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하락장부터 시작해서 외국인들은 연일 한국 증시에서 현물을 팔아제끼고 있어요. 하지만 한국 증시는 3월 하락장 이후 매우 뜨겁게 타오르고 있어요. 언론에서는 동학개미운동이라고 명명한 개인들의 거센 매수세에 대해 연일 보도하고 있구요. 이 현상에 대해 거품이라고 봐야할지 그동안 코스피가 지나치게 저평가되었다고 할 지는 사람들 관점에 따라 많이 달라요.


뉴스를 보면 기관이 연일 현물을 팔아제끼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개인들이 펀드 환매를 계속 하기 때문이라고 나와요. 공모펀드 수익률이 형편없는 수준을 뛰어넘어 개차반 수준이다 보니 사람들이 엄청난 속도로 펀드를 환매하고 개인투자로 돌아서고 있다고 해요. 기관에서는 개인이 펀드를 환매할 때마다 주식을 시장에 매도해야 하기 때문에 증시 상승 여부와 상관없이 엄청난 물량을 매도할 수 밖에 없다고 하고 있어요. 이건 충분히 납득이 가요. 펀드 환매 자금이 개인 매수 자금으로 변환되었다고 본다면 끝없는 개인들의 매수세도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거든요. 개인들의 끝없는 매수세를 뒷받침하는 개인들의 자금력 중 한 축이 펀드 환매 자금이라고 이해하면 되요.


하지만 중요한 점은 대체 왜 외국인들은 연일 한국 증시에서 현물을 팔아제끼고 있냐는 점이에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딱히 그럴싸한 이유를 들려주는 뉴스가 나오고 있지 않아요. 뉴스를 보면 너무나 뻔하고 피상적이고 감정이 참 많이 들어간 소리 뿐이에요. 외국인들이 공매도를 못 하기 때문에 도망간다는 이야기, 외국인들이 코스피를 지나친 거품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 등등이에요. 외국인들의 매도세를 다룬 뉴스 전부 이런 식이에요. 자기들도 왜 파는지는 모르겠고 자기들이 주장하고 싶은 대로 맞춰서 해석하는 느낌이 상당히 강해요.


한국 코스피 주식 시장에서 외인들이 왜 현물을 그렇게 팔아제끼는지 정확한 이유는 솔직히 아무도 몰라요. 이거야 외국인들이 직접 말해주지 않으면 알 방법이 없죠. 이 현상에 대해 더욱 말이 많은 이유는 외인들이 선물은 매수 포지션 취하는 경우가 꽤 있기 때문이에요. 제가 봤을 때 선물은 매수하고 현물은 매도하는 것에 대해 가장 그럴싸한 해석은 현물을 안정적인 가격에 매도하고 선물에서 차익을 얻기 위해서라는 주장이에요. KOSPI200 선물 시장은 세계적으로 규모가 상당히 큰 편에 속하다보니 선물 시장이 현물 시장을 뒤흔드는 웩 더 독 현상이 잘 발생하거든요.


그러나 이 해석도 영 시원하지 않은 부분이 존재해요. 만약 현물을 안정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웩 더 독 현상을 일으키려고 선물 매수 포지션을 잡아 현물 가격이 떨어지지 않게 받치려 든다면 외국계 자금이 크게 빠져나가는 움직임도 같이 있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이런 거대한 자금의 탈출은 또 관측되지 않고 있어요. 모두가 매우 아리송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일단 외국인 시선에 코스피가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지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코스피지수÷환율


코스피 종합주가지수를 완벽히 추종하는 ETF 가 있다고 가정해요. 이 ETF의 시세변동을 달러로 바꿔서 본다면 외국인 시선에 비춰지는 코스피의 모습을 우리도 같이 볼 수 있어요. 외국인들은 결국 자기 나라로 돌아가야 하고, 자기 나라로 돌아가야 할 때는 원화를 달러로 바꿔서 들고 가야 하거든요. 한국인들 시선으로 코스피 종합주가지수를 볼 때는 코스피 지수 숫자 그대로 보면 되지만, 외국인 눈으로 볼 때는 이것을 외환으로 바꿔서 봐야 해요.


