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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디킹 오렌지 카밤 스무디

좀좀이 2020. 6. 27.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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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마셔본 프랜차이즈 카페 음료는 스무디킹 스무디 중 하나인 오렌지 카밤이에요.


집에서 느긋하게 노래를 들으며 글을 쓰고 있었어요. 모처럼 글이 매우 잘 써졌어요. 손가락을 노래 리듬에 맡겨 자판을 두다다다 힘껏 두드리고 있었어요. 손가락이 노랫가락을 따라 리듬을 따라 신나게 움직였어요. 그만큼 머리도 간만에 잘 돌아가고 있었어요. 이럴 때 글 쓰면 글 쓰는 것이 매우 재미있고 잘 써져요. 아주 가끔 있는 생각없이 신나게 글 쓸 때에요.


글을 잘 쓰고 있는데 친구가 갑자기 카카오톡으로 사진을 보내왔어요.


"뭐지?"


컴퓨터 하단에 노란불이 켜진 카카오톡. 이건 아무리 지금 리듬을 타고 글을 쓰고 있다고 해도 안 볼 수가 없었어요. 엄청 신경쓰였거든요. 친구가 보낸 메세지가 뭔지 봤어요. 사진이었어요. 무슨 사진인지 클릭했어요.


"어? 홍삼 스무디?"


친구가 보내준 사진은 홍삼 스무디였어요.


"야, 이거 뭐야?"

"홍삼 스무디. 저런 것도 있더라."

"어디에?"

"스무디킹."

"스무디킹?"

"응."


홍삼 스무디라...


어렵다...


아주 어렸을 적이었어요. 제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인삼 우유였어요. 어머니께서 몸에 좋다고 강제로 먹으라고 만들어 주셨어요. 수삼을 갈아서 꿀에 재운 것을 우유에 탄 것이었어요. 세상에 그거보다 먹기 고역인 것도 없었어요. 귤과 오렌지 주스를 알레르기 수준으로 싫어했지만 이건 그거보다 더 심했어요. 일단 한 입 마시면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날아갔어요. 아니, 그냥 머리가 셧다운되었어요. 의식이 정지되고 사이토카인 폭풍이 일어나듯 온몸이 격렬하게 거부했어요. 이건 코를 막고 먹는다고 될 게 아니었어요.


진퇴양난이라고 아니?


꿀에 절인 수삼이 들어간 우유. 이건 진짜 진퇴양난이었어요. 뭘 선택해도 너는 답이 없다. 딱 이거였어요. 숨 안 쉬고 마시면 일단 마시는 것이 고역. 껄끄러운 인삼 덩어리의 촉감은 그대로 다 느껴졌어요. 숨을 영원히 안 쉴 수는 없는 노릇이라 숨을 쉬는 순간 느껴지는 꿀과 인삼과 우유의 완벽한 불협화음. 세상에 이렇게 답이 없는 놈 삼총사를 어떻게 이렇게 묶어서 좌절, 절망, 혼란, 파괴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진지하게 의문.


숨 쉬면서 마시면 혼돈의 삼위일체가 도저히 견딜 수 없게 만들었어요. 이건 뭐 생매장 당할래, 일단 죽은 뒤에 매장당할래 차원의 문제. 사실 따져보면 최대한 발버둥치지만 빠져나갈 수 없는 무한의 고통이었어요. 어린이가 우유 한 컵을 숨 안 쉬고 뭔 수로 다 마셔요. 한 번 경험한 후에는 최대한 이걸 피하기 위해 숨을 안 쉬고 마시려 하지만 결국 신체 능력의 한계에 다다라 인생은 실전이야 체험. 어떻게 하면 이 고약한 것을 최대한 고통을 안 느끼고 끝낼 것인가 연구하고 실행해도 연구하고 실행할 수록 오히려 더 괴로워지기만 하는 개미지옥 같은 놈. 그게 바로 꿀에 절인 수삼이 들어간 우유였어요.


