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한국 라면

팔도 왕뚜껑 컵라면

좀좀이 2022. 3. 1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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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먹어본 컵라면은 팔도 왕뚜껑 컵라면이에요.

 

요즘 전세계 최대 이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에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전세계의 예상과 달리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필사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수호하기 위해 영웅적으로 저항하면서 러시아가 크게 고전하고 있어요. 러시아는 그동안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던 러시아군 내부 문제가 다 알려졌고, 러시아군이 핵무기 제외하면 실제로는 전투 수행 능력이 형편없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러시아를 찬양하던 사람들이 집단으로 멘탈이 나가버리고 있는 상태에요. 반면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 국민들에 대한 이미지는 그들이 자국 수호를 위해 영웅적인 투쟁을 벌일 수록 더욱 높아지고 있구요.

 

우크라이나는 한국에서 아주 멀어요. 체감상 거리는 훨씬 더 멀구요. 현재 전쟁 이전 2020년 3월 사태 이전에도 우크라이나 직항편이 없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한국인들에게 매우 먼 나라였어요. 한국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나라도 아니구요. 보통 이렇게 한국과 지리적, 사회경제적으로 한국과 먼 지역에서 발생한 전쟁이면 한국인들에게 그렇게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은 한국인들의 삶에 꽤 많은 영향을 주려고 하고 있어요. 그렇지 않아도 지금 세계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위기 소리가 나오고 있던 차에 세계적인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하면서 국제 곡물 가격이 폭주하고 있어요. 식량 자급도가 매우 낮은 한국에게 국제 곡물 가격 폭주는 당장 일반인들에게 생활 물가 이전에 생존 물가 폭등으로 이어져요.

 

여기에 미국과 EU가 대대적으로 러시아에 금융제재 조치를 시행했어요.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결정했구요. 이러자 국제 유가도 폭주하고 있어요. 국제적인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는 러시아를 디폴트 상황으로 몰아넣을 거라는 전망이 계속 쏟아져나오고 있어요. 전세계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탈출하고 있어요. 이에 대해 러시아는 러시아에서 탈출하는 기업들의 자산을 국유화할 거라는 말까지 했어요.

 

서방 세계의 금융제재로 인해 러시아 경제는 막장으로 치닫고 있어요. 인터넷에서는 러시아를 조롱하는 표현인 '눈 내리는 나이지리아'에서 이제 러시아 화폐인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인해 '눈 내리는 짐바브웨' 아니냐고 조롱하고 있어요.

 

세계 증시, 한국 증시 모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쑥대밭이 되었어요. 2022년 한 해 동안 미국 금리인상 이슈가 있어서 증시가 그다지 좋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어요. 한국 증시도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와 더불어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이슈가 있어서 그렇게 전망이 좋지 않았구요. 여기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세계적으로 증시 상황이 안 좋던 차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어요. 그러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더욱 심해졌고, 전쟁이 서방 세계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확전될 거라는 우려로 인해 증시가 더 쑥대밭이 되었어요.

 

우리나라 기업들 중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머리 뜨거운 기업은 어디가 있을까?

 

우리나라 기업들 중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머리 뜨거운 기업들 꽤 있을 거에요. 뉴스 보면 현대차 등등 러시아 진출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어요. 러시아에 세운 공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수출대금 제대로 받지 못하고 러시아의 보복으로 휴지조각이 된 루블화로 수출대금 받게 생긴 기업들도 여러 곳 있어요.

 

"팔도도 지금 엄청 심각한 거 아냐?"

 

뉴스에서 보도되는 기업들은 주로 대기업 - 그 중에서도 한국 증시에 주식이 상장된 상장사들이에요. 그런데 러시아와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기업 중 뉴스에 잘 보도되지 않고 있는 기업이 있어요. 바로 팔도에요.

 

라면 한류의 원조 팔도.

 

지금은 한국 라면이 전세계 여러 나라로 수출되고 있어요. 그렇지만 라면 한류의 원조는 팔도에요. 아주 오래 전부터 러시아에 도시락 컵라면을 수출해왔고, 러시아에서 팔도 도시락 컵라면이 매우 인기 좋았어요. 제가 알기로 시작은 팔도가 직접 러시아로 수출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한국 부산항을 오가던 러시아 보따리상들이 한국 팔도 도시락 컵라면을 러시아로 들고가 판매하면서 러시아에서 팔도 도시락 라면이 퍼지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게 1990년대 일이에요. 그때부터 러시아에서 팔도 도시락 컵라면은 꾸준히 인기가 좋았어요. 한국에서는 도시락 컵라면이 보기 힘들었던 때도 있었지만, 러시아에서는 러시아인의 입맛에 맞게 다양한 도시락 컵라면이 출시되었다고 해요.

 

"팔도 컵라면이나 사먹을까?"

 

동네 편의점으로 갔어요. 팔도 도시락 컵라면이 있었어요.

 

"아니야. 왕뚜껑이나 먹어야지."

