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반려 증권계좌 지독한 연애

반려 증권계좌 지독한 연애 21화 - 한국주식 인외마경 코스피 지옥도 속 무풍지대

좀좀이 2022. 1. 30.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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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25일 아침 9시 반 채 안 되었을 때였어요. 인베스팅닷컴 알람이 불이 났어요. 계속 붕붕 울려대었어요.

 

이 한국주식 인외마경 코스피 지옥도를 보라!

 

 

인베스팅닷컴 어플은 계속 경보 신호를 보내고 있었어요.

 

모든 투자자들은 한국을 탈출하라.

지금 당장!

 

저는 한국투자증권 계좌에 우리나라의 KOSPI200 지수 추종 ETF를 종류별로 다 담아놨어요. 이것들을 인베스팅닷컴 어플에 관심종목으로 추가해놨어요. KOSPI200 지수 추종 ETF는 모두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고 난리였어요. 한국 증시가 붕괴하고 있었어요. 와장창 무너지고 있었어요. 세계 1위를 좋아하는 한국답게 증시 폭락률도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열심히 달리는 중이었어요.

 

"LG에너지솔루션 그거 한 번에 어떻게 받아."

 

뻔히 예견된 폭락이었어요. 엘지엔솔 시가총액 전망이 기본 100조에 상장일에 따상한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었어요. 공모가인 30만원만 지켜도 시가총액 70조원이었어요. 2021년 하반기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현대중공업, 카카오페이 줄상장으로 인해 한국 증시가 붕괴했어요. 이것들 다 합친 규모가 LG에너지솔루션이었어요. 2021년 하반기 한국 증시 붕괴는 대형 IPO가 줄줄이 나오면서 벌어진 일이었는데, LG에너지솔루션은 그냥 한 방에 이것들을 뭉쳐서 떨어지는 핵폭탄이었어요. 이건 한국 증시가 감당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었어요.

 

"곱버스 교육 이수할 걸 그랬나?"

 

역시 한국 주식은 절대 안 쳐다보는 게 답이었어요. 한국 종합주가지수 ETF만 들고 있지만, 이것은 얼마 안 되요. 한국 개별주는 작년에 싹 다 정리했어요. 한국 개별주가 아예 없지는 않아요. 미량 있어요. 이 중 이제 투자 목적으로 들고 있는 한국 개별주는 아예 없어요. 코스피 005935 삼성전자우 주식 1주는 2020년 3월 인버스, 곱버스 타서 번 돈으로 훈장, 기념품 삼아서 매수한 주식이에요. 코스피 005610 SPC삼립 주식 1주는 DNKN 유상소각 상장폐지 기념 및 배스킨라빈스와 햄버거를 좋아하기 때문에 굿즈 삼아서 매수한 주식이에요. SPC삼립은 많은 햄버거 프랜차이즈에 햄버거 번을 납품하고 있고, SPC삼립 계열사인 비알코리아가 배스킨라빈스를 운영하고 있거든요. 코스피 001510 SK증권 2주는 토스증권 개설 이벤트로 받은 티웨이항공 주식이 정말 갖고 있기 싫어서 매도하고 대신 매수한 주식이에요. 코스닥 220630 맘스터치 주식 1주는 토스증권 이벤트로 받은 주식이에요. 이건 유상매입 상장폐지 이슈가 있어요. 제가 지금 갖고 있는 한국 주식 개별주는 이게 전부에요.

 

LG에너지솔루션이 망하든가 한국 증시 전체가 멸망하든가 둘 중 하나였어요. 시가총액 100조면 2020년 불장, 2021년 초기 광란의 가치투자운동 시절에 상장되었다고 해도 한 번에 못 받아줘요. 재수없으면 LG에너지솔루션도 개 같이 멸망하고 한국 증시 전체도 개 같이 멸망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가능해요.

 

주식 커뮤니티에서는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에서 사상 초유의 직원 단독 1800억원 횡령 사건으로 거래정지당한 오스템 임플란트 시가총액 순위가 상승하고 있다고 한국 증시를 조롱하고 있었어요. 실제로 한국 증시가 연일 무너지면서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급격히 감소해갔고, 거래정지당해서 매일 주가변동 0% 보합을 찍고 있는 오스템임플란트는 시가총위가 오히려 쭉쭉 상승하는 웃지 못할 개그가 벌어지고 있었어요.