'저거 사서 마시는 사람 있을까?'


진지하게 궁금했어요. 아무리 봐도 저건 성인용 100% 확정. 야하거나 폭력적이어서 성인용 100%가 아니라 저걸 어린이가 자발적으로 선택할 확률이 0이라 성인용 100%. 엄청나게 궁금해졌어요.


요즘 전염병 사태 때문에 오히려 잘 나가는 거 아냐?


2020년은 중국 괴질 대창궐 시대. 여태 나온 것이라고는 평소에 면역력을 끌어올리고 마스크 잘 쓰고 잘 씻으라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없어요. 치료 방법이라고 나온 것들 보면 특정 증상이 나타나면 그 증상을 완화시키면서 면역력으로 회복되기를 기다릴 뿐이에요. 백신이 나올 거라 열심히 모두가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바이러스가 변이에 변이를 거쳐 자연스럽게 치사율이 매우 낮은 순한 바이러스로 변하는 게 더 빠를 수도 있어요.


이런 걸 보면 의외로 홍삼 스무디가 인기 좋을 수도 있었어요. 이왕 먹는 거 몸에 좋은 거 마시면 더 좋잖아요. 면역력도 끌어올리구요. 얼마나 큰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홍삼이 들어갔다고 하면 왠지 약발 좀 있을 거 닮아보이구요.


사실 맛만 괜찮다면 모든 게 다 좋을 거였어요. 어른의 맛이기는 하지만 홍삼, 쌍화탕 같은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 의외로 매우 많거든요. 할아버지, 할머니 입맛이 아니라 진짜 저런 맛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이 꽤 많아요. 카페에서 음료로 판매하는 것과는 별개에요. 아직 많은 사람들이 카페 가면 커피나 주스를 주문해야 할 것 같아하니까 실제 홍삼, 쌍화탕 맛 음료가 나오면 잘 안 팔릴 수 있어요.


"스무디킹 가서 마셔봐야겠다."


이건 꼭 마셔봐야 했어요. 어렸을 적 끔찍했던 기억이 이건 마셔봐야 한다고 저를 자꾸 흔들어대었어요. 충동을 이겨낼 수 없었어요. 스무디킹으로 갔어요.


"그거 시즌메뉴라서 단종되었어요."


아...그러면 그렇지.


홍삼 스무디 따위가 인기가 있을 리 없었어요. 부모님이 욕심에 아이들에게 홍삼 스무디 사줘봐요. 바로 어린이는 땅이 무너지듯 울어제낄 거에요. 안 먹어봐서 모르겠지만 제 어렸을 적 기억에 의하면 그러고도 남을 거였어요.


홍삼 스무디를 마시기 위해 스무디킹에 왔는데 홍삼 스무디가 없었어요. 그냥 돌아가기는 나오기 위해 준비한 것이 아까웠어요. 그래서 무엇을 마실지 살펴봤어요. 시즌메뉴는 워터멜론 스무디라고 했어요.


수박은 너무 시시하잖아!


수박에 뭔 짓을 해도 수박맛이죠. 수박에 초콜렛을 섞었다고 해도 놀랍지 않아요. 저는 괴상한 걸 찾아서 온 거였어요. 어른의 맛! 아이들이 먹으면 대성통곡할 맛! 그런 걸 찾아서 왔어요. 그런데 그런 게 없었어요. 아이들에게 다 만만하게 생겼어요.


메뉴를 봤어요. 레몬이 들어간 건 하나 있었어요. 그것도 그렇게 크게 흥미가 생기지 않았어요.


"오렌지 카밤 하나 주세요."


카밤이 뭔지 몰랐어요. 그래서 그냥 오렌지 카밤 스무디로 주문했어요.


스무디킹 오렌지 카밤 스무디는 이렇게 생겼어요.


오렌지 카밤


컵 홀더는 시즌 메뉴 따라서 수박 모양이었어요. 컵 홀더를 벗겼어요.


