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3일 금요일 저녁, 한국투자증권에서 카카오톡 메세지가 왔어요. 카카오톡 메세지를 확인해봤어요. 이번에도 어김없이 DHY 분배금이 들어왔어요.
미국 투기 등급 채권 ETF DHY - 크레딧 스위스 하이일드 본드 펀드의 2020년 12월 분배금은 2센트였어요. DHY 분배금은 꾸준히 2센트를 유지하고 있었어요.
"이번에는 환전할까, 말까?"
조금 고민되었어요. 어차피 2센트라서 환전을 바로 하든 안 하든 별 상관없었어요. 2센트는 50원 기준으로 환전할 때 금액에 차이가 나요. 1150원이면 23원이 들어오고, 1100원이면 22원이 들어와요. 2센트 환전할 때는 원-달러 환율이 50원 단위마다 차이가 발생하는데 원-달러 환율이 한 번에 50원 움직이는 일은 별로 없어요. 말이 좋아 1달러에 50원 움직이는 거지, 이게 비율로 보면 약 5% 수준이에요. 환율이 5% 움직이면 엄청나게 크게 움직인 거에요. 환율이 한 달 사이에 5% 움직이면 뉴스마다 환율 움직임 심상치 않다고 대서특필되요.
'이번에는 환전하지 말고 그냥 다음달 것까지 모아서 환전할까?'
다음달에도 2센트가 들어온다면 한국투자증권 계좌에 4센트가 쌓일 거였어요. 4센트가 쌓이면 원-달러 환율 25원마다 1원씩 움직여요. 지금 당장 환전해봐야 22원 받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굳이 지금 환전할 필요가 있나 싶었어요. 20원이면 아무리 석 달 동안 한국투자증권 증권계좌에 고이 방치해놔도 예치금 이용료로 받는 돈도 아무 것도 없어요. 주식 및 채권 거래를 활발히 한다면 22원도 나름 요긴하기는 해요. 주식 거래세 뜯기는 거에서 22원은 바로 이 2센트를 환전한 22원으로 대충 퉁칠 수 있으니까요. 채권 매수할 때 22원은 한국투자증권이 준 DHY의 배당금 썼다고 여길 수 있구요. 그렇지만 이것도 사실 그렇게 큰 의미는 없었어요.
'다음달에 달러 매도 가격이 1125원까지 갈까?'
참 애매했어요. 지금 원-달러 환율이 매우 낮은 상태라는 의견도 많지만 1100원 아래로 떨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거든요. 지금은 환율이 조금 올라와 있는 상태이기는 하지만 언제 다시 낮아질 지 몰라요. 미국은 어쨌든 양적 완화를 할 거고, 경기 부양을 위한 각종 지원책으로 돈을 시중에 풀 거니까요. 그러면 달러는 약세가 될 수 있어요. 달러가 다른 통화보다 많이 풀리면 달러 약세가 되는 거니까요. 환율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거라서요.
'이 2센트를 어떻게 할까?'
환전을 해도 되고 안 해도 되었어요. 차라리 금액이 2센트가 아니라 2달러라면 빠른 판단을 내렸을 거에요. 2달러면 환율이 0.05%만 움직여도 1원이 바뀌니까요. 1원 자체가 별 거 아니기는 해도 환전할 때는 이것이 은근히 신경쓰여요. 아무래도 보다 더 많이 이득보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고, 이득이 작다 해도 일종의 승부로 여기게 되는 게 사람의 심리에요. 그런데 2센트. 이건 내일 판단해도 되고 모레 판단해도 되요. 하루만에 환율 5% 움직이면 나라 뒤집어져요.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하루에 환율이 5% 움직이는 일은 없어요. 그렇게 움직이면 나라 망했냐는 소리가 온 세상을 뒤덮을 거에요. 달러 강세로 하루에 환율 5% 오르면 한국 망하냐고 할 거고, 원화 강세로 하루에 환율 5% 오르면 미국 망하냐고 할 거에요. 그러나 그런 일은 일생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에요. 이 말이 감이 별로 안 온다면, 지금 원-달러 환율이 1달러에 1100원 수준인데 이틀간 연속 5% 오르면 바로 1200원 되요. 어마어마하죠.
'환율 지금 얼마지?'
2020년 12월 23일 오후 5시 18분. 환율 적용이 얼마로 되는지 봤어요. 원-달러 기준환율은 1107.39원이었어요. 우대율 80% 적용받아서 매도환율은 1105.17원, 매수환율은 1109.60원이었어요. 저는 2센트를 매도할 것이기 때문에 1105.17원이 적용될 거였어요.
당연히 환전하면 22원 들어올 거였어요.
'이건 굳이 지금 할 필요 없겠는데?'
지금 급히 환전할 필요가 없었어요. 4센트 모아서 환전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어요. 주식이나 채권 매수할 게 있다면 바로 환전하겠지만 이미 장이 끝났기 때문에 그럴 필요도 없었어요.
