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서울

서울 종로구 종로3가 탑골공원 (파고다공원)

좀좀이 2019. 12. 24. 07:15
728x90

서울 종로구 익선동 한옥마을 촬영까지 다 마쳤어요. 아직 의정부 돌아가는 버스 첫 차가 오려면 시간이 꽤 많이 남아 있었어요.


'탑골공원 주변도 촬영할까?'


익선동 한옥마을 입구인 종로3가역 4번 출구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탑골공원이 있었어요.


'이왕 왔는데 탑골공원 영상도 찍자.'


인사동 심야시간 풍경 동영상은 예전에 촬영했어요. 촬영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가서 동영상 찍고 사진 찍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탑골공원 가서 주변을 한 바퀴 돌면서 탑골공원 심야시간 모습 동영상과 사진을 찍기로 정했어요.


탑골공원 앞은 무지 많이 지나갔어요. 종로에서 의정부로 버스 타고 가려고 하면 종로대로를 따라 종로5가 효제초등학교 버스 정류장까지 가야 해요. 보통 이 길을 걸어가곤 했어요. 종로대로를 따라 걷다보면 탑골공원 앞을 무조건 지나갈 수 밖에 없어요. 입구가 종로대로에 있으니까요. 그러나 탑골공원 안에 들어가본 적은 딱 한 번 있었어요. 탑골공원 앞은 매우 많이 지나다녔지만 그 안에 들어가보고 싶게 생기지는 않았거든요.


탑골공원 정문인 삼일문으로 갔어요.


탑골공원 삼일문


일단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동영상을 촬영했어요. 여기는 제가 거의 다니지 않는 길이지만 길을 찾아 헤맬 필요가 전혀 없는 곳이었어요. 삼일문부터 시작해서 공원 담벼락 따라 한 바퀴 도는 것 뿐이었으니까요. 굳이 사진을 찍으며 한 바퀴 돌고 길 봐놓은 후에 영상을 찍을 필요 없었어요. 영상부터 후딱 해치우고 나서 천천히 걸으며 사진을 찍어도 되는 곳이었어요.


탑골공원 주변을 한 바퀴 뱅 돌고 삼일문으로 돌아왔어요.


'슬슬 사진 찍고 다른 곳 가야겠다.'


다시 탑골공원 주변 어둠 속을 향해 걸어갔어요.


서울 탑골공원


서울 탑골공원은 사적 제354호에요.


현재 탑골공원이 있는 곳은 원래 고려시대 절인 흥복사가 있었던 자리라고 해요. 조선 세조 10년인 1464년에 흥복사는 원각사로 개칭되었어요. 그리고 이때 도성 안 제일의 대가람으로 중건되었어요.


그러나 조선의 억불 정책이 강화되면서 중종 시절에 이르러서는 원각사의 모든 건물이 헐리고 빈 터만 남아 있게 되었어요. 이후 계속 공터에 원각사지 10층 석탑 같은 돌로 된 것 몇 개만 굴러다니는 상태로 방치되었어요.


1897년, 영국인 재무부 고문이었던  J. M. 브라운이 원각사지를 공원으로 조성했어요. 그래서 탑골공원은 서울 최초의 근대공원이에요.


탑골공원 주변


탑골공원 원래 이름은 파고다 공원이에요. 지금은 모두 탑골공원이라고 하지만 오래된 책을 보면 파고다 공원으로 나와 있는 책도 있어요. 공원 이름이 파고다 공원에서 탑골 공원으로 이름이 개칭된 것은 1992년 5월 28일이에요.


탑골공원은 1919년 3.1운동의 발상지로 잘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국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가보려고 하는 곳이에요. 3.1절이 되면 탑골공원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가구요.


그렇지만 이렇게 유명한 탑골공원에 가본 사람은 일단 눈살을 찌푸려요. 사실 탑골공원은 3.1운동 발상지로 유명하지만 그리 깨끗하지 못한 곳으로도 악명이 자자하거든요.