코스피 종합주가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실제 존재해요. 그러나 괴리율 문제도 있고 코스피 종합주가지수를 100% 똑같이 추종하지는 않아요. 그리고 이렇게 진짜 상품을 찾아볼 필요 없이 코스피지수를 달러 환율로 나눠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이번 3월 코로나 폭락장에서 코스피 저점을 찍은 날은 3월 19일이에요. 3월 19일 코스피 지수 종가는 1457.64포인트였어요. 그리고 이날 원-달러 환율은 1달러에 1258.36 원이었어요.


그리고 지난주 마지막 영업일이었던 9월 11일, 코스피 지수 종가는 2396.69포인트였어요. 이날 원-달러 환율은 1달러에 1187.89원이었어요.


원-달러 환율


원-달러 환율은 위와 같아요.



원-일본 엔화 환율은 위와 같아요.


원-유로 환율


원-유로 환율은 위와 같아요. 요즘 유로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요.


이제 위에서 말한 방법대로 3월 19일과 9월 11일 코스피 지수를 각각의 환율로 나눠봐요.


 

 코스피지수

 코스피지수/달러환율

 코스피지수/엔화환율

 코스피지수/유로환율

 2020/03/19

 1457.64

 1.1583

 128.2422

 1.0833

 2020/09/11

 2396.69

 2.0176

 214.2484

 1.7033

 상승률

 64.6226%

 74.1767%

 67.0653%

 57.2219%


코스피지수 상승률과 코스피지수/달러환율 상승률은 상당히 두드러지게 차이나요. 달러로 봤을 때보다 원화로 봤을 때 9.5% 정도 더 상승했다고 나오고 있어요.


코스피지수 상승률과 코스피지수/엔화환율 상승률은 얼추 비슷한 편이고, 코스피지수/유로환율 상승률은 코스피지수 상승률보다 오히려 더 낮아요.


우리들 눈으로는 코스피가 3월 19일부터 9월 11일까지 64.62% 상승했지만, 달러로 환전해나갈 외국인들 눈에 코스피는 74.17% 상승했다는 거에요.


이런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코스피가 상승하는데 원화가 달러, 엔화에 비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에요. 달러 기준으로 본다면 코스피는 우리가 보는 것보다 상당히 과격하게 상승했음을 알 수 있어요.


그렇다면 미국 증시는 한국인 눈에 어떻게 보일까요? 우리는 S&P500, 나스닥을 숫자로만 봐요. '나스닥 1만 포인트 돌파' 같은 것만 볼 뿐, 이것이 한국 사회에 살고 있는 한국인 기준으로 얼마나 많이 상승했는지 잘 와닿지 않아요. 그냥 많이 올라보일 뿐이죠.


미국 지수 변동을 한국 사회에 살고 있는 한국인 기준으로 얼마나 많이 상승했는지 알고 싶다면 아래와 같이 계산해보면 되요.


미국 주가 지수 x 환율


먼저 미국 나스닥이에요.



2020년 3월 19일, 나스닥은 종가 7150.58 포인트였어요. 9월 11일에는 10853.54 포인트였어요.


 

 나스닥 주가 지수

 나스닥x환율

 2020/03/19

 7150.58

 8998003.8488

 2020/09/11

 10853.54

 12892811.6306

 상승률

 51.7854%

 43.2852%


다음은 S&P500 이에요.


S&P500



 

 S&P500 주가 지수

 S&P500 x 환율

 2020/03/19

 2409.39

 3031880.0004

 2020/09/11

 3340.97

 3968704.8533

 상승률

 38.6645%

 30.8991%


코스피, 나스닥, S&P500의 2020년 3월 19일부터 9월 11일까지의 상승률을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아요.


 

 코스피

 나스닥

 S&P500

 원화 기준

 64.6226%

 43.2852%

 30.8991%

 달러 기준

 74.1767%

 51.7854%

 38.6645%


원화 기준으로 보면 코스피 상승률이 S&P500 상승률보다 2배 넘게 높아요. 나스닥이 50% 넘게 올랐다고 거품 논란이 심한데 코스피는 그것보다 훨씬 아득한 상승률을 보여주고 있어요. 100%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존재한다고 가정했을 때, 달러 기준으로 환산해서 본다면 코스피 상승 각도는 대포동 미사일을 뛰어넘어 나로호 발사각이에요.


이렇게 본다면 한국장에서 트레이딩하는 외국인들 눈에 현재 코스피가 어떻게 보일지 확실하게 볼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지금 코스피가 거품이니 저평가니 말이 많은데 최종적으로 달러로 들고 돌아갈 외국인들 눈에는 경악할 수준인 거죠.



