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마지막이다!"


제주시 민속오일시장 심야시간 풍경 촬영까지 모두 마쳤어요. 이제 드디어 마지막 촬영지인 도두항 하나 남았어요. 도두항 심야시간 풍경을 촬영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특별한 것이 없었어요. 도두항에 뭔가 굉장한 것이 있거나 아름다운 추억이 있어서가 아니었어요. 이날 잠을 잘 곳으로 정한 제주시내 유일한 24시간 찜질방이 도두동에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도두에 있는 24시간 찜질방 가는 길에 도두항 들려서 제주도 제주시 심야시간 영상 하나 더 찍을 생각이었어요.


'오일장 심야시간 풍경 은근히 으스스하네.'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에서 나와 도두항 쪽으로 걸어가며 속으로 중얼거렸어요. 저도 항상 오일장은 장날 낮 시간에만 갔어요. 장날 낮에 가서 구경도 하고 살 거 있으면 구입하곤 했어요. 장날 저녁에 가본 적조차 없었어요. 오일장은 아무리 장날이라 해도 저녁까지 장이 제대로 열리지는 않거든요. 평일 낮에는 거기 가볼 일이 아예 없었어요. 오일장이 있는 곳은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 아니라서요. 그런데 장날도 아닌 날에 심야시간? 아예 갈 생각을 안 했어요. 저도 당연히 '밤에 오일장에 뭐가 있다고 가'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심야시간에 오일장 가보니 완전 공포 영화 속 한 장면 같았어요. 지금까지 심야시간에 돌아다닌 곳 중 세 번째로 으스스한 분위기였어요. 1등과 2등은 거의 인간계가 아니라 신계급으로 충격적이었기 때문에 거기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요. 평소 알고 있던 오일장 모습과 완전히 정반대 모습이라 깜짝 놀랐어요. 놀랐다기 보다는 경악했다고 해야 맞을 거에요.


도두항까지 걸어가는 길은 오일장에서 꽤 먼 길이었어요. 도두동은 제주공항 서편 끝자락에 위치한 곳이에요. 제주공항 서쪽 끄트머리는 도두동이고 동쪽 끄트머리는 용담동이에요.


이쪽은 보통 신제주라고 부르지 않아요. 미래에는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그래요. '신제주'라고 부르는 지역은 계속 확장되어가고 있어요. 제가 어릴 때만 해도 노형로타리 너머 서쪽 - 노형초등학교 쪽은 신제주라고 부르지 않았어요. 한라수목원 주변도 마찬가지였구요. 그러나 여기가 다 개발되면서 지금은 여기까지 신제주라고 묶어서 부르기도 해요.


오일장 입구에서 이호해수욕장 가는 큰 길을 따라가다보면 도두동으로 들어가는 길이 하나 나와요. 이 길을 따라 공항 끄트머리를 따라 해안가로 내려가면 도두동에 있는 도두항, 도두봉으로 갈 수 있어요. 예전 고등학교 다닐 때 가끔 친구들과 이 길을 따라 이호해수욕장까지 걸어가곤 했어요. 도두에 친구가 살아서 한 번 가본 적 있었구요. 그래서 길은 대충 알고 있었어요.


깜깜한 어둠 속. 바닷가에서 가까운 곳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냄새가 더 진해졌어요. 제주도 살 때는 항상 맡던 냄새였어요. 사우나 들어갔을 때 맡을 수 있는 냄새와 약간 비슷한 냄새였어요.


'내일 비 오는 거 맞아?'


밤 하늘을 쳐다봤어요. 밤새 이렇게 무리해서 돌아다니며 영상 촬영을 6개 촬영하고 7개 촬영하러 가는 이유는 이날 - 2020년 2월 11일 오후부터 비가 내릴 거라는 소식이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따뜻한 바람이 얼굴을 쓰다듬었어요. 육지에서라면 겨울에 이 정도 따스한 바람이 분다면 다음날 비 올 확률이 높았어요. 그러나 여기는 제주도. 원래 겨울에 육지보다 따스해요. 게다가 이번 겨울은 유난이 참 안 추웠어요. 아무리 봐도 비 올 날씨는 아니었어요. 밤 하늘이 약간 흐리기는 했지만 이 정도로 이따 새롭게 찾아오는 밤에 비가 좍좍 퍼부을 거 같지 않았어요.


'아, 죽겠네.'


