구시가지쪽을 봤어요.

 

 

눈이 조금 쌓여 있기는 했어요. 정작 중요한 도로에는 눈이 하나도 안 쌓여 있었어요.

 

 

 

의정부역 안으로 들어가서 개찰구를 통과했어요. 가능역 방향을 바라봤어요.

 

 

 

철도 부근에는 눈이 조금 쌓여 있었어요.

 

지하철을 타고 서울로 가는 길이었어요. 도봉산 즈음부터 눈이 안 내리고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어요. 의정부역 근처만 폭설이었어요.

 

문득 예전에 의정부 처음 왔을 때 의정부 토박이 분이 해주신 말이 떠올랐어요.

 

"의정부는 한 박자 느려요."

 

그분이 의정부는 날씨가 서울보다 한 박자 느리다고 했었어요. 서울에서 폭설, 폭우로 난리날 때는 의정부는 조용하대요. 별 거 없고 조금 오나 보다 하는 수준이라고 했어요. 그러다 서울에서 폭설, 폭우 다 끝나고 한참 지나면 그제서야 의정부에 폭설, 폭우가 내린다고 했어요. 특히 의정부는 뜬금없이 2월말에서 3월에 아주 뒤늦게 폭설 내리곤 한다고 했어요.

 

다른 지역 사는 친구들에게 의정부 지금 폭설내리고 있다고 사진을 보여줬어요. 모두 신기해했어요. 저도 신기했어요. 서울 진입하는 순간 눈은 아예 안 보였어요. 의정부만 폭설이 쏟아지고 있었어요. 길바닥에 눈이 쌓이지 않아서 폭설로 난리가 나지는 않았지만 뜬금없이 눈 내릴 때가 한참 지난 3월 19일에 폭설이 퍼부어서 모두가 신기해했어요. 올해는 뜬금없이 9월 중순에서 10월 다 되어갈 때 갑자기 폭염 찾아오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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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좀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아침에 나가는데 정말 놀랬어요ㅠㅠ

    2022.03.20 14: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의정부는 이렇게나 눈이 왔군요~
    반가운 눈인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감기조심하세요^^

    2022.03.20 14: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포스팅 잘 보고 공감누르고 갑니다

    2022.03.20 14: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