서울 빈민


서울의 게토를 찾아서.


서울에도 '게토'라고 부를 만한 곳이 몇 곳 있어요. 종로3가역 5호선 출구가 모여 있는 돈화문로11길은 서울의 게토 중 한 곳이에요.


게토 Getto 는 원래 중세 유럽에서 유대인 격리 구역을 의미하는 단어였어요. 그러나 현대 와서 게토는 의미가 확장되어서 비유적 표현으로 잘 사용되요. 도시 내부에 있는 소수 민족, 소수 문화 집단을 격리시키는 공간으로 비유되곤 해요.


도시 내의 사실상 격리된 공간에 대해 '게토'라고 표현하는 경우를 보면 공통점이 있어요. 바로 '문화를 격리시키는 공간'으로 사용된다는 점이에요. 특정 부류를 몰아넣고 격리시키는 공간 - 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몰아넣고 격리시키려는 움직임이 존재해야 해요. 그리고 문화적으로 특정 문화를 격리시키는 공간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다 갖고 있을 때 흔히 게토라고 표현해요. 단절되고 격리되어 있다고 해서 무조건 게토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요.


예를 들어서 강남구 구룡마을 판자촌 같은 곳은 그냥 빈민가, 판자촌 등이라고 표현하지 게토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여기는 문화적으로 격리시키는 공간은 아니거든요. 그저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서 거주하는 공간이죠.


자유민주주의 사회 체제에서 사람을 특정 지역에 강제로 몰아넣고 못 나오게 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이건 교도소 같은 범죄자 수용시설이거나 사회에서 반드시 격리시켜야 하는 질병을 앓는 사람들에게나 해당하는 이야기에요.


자유민주주의 사회 시스템에서 일반인을 특정 공간에 가둬놓지는 못해요. 그러나 문화를 특정 지역으로 몰아가고 밖으로 못 나오게 할 수는 있어요. 일반인들의 배척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특정 공간으로 격리되는 경우도 있고, 정책적으로 특정 구역으로 몰아가는 경우도 있어요. 종로3가 뒷편 돈화문로11길 일대는 그런 공간이에요.


서울 시민의식


돈화문로 11길에서 탑골공원까지를 보면 특정 문화를 격리시켜놓은 공간이라 볼 수 있어요. 이 지역에 격리되어 있는 문화는 세 종류 있어요.


먼저 노숙자 문화가 있어요. 돈의동 쪽방촌 및 탑골공원 일대는 노숙자들이 많은 지역이에요. 실제 이쪽을 돌아다녀보면 노숙자를 정말 많이 볼 수 있어요. 노숙자들은 나름의 문화와 질서가 있어요. 이런 노숙자 문화의 중심지는 탑골공원 및 돈의동 쪽방촌이에요.


두 번째로 동성애자 문화가 있어요. 돈화문로11길은 동성애자 거리로 알려져 있어요. 밤이 되면 길거리에 포장마차가 죽 늘어서는데, 이 포장마차들이 동성애자들이 만나는 장소로 알려져 있어요. 또한 돈화문로11길 일대에는 동성애자들이 모이는 술집 및 숙박업소들이 밀집해 있다고 하구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동성애자들이 이 일대에서 벗어나 애정행각을 하면 많은 비난을 받아요.


세 번째로 빈민 노인 문화가 있어요. 탑골공원 일대 및 종로3가 지하철역 중심으로 노인들이 많이 모이곤 해요. 탑골공원 주변에는 무료 급식소, 다방, 이발관 같은 노인들을 위한 시설들이 여기저기 자리잡고 있어요. 정책적으로 노인들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한 지역인 락희거리도 탑골공원에서 멀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종로3가역 5호선 출구가 있는 돈화문로11길 및 탑골공원 일대는 서울의 게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어요. 사람들이 배척하고 몰아넣는 성격이 확실하게 존재하거든요.


