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서울

서울 종로구 익선동 한옥거리 랜드마크 카페 - 마당플라워카페

좀좀이 2021. 1. 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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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전, 서울에서 여기저기 막 관광지로 개발될 때였어요. 젠트리피케이션이 진행되면서 여기저기 새로운 관광지로 뜨기 시작했어요. 북촌 한옥마을은 이미 매우 많이 떠서 부작용이 보도되기 시작할 때였어요. 북촌 한옥마을의 흥행 성공에 힘입어 서울에서 새로운 한옥 마을 관광지 개발붐이 일었고, 이때 북촌 한옥마을에 이어 한옥거리로 유명해진 곳이 바로 종로구 서촌과 익선동 한옥거리였어요.


서울 종로구 익선동이 처음 뜰 때였어요. 사람들이 익선동 한옥 카페 예쁘다고 사진도 많이 올리고 글도 많이 올렸어요. 제 블로그 지인들도 익선동 가서 놀고 사진 찍고 글 써서 올리곤 했어요. 익선동 한옥거리가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어요. 사진과 글을 보면 엄청나게 예쁘고 좋은 곳처럼 보였어요. 카페도 예쁘고 골목 사진도 예뻤어요. 서울을 엄청 많이 돌아다녔는데 왜 이런 곳이 있는 줄 여태 몰랐는지 의문이었어요.


"익선동? 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익선동은 처음 들어보는 곳이었어요. 서울에서 웬만큼 유명한 곳은 대체로 다 가본 상태였어요. 24시간 카페 찾아다닌다고 서울 전역을 누비며 돌아다녔어요. 제대로 안 돌아다녀본 곳이라면 강남4구 -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강동구 뿐이었어요. 나머지는 웬만큼 돌아다녔다고 할 수 있는데 '익선동'이라는 동네는 처음 듣는 동네였어요. 그런 동네가 서울에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어요.


"익선동이 종로구? 종로구면 내가 질리도록 가본 곳인데?"


익선동이 종로구에 있다는 사실에 더 놀랐어요. 종로구는 진짜 많이 돌아다녔어요. 강북권의 중심지는 종로구라서 서울에 놀러갈 때는 대부분 종로구, 중구에서 놀았어요. 이쪽은 웬만한 곳은 다 가봤어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몇 년을 계속 갔는데 단 한 번도 '익선동'이라는 동네는 들어본 적이 없었어요.


"익선동 어디 있는 거지?"


익선동이 어디 있는 동네인지 찾아봤어요. 위치를 보고 엄청나게 놀랐어요. 익선동 위치는 낙원상가 근처였어요. 이쪽은 몇 번 가본 적 있었어요. 그런 게 있을 만한 곳이 아니었어요.


"저기 맞아?"


하도 궁금해서 직접 찾아가봤어요. 크게 실망했어요. 사진에 완전 속았어요. 진짜 별 거 없는 곳이었어요. 애초에 그런 게 있을 수 있는 동네가 아니었어요.


이후 이쪽 동네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면서 익선동은 더욱 안 가게 되었어요. 익선동 한옥거리와 이어지는 종로3가역 5호선 출구가 서울 강북권에서 문화적 게토 지구였어요. 예전부터 동성애자 집결지로 유명한 곳이었고, 바로 길 건너에는 그 유명한 종로3가 돈의동 쪽방촌이 있었어요. 바로 근처에는 노인 빈민 집결지 파고다 공원이 있었구요. 노인 빈민 문화와 동성애자 문화와 쪽방촌이 결합된 서울 종로의 사실상 '격리된' 지역이 바로 익선동 한옥거리 및 그 일대였어요. 애초에 익선동 한옥거리도 한옥 쪽방이 있던 곳이었어요.