스무디킹 오렌지 카밤


색은 바나나 색깔처럼 생겼어요. 이름은 오렌지 카밤인데 실제 색깔은 바나나 색에 훨씬 더 가까웠어요.


스무디킹 홈페이지에서는 오렌지 카밤에 대해 '숙취, 갈증해소에 좋은 전해질과 상큼한 오렌지가 가득'이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스무디킹 오렌지 카밤 가격은 Small 사이즈 4400원, Regular 사이즈 5400원, Large 사이즈 6400원이에요.


스무디킹 오렌지 카밤 용량은 Small 사이즈 354ml, Regular 사이즈 473ml, Large 사이즈 591ml에요.


스무디킹 오렌지 카밤 열량은 Small 사이즈 213kcal, Regular 사이즈 284kcal, Large 사이즈 355kcal이에요.


스무디킹 오렌지 카밤 스무디


스무디킹 오렌지 카밤 향은 엄청 좋았어요. 미스트 향기 중 이런 향기 나는 것 있으면 망설이지 않고 바로 살 거에요. 오렌지 향에 다른 과일 향이 섞여서 오렌지 향이면서 오렌지 향이 아닌 매우 독특한 향이 났어요. 오렌지 껍질 향기 같은데 뭔가 더 섞여서 달콤한 향이 더해져 있었어요. 바나나향과 망고향이 섞여서 오렌지 껍질 향기 같으면서 뭔가 더 섞여 있는 느낌을 내었어요. 바나나향과 망고향이 독립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오렌지 향 베이스에 '뭔가 첨가된 느낌'을 만드는 정도였어요.


스무디킹 오렌지 카밤 맛에는 단맛이 거의 없었어요. 오렌지 껍질 맛처럼 느껴졌어요. 오렌지 카밤을 한 입 마셨을 때 가장 먼저 느낀 맛은 쓴맛이었어요. 쓴맛에 놀라서 다시 한 모금 마셨어요. 두 번째 맛부터 제대로 어떤 맛인지 느끼기 시작했어요. 오렌지 카밤에는 신맛이 살짝 있었어요. 중요한 것은 쓴맛이었어요. 쓴맛이 느껴지는 것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이런 음료에서 쓴맛이 느껴지는 일은 별로 없기 때문이었어요. 보통 어떻게든 쓴맛을 다 죽여놓으려고 최대한 노력하거든요. 그런데 스무디킹 오렌지 카밤에서는 쓴맛도 조금 느껴졌어요.


스무디킹 오렌지 카밤 맛에서 느껴지는 신맛과 쓴맛은 둘 다 가벼웠어요. 잘 마른 손수건 같은 가벼움이었어요.


스무디킹 오렌지 카밤을 한 모금 삼키면 가벼운 신맛과 쓴맛의 조합이 지나가고 단맛이 올라왔어요. 햇볕에 잘 말린 손수건에서 나는 햇볕 냄새처럼 혓바닥 전체를 단맛이 부드럽게 덮으며 퍼졌다가 휙 사라졌어요.


이것도 어쨌든 어른의 맛이야!


비록 목표했던 홍삼 스무디는 이미 끝났기 때문에 못 마셨지만 괜찮았어요. 오렌지 카밤도 충분히 어른의 맛이었어요. 일단 쓴맛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아이들이 좋아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맛이었어요. 그리고 맛 자체는 순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할 맛은 아니었어요. 이것은 건강 챙기고 싶어하는 어른들이 좋아할 맛이었어요. 자극적인 맛의 파도가 일상인 사람들이 잠시나마 혀에 휴식을 주고 싶을 때 마시면 좋을 맛이었어요.


스무디킹 오렌지 카밤 스무디는 누군가를 기다리며 마시면 좋을 맛이었어요. 진득하게 카페에 앉아서 마시기에는 맛이 순했거든요. 그보다는 잠시 뭔가를 또는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조금씩 홀짝이고 싶을 때 어울릴 맛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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