서울 게토


그래서 익선동 한옥마을을 가면 갈 때마다 웃음이 나와요. 익선동 한옥마을도 이 지역 게토에 해당하는 공간이었거든요. 익선동 한옥마을 내에도 쪽방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었다고 해요.


어쩌면 그렇게 때문에 가회동 북촌 한옥마을과 달리 익선동 한옥마을은 저항이랄 것 없이 빠르게 상업지구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해요. 똑같은 기와집 한옥이지만 북촌 한옥마을 한옥과 익선동 한옥마을 한옥은 모양이 확연히 차이나요. 둘 다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개량 한옥이지만 북촌 한옥마을은 우리가 상상하는 '양반들이 거주하는 기와집'에 보다 가까운 형태에요. 북촌 한옥마을은 서울의 평범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동네이다보니 상업지구화 되는 것에 대한 저항이 크게 존재하고, 익선동 한옥마을은 서울의 빈민들이 모여 살던 곳이다보니 상업지구화 되는 것에 대한 저항이 매우 약한 것 아닌가 싶어요.


서울 노인 문제


탑골공원 담장을 따라 걸어갔어요.


서울 탑골공원 문화


서울


韓国旅行


어두침침하고 으슥한 길이었어요.


ソウル


首尔


nightview


탑골공원 옆에는 고물상이 있었어요.


서울 고물상


서울 노인문화


getto in Seoul, Korea


slum in seoul, korea


ソウル 旅行


trip in seoul


침침한 어둠 속에서 리어카 수레와 자전거 모두 잠들어 있었어요.


seoul


지나가는 행인도 없었어요. 고물상에서는 집게차가 폐지를 트럭에 싣고 있었어요.


종로2가


"술 드시고 싸웠구만."


바닥에 장기알이 쏟아져 있었어요.


한국 노인 문화


탑골공원 뒷편을 가보면 노인들이 장기와 바둑을 두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장기판과 바둑판이 항상 비치되어 있거든요. 바닥에 장기알이 쏟아져 있는 것으로 보아 노인들이 술 마시며 장기 두다 싸운 모양이었어요.


어른들의 장기에 대한 인식은 그리 좋지만은 않아요. 이렇게 한국에서 장기에 대한 인식이 좋은 편이 아닌 이유는 장기 두다 싸우는 경우가 꽤 흔하기 때문이에요. 한국 장기는 상대방 신경 긁기 매우 좋거든요. 여기에 물러달라고 조르고, 옆에서 훈수꾼이 훈수 두기 시작하면 거의 100% 확률로 싸움나는 것이 장기에요. 우애 좋은 형제끼리라 해도 멱살 잡고 싸우게 만드는 것이 장기거든요.


'어, 뭐야!'


서울 노숙자 노인


노숙자 노인 세 명이 문 앞에 앉아서 잡담을 나누고 있었어요. 깜짝 놀랐어요. 이 야심한 시각에 깨어 있는 사람이 있을 거라 상상도 못 했거든요.


서울 빈민 문화


탑골공원


서울 종로구 종로3가


서울 종로구 종로3가 탑골공원


이제 반대쪽으로 인사동 입구가 보였어요.


韩国


길을 따라 걸어가며 담장 너머 탑골공원 입구를 바라봤어요.


서울 근대 공원


서울 파고다 공원


서울 야경


종로3가역


서울 지하철 1호선


탑골공원 입구에서 노숙자가 박스로 입구를 막고 공간을 만들어 잠을 자고 있었어요.


서울 종로3가 탑골공원 노숙자


길을 따라 걸어갔어요.


韓国の夜景


ソウル 秋 写真


韓国 旅行 写真


ソウル 旅行 写真


seoul nightview photo


서울 가을 야경 사진


다시 삼일문으로 돌아왔어요.


파고다 공원 삼일문


이렇게 2019년 12월 1일 새벽에 동영상을 찍으며 서울을 돌아다니는 것을 마쳤어요.



위 영상은 이날 촬영한 서울 종로구 종로3가 탑골공원 심야시간 풍경 영상이에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