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외국 먹거리

미국 치즈케익팩토리 플레인 치즈 케이크

좀좀이 2020. 7. 2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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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먹어본 케이크는 치즈케익팩토리 플레인 치즈 케이크에요.


미국 주식에 투자하기 시작했을 때였어요. 미국 주식에 대해 아는 게 있을 리 없었어요. 한국 주식에 투자해본 적도 없었고, 미국 주식도 딱히 관심가지지 않고 있었어요. 미국 주식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2009년 리먼 사태 이후 미국 증시가 꾸준히 우상향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것 정도였어요. 여기에 미국이 망한다는 것은 현재 세계 경제 시스템에서 전세계가 망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어요.


미국 주식에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어떤 기업, 어떤 주식에 투자해야할지 정보를 찾던 중이었어요. 일단 정석적으로 알려진 방법은 미국 종합주가지수 ETF 를 사서 모으는 것이었어요. 그 다음에는 미국의 대형주, 우량주 같은 것을 사서 모으는 것이었구요. 일명 '가치투자'라고 부르는 방법이었어요. 우리나라는 종합주가지수가 장기간 횡보중이에요. 그 와중에 근본주라고 부르는 주식 중 대부분이 망했어요. 사람들이 괜히 삼성전자에 열광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거 말고는 주가가 싹 다 망했거든요. 그렇지만 전세계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주식시장에서 근본주 취급 받는 주식들은 망해도 주가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어요. 주가가 나빠도 배당으로 그걸 만회해주고 있는 모습이었어요.


이 정도만 알아서는 주식 투자를 할 수 없었어요. 게다가 이게 한국도 아니고 미국 주식이었어요. 한국 기업이야 한국에 있는 기업이니 이게 제대로 된 상품을 생산하는 회사인지 어떤 식으로든 알아볼 수 있어요. 그렇지만 미국 회사는 모든 미국 회사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오히려 대부분의 미국 기업은 우리나라에 진출하지 않은 상태였어요. 묻지마 깜깜이 투자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어요.


그래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정보를 찾아봤어요. 아무래도 이런 것은 직접 돈 집어넣고 투자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야 감을 잡을 수 있거든요. 타이슨의 명언이 있잖아요. 누구나 한 대 처맞기 전까지는 그럴싸한 계획이 있다구요.


미국 주식 투자 커뮤니티 중 하나인 디씨인사이드 해외주식 갤러리에서 온갖 글이란 글을 빠짐없이 다 읽으며 정보를 모으던 때였어요.


"치즈케이크 팩토리 주식 사라!"


누군가 치즈케이크 팩토리 주식을 사라고 글을 썼어요. 이게 미국 및 중동에서 인기 꽤 좋다고 했어요. 사람들이 막 줄 서서 먹는다고 했어요. 치즈케이크 팩토리가 인기 좋다는 것에는 딱히 눈에 띄는 반박이 없었어요.


'저런 걸 누가 사지?'


그런데 여러 사람들이 매수했어요. 한 차례 치즈케익 팩토리 주식 붐이 불었어요. 주가가 쭉쭉 올라갔어요. 이 주식은 티커도 CAKE 였어요. 미국에 케이크 회사가 한둘이 아닐 건데 티커 그 자체가 CAKE 였어요.


미국에서 흑인 폭동이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던 어느 날이었어요. 어떤 사람이 올린 글을 봤어요. 치즈케익팩토리 호재라고 사진을 올려놨어요. 호재인 이유는 흑인 폭도 한 명이 약탈 중에 치즈케이크 팩토리 매장에서 치즈케이크를 들고 도망치는 사진이었어요. 흑인 폭도들에게도 선택받은 치즈케익팩토리랬어요.


흑인 폭도들도 인정한 유명한 치즈케이크인가...


보고서 엄청 웃었어요. 황당하기는 한데 또 어떻게 보면 말이 되는 소리였거든요.


저는 CAKE 주식을 매수하지 않았어요. 저는 제가 모르는 건 한국이든 미국이든 안 건드리겠다는 원칙이 있거든요. 생산된 제품이 마음에 들어야 주식을 매수하는 거지, 무조건 차트가 좋다거나 재무제표가 좋다거나 해서 제 돈 주고 주식을 매수하지는 않아요. 아무리 기껏해야 1주 사서 들고 있는 거라 해도 좋아하지도 않는 거에 돈 박고 싶지 않거든요. 좋아하는 거에 투자한 건 망해도 최소한 팬심으로 굿즈 하나 산 셈 치자고 하면서 자기위안이라도 할 수 있으니까요.


치즈케익팩토리 주식 붐은 사그라들었어요. 주가가 푹 떨어졌거든요. 그 다음부터 CAKE 주식이 언급되는 일은 거의 없었어요.


'치즈케익팩토리 치즈케이크 맛잇나?'