제원사거리 24시간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시럽을 마구 짜넣어 만든 파워포션을 마셨기에 간신히 버티고 있었어요. 잠이 솔솔 온다? 아뇨. 진짜 피곤하고 졸렸어요. 다리도 얼얼한 수준을 넘어갔어요. 이제 다리가 아팠어요. 따스한 공기 때문에 빨리 어디 들어가서 추위를 피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었어요. 그러나 날이 따스하니 공기로 인한 다리 냉찜질이 잘 되지 않았어요.


'이따 다리를 무조건 냉찜질로 풀어줘야겠다.'


여름에 많이 걷는 것과 겨울에 많이 걷는 것. 둘에는 차이가 있어요. 여름에는 많이 걷기 힘들어요. 날이 뜨거워서 온몸이 땀범벅이 되는 문제도 있지만, 많이 걷다보면 다리에 피로가 빠르게 쌓여요. 대신 목욕탕 가서 냉탕 들어가 다리 냉찜질을 제대로 할 수 있어요. 그래서 피로는 보다 빨리 풀리는 편이에요. 반면 겨울에 걸을 때는 여름보다 훨씬 많이 걸을 수 있어요. 가만히 있는 것보다 걸어서 몸에 열이 나게 만들어야 덜 추운 것도 있지만, 차가운 공기가 끊임없이 다리 냉찜질을 해주거든요. 대신 겨울에 많이 걷고 목욕탕 갔을 때 냉찜질을 제대로 하기는 어려워요. 냉탕 들어가서 조금만 있어도 추워서 견딜 수가 없거든요.


제주국제공항을 따라 걸었어요. 앞에는 시꺼먼 바다가 있었어요. 깜깜한 밤하늘과 시꺼먼 바다는 잘 분간되지 않았어요. 공항 옆 큰길을 따라 걸어내려가서 쭉 내려가면 바로 바다가 나와요. 그러나 이 바다가 도두항은 아니에요. 거기에서 동쪽으로 조금 더 걸어가야 도두항이 나와요. 도두봉도 보였어요. 도두봉은 아주 시꺼먼 커다란 덩어리로만 보였어요.


'도두봉은 절대 못 찍겠다.'


딱 봐도 도두봉은 촬영하고 말고 할 것이 없었어요. 그냥 시꺼멓기만 했거든요. 등산로 쪽은 그래도 불빛이 있을 거였어요. 그러나 등산로를 제외한 나머지 전부는 시꺼매서 동영상 촬영해봐야 찍히는 것이라고는 깜깜한 어둠 뿐일 거였어요.


'그래, 도두봉 못 찍어서 다행이다.'


만약 도두봉도 훤하게 보였다면 무리해서라도 도두봉까지 다 촬영하고 찜질방으로 가야 했어요. 여기를 두 번 올 건 아니었거든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도두봉은 너무 어두워서 도저히 심야시간 풍경 동영상 촬영할 수 없는 곳이었어요. 도두봉이 밝든가 주변 바다가 밝든가 둘 중 하나는 밝아야 하는데 둘 다 어두웠거든요.


'도두 왜 이렇게 변했지?'


도두는 진짜 많이 변해 있었어요.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도두는 시골이었어요. 군대 전역후에 갔을 때도 도두는 제주도의 평범한 어촌 중 하나였어요. 그러나 이번에 가보니 도두도 개발이 꽤 되어 있었어요.


"이제 영상 촬영해야지."


2020년 2월 11일 제주도 제주시 심야시간 풍경 촬영지 중 마지막 촬영지인 도두항에 도착했어요. 여기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어요. 그래서 영상부터 느긋하게 다 찍고 도두항 사진을 찍기로 했어요.


"이 다리 뭐야?"


제주도 제주시 도두항


도두항 입구에 있는 다리에는 커다란 생선 가시 모양 조형물이 매달려 있었어요.


'저건 진짜 이해하기 어려운 미적감각이네.'


평범한 어항인 도두항이 저 조형물 하나 때문에 졸지에 그로테스크한 장소처럼 되어버렸어요.


영상 촬영을 마친 후 사진을 촬영하며 도두항을 돌아다녔어요.


도두항


"어? 이거 사진 괜찮은데?"


