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서울

서울 중랑구 면목동 지하철 7호선 면목역 면목공원 (면목동 인력시장)

좀좀이 2020. 5. 7.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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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3일, 심야시간 풍경 촬영 사전답사차 면목동으로 갈 때였어요.


'중랑구 면목동 찍을 거 뭐 있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서울 중랑구 면목동은 딱히 찍을 것이 없는 동네였어요. 면목동에서 촬영할 만한 거라고는 동원시장 뿐이었거든요. 그거 말고는 심야시간에 딱히 촬영할 것이 없는 동네였어요. 중랑구 전역을 돌아다니며 촬영할 것은 아니었구요. 상봉역 쪽도 촬영할 만한 것이 있는 곳은 아니었어요. 중랑구는 확 끌리는 무언가가 있는 곳이 아니거든요. 그냥 서울에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동네에요.


노원구는 달동네가 있기 때문에 촬영할 만한 것이 있어요. 백사마을, 양지마을 같은 곳이 있거든요. 백사마을, 양지마을 심야시간 풍경은 이미 촬영했어요. 하지만 노원구는 달동네 말고도 촬영할 만한 것이 여러 가지 있어요. 아파트 단지는 찍을 것이 없지만 공릉, 태릉 쪽은 찍을 만한 것이 있거든요. 문제는 공릉, 태릉 쪽을 촬영할 때 중랑구도 일부 촬영하는 식으로 동선을 짜야한다는 점이었어요. 공릉, 태릉 자체만으로는 촬영이 너무 빨리 끝나거든요.


그래서 중랑구 면목동 촬영하러 사전 답사 가며 무엇을 촬영해야할지 고민되었어요. 상봉역은 나중에 촬영하고 싶었어요. 상봉역 쪽은 망우리 공동묘지 쪽과 가깝거든요. 만약 상봉역을 이번에 촬영한다면 나중에 망우리 공동묘지 쪽 갈 때 촬영이 매우 애매해졌어요. 나중에 촬영할 것을 고려하면 상봉역 쪽은 이때 촬영하지 않고 놔두는 것이 훨씬 더 나았어요.


'그쪽에 뭐 있었지?'


곰곰히 생각해봤어요. 이쪽은 예전에 딱 한 번 가본 적 있었어요. 24시간 카페 찾아 돌아다닐 때였어요. 중랑구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간 날이었어요. 사가정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간 후 면목역을 지나 상봉역으로 걸어가고 있었어요. 세종대에서부터 걸어서 북쪽으로 걸어갔어요. 심야시간, 사가정역에 도착했을 때 조금 놀랐어요. 뜬금없이 번화가가 나왔거든요. 길바닥이 매우 지저분했어요. 군자역, 용마산역까지는 아무 것도 없는 평범한 동네였는데 갑자기 길바닥이 매우 지저분한 번화가가 나와서 여기는 뭔가 했어요. 중랑구에 대해 정말 잘 모를 때였거든요.


지금은 없어진 사가정역 24시간 카페에서 잠시 있다가 상봉역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향해 걸어가던 중이었어요. 슬슬 동이 트고 있었어요. 사가정역에서 상봉역까지 가는 길은 북쪽을 향해 쭉 걸어가는 길이었어요. 길 자체는 어렵거나 인상적인 것이 없었어요.


'여기 뭐야?'


면목역이 가까워질 수록 인력시장을 향해 걸어가는 일용직 노동자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면목역에 도착했을 때는 기겁할 정도였어요. 인력시장에 나온 일용직 노동자들이 아주 바글바글했거든요. 나중에야 면목동 인력시장이 면목역 3번 출구 면목공원에서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아, 면목공원도 이번에 촬영해야겠다.'


동원시장 맞은편은 면목공원이었어요. 면목공원도 이번에 같이 촬영하기로 했어요.