"한국투자증권은 계좌 만들면 매달 20원씩 주네."
한국투자증권 뱅키스 어플 설치하고 비대면 계좌로 계좌 개설한 후 해외주식 이벤트 신청하면 지금도 DHY 1주를 주고 있어요. 이쯤 가면 한국투자증권이 DHY를 대체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는지 궁금해질 지경이에요. 한국투자증권이 작은 증권사도 아니고 큰 증권사인데 제가 DHY 를 받았던 2020년 봄부터 지금까지 계속 해외주식 거래신청하면 DHY 1주 주는 이벤트를 계속 하고 있어요.
사실 생각해보면 DHY는 대충 2400원 정도니까 240만원이면 1000주에요. DHY 1주 가격은 지금 2.3달러 정도이고 이것이 ETF이기 때문에 한정된 이벤트 예산으로 상당히 많은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을 거에요. 물론 받는 쪽에서도 이건 월배당이니 좋기는 해요. 계좌에 매달 20원 정도 꽂아주니까요. 그깟 20원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주식 거래 해보면 바로 그 20원 때문에 대참사 맞는 일도 비일비재해요. 물렸다가 올라와서 본절가 근처에 왔는데 그 마이너스 20원 때문에 손절 못 치고 어버버하다가 다시 처박는 경우도 많거든요. 주식 거래 안 해본 사람은 이게 잘 안 와닿을 거에요. 하지만 실제 해보면 그래요. 빨간 불에 팔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고, 마이너스 20원 상태라면 주식에 따라 한 틱만 움직이면 바로 약간 수익내고 털어버릴 수 있는 상황이거든요. 오히려 이런 곳이 더 힘들어요. 화끈하게 떨어지면 빨리 손절쳐버리니까 시간이라도 아끼는데 어정쩡하게 마이너스 20원 같은 거 떠서 빌빌거리고 있으면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지금까지는 계속 미국 투기 등급 채권 ETF DHY - 크레딧 스위스 하이일드 본드 펀드 배당금이 들어오면 바로바로 환전했어요. 그러나 이번에는 한 번 쉴까 하고 있어요. 어차피 2센트니까 다음에 받아서 4센트 만들어서 환전한다고 딱히 달라질 건 없어보이거든요. 당장 주식 거래를 또 할 건 아니라서 2센트를 22원으로 바꿔놔야할 이유도 없구요. 만약 지난주에 들어왔다면 그때는 재미로 주식 거래를 깔짝깔짝 하고 있었기 때문에 망설임없이 바로 바꿨을 거에요.
'내년부터는 DHY나 매달 1주씩 매수할까?'
한 번 생각해봐야겠어요. 월배당이라서 환차손 영향을 아무래도 덜 맞거든요. 제일 허접한 공격 유닛도 물량 엄청 만들면 강력해요. 한 달에 1주씩 매수하면 2천원 남짓이니 부담도 없고, 바로 다음달부터 배당금이 들어오기 시작하니 달러 기준으로 원금 회수도 상당히 빠른 편이에요. 크레딧 스위스 투자은행이 120개월 내에 DHY를 없애고 원금 돌려주는 일만 발생하지 않으면 120개월이면 달러 기준으로 봤을 때 배당금만으로 원금 다 회수해요. 미국 달러 기준 10년에 2배면 나름 해볼만하기는 한데요.
어떻게 보면 올해 최고의 발견이었어요. DHY를 빨리 매수했다면 올해 상당히 재미봤을 거에요. 그런데 지금은 제가 이것 처음 받았을 때에서 많이 올랐어요.
DHY를 알아놓으면 좋은 점 중 하나가 증권사들은 1년 동안 미국 주식 거래 내역이 1회 있어야 미국 주식 거래시 혜택이 유지되요. 이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 주식 1회 거래할 때 그냥 생각없이 DHY 1주 사놓는 것도 방법이에요. 사자마자 바로 팔아도 2달러 수준이라 별 거 없고, 매수 후 팔지 않고 놔두면 매달 2센트씩 따박따박 배당금 나오거든요. 미국 주식을 몇십만원~몇백만원 수준으로 해서 배당금 받았을 때 배당금 모아서 DHY 1주 사놓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매수일 / 배당일 |
매수가격 / 종가가격 |
세후배당금 (세전) |
2020/04/21 |
1.8 (1.79) |
- |
2020/05/25 |
1.89 |
0.02 |
2020/06/23 |
1.97 |
0.02 |
2020/07/24 |
2.02 |
0.02 |
2020/08/24 |
2.12 |
0.02 |
2020/09/23 |
2.18 |
0.02 |
2020/10/23 |
2.12 |
0.02 |
2020/11/26 |
2.31 |
0.02 |
2020/12/23 |
2.29 |
0.02 |
참고로 키움증권에 있는 DHY 1주는 내일 배당금 2센트가 들어올 예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