치즈케익팩토리 주식에는 별 관심없었어요. 그렇지만 한때 짧은 기간 동안 디씨인사이드 해외주식 갤러리에서 가장 뜨거웠던 주식이었던 그 회사에서 생산한 치즈케이크 맛은 어떤지 궁금해졌어요. 실제 검색해보니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에서도 나름 알려진 회사이기는 했어요. 주식이 아니라 하와이 여행 간 사람들이 먹고 오는 디저트로 알려져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 치즈케이크 팩토리 회사의 치즈케이크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는지 찾아봤어요. 서울에서는 사푼사푼 카페에서 판매하고 있었어요.


"한 번 가볼까?"


사푼사푼 카페 가면 매장에서 치즈케이크팩토리 치즈케이크를 조각케이크로 구입해 먹을 수 있다고 했어요. 그래서 날 잡아서 가려고 했어요.


코로나로 인해 테이크 아웃만 가능합니다.


불과 며칠 차이였어요. KT&G 본사 건물 1층에 있는 사푼사푼 카페는 코로나로 인해 한동안 테이크 아웃만 가능한 카페로 운영하기로 했대요. 며칠만 일찍 갔어도 맛볼 수 있었어요. 강남에서 치즈케이크 한 조각 구입해서 의정부까지 들고 와서 집에서 먹어보고 싶은 생각은 없었어요. 제가 들고 오는 중에 곱게 들고 올 리 없으니 모양이 엉망이 될 확률이 높았어요. 그리고 의정부에서 강남까지 가는 건 진짜 귀찮은 일이었어요.


그렇게 하나의 에피소드로 넘어갈 뻔 했어요. 하지만 사푼사푼 카페는 서울에 딱 한 곳만 있지 않았어요. 몇 개 지점이 있었어요. 그 중 강남역에 있는 사푼사푼 카페는 매장 영업을 계속 하고 있었어요. 여기도 치즈케이크팩토리 치즈케이크를 판매하고 있었어요.


"나중에 강남 갈 일 있으면 저기 가봐야겠다."


그러다 마침 강남에 갈 일이 생겼어요. 강남 간 김에 겸사겸사해서 사푼사푼 카페 가서 미국 CAKE 주식과 관련된 치즈케익팩토리 치즈케이크를 먹어보기로 했어요. 주식 세계에서 선동이야 흔해빠진 일이지만 케이크 약탈해 도망치는 흑인 사진이 호재라고 선동하는 경우는 매우 신선했거든요.


사푼사푼 카페에 갔어요. 치즈케익팩토리 치즈케이크가 세 종류 있었어요.


'제일 기본적인 것부터 먹어봐야지.'


가장 기본적인 것을 먹어보기로 했어요. 제일 단순하게 생긴 것은 플레인 치즈 케이크였어요. 플레인 치즈케이크 한 조각을 주문했어요.


치즈케익팩토리 플레인 치즈 케이크는 이렇게 생겼어요.



큰 특징은 없는 외관이었어요. 치즈케이크 부분이 푸딩 같이 생겼어요.


치케팩 치즈케이크


사푼사푼 카페에서 치즈케이크팩토리 플레인 치즈케이크 한 조각 가격은 8800원이었어요.


치즈케이크


치즈케익팩토리 플레인 치즈 케이크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푸딩 비슷한 식감이었어요. 식감이 매우 부드러웠어요. 크림보다는 단단했어요. 케이크는 너무 부드러웠지만 흐물거리지 않아서 포크로 예쁘게 썰어먹을 수 있었어요. 치즈케이크는 푹 삶아 으깬 고구마 같은 식감이었어요.


치즈케이크팩토리 플레인 치즈 치즈케이크 맛은 새콤달콤했어요. 첫맛은 적당히 달았어요. 많이 달지 않았어요. 달기는 했지만 과하지 않은 정도였어요. 단맛이 봄바람이 머리카락을 흐트러뜨리듯 퍼졌어요. 단맛의 껍질이 산산조각나서 깨지면 새콤한 맛이 '나랑도 놀아줘요!'라고 외치며 튀어나왔어요.


새콤한 맛이 있었고, 별로 꾸덕하지도 않았어요. 치즈케이크인데 치즈맛과 치즈 특유의 향은 심하지 않게 느껴졌어요. 느끼하지도 않았어요. 먹으면서 느끼하다고 못 느꼈어요.


'이거 진짜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맛인가?'


한국인들은 좋아할 맛이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나치게 단 것, 과하게 유제품 냄새나는 것을 꽤 많이 싫어하거든요. 서양 디저트까지 갈 것도 없어요. 일본 디저트만 해도 우리나라 디저트보다 훨씬 더 달아요. 일본 디저트보다 서양 디저트는 훨씬 더 달구요. 그렇지만 서양쪽은 우리나라 사람들 기준으로 보면 단 것은 확실하게 단맛 나는 것을 좋아해요.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는 잘 맞는 맛이었지만 자극적인 단맛에 길들여져 있는 서양인들 입에 이게 과연 맛있을까 궁금했어요. 그래도 인기 좋기는 할 거에요.


치즈케익팩토리 플레인 치즈 케이크는 진한 치즈향을 좋아한다면 기대 이하라 할 수도 있을 맛이었어요. 그러나 치즈케이크의 느끼함이 별로이고 부드러우면서 뭉개지지 않는 식감을 원한다면 꽤 좋아할 맛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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