서울 중랑구 면목동 지하철 7호선 면목역 면목공원 (면목동 인력시장)


면목역 3번 출구 앞에 있는 면목동 면목공원에는 노인들이 햇볕을 쬐고 있었어요. 예전에 봤던 그 풍경과는 많이 달랐어요. 예전, 그 새벽에 봤던 풍경은 이런 풍경이 아니었어요. 노가다 일거리를 구하러 나온 사람들이 바글바글했거든요. 이렇게 평화로운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중랑구


면목역 3번 출구 면목공원은 얼핏 보면 매우 평화로워보이는 곳이에요. 그렇지만 여기는 온라인상에서 붙은 시비가 현실 세계에서 주먹다짐으로 번지는 '현피'가 발생한 곳으로 유명한 곳이에요. 그리고 한때 노숙자가 많다고 매우 안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었고, 새벽에는 인력시장이 열리는 곳이기도 해요.


면목동 면목공원


면목동 뜻은 '목장을 앞에 둔 동네'에요. 조선시대, 이 지여게는 말을 키우던 목장의 문이 구문계, 고문계, 문계 등으로 불렸대요. 면목동이라는 지명은 여기에서 유래했다고 해요.


면목동은 조선시대에는 경기도 양주군 고양주면의 면목리동이었대요. 1884년 갑오개혁때 한성부 남서 두모방 전곶 중-하계 면목리동으로 바뀌었대요. 이후 일제강점기인 1911년 4월 1일에 경기도령 제3호에 의해 면목리와 양주군 망우리면 일부가 경성부 두모면이 되었고, 1914년 경기도 각 면의 명칭과 구역을 정할 때 경기도 고양군 뚝도면 면목리로 바뀌었대요.


해방된 후, 1949년 8월 13일에 대통령령 제159호에 의해 면목동은 서울특별시에 편입되었고, 1988년 중랑구가 신설되자 면목동은 중랑구에 속하게 되었다고 해요.


면목역


금관구 노도 강은중


요즘 인터넷에서 매우 많이 돌아다니는 말이에요. 현재 서울시장이 집권하면서 새롭게 서울 내부 지역 갈등이 발생해 상당히 크게 발전했어요. 현재 서울시장 집권기부터 되도 않는 도시 재생사업이니 뭐니 하면서 강북권 - 특히 종로 일대 재개발을 막으면서 서울 도심이 급격히 강남으로 이동했거든요. 과거 강북권의 중심은 종로, 강남권의 중심은 강남이었는데 이게 균형이 깨져버리면서 서울 내부 지역 격차도 상당히 커졌어요.


그 결과 등장한 말이 바로 금관구 노도 강은중이에요. 서울에서 낙후되고 살기 안 좋은 8개 구를 지칭한대요. 금천구, 관악구, 구로구,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은평구, 중랑구요. 실제로 이들 지역은 서울에서 집값 잘 안 오르는 지역으로도 많이 유명해요.


면목동


그런데 요즘은 또 여기에서 순위가 바뀌고 있어요. 갑자기 중랑구가 치고 올라왔고, 서울 내부 지역 갈등 및 지역 격차에 대해 '구' 단위가 아니라 '동' 단위로 보다 세분화되어 진행되고 있어요.


과거에도 서울 내부 지역 갈등 및 지역 격차는 존재했어요. 제주도에서 막 상경했을 때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을 통해 주워들은 것이 있었거든요. 예를 들어서 서울 남자들을 만나면 반쯤 우스갯소리로 구로 여자와 영등포 여자와는 사귀지 말라고 이야기하곤 했어요. 구로는 과거 구로공단이 있어서 공순이들, 영등포는 윤락가가 위치해 있는 곳이니 윤락가 여자 피하라는 말이었어요. 이런 것은 서울 사람들이 말해줘서 아는 거지, 제가 알 방법이 없는 거였어요. 중요한 것은 과거에도 서울 내에 이런 말은 존재했다는 거에요.