 

원래는 팔도 도시락 컵라면을 먹을 생각이었어요. 그러나 편의점 도착하자 생각이 바뀌었어요. 얌전히 팔도 왕뚜껑 컵라면을 사먹기로 했어요.

 

팔도 도시락 컵라면은 직육면체 용기에요. 러시아에서 인기끌었던 이유 중 하나가 직육면체 용기라서 여행다닐 때 들고 다니기 좋았기 때문이라고 해요. 그런데 저는 편의점에서 집까지 컵라면 하나 들고 갈 거였어요. 편의점에서 집까지 기어가도 되는 거리인데 짐 쌀 때 집어넣기 좋은 게 무슨 소용이에요. 애초에 손으로 컵라면 하나 덜렁덜렁 들고 갈 건데요. 도시락 컵라면을 하나 사서 먹을까 하다가 이건 용기가 직육면체라 국물 마시기 불편하다는 게 떠올랐어요. 그래서 평소에 좋아하는 팔도 왕뚜껑 컵라면을 하나 구입해서 집으로 돌아왔어요.

 

팔도 왕뚜껑 컵라면 포장지는 이렇게 생겼어요.

 

 

포장지를 보면 '맛있어서 왕! 푸짐해서 왕!'이라는 멘트가 있어요. 팔도 왕뚜껑의 광고 멘트인 '맛있어서 왕! 푸짐해서 왕!'은 팔도 왕뚜껑 컵라면 출시되었을 때부터 사용된 광고 멘트에요.

 

팔도 왕뚜껑 컵라면 포장지는 윗쪽은 빨간색, 아랫쪽은 하얀색이에요. 포켓몬 만화에 나오는 무슨 공처럼 생겼어요.

 

팔도 왕뚜껑은 끓는 물을 붓고 3분간 기다리라고 나와 있었어요.

 

팔도 왕뚜껑 컵라면 영문명은 무려 King Ttukkeong 이에요.

 

 

팔도 왕뚜껑 총 내용량은 110g이에요. 열량은 475kcal이에요.

 

 

팔도 왕뚜껑 컵라면 원재료는 다음과 같아요.

 

면: 소맥분(미국산, 호주산), 팜유(말레이시아산), 변성전분, 감자전분(독일산, 덴마크산), 감미유S, 정제염, 글루텐, 야채풍미액, 면류첨가알칼리제(탄산칼륨, 탄산나트륨, 피로인산나트륨), 구아검, 산도조절제, 알긴산프로필렌글리콜, 녹차풍미액, 비타민B2

 

스프 : 정제염, 소고기맛조미후레이크, 고춧가루, 설탕, 건당근, 맛베이스, 볶음소금, 간장조미분말, 복합간장조미분말, 쇠고기맛분, 건파, 핫베이스분말, 건청경채, 계란지단, 양념간장액분말, 매운양념분말, 포도당, 돈골농축분말, 조미분에이, 사골엑기스분말, 매운탕분말, 건홍피망, 제이보리분말, 진국쇠고기분말, 다대기베이스분, 쇠고기엑기스분말, 고풍미쇠고기맛분말, 향미증진제, 건표고버섯, 감칠맛조미분, 우마미베이스, 흑후추분말, 마늘시즈닝분말, 산도조절제, 파프리카추출색소, 생강풍미분말, 잔탄검

 

 

포장을 뜯었어요.

 

 

전설의 왕뚜껑 뚜껑.

 

예전에는 투명한 플라스틱 뚜껑이었어요. 저는 옛날 투명한 플라스틱 뚜껑이 더 좋아요. 그때는 투명한 뚜껑이라서 라면이 익어가는 과정을 볼 수 있었어요. 굳이 시계 안 봐도 대충 익어가는 모습 보면서 적당히 익었다 싶으면 먹으면 되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예 안 비치는 흰색 뚜껑이라서 시계를 봐가며 익혀야 해요.

 

한때 왕뚜껑이 플라스틱 뚜껑을 없앴던 때도 있었어요. 이때 소비자 반발이 엄청나게 심했어요. 실제 매출에도 크게 악영향을 끼쳤어요. 왕뚜껑 컵라면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플라스틱 뚜껑 때문이에요. 저기에 뜨거운 면을 올려서 먹기도 하고, 반찬 같은 거 올려서 먹기도 하거든요. 야외에서 먹을 때 왕뚜껑 컵라면 뚜껑은 일종의 1회용 접시 역할도 해서 왕뚜껑 컵라면 뚜껑의 편의성 때문에 고르는 사람들이 매우 많았어요. 그런데 플라스틱 뚜껑을 없애자 왕뚜껑 컵라면만이 갖는 강점이 완전히 사라져버렸어요.

 

왕뚜껑 컵라면에서 플라스틱 뚜껑을 없애자 소비자들 반발이 엄청 심했어요. 회사에서도 왕뚜껑 컵라면 플라스틱 뚜껑을 없앤 거에 사람들이 이렇게 반발할 줄 예상 못 했다고 해요. 사람들의 반발이 크고 매출에까지 악영향을 끼치자 팔도는 기존 투명한 플라스틱 뚜껑이 아니라 지금의 불투명 흰색 플라스틱 뚜껑으로 바꿔서 플라스틱 뚜껑을 부활시켰어요.