가끔 가기는 했지만 갈 때마다 실망하는 곳이 익선동이었어요. 관광객은 많은데 볼 것은 하나도 없는 곳이었어요. 그렇다고 커피, 음식이 저렴한 곳도 아니었어요. 주변에 익선동 외에 다른 볼거리가 풍부한 것도 아니었어요. 익선동 주변은 칙칙한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 존재하는 곳이에요. 탑골공원 노인 문화 세력권과 돈의동 쪽방촌 문화 세력권이 굳건히 자리잡고 있는 곳이에요. 익선동에서 나와서 즐겁고 쾌활하게 시간을 보내려면 최소 멀리 떨어져 있는 광화문까지 가야 했어요. 도대체 관광객들이 익선동으로 왜 가는지 이해가 안 되었어요. 여기가 왜 이렇게 뜨고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가는지 알 수 없었어요. 포인트고 랜드마크고 아무 것도 없는 칙칙한 동네였어요. 익선동 갈 바에는 연남동 가는 것이 훨씬 재미있었어요. 익선동은 인스타그램이 만든 거품의 최고봉이라 해도 될 정도였어요.


그러다 익선동에 카페 하나가 생겼어요. 지붕에 색색의 우산이 매달려 있고 가게 앞에 여러 가지 식물을 판매하는 플라워카페였어요. 거기는 사람들이 사진 찍고 구경하느라 완전 미어터졌어요.


서울 종로구 익선동 한옥거리 랜드마크 카페 - 마당플라워카페


익선동 검색하면 위 사진과 같은 풍경사진을 반드시 보게 될 거에요. 바로 저것이 생기면서 익선동 분위기가 확 달라졌어요. 드디어 '랜드마크'라고 부를 만한 곳이 생겼어요. 그 전에는 익선동 올 때마다 아무 특징 없는 곳이라고 여겼어요. 솔직히 사진 하나 제대로 찍을 만한 포인트가 없었어요. 한옥 사진 찍고 싶으면 북촌 한옥마을 가는 것이 훨씬 나았어요. 관광객은 많은데 정작 볼 것은 별 거 없는 곳이 익선동이었어요. 그런데 가게 지붕에 색색의 우산을 매달아놓고 가게 앞에 여러 식물을 판매하는 카페가 생기자 경관 자체가 크게 달라졌어요. 드디어 '포인트'라고 부를 만한 곳이 생겼어요.


그 카페가 바로 마당플라워카페였어요. 카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많겠지만 익선동 대표 이미지로 기억하는 사람은 엄청나게 많을 거에요. 마당플라워카페가 익선동 한옥거리 뷰의 포인트이자 랜드마크로 자리잡자 익선동 분위기가 엄청나게 달라졌어요. 익선동 주변 암울한 풍경과 극단적인 대비를 이뤄서 더욱 돋보였어요. 사진을 거지같이 찍어도, 발로 찍어도 나름 예쁘게 나오는 익선동 최고의 포토존이었어요.


"저기 꼭 가봐야겠다!"


마당플라워카페가 실제 어떤 카페인지는 중요하지 않았어요. 익선동 랜드마크라는 점 하나면 충분했어요. 마당플라워카페가 생기기 전과 후의 익선동 한옥거리 모습은 아주 극과 극이었어요. 익선동 주변 특유의 암울하고 암담한 분위기를 매우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카페는 더욱 찬란하고 돋보였어요.


사람이 너무 많다.


그러나 갈 기회가 쉽게 생기지 않았어요. 익선동은 항상 사람이 많았어요. 웬만한 좋은 카페는 항상 만석이었어요. 자리가 있어도 대부분 자리가 차 있었기 때문에 안에서 사진을 찍기 어려웠어요. 특히 마당플라워카페는 그 앞에서 사진 찍는 사람이 상당히 많아서 그쪽을 지나가는 것 자체가 일이었어요. 여기는 밤에 가야 예쁜데 밤에 가면 이미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어요.


그러다 올해 11월이 되었어요. 슬슬 분위기가 다시 나빠지고 있었어요. 해는 많이 짧아졌어요.


'지금이 찬스 아닌가?'


만약 상황이 더 나빠진다면? 카페에서 실내 취식이 안 될 거에요.

만약 상황이 개선된다면? 예전처럼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공간 즐기기 나쁠 거에요.


