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2일 저녁이었어요.
"오늘은 배당금 들어오겠지?"
2021년 7월 30일, 7월 마지막 날이었어요. 이날은 세계적으로 증시 상황이 별로 안 좋았어요. 차트 보고 매매하는 사람들이 잘 하는 말을 인용하자면 월봉 마지막 날이었어요. 월봉 형태가 결정되는 날이라 변동성이 커지기 좋은 날이라고 해요. 이 말이 아주 근거 없는 차트판 그림쟁이들 미신이라고 보기는 어려워요. 왜냐하면 월별 종가가 결정되는 날이니까요.
세계적으로는 중국 증시 악재로 인해 여기저기에서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하고 있었어요. 중국과 연관된 많은 회사 주가가 하락했어요. 한국 증시는 폭탄을 맞아서 코스피 종합주가지수는 3200포인트에 턱걸이했어요. 중국 좋아하더니 제대로 중국에 발목잡혀 빨려들어가는 모습이었어요. 여기에 한국 증시는 8월 금리 인상 이슈에 6월 중순부터 시작된 달러 강세 랠리까지 겹쳐 있었어요.
2021년 7월 30일에 미국 지수도 하락하는 것을 보고 미국 주식을 매수하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이때는 SPY 배당금이 입금되지 않았어요. 원래 SPY 배당금 입금기준일은 미국 기준 7월 30일이었어요. 그렇지만 이날 안 들어왔어요.
"배당 들어오는 날이 조금씩 차이 있네?"
키움증권 배당금 입금일을 보면 어쩔 때는 미국 기준일에 맞춰서 들어오고 어쩔 때는 미국 기준일보다 하루 정도 늦게 들어와요. 기준은 모르겠어요. 때 되면 들어오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있어요. 작년에는 하루 내지 이틀 늦게 입금되었는데 올해는 상당히 빨리 입금되고 있어요. 그런데 이번 SPY 분배금은 8월 2일 되어서야 입금되었어요.
2021년 8월 2일 저녁이 되자 드디어 미국 최초 지수추종 ETF SPY - SPDR S&P 500 Trust ETF 2021년 2분기 분배금이 입금되었어요.
미국 SPY ETF의 2021년 2분기 분배금 분배락일은 2021년 6월 18일이었어요. 분배금 지급기준일은 2021년 7월 30일이었어요. 키움증권은 SPY 분배금을 8월 2일에 입금해줬어요. 이렇게 보면 매우 오래 걸린 것 같지만 7월 30일이 금요일이었어요. 그래서 하루 밀리자 바로 주말이 되어서 월요일인 8월 2일에 입금되었어요.
미국 최초 지수추종 ETF SPY - SPDR S&P 500 Trust ETF 2021년 2분기 분배금은 1주당 세전 1.376달러였어요. 실제 수령하는 금액인 세후 수령액은 1주당 1.17달러였어요. 저는 SPY를 10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11.70달러를 분배금으로 지급받았어요. 이번에는 미국에 세금을 2.06달러 납부했어요.
"이제 미국 주식에 제대로 돈 넣어볼까?"
2020년부터 미국 주식 투자를 시작했어요. 지수추종도 하고 개별주도 했어요. 그렇지만 정말 소액만 집어넣었어요. 주식 투자에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했어요. 더욱이 미국 주식은 환율 문제도 같이 있었어요. 2020년은 3월에 환율이 1200원을 돌파하고 5월에 1240원 넘게 재차 상승한 후에 주구장창 하락했어요. 가끔 반등이 있기는 했지만 크게 보면 계속 하락했어요. 그래서 실제 미국 주식에 투자한 돈은 원화로 환산해서 봤을 때 그렇게 크게 재미를 보지는 못했어요.
'미국한테서 평생 연금이나 받아야지.'
미국 지수추종 ETF에 목돈을 넣어놓고 지금부터 연금을 받기로 결심했어요. 미국 지수추종 ETF는 보통 3개월에 한 번씩 분배금이 나와요. 미국 지수추종 ETF를 연금 보험이라고 생각하고 돈을 집어넣어놓고 가만히 놔두면 언젠가는 주가가 올라서 원금도 불어날 거에요. 게다가 당장 분배금을 3개월마다 받기 때문에 나이 불문 바로 연금처럼 분배금을 받을 수 있어요. 물론 엄청나게 많이 넣지 않으면 얼마 안 되는 돈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은행에 저축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엄청나게 더 좋아요.
