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서울

서울 강남구 신사역 신사동 가로수길 심야시간 야경 풍경

좀좀이 2020. 4. 1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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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역을 지나 계속 한강쪽을 향해 걸어갔어요. 밤공기가 매우 차가웠어요. 논현역을 지나자 길거리 행인이 아예 없다시피 했어요. 이쪽은 심야시간에 올 때마다 항상 사람이 거의 없는 곳이었어요. 논현역만 해도 자정 즈음 되면 사람이 매우 없어요. 그 논현역보다 강남역에서 더 멀어졌으니 사람이 많이 있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거였어요. 어느 골목 같은 곳에는 사람이 많을 수도 있겠지만요.


신사역까지 걸어갔어요. 신사역을 넘어가면 이제 한강이 나올 거였어요. 한강을 건너면 이태원으로 가는 길이 나오고, 남산을 넘어 명동으로 갈 수 있는 길이 나와요. 그러나 이날 밤에 거기까지 갈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명동 심야시간 풍경 동영상도 촬영했고, 이태원 심야시간 풍경 동영상도 촬영했거든요. 이것들은 이미 예전에 유튜브에 다 올려놨어요. 굳이 또 갈 필요가 없었어요. 계절이나 확실히 바뀌어서 여름철 된다면 또 모르겠지만요.


'신사동 가로수길 가봐야지.'


강남역에서 출발해서 강남대로를 따라 신사역까지 걸어올라온 이유는 신사동 가로수길을 가보기 위해서였어요.


얼마 전이었어요. 제주도 살고 있는 친구가 서울에 놀러왔다가 신사동 가로수길을 갔다고 했어요. 친구에게 요즘처럼 위험한 때에 거기를 왜 가냐고 물어봤더니 애플 매장이 있어서 한 번 가봤다고 했어요. 신사동 가로수길에 애플 매장 큰 게 있거든요. 애플 매장 외에는 지금 신사동 가로수길에 볼 만한 게 별로 없다고 했어요. 사람도 거의 없고 한적하구요.


신사동 가로수길은 제대로 구경하면서 걸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어요. 신사동 가로수길은 아마 두 번인가 가봤을 거에요. 정확히 어디가 신사동 가로수길인지 알고 간 것도 아니었어요. 강남권에서 돌아다니다 어떻게 해서 지나가게 된 게 전부였어요. 신사동 가로수길은 가보고 싶은 생각이 없었거든요. 신사동을 갈 일도 없었구요. 강남역은 종종 갔지만 신사역은 안 갔어요. 친구와 만나 밥을 먹더라도 강남역 근처에서 만나 거기 있는 식당을 갔지, 신사동에 있는 곳은 안 갔어요.


신사동 가로수길 입구로 가는 길 내내 사람들은 거의 없었어요. 아마 원래부터 이렇게 없었을 거에요. 심야시간에 버스 타고 강남역 가는 동안 신사역 쪽 강남대로에 행인이 많이 돌아다니는 것을 못 봤거든요. 그로 미루어봤을 때 신사동 가로수길 가는 길에 사람이 없는 것은 꼭 중국 우한 폐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만은 아닐 거였어요. 여기는 우한 폐렴 영향을 확인하려면 반드시 낮에 와야 하는 곳이었어요.


신사동 가로수길 입구에 도착하자 신사동 가로수길 심야시간 풍경 영상을 촬영하기 시작했어요. 심야시간 풍경 영상 촬영을 마친 후, 되돌아나오면서 신사동 가로수길 사진을 찍기 시작했어요.


신사동 가로수길


서울 신사역 가로수길


서울 강남구 지하철 3호선 신사역 근처에 있는 신사동 가로수길은 우리나라의 원조 가로수길이에요. 신사동 가로수길이 유명해진 후, 카페와 식당 같은 곳이 몰리고 갑자기 뜨는 길을 한동안 다 가로수길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어요. 가로수가 시원찮든 아니든 죄다 무슨 가로수길이라고 이름붙이기 시작했어요. 그 덕에 '가로수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 한때 매우 많았어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신사역 가로수길


신사동 가로수길 때문에 여기저기 가로수길이 범람했고, 이후 이태원 경리단길이 뜨면서 이번에는 무슨 리단길 시리즈가 또 나왔어요. 물론 지금은 두 곳 모두 사이좋게 몰락한 상권 처지로 전락했어요.


서울 관광지


서울 신사동


경리단길 상권의 쇠락에 대해서는 몇 가지 이유와 의견이 있어요. 일단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경리단길 상권이 애초에 상권 형성이 제대로 되기 매우 어려운 곳이라는 점이에요. 접근성도 안 좋고 경사도 상당히 급한 곳이거든요. 경리단길에 한정해서 경리단길 상권이 왜 쇠퇴했는지 보면 결국 이태원 상권이 쇠락하면서 이태원 상권이 축소되었기 때문이에요. 그 다음에 이태원 상권이 왜 쇠퇴했는지를 따져보면 여러 가지 이유가 존재해요. 지형적 이유도 있고, 문화적으로 폐쇄적인 특성도 있고, 주한미군 문제도 있고, 소득주도성장으로 인한 한국 경제 침체 문제도 있어요. 이런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이태원 상권이 쇠퇴했고, 번창하고 확장중이던 이태원 상권의 가장 끄트머리에 위치하던 경리단길 상권은 이태원 상권이 쇠퇴하자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되었어요.


