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서울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연변거리 가리봉시장

좀좀이 2019. 12. 29.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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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떻게 하지?'


대림 차이나타운을 다 둘러본 후였어요. 빗줄기는 조금씩 약해지고 있었어요. 아직 우산을 쓰고 돌아다녀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이대로 가면 새벽 지하철 첫 차가 다닐 즈음에는 비가 그칠 수도 있을 거였어요.


몇 시인지 봤어요. 2019년 12월 10일 3시 20분이 넘었어요. 조금 후에는 버스 종점에서 첫 차가 운전을 개시할 거였어요. 서울 버스 첫 차는 보통 4시에서 4시 30분에 차고지에서 출발하며 운행을 개시하거든요. 일용직 근로자들은 인력시장에 나가기 위해 새벽 4시 즈음부터 움직이기 시작해요. 새벽 4시부터는 인력 시장을 향해 가는 사람들이 하나 둘 거리로 나와요.


대림역은 심야버스라고는 N62번 하나 있는 곳이었어요. N62번 버스는 서울 종로까지 안 가요. 지하철 첫 차가 다니려면 2시간 넘게 남았다고 봐야 했어요. 한 시간 정도면 적당히 식당 가서 밥알 세어가며 밥 먹으며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할 수 있었어요. 두 시간은 혼자서 정말 애매했어요. 대림역에서 신풍역 쪽으로 걸어올라가 영등포역까지 걸어가는 방법이 있기는 했지만 이건 너무 무의미했어요. 기껏 심야버스 타고 신도림역까지 와서 대림역까지 걸어온 것이 아까웠어요. 이쪽은 낮에도 제가 사는 곳에서 오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곳이거든요.


'가리봉으로 넘어갈까?'


서울 영등포구 대림2동에 대림 차이나타운이 있다면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에는 연변거리가 있어요. 가리봉동 연변거리도 이날 갈 곳으로 일단 점찍어놓은 곳이기는 했어요. 거리상으로는 대림역에서 멀지 않았어요. 대림 차이나타운이 대림역에 있고, 연변거리는 남구로역에 있어요. 거리상으로 멀지 않았고 이날 시간이 되면 가기로 계획한 곳이었어요.


'빨리 가야겠다.'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대림역만 보고 가기에는 너무 아쉬웠어요. 시간도 돈도 다 아까웠어요. 여기까지 왔으니 전설적으로 악명 높은 가리봉동도 보고 가기로 결심했어요. 가리봉동은 서울 3대 중국인, 조선족 밀집지역 중 하나거든요. 대림2동 대림역에서 지하철로 한 정거장만 걸어가면 되었어요. 여기를 또 올 생각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어서 빨리 가서 연변거리와 가리봉 시장을 둘러보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어요. 집으로 바로 돌아가든가 대림역 12번 출구 대림 차이나타운으로 되돌아와서 뭘 먹고 집으로 돌아갈지는 가리봉동 연변 거리와 가리봉시장을 둘러본 후에 결정하기로 했어요.


2019년 12월 10일 새벽 3시 27분. 가리봉동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연변거리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어요.


서울 지하철 대림역


빗줄기가 많이 약해졌어요. 우산을 안 쓰고 걷기에는 무리였지만 억지로 안 쓰고 다니려고 하면 다닐 수 있는 정도까지 약해졌어요. 저는 우산을 계속 쓰고 가야 했어요. 빗줄기가 약해졌다고 해도 아직 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어요. 여기에 저는 남구로역 연변거리를 가서 또 돌아다녀야 했기 때문에 걸어야 하는 시간이 꽤 많이 남아 있었어요.


'여기 되게 기분 나쁜데?'


남구로역으로 가까워질 수록 분위기가 더욱 음침해지고 스산해졌어요. 신도림역에서 대림2동 대림역 갈 때 걸었던 도림천도 분위기가 영 아니라 정말 걷기 싫었어요. 대림역에서 가리봉동 남구로역으로 가는 길 분위기도 그랬어요. 한 걸음 걸어갈 때마다 낙후된 상태도 그만큼 더 높아져 갔어요. 큰 길을 걷고 있는데 으슥한 뒷골목을 걷고 있는 기분이었어요.


연변거리에 도착했어요.


'뭐야?'


지도에서 제가 가리봉동 연변 거리에 도착했다는 것을 확인하지 않아도 연변거리에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진짜 음침하잖아!'