만약 장기적으로 우상향하기만 한다면 당연히 지수추종 ETF에 돈을 넣어놓는 것이 훨씬 더 좋아요. 갑자기 목돈이 필요해서 주식을 팔아치워야할 일만 없으면 되요. 이것만 조심하면 되요. 어차피 은행 예금으로 있는 돈이나 주식 매수한 돈이나 다 숫자에 불과해요. 현찰로 쌓아놓고 매일 감상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돈은 사용할 때 의미가 있지, 평소에는 데이터 숫자 쪼가리나 마찬가지에요. 그렇기 때문에 만에 하나 정말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갑자기 목돈이 필요해서 급히 돈을 만들어야 할 상황만 잘 피해간다면, 그리고 지속적으로 우상향한다면 당연히 지수추종 ETF에 돈을 넣어놓고 푹푹 묵히는 것이 은행보다 압도적으로 좋아요.
이것은 심지어 박스피와 공매도로 악명높은 한국 증시에도 적용되요. 박스피 기간에도 조금씩 저점은 올라왔어요. 그러다 작년에 지수가 갑자기 폭등했어요. KODEX200, TIGER200 같은 한국 증시 지수추종 ETF에 돈을 넣어놓고 가만히 놔뒀다면 자산이 꽤 많이 불어났을 거에요.
2020년에는 이런 것을 알고 있었지만 한 번에 크게 돈을 집어넣을 엄두가 안 났어요. 이론으로 아는 것과 실제 하는 것은 달라요. 경험이 없어서 머리로는 알지만 섣불리 큰 돈을 넣을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1년을 공부하고 관찰해보고 직접 경험해보니 괜찮겠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나름대로 주식 시장에서 경험치가 생겼어요.
'SPY도 10주 만들까?'
VOO와 IVV는 각각 9주씩 매수해서 10주씩 들고 있었어요. 이제 SPY 차례였어요. VOO와 IVV는 작년 봄에 각각 1주씩 매수했어요. 이때는 미국 증시가 3월 폭락을 완전히 회복 못 했을 때였어요. 배당률도 상당히 좋게 찍히던 때였어요. 2021년 4월에 VOO와 IVV 를 각각 9주씩 매수했지만 지난해에 사놨던 VOO와 IVV는 이제 다시는 못 볼 저점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들어갈 때 별 부담이 없었어요. 그러나 SPY는 2020년 10월달에 매수했어요. 이것은 VOO, IVV만큼 많이 오르지 못했어요. 9주 매수한 후 미국 증시가 조금만 하락하면 바로 손실로 넘어갈 수 있었어요.
'이것도 매일 1주씩 매수해야겠다.'
SPY 주가는 410달러대였어요. SPY를 매일 1주씩 매수하기 시작했어요. 어떤 날은 1주 매수하고 어떤 날은 2주 매수했어요. 그렇게 9주를 매수해서 10주 채웠어요. 환율은 1100원대였어요.
'이제 제발 올라라.'
2021년 4월 30일, SPY 10주를 다 채웠어요. 이제 올라야 했어요. VOO, IVV, SPY 모두 9주씩 매수했어요. 이 기간 동안은 주가가 오르는 것이 그렇게 달갑지 않았어요. 주가가 오르면 매수할 때 필요한 돈도 더 많이 필요해지기 때문이었어요. 그렇지만 이제 매수 작업 다 끝났어요. 이제부터는 시원하게 올라주기를 간절히 바라기 시작했어요. 원래 사람이 그래요. 내가 살 때는 싸야 하고 내가 샀으면 올라야 해요.
다행히 SPY 주가는 상승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크게 속썩인 적 없었어요. 뒤돌아보면 조금씩 올라가 있었어요.
그러다 2021년 6월이 되었어요. 이때부터는 미국 S&P500 지수도 상승하고 달러-원 환율도 상승하기 시작했어요. 어리둥절했어요. 작년 내내 환율이 하락하는 것만 봐왔어요. 5월만 해도 1120원 넘을까 말까 간 보는 수준이었어요. 그런데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기 시작하더니 7월 들어서서는 1150까지 넘어섰어요. 언론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1160원도 돌파할 수 있다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2021년 6월 배당락일이 잘 지나갔어요. 이제 7월 30일에 배당금이 입금되기를 기다리면 되었어요. 배당금이 들어오면 원금 일부 회수 효과가 있어요. 다른 지수추종 ETF는 전부 배당금이 입금되었고, SSGA가 운용하는 SPY와 MDY, 그리고 Invesco가 운용하는 QQQ만 배당금이 7월 30일에 입금될 예정이었어요.
7월 30일이 되었어요. MDY 분배금은 들어왔어요. 그러나 SPY 분배금은 안 들어왔어요. 희안한 일이었어요. SPY와 MDY 분배금 지급일은 똑같이 7월 30일이었어요. 게다가 둘은 운용사도 같았어요. 그런데 MDY 분배금은 입금되고 SPY 분배금은 입금되지 않았어요.