 

기관, 외국인 모두 우량주고 개잡주고 싹 다 집어던지고 있었어요. 누가 봐도 이건 LG에너지솔루션 때문이었어요.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70조짜리가 들어오는데 이걸 어떻게 받겠어요. 이건 기관도 입고 있던 팬티까지 다 팔아서 받지나 않으면 받을 방법이 없었어요.

 

"자기야, 뭐해?"

"인외마경 구경해."

"어디?"

"저기 봐, 저기 한국주식 지옥도가 펼쳐져 있잖아."

"와!"

 

KB증권 계좌가 제게 뭐하냐고 물어봤어요. 그래서 코스피 지옥도 구경중이라고 했어요. KB증권 계좌가 보더니 자기도 재미있는지 계속 눈길을 떼지 못하고 구경했어요. 너무나 평화로웠어요. 여기저기에서 난리도 아니었어요.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하는데 개별주는 더욱 끔찍했어요. 이럴 때 개별주 없는 게 얼마나 참 행복한지 몰라요.

 

"울 자기도 주식 갖고 있지 않아?"

"아, 그거? 연금보험용으로 갖고 있는 거?"

"응. 그거도 지금 무너지고 있지 않아?"

"그것들은 주가지수라서 상관없어."

 

KB증권 계좌에게 활짝 웃으며 괜찮다고 했어요. 종합주가지수는 괜찮아요. 당장 내일 매도해야 할 거 아니고 여윳돈으로 연금보험 삼아서 들어간 것들이에요. 진짜 제가 연금을 타야할 나이가 될 때면 올라가 있겠죠. 지금이야 오르든 말든 딱히 제 인생에 영향 끼치는 것 없어요. 올랐다고 수익 확정할 것도 아니로 내려갔다고 손실 확정할 것도 아니니까요. 한국이 멸망하고 일본이 멸망하고 미국이 멸망하는 인류 최후의 날 둠스데이만 안 오면 되요.

 

그렇지만 개별주는 달라요. 한 번 무너진 후 전고점 영원히 돌파 못 하는 주식들이 한둘이 아니에요. 종합주가지수는 정부가 관리해요. 너무 떨어지면 뭔 수를 써서라도 들어올려요. 이때 어떤 주식을 살려줄지 아무도 몰라요. 그 누구도 정부가 갑자기 카카오를 두들겨팰 거라고 예상 못 한 것처럼요.

 

KB증권 계좌는 완전히 평화로운 계좌였어요. 완벽한 무풍지대였어요. KB증권 계좌는 미국 하이일드 채권 ETF인 DHY 1주 빼고 전부 회사채에요. 회사채도 장기채는 없고 다 단기채에요. 그러니 증시가 폭락하든 말든 KB증권 계좌는 채권 평가 금액 올라갔다고 빨간색이었어요. DHY가 하락하기는 했지만 DHY 주가 자체가 2천원대에 1주밖에 없어서 DHY 하나 흔들리는 것 따위는 아무 티도 안 났어요.

 

 

KB증권에서 채권 투자 감사 카카오톡 메세지가 왔어요. 공모주 환불금 투자 이벤트를 노리고 매수한 한진91-2 채권 매수와 관련된 메세지였어요.

 

"이거 이벤트 참가되었나보다."

 

KB증권에서 회사채 매수할 때 계속 주문 체결 메세지만 왔어요. 이렇게 채권 투자해서 감사하다는 메세지는 한 번도 못 받아봤어요. 항상 1주, 2주만 매수하다가 100만원어치 매수해서 금액이 어느 정도 되니까 왔을 수도 있지만 왠지 이벤트 때문에 온 것 같았어요.

 

"이러면 엘지엔솔 공모주 청약으로 대충 25000원 확보되었네."