도두항 등대


어두침침한 도두항에서 달빛 머금은 등대 사진이었어요. 초점이 살짝 안 맞는 느낌이었지만 매우 마음에 드는 사진이었어요. 사진이 노이즈 심해서 엔틱한 분위기도 느껴졌어요. 소위 '레트로 감성' 사진이었어요.


제주도 여행


제주시 여행


제주도 항구


도두항에는 어선이 매우 많이 정박해 있었어요. 조명도 동영상을 촬영할 만한 밝기였어요.


'여기 오기 잘했다.'


도두항 도착하기 전까지만 해도 도두항 가서 과연 영상 촬영할 수 있을까 의문이었어요. 텅 빈 항구에 침침한 조명이라 동영상에 시커먼 것만 가득 찍히는 것 아닌가 싶었거든요. 만약 시커먼 것만 잔뜩 찍히고 끝난다면 피곤하고 힘든데 쓸 데 없이 바닷바람만 쐰 꼴이 되어버릴 거였어요. 그러나 제 걱정과 달리 도두항은 심야시간에 와서 영상을 촬영할 만한 곳이었어요. 어선도 많고 불빛도 아주 어둡지 않아서 영상에 찍히는 것이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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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두항은 1976년 11월 8일에 국가어항으로 지정되었어요. 1991년에 기본 시설에 대한 계획이 수립되었고, 1998년에 기본시설이 완공되면서 어항으로 자리를 잡아 현재 어항 모습을 갖추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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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바닷가 야경


제주도 해안가 아경


어선들이 정박하는 어항이기 때문에 근처에는 수산물을 보관하는 시설이 있었어요.


제주도 어업


제주도 수산업


항구를 따라 도두항 다리를 향해 걸어갔어요.


제주도 야경


제주시 야경


제주국제공항 도두항


도두항을 이용하는 어업인구는 198명이고 가구수는 71호라고 해요.


도두항 방파제는 북쪽 150m, 남쪽 390m이고, 선양장은 30m, 물양장은 323m, 호안은 416m에요.


제주도 어항


항구 너머로 도두봉이 보였어요.


제주도 제주시 도두봉


도두봉은 이쪽 주민들이 산책하러 가는 곳이에요. 예전에는 도두봉은 도두쪽에 있는 오름 이상의 의미는 없었어요. 제주시에도 오름은 여러 곳 있어요. 굳이 일부러 도두봉까지 찾아가야 할 이유가 없었어요. 사라봉이라면 영주십경 중 하나인 사봉낙조 - 사라봉에서 보는 일몰 때문에 유명해서 사람들이 예전부터 많이 갔어요. 그렇지만 도두봉은 제주시에 있는 오름들 중 하나일 뿐이었어요. 제주시 동지역에 오름이 사라봉과 도두봉만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굳이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 곳까지는 아니었어요. 도두봉 찾아가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 것은 올레길 생긴 이후에요. 올레길 생기고 이쪽도 나름 관광지로 유명해지면서 도두봉 찾아가는 사람들도 꽤 늘었어요.


제주도 오름 도두봉


제주도 올레길


제주도 2박 3일 심야시간 야간 여행 여행기 어둠의 소리 08 - 제주시 제주국제공항 서편 도두항 심야시간 야경 풍경


"이제 촬영 끝났네."


제주도 바닷가 항구


2020년 새벽 5시 53분. 드디어 도두항 마지막 사진까지 다 찍었어요. 이제 사진 촬영, 동영상 촬영 둘 다 끝났어요.


아래 영상이 이때 촬영한 제주도 제주시 도두항 심야시간 야경 풍경 영상이에요.



"이제 좀 쉬자."


그러나 쉴 수 없었어요. 찜질방 가야 쉴 수 있었거든요. 마지막 힘을 쥐어짜서 도두동에 있는 찜질방을 향해 걷기 시작했어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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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밤에 찍으셨는데도 불구하고 잘나왔네요~

    2020.03.07 20: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강행군을 하셨군요. 몹시 힘드셨겠습니다.
    길을 걷다 마주치게 되는 조형물들을 보면 멋진 것도 있지만, 오히려 어울리지 않고 보기 싫은 것도 종종 있죠.
    그래도 생선 뼈는 생선-항구-바다라는 의미는 있네요.

    2020.03.07 21: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생선뼈와 항구는 서로 통하는 게 있긴 하죠. 항구로 끌려온 생선은 누군가 먹기 위해 잡혀온 거니까요 ㅎㅎㅎ

      2020.04.05 20:20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