8월 2일이 되었어요. 키움증권 증권계좌에는 원화로 80만원 조금 넘게 있었어요. 이 돈은 나중에 미국 주식 투자하려고 따로 빼놓은 돈이었어요. 순전히 수익만 따진다면 페퍼저축은행 페퍼룰루 파킹통장에 넣어놓는 것이 더 좋았어요. 그러나 돈 섞이는 것이 싫어서 이것은 따로 키움증권 증권계좌에 넣어놓고 원화 RP를 돌리고 있었어요.
'단타나 칠까?'
정말 오랜만에 단타나 한 번 치기로 했어요. 이상한 개잡주는 안 건드리기로 했어요. 물리면 그냥 뭉쓰고 버티며 가치투자자로 변신하기 좋은 지수추종 ETF로 단타치기로 했어요. 그래서 고른 종목은 KOSPI200 지수 추종 ETF인 KODEX200 ETF였어요.
여유롭게 세 판 쳤어요. 1180원 땄어요. 이 정도면 되었어요. 돈 벌려고 친 게 아니라 모처럼 재미로 게임 즐기듯 즐기려고 한 거였어요.
저녁이 되자 드디어 SPY 분배금이 들어왔어요.
"이제 SFY 매수해야지."
SPY 분배금 들어온 것으로 미국 S&P500 지수 추종 ETF 중 가장 가격이 저렴한 ETF인 SFY를 1주 매수하기로 마음먹었어요. 7월에 다른 ETF로 받은 분배금과 SPY 분배금을 합치자 SFY 1주 살 돈이 되었어요.
미국 최초 지수추종 ETF SPY 분배금으로 SFY 1주를 매수했어요. 분배금도 미국 지수추종 투자에 투입되었어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ETF 분배금으로 미국에서 S&P500 지수 추종 ETF 중 가장 저렴한 ETF를 매수했어요. 최고와 최고의 만남이었어요.
참고로 SPY는 미국 최초 지수추종 ETF에요. 1993년 1월에 미국 증시에 상장되었어요. 세계 최초의 ETF는 아니에요. 세계 최초의 ETF는 캐나다 증시에 상장되었어요. 과거부터 캐나다 증시는 실험적인 상품이 먼저 상장되는 증시였던 모양이에요. 최근에는 비트코인 ETF가 캐나다 증시에 상장되었어요.
SSGA는 미국 증시에 최초로 ETF를 상장시킨 자산운용사에요. 미국 대형주 지수인 S&P500 지수 추종 ETF인 SPY ETF가 상장된 후 안정적으로 운용되고 인기가 꽤 좋자 1995년 5월 4일에 이번에는 미국 중형주 지수 S&P400 지수 추종 ETF인 MDY ETF를 미국 증시에 상장했어요. 2005년 11월 8일에는 미국 소형주 지수 S&P600 지수 추종 ETF인 SLY를 미국 증시에 상장했어요. 그리고 미국 전체 주식 시장 추종 ETF로 SPTM을 2000년 10월 4일에 미국 증시에 상장했어요. SPTM은 2020년 1월 24일부로 미국 전체 주식 시장 지수인 S&P1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변경되었어요.
더 놀라운 사실은 블랙록, 뱅가드가 ETF 시장에 진출한 역사가 SSGA에 비해 매우 늦다는 점이에요. 블랙록은 2000년 5월 15일에 S&P500 지수 추종 ETF인 IVV를 상장시켰고, 뱅가드는 2010년 9월 7일에야 S&P500 지수 추종 ETF인 VOO를 상장시켰어요. 뱅가드는 자체 지수를 이용한 상품부터 먼저 출시했기 때문에 S&P500 지수 추종 ETF 출시가 상당히 늦었어요. 뱅가드가 운용하는 ETF 중 S&P500 지수 추종 ETF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VV ETF 출시일은 2004년 1월 27일이에요.
SSGA는 SPY와 MDY를 운용한 기간은 상당히 길어요. 인지도도 상당히 높을 뿐더러 운용사의 안정적인 운용 능력과 경험도 중시하는 기관이 접근하기 매우 좋아요. 그래서 SPY는 개인도 많이 매매하고 투자하지만 세계의 초대형 기관들도 많이 매매하고 투자해요. 그래서 SPY는 세계에서 가장 거래량 많은 ETF에요.
SPY ETF 분배금을 받기 위해서는 이제 또 3개월을 기다려야 해요. 조용히 또 기다릴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