 

KB증권 공모주 퀴즈 이벤트로 5천원 받았고,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해서 받은 쿠폰 중 국내주식 쿠폰 5천원과 해외주식 쿠폰 5천원을 현금화해서 1만원 정도 챙겼어요. 공모주 청약 환불금 투자 이벤트까지 제대로 되었다면 신세계 상품권 1만원을 받을 거였어요. 이러면 총 25000원 조금 안 되는 공돈을 확보했어요. LG에너지솔루션이 공모가만 지켜주면 설령 LG에너지솔루션에서 아무 재미 못 보고 원금만 찾아서 나온다고 해도 어쨌든 수익내고 나올 수 있었어요.

 

 

KB증권 수시 RP를 매수했어요.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상장일에 바로 1주 받은 것을 팔아치우고 50만원 맞춰서 인출하기로 했어요. 상장일 당일에 매도하면 매도대금은 설 연휴 다음날인 2월 3일에 계좌로 입금될 거였어요. 그날 KB증권 계좌에서 50만원 인출하면 KB증권 계좌 현질 금액이 깔끔하게 100만원으로 맞춰져요.

 

 

KB증권 총 자산 조회를 해보니 항목이 4개가 되었어요. 해외주식 쿠폰 현금화 때문에 SFY 1주를 샀다 팔아서 인출할 수 없는 예수금이 18,415원 생겼어요. 이 돈은 1월 27일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일에 인출 가능 금액으로 바뀔 예정이었어요.

 

 

어떤 채권이 RP 종목으로 매수되었는지 봤어요. 농업금융채권(은행)20 채권이었어요.

 

"배당금 들어왔다."

 

 

미국 하이일드 채권 ETF DHY의 2022년 1월 분배금이 입금되었어요. 1센트였어요. 이것도 돈을 벌어오고 있었어요.

 

 

토스증권에서 알람이 울렸어요. SK증권 잠정실적이 발표되었다는 내용이었어요. 2021 영업이익이 493억으로, 2020년보다 302% 상승했다고 했어요. 그래봐야 주가가 오를 리 없었어요. 왜냐하면 한국 주식이니까요.

 

"평화롭네."

"응."

"불구경 재미있어?"

"응, 너무 재미있어!"

 

KB증권 계좌와 한국 증시 인외마경 코스피 지옥도 코스닥 무간지옥을 바라봤어요. 세상에 강 건너 불구경만큼 재미있는 것도 없어요. 양반도 불구경, 싸움구경은 못 참고 본다고 하잖아요. 내가 당하면 비극이지만 남이 당하면 희극이에요. 역시 한국 주식은 하는 게 아니에요. KB증권 계좌는 조용히 제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어요. 아주 평화로웠어요. 뉴스에서는 2700이 저점이라고 떠들어대고 있었어요. 종합주가지수야 언젠가 기다리면 올라가겠죠. 제대로 짓밟힌 개별종목들 주가가 문제죠. 역시 작년에 한국주식 개별주 싹 정리하고 절대 손대지 않기로 결심한 게 아주 현명한 선택이었어요.

 

'LG에너지솔루션만 잘 해결되면 되는데...'

 

하지만 만약 엘지엔솔이 상장가를 하회해서 물려버리면 KB증권과의 행복은 산산조각날 거였어요. 이제 바로 다음날인 1월 27일이 대망의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일이었어요. 24시간도 안 남았어요.

 

'욕심 안 부릴께요. 30만원만 찾아서 나오게 해주세요.'

 

남들은 따상 기대하며 바라보고 있는 엘지엔솔. 그러나 저는 처음부터 오직 KB증권 공모주 청약 이벤트 공돈만 먹고 나오겠다는 생각으로 청약했어요. 제발 무사히 30만원만 찾아나와서 KB증권 공모주 청약 이벤트 공돈 잘 챙겨나오는 해피엔딩으로 끝나기를 바랬어요. 따상하든 말든 내 알 바 아니에요. 오직 공모주 청약에 들어간 30만원. 그것만 무사히 잘 찾아나오면 되었어요. 그래도 이벤트 공돈으로 25000원 번 셈이니까요. 그리고 이 이벤트 25000원 먹고 나오는 게 원래 목표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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