그러나 '금관구 노도강 은중'은 이런 것과는 결을 달리 해요. '금관구 노도강 은중'이라는 말이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인터넷의 발달과 민주주의의 발달로 인해 정보 공개가 잘 되고, 이를 접하기 쉬워졌기 때문이거든요.


집값 안 오르는 동네, 중국인 많은 동네, 치안 통계에서 치안 안 좋다고 보이는 동네들...이런 통계에 기초해 등장한 것이 금관구 노도 강은중이에요.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 최근 '동 단위'로 다시 순위가 갈리는 현상에서 면목동이 1위로 치고 올라오는 결정적 이유는 성범죄자 신상 공개 때문이에요. 성범죄자 신상 공개에서 성범죄자 전력이 있는 사람의 거주지를 확인할 수 있어요. 여기에서 성범죄자 전력 있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동네로 면목동이 나와버렸거든요.


서울 중랑구 7호션 면목역 면목공원


'금관구 노도강 은중'이라는 말이 나오기 전까지는 중랑구가 서울에서 주목받는 지역은 아니었어요. 상봉역 빼고는 주목받을 게 딱히 없는 동네거든요. 더욱이 제 경험상 중랑구보다는 동대문구가 훨씬 더 안 좋은 동네였어요. 동대문구에는 서울 최악의 우범지역 중 하나였던 청량리가 있었거든요. 청량리에는 서울 최대 윤락가인 청량리 588이 있었고, 서울에서 제일 악명 높은 막장 중학교, 막장 고등학교가 있었어요. 청량리588이 존재하는 동네이니 학군 수준을 바랄 수 없는 동네였어요. 한때 윤락 마사지로 유명했던 장안동도 동대문구 소속이에요. 서울 3대 윤락가로 유명했던 미아리 텍사스가 동대문구에서 가깝구요. 여기에 동대문구 자체가 상당히 낙후된 동네였구요. 매우 낙후된 동네에 도처에 달동네가 있는 동네였어요. 이런 동대문구를 보다가 중랑구 가면 번화가 간 기분이었어요.


인터넷에서 동대문구는 잘 언급되지 않고 중랑구 - 특히 면목동이 안 좋은 동네라는 말이 많이 돌아다니는 이유는 바로 인터넷과 민주주의의 발달로 인한 투명한 정보 공개와 쉬운 정보 접근성 때문이라고 볼 수 밖에 없어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금관구 노도 강은중'은 단순히 넘어갈 말이 아니에요. 과거 서울 사람들이 하던 '구로 여자, 영등포 여자와 사귀지 말라'는 말과는 차원이 다르고, 실제 통계에 기반한 말이니까요. 이런 부분에서 생각해볼 것이 꽤 있는 말이에요.


있는 것을 없다고 하는 것은 완전히 틀린 것이고 잘못된 거에요. 모든 것은 반드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해요. 있는 것을 없다고 박박 우기면 현재 우리나라 공교육 상황처럼 엉망진창되는 대참사만 발생할 뿐이에요. 아무리 있는 것을 없다고 백번 천번 만번 거짓말로 속이려 해도 결국은 '존재하는 현실'로 회귀할 수 밖에 없거든요.


그러나 모든 것을 너무 대놓고 공개하고 접근하기 매우 쉽게 하는 것에 대한 부작용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앞으로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거니까요. 문제가 되는 것을 공개했을 때, 그걸 해결하는 쪽으로 간다면 좋지만, 만약 그게 해결되지 않고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부작용이 심할 수 있거든요. '금관구 노도강 은중'처럼요.


서울 내부 지역감정


2020년 2월 4일 새벽. 면목공원 풍경을 촬영했어요.



이때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한파가 겹쳐서 인력시장이 제대로 열리지 않았어요. 제가 2017년 새벽에 사가정역에서 상봉역으로 걸어가며 봤던 그 풍경과는 거리가 많이 멀었어요.


이렇게 2020년 2월 4일 서울 심야시간 풍경 촬영을 마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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