 

팔도 왕뚜껑 컵라면 플라스틱 뚜껑은 편의성도 있지만 실제 컵라면 데울 때 김을 아주 잘 차단해줘서 맛에서도 약간의 차이를 만들어요.

 

"팔도가 왕뚜껑 뚜껑 없애는 일은 아마 영원히 없겠지?"

 

팔도가 한 번 호되게 경험했으니 왕뚜껑에서 뚜껑 없애는 일은 아마 안 할 거에요.

 

 

팔도 왕뚜껑 컵라면 스프는 건더기 스프와 분말 스프로 구성되어 있어요.

 

 

뜨거운 물을 붓고 3분 기다렸어요.

 

 

역시 팔도 왕뚜껑 컵라면 맛은 변하지 않는다.

 

팔도 왕뚜껑 컵라면은 매우 고소했어요. 예전보다 조금 더 매워진 것 같기는 했어요. 국물맛만 본다면 오히려 봉지라면인 팔도 더 왕뚜껑 라면이 아주 옛날 왕뚜껑 컵라면 맛에 더 가까워보였어요.

 

옛날 라면맛을 유지하는 팔도.

 

나이드신 분들 말을 들어보면 라면 맛이 예전과 같지 않다고 해요. 예전 라면맛은 매우 고소하고 진했는데 요즘 라면맛은 옛날 그 맛을 전혀 못 살린다고 해요. 예전 라면맛이 지금 라면맛보다 훨씬 더 맛있었다고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아요.

 

이 말은 시간의 경과에 따른 추억보정, 기억보정이 아니라 실제 근거 있는 말이에요. 한국 라면은 과거와 달리 맛이 크게 바뀌었어요. 가장 큰 이유는 MSG에 대한 엉터리 선동과 그 선동에 속아넘어간 무수히 많은 국민들 때문이었어요. MSG 자체는 인체에 무해해요. 만드는 과정도 딱히 몸에 해롭다고 할 과정이 없어요. 해초류, 버섯류에 존재해서 국물 맛 낼 때 해초, 버섯을 다시로 집어넣는 이유가 해초류, 버섯류에 들어 있는 MSG 때문이에요. MSG 생산 방법을 보면 무슨 석유로 만드는 게 아니라 원래 MSG 성분이 있는 식재료에서 MSG를 뽑아내는 방식을 사용해요.

 

MSG가 문제인 이유는 나쁜 재료의 좋지 않은 맛도 MSG로 덮어버릴 수 있기 때문인데 마치 MSG 자체가 몸에 엄청 안 좋은 것처럼 선동했고, 여기에 많은 사람들이 속아넘어갔어요. 아직도 MSG 자체가 나쁜 거라고 아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어요.

 

이런 잘못된 MSG 선동 때문에 라면 회사들이 기존에 잘 쓰던 MSG를 버리고 듣도 보도 못한 조미료를 집어넣기 시작했어요. 이때 한 차례 한국 라면 맛이 전반적으로 맛이 크게 바뀌었어요. 라면 회사들이 라면 맛을 조금씩 바꿔가기는 한다고 하지만 이때는 MSG 대신 다른 조미료로 급히 바꾸면서 라면 맛이 상당히 크게 변했어요.

 

반면 팔도는 꾸준히 MSG를 사용하며 라면을 만들었어요. 그래서 상당히 고전적인 맛을 그대로 유지했어요. 옛날 라면 맛이 궁금하면 팔도 라면 제품을 먹어보면 되요.

 

팔도는 컵라면 쪽은 항상 무난하고 항상 맛있고 딱히 눈에 띌 만한 게 없었어요. 대신 팔도는 나름 오래된 라면 회사인데 이상하게 봉지라면에서 대혼란기를 겪었어요. 그것도 2010년대까지요. 가장 큰 문제는 스프가 아니라 면발이었어요. 면발이 너무 가늘어서 머리카락 빨아먹는 느낌을 주는 제품들이 있었어요. 그런 제품들은 당연히 혹평을 받았어요. 팔도 봉지라면 면발이 안정된 것은 팔도 더 왕뚜껑 라면이 등장하면서부터에요. 이때부터 팔도가 안정적인 봉지라면 라인업이 드디어 갖춰졌어요.

 

팔도 왕뚜껑 컵라면 맛에 대해 할 말은 사실 별로 없어요. 이건 워낙 안정적인 제품이라서요. 고소한 맛 매우 진하고 조금 살짝 기름진 맛이 있어요. 국물맛이 혀에 아주 그냥 짝짝 달라붙어요. 고소한 맛이 상당히 강조된 컵라면이라 컵라면 특유의 튀긴 고소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매우 좋아하는 컵라면이에요. 과거의 컵라면 맛을 먹어보고 싶다면 팔도 왕뚜껑 컵라면 한 번 먹어보는 것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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