익선동 랜드마크 카페인 마당플라워카페를 가려면 11월에 가야 했어요. 이때 아니면 또 언제 가기 좋을 때가 올 지 몰랐어요. 상황이 악화되면 또 8월말~9월초처럼 카페에서 음료만 마실 수 없을 거였어요. 정말 천우신조로 상황이 개선된다면 이번에는 사람들이 엄청 몰려나올 거였어요. 사람들이 몰려 나오면 이 카페도 또 맨날 사람이 바글바글할 거였어요. 그러면 실내에서 사진 찍고 놀기 매우 나빠질 거였어요. 사람들이 별로 없고 카페 안에서 음료만 마셔도 될 때 가야 했어요.


게다가 해도 짧아졌어요. 마당플라워카페는 어둠이 내리깔린 후에 가야 더 예뻐요. 여름에는 해가 길어요. 밤 8시 반이나 되어야 제대로 예쁜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그렇지만 11월은 해가 많이 짧아진 때이기 때문에 6시 조금 넘어서 가면 이미 충분히 어두워진 때였어요.


"여기는 지금 꼭 가야겠다!"


계속 미뤄오던 서울 종로구 익선동 한옥거리 랜드마크 마당플라워카페를 가보기로 했어요.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하는 법이거든요.


마당플라워카페


서울 종로구 익선동 한옥거리 랜드마크 카페인 마당플라워카페로 갔어요.


서울 관광 명소


안으로 들어갔어요. 한옥과 꽃의 조화였어요. 밖에서 보는 것도 아름다웠지만 실내 내부 공간도 매우 예뻤어요.


서울 종로구 익선동 한옥거리 랜드마크 카페


서울 플라워카페


"진짜 잘 왔다!"


서울 종로구 익선동 한옥거리 랜드마크 카페인 마당플라워카페 안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어요. 좌석 자체가 그렇게 많지 않은 카페인데 마침 사람이 매우 없을 때 왔어요. 예전이었다면 여기도 사람이 가득했어요.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사람 자체가 별로 없었고, 여기에 저는 시간도 사람들이 카페 올 시각이 아니라 밥 먹으러 갈 시각에 맞춰서 왔어요. 덕분에 사진 찍고 내부 구경하기 매우 좋았어요.


서울 여행


익선동 한옥거리


마당플라워카페는 이름대로 플라워카페였어요. 카페 안에서 생화와 드라이 플라워를 판매하고 있었어요. 아주 작은 안개꽃으로 만든 꽃다발도 있었고, 드라이 플라워를 종이에 붙여서 직육면체 플라스틱 케이스에 넣어놓은 장식 소품도 있었어요.


서울 종로구 익선동 한옥거리


서울 익선동 카페


마당플라워카페 - 서울 익선동 랜드마크


음료 가격은 조금 비싼 카페 가격이었어요. 저는 장미향이 나는 커피를 마셨어요. 꽤 맛있게 마셨어요. 카페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리는 맛이었어요. 커피에서 꽃 향기가 살살 퍼져서 꽃이 많은 공간 분위기까지 같이 마시는 기분이었어요.


매우 만족스럽게 공간을 마시며 시간을 보냈어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와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이후 수도권은 카페 내부에서 음료만 마실 수 없게 되었어요. 12월에 혼자 서울을 돌아다니다 익선동을 가봤어요. 익선동은 완전히 죽음의 공포에 지배당하 공간처럼 되어버렸어요. 문 닫은 카페도 있고 아예 내부 공사에 들어간 곳도 여러 곳 있었어요. 그 와중에도 마당플라워카페는 여전히 빛나고 있었어요. 실내에서 음료만 마시는 것은 안 되고 음식을 주문해야만 실내에서 먹을 수 있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어요.


서울 종로구 익선동 랜드마크 카페인 마당플라워카페는 익선동 전체 분위기를 확 바꿔놓은 랜드마크 카페라서 한 번은 가볼 가치가 있어요. 익선동 풍경 중 색색의 우산이 매달려 있는 익선동 풍경 하이라이트가 바로 마당플라워카페에요. 카페 이름은 몰라도 그 풍경을 기억하는 사람은 매우 많을 거에요. 올해 상황이 다시 좋아지면 마당플라워카페는 꼭 다시 가볼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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