이 방법을 이용해서 코스피를 들여다보면 상당히 재미있는 것들을 추가로 찾을 수 있어요.


먼저 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기 악명 높던 '박스피'에요.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은 2013년 2월 25일부터 2017년 3월 10일까지에요. 이 시기가 한국 코스피 지수는 2000 대에서 깔짝깔짝거리고 있었어요. 심지어 지수 상승률이 은행 정기예금만도 못해서 한국장에서 주식하는 사람들이 좌절하던 시기였어요. 도대체 이 시기가 왜 박스피였는지는 한국 주식시장의 최대 미스테리 중 하나에요. 여러 이유가 있기는 해요. 박근혜 전 대통령 최대 업적으로 내세우는 것이 재정건전성인데, 재정건전성 달성의 이면에는 온갖 간접세를 다 올렸고, 세금 인상은 인플레이션 잡는 최고의 특효약이니 내수경제가 침체될 수밖에 없었어요. 이와 더불어 엔화 약세, 달러 약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도 있어요. 심지어 그렇게 안 오른다던 일본 증시도 오르고 타이완 증시마저 상승하던 때였는데 한국 증시만 이 시기 지독하게 횡보한 것은 아직까지도 한국 주식계의 미스테리에요.


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기의 코스피 주가 변동을 위와 같이 비교해보면 엄청나게 재미있는 점이 나타나요.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이 2013년 2월 25일부터 2017년 3월 10일까지였던 점을 고려해서 2013년 3월 4일과 2017년 3월 2일 코스피 지수와 환율을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와요.


 

 코스피 지수

 원-달러 환율

 코스피/달러환율

 2013/03/04

 2013.15

 1091.01

 1.8452

 2017/03/02

 2102.65

 1152.32

 1.8247

 상승률

 4.4457%

 5.6195%

 -1.1113%


2017년 3월 2일 코스피 지수는 2013년 3월 4일 대비 4.4457% 상승했어요. 하지만 코스피 지수를 100% 똑같이 추종하는 ETF가 있고 이를 달러 시세로 바꿔서 본다면 오히려 1.1113% 하락했다고 나와요. 원화 기준으로 보면 4.4457% 상승했지만 환율이 상승해서 달러로 보면 오히려 1.1113% 하락했다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요. 원화 기준으로는 상승이 나오지만 달러 기준으로는 하락으로 나오는 꽤 극단적인 경우라 할 수 있어요.


다음은 2020년 9월 11일 코스피 지수 종가와 이때 종가와 비슷했던 과거의 다른 날들과의 비교에요.


 

 코스피 지수

 원-달러 환율

 코스피/달러환율

 2017/09/29

 2394.47

 1145.30

 2.0906

 2018/02/13

 2395.19

 1085.05

 2.2074

 2020/09/11

 2396.69

 1187.89

 2.0176


코스피 지수 차이는 0.1% 내외에요. 하지만 코스피 지수를 달러로 본다면 엄청나게 큰 차이가 발생해요. 만약 현재 환율이 그대로라고 가정했을 때, 9월 11일 코스피 지수 종가에서 9% 더 오른 2612포인트가 되어도 2018년 2월 13일 코스피 지수를 달러로 바라봤을 때 값보다 작아요.



똑같은 한국인이라 해도 한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과 외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차이가 존재할 수 밖에 없어요. 하물며 외국인이라면 더욱 크게 차이날 수 밖에 없어요.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환경, 그리고 미래에 자신이 있을 환경에 따라 판단 기준이 달라지거든요.


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현재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하다면 코스피 지수를 달러 및 기타 외환 환율로 나눠서 보고 상승률 및 하락률을 보는 방법이 있어요.


실제로 코스피 지수를 거의 그대로 추종하는 ETF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렇게 비교해보는 것도 틀린 방법이 아니에요. 현존하는 코스피 지수 추종 ETF 가격은 원화 기준으로 코스피 지수x10 정도에요. 그러니 코스피 지수를 바로 환율로 나눠보는 것도 외국인들이 한국 코스피 주식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어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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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렇게 바꿔서 저두 한번 봐야겠네요 . 찬찬히 다시 한번 읽어 볼께요 .
    저는 막연히 현물에 리스크가 생기니 채권으로 이동해서 리스크 헷지를 하는것 아닌가..또는 이익을 실현해서 나가는거 아닌가 로만 봤는데요

    2020.09.14 09: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