일단 건물부터 낡은 티가 팍팍 났어요. 가리봉동 중국인, 조선족들의 번화가임에도 불구하고 대림 차이나타운에서 대림중앙시장 너머 껌껌한 길보다 음침하고 분위기가 어두웠어요. 분명히 늦게까지 장사하는 식당들이 있어서 불이 환히 켜져 있는 곳이 몇 곳 있었음에도 불구하구요. 이건 칙칙하다는 표현과 어울리지 않았어요. 음울하다고 해야 맞을 분위기였어요. 어둡고 우중충한 분위기였어요. 단지 하늘에서 계속 내리고 있는 빗방울 때문이 아니었어요.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연변거리 가리봉시장


가리봉시장 안으로 들어갔어요.


가리봉시장


가리봉시장은 1976년 형성된 시장이에요. 인근 구로공단 노동자들이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자주 가던 시장이라고 해요.


그러나 구로공단의 쇠퇴와 함께 가리봉동 상권도 많이 죽었어요. 여기에 가리봉동은 조선족, 중국인들의 거점 지역이 되었구요.


가리봉동은 2000년대 들어서 재개발 소리가 계속 나왔어요. 그렇지만 재개발은 딱히 진행되지 않았고 계속 방치되다시피 했어요. 2010년에는 가리봉시장 일대를 재개발하는 가리봉균형발전촉진지구 개발사업이 발표되면서 시장 재건축 사업이 불투명해지자 가리봉시장상우회를 중심으로 상인들이 직접 돈을 모아 환경 개선 사업을 실시했대요.


여전히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남구로역 일대는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어요. 아무리 옆 동네 대림역 12번 출구가 중국인, 조선족들의 중심 거점이 되었다고 하지만 연변 거리가 이 정도로 낙후되고 음울한 분위기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오히려 가리봉동은 예전부터 조선족, 중국인 밀집지역으로 유명했기 때문에 이것저것 많을 줄 알았어요. 최소한 음울한 분위기는 덜할 줄 알았어요. 영화 속에서 조선족 거주지가 풍겨오는 그 어두운 기운이 진짜 그대로 느껴졌어요.


가리봉동


영상을 촬영하며 가리봉 시장을 쭉 걸었어요. 가리봉 시장은 크지 않았어요. 가리봉시장 촬영을 대충 끝내고 이번에는 가리봉시장 사진을 찍기 시작했어요.


가리봉동 낙후지역


'대체 추석이 언제인데 추석 송편 판다는 말이 있어?'


가리봉동 추석 송편


탁자 위에는 '추석 송편 팝니다'라고 적힌 판지가 세워져 있었어요. 추석이 아니라 설날이 다가오고 있는데 아직까지 추석 송편 판매한다는 글이 적힌 종이가 있었어요.


구로구


서울 구로구


시장 옆은 매우 음침하고 음울한 분위기였어요.


서울 낙후지역 -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시장 길을 따라 쭉 걸어갔어요.


서울 남구로역 상권


서울 남구로역 조선족 상권


서울 구로구 중국인 상권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남구로역 연변거리 가리봉시장은 딱히 특색 있는 시장까지는 아니었어요. 일단 규모가 매우 작은 편이었어요. 동네에서 큰 시장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어요. 서울 도처에 흔한 길거리 이름 없는 장터 수준보다는 컸어요. 그러나 일부러 찾아갈만큼 큰 규모는 아니었어요.


카카오맵 로드뷰로 봤을 때 입구가 꽤 근사하게 되어 있어서 약간 기대했어요. 입구마다 중국 전통 성문 비슷하게 생긴 패루가 있었거든요. 패루를 보고 중국인들 많이 사는 동네에 있는 시장이니 뭔가 독특한 느낌이 있을 줄 알았어요. 그러나 그렇게까지 특별한 모습은 보지 못했어요. 시장 안에 중국 식품 상점이 있는 것은 굳이 가리봉시장 아니더라도 볼 수 있는 장면이었어요.


가리봉시장 길 위에는 지붕이 설치되어 있어서 비 오는 날에도 시장 안에서 우산 쓰고 돌아다닐 필요는 없었어요.


서울 하류층 밀집지역


서울 슬럼가


가리봉시장에서 나왔어요.


아래 사진은 새벽에 촬영한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남구로역 연변거리 사진이에요.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남구로역 연변거리


실제 분위기는 이것보다 더 음침하고 음울한 편이었어요.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연변거리 가리봉시장은 일부러 찾아갈 것까지는 없는 곳이었어요. 서울에서 조선족, 중국인 3대 밀집 지역 중 하나이자 가장 역사가 긴 가리봉동을 가서 가리봉동 연변거리를 구경하러 간다면 간 김에 같이 둘러보는 정도였어요.



위 영상은 이때 촬영한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연변거리 가리봉 시장 심야시간 풍경 영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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