그래서 경리단길 상권은 단순히 젠트리피케이션의 사례로 보기에는 어려워요. 직접 가본 분들은 알겠지만 경리단길은 애초에 상권형성이 되는 것 자체가 신기한 지역이거든요. 대중교통 접근성만 나쁜 게 아니라 그곳 자체가 남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라 경사가 매우 높고 주차할 만한 곳도 마땅히 없는 지역이니까요. 거기는 젠트리피케이션 때문에 망했다고 할 게 아니라 대체 왜 거기에 뜬금없이 상권이 형성되었는지를 살펴봐야 하는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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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신사동 가로수길은 진짜 젠트리피케이션 때문에 망한 것 맞아요. 여기는 신사역에서 가까운데다 힘든 오르막길이 있는 곳도 아니에요. 도로가 2차선에 가까운 3차선이기는 하지만 걸어다니며 즐기는 상권이 형성되는 데에는 별 문제 없는 곳이에요. 위치를 봤을 때 이상한 곳이 아니에요. 강남권에서 위치를 봤을 때 이상한 곳인데 상권 형성이 되어 있는 곳을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신사동 가로수길보다는 오히려 도산공원 쪽이 더 맞겠죠. 도산공원 쪽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영 안 좋거든요. 그렇지만 신사동 가로수길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요. 지하철 3호선 신사역이 가까이 있으니까요.


서울 강남구 상권


신사동 가로수길 야경


신사동 가로수길은 과거 개성있던 가게와 카페들이 쫓겨나고 대기업들의 플래그쉽 스토어가 들어오며 인기가 시들해졌어요.


단순히 대기업들의 플래그쉽 스토어 및 프랜차이즈 카페가 들어오고 과거 개성있던 가게와 카페들이 사라진 것만으로 신사동 가로수길 상권이 쇠퇴했다고 보기는 솔직히 많이 어려워요. 정확히 말하자면 이후 들어온 대기업들의 플래그쉽 스토어 및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신사동 가로수길'만의 특성과 이미지 창출에 완전히 실패했기 때문에 상권이 몰락한 거에요.


둘이 무슨 차이가 있는지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에요.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는 곳이 있어요. 바로 제주도에 있는 스타벅스에요.


제주도에 있는 스타벅스는 타지역 스타벅스에서 마실 수 없는 제주 지역 한정 음료를 판매해요. 스타벅스 카드도 제주 지역 한정 디자인 카드를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구요. 인테리어도 다른 지역 스타벅스와는 약간 다르게 꾸며놓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스타벅스 매니아들은 '제주도까지 가서 스타벅스를 가는 것'이 아니라 '제주도에만 있는 게 있기 때문에' 제주도 가서까지 스타벅스를 가요.


만약 스타벅스가 제주도 한정 음료와 먹거리, 기념품을 만들지 않았다면 제주도에서 올리는 매출이 지금보다 유의미하게 낮았을 거에요. 굳이 제주도 여행가서까지 스타벅스를 갈 이유가 없으니까요. 여기에 제주도 시장 자체가 별로 안 크기 때문에 큰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을 거에요. 제주도에서 제대로 장사하려면 제주도민 외에 한국인 관광객, 외국인 관광객 다 끌어와야 하거든요. 그렇지만 스타벅스가 제주도에 한정해서 이것저것 만들어 특화하는 데에 성공했기 때문에 제주도에서도 장사 잘 되고 있어요.


이는 서울 명동도 마찬가지에요. 명동은 유명하기 때문에 유명한 지역으로 전락한지 오래에요. 그래도 사람들이 명동에 굳이 가는 이유 중 하나는 똑같은 화장품 로드샵이라 해도 명동에 있는 로드샵에서 판매하는 제품 종류가 더 많고 이것저것 더 잘 챙겨주기 때문이라고 하거든요.


단순히 대기업들의 플래그쉽 스토어 및 프랜차이즈 카페가 들어온다고 해서 상권이 몰개성해지고 망하는 것은 아니에요. 지역 고유의 특성과 이미지 창출에 성공하느냐가 관건이에요. 신사동 가로수길은 이 부분에서 완전히 실패한 곳이에요. 만약 성공했다면 인터넷에 신사동 가로수길 지점 한정 상품 글이 흔하게 돌아다니고 있었겠죠.


서울 심야시간 풍경


신사동 가로수길은 대기업 플래그쉽 스토어 및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들어온 후 자신만의 개성 창출에 완전히 실패해버렸어요. 그 결과,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의존해야만 하는 상권으로 전락해 버렸어요. 그 때문에 이번 중국 우한 폐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서 엄청나게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 되었어요.


어떻게 보면 서울에서 명동과 더불어 중국인에게 의존하면 어떤 참극이 발생하는지 보여주는 매우 좋은 사례 중 하나이기도 해요. 언젠가는 닥칠 재앙이 이번에 왔다고 봐야 해요. 한국인들에게 매력 없는 곳은 중국인들이라고 열정적으로 좋아하지 않아요. 중국인들도 사람들이거든요. 명동처럼 초대형 면세점이 있어서 중국인 보따리상들이 몰리는 경우 아니라면 중국인들에게 의존하는 관광지는 필연적으로 몰락할 수 밖에 없어요.


변화하지 않는 것은 보존이 아니라 방치에요. 방치된 곳을 좋아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어요. 이는 단순히 유적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상권, 관광지 모두 해당되요. 보존과 방치는 엄연히 다른 거에요. 중국인들에게만 의존하며 한국인들에게 인기를 얻을 노력을 소홀히한 곳들은 실상 '방치된 곳'이라 볼 수 있어요. 관광객들이 기본적으로 보고 싶어하는 것은 '현지인들에게 인기 좋은 곳'이거든요.


가로수길 입구


아래 영상은 이때 - 2020년 3월 4일 촬영한 서울 강남구 신사역 신사동 가로수길 심야시간 야경 풍경이에요.



아래 영상은 낮에 촬영한 서울 강남구 신사역 신사동 가로수길 풍경이에요.



일단 목표로 한 곳은 다 촬영했어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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