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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술 - 일본 호로요이 그레이프 포도 술 후기 Horoyoi Grape ほろよい ぶどう

좀좀이 2019. 8. 17.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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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마셔본 한국 편의점에서 판매중인 일본 술은 일본 호로요이 그레이프 Horoyoi Grape ほろよい ぶどう 에요. 일본 호로요이 그레이프는 포도 주스가 첨가된 포도 술이에요. 포도주는 아니고 포도 음료가 섞인 술이에요.


'호로요이도 한 번 마셔볼까?'


일본 츄하이 스위토나 피치 복숭아 술을 마시고 나자 호로요이도 궁금해졌어요. 호로요이는 몇 번 들어봤어요. 이것 역시 처음에는 음료수인 줄 알았어요. 호로요이 맛있다는 글을 매우 많이 봤거든요. 호로요이 글을 볼 때마다 대체 한국인들은 일본 것을 얼마나 좋아하길래 이제는 일본에서 음료수까지 수입해오냐고 생각했어요. 일본 먹거리에 관심이 아예 없다시피 했기 때문에 호로요이 글 자체를 볼 생각도 안 했거든요.


그러나 호로요이는 일본 음료수는 아니었어요. 이것도 술이었거든요. 캔 디자인을 보면 음료수처럼 생겼지만, 실제로는 엄연한 술이었어요. 호로요이도 한국 여자들 사이에서 매우 인기 좋은 술이라고 해요. 얼마나 인기 좋고 일본 여행 가서 이것을 마신 후 너무 맛있다고 인증샷을 남기고 글을 썼으면 술 자체에 관심이 아예 없고 일본 식품에 대해서도 관심 없는 저조차도 호로요이 글은 질릴 정도로 많이 봤고, 심지어 정식 수입되어서 한국 편의점에서도 판매하고 있어요.


일본 츄하이 스위토나 피치 복숭아 술이 매우 맛있었기 때문에 덩달아 호로요이도 매우 궁금해졌어요. 스위토나 피치도 그렇게 맛있었는데 호로요이는 대체 얼마나 맛있어서 그렇게 유명한지 알고 싶어졌거든요. 게다가 호로요이는 편의점 갈 때마다 눈에 딱 들어왔어요. 어느 편의점에 가든 항상 호로요이는 보였어요. 하도 많이 봐서 왜 여태까지 안 마셔봤나 싶을 정도였어요.


호로요이는 일본 산토리에서 생산하고 있는 츄하이 종류라고 해요. 츄하이가 술 종류이고, 호로요이는 츄하이 술 종류 중 하나래요. 한국에서 유명해진 이유는 당연히 일본 관광 다녀온 사람들이 하도 맛있다고 해서구요. 호로요이는 ほろ酔い 에서 왔다고 해요. ほろ 는 일본어에서 접두사로 '약간'이라는 의미에요. 酔い 는 '술에 취하다'라는 의미인 酔う よう동사의 명사형태구요. 즉, 호로요이는 '살짝 취하기' 정도 되는 말이에요.


'호로요이 마셔봐야겠다.'


이왕 궁금해졌기 때문에 호로요이 술을 마셔보기로 했어요. 편의점으로 갔어요. 호로요이 술을 찾아봤어요. 당연히 편의점에서 판매중이었어요. 호로요이 중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은 바로 호로요이 그레이프 Horoyoi Grape ほろよい ぶどう 였어요. 캔 디자인이 매우 예뻤거든요. 단순한데도 조잡하거나 싼 티 나지 않았어요.


호로요이 그레이프를 집어들었어요.


현재 한국 편의점에서 판매중인 일본 술 가운데 하나인 일본 호로요이 그레이프 포도 술 Horoyoi Grape ほろよい ぶどう 은 이렇게 생겼어요.


일본 술 - 일본 호로요이 그레이프 포도 술 후기 Horoyoi Grafe ほろよい ぶどう


자주색 바탕에 3%가 강조되어 있어요. 호로요이 그레이프는 알코올 도수가 3%에요.


캔 윗부분에는 포도 사진이 있고, 그 뒤에는 흰색으로 그린 얼음이 담긴 컵이 있어요. 포도 아래에는 히라가나로 ほろよい 라고 적혀 있고, 히라가나를 못 읽는 사람을 위해서인지 바로 아래에 작게 영어로 HOROYOI GRAPE 라고 적혀 있어요. 그 아래에는 ぶどう 라고 적혀 있어요. ぶどう 는 일본어로 '포도'라는 뜻이에요.


Horoyoi Grafe


캔 옆에는 번자체 중국어로 제품 설명이 적혀 있었어요.


ほろよい ぶどう


우리나라 수입 제품명은 호로요이 그레이프[포도쥬스2.46%, 합성향료(포도향)0.08%, 포도과피추출색소 0.03%] 래요. 수입명이 진짜 이렇게 되어 있는 것인지, 그냥 강조하고 싶은 것을 뒤에 바로 붙여넣은 것인지는 모르겠어요. 어느 쪽이든 조금 쓸 데 없는 짓으로 보여요. 전자라고 할 경우, 제품명을 이렇게 섬세하게 붙여놓을 필요가 없어요. 후자라고 할 경우, 어차피 여기 바로 아래에 원재료가 나와 있어요.


제가 구입한 것은 350ml 캔이에요. 원산지는 일본이었어요. 이것 역시 진짜 일본 술이었어요.


수출회사는 Suntory Spirits Ltd 에요. 산토리 호로요이 포도는 식품 유형 중 기타주류에 해당한대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우리나라 편의점에서 같은 산토리 제품이지만 산토리 맥주보다 산토리 호로요이가 훨씬 더 많이 보였어요.


수입자는 빔산토리코리아 유한회사로, 서울 강남구에 위치해 있대요.


일본 산토리 호로요이 포도 술 원재료는 다음과 같아요.


정제수, 설탕, 주정, 포도쥬스 2.46%, 이산화탄소, 산도조절제(구연산, 구연산나트륨, DL-사과산), 합성향료(포도향)0.08%, 포도과피추출색소 0.03%


제조원은 Suntory Kyushu Kumamoto Plant 래요.


일본 술 - 일본 호로요이 그레이프


캔을 따자 경쾌하게 기포 터지는 소리가 들렸어요.


껍질째 먹는 포도맛이잖아!


알코올 도수 3도가 중요한지 모르겠어요. 중요한 것은 알코올 맛을 포도쥬스 맛과 매우 잘 배합했다는 것이었어요. 알코올의 쓴맛으로 어떻게 싱싱한 맛을 만들어내는지 신기할 정도였어요. 맛은 잘 익은 포도 한 송이였어요. 그 이상의 표현이 필요 없었어요. 그냥 진짜 과일 포도맛이었어요. 어설픈 짝퉁 포도주스에 술을 타놓은 맛이 아니었어요. 포도알 하나씩 껍질째 씹어먹는 맛이었어요.


포도니까 포도!


귀에서 쓰레기통을 부여잡고 웩웩거리며 '포도니까 포도!'라고 외치는 연구자의 절규가 들렸어요. 이 제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실패작 술을 마셨을지 상상도 안 되었어요. 알코올 도수 3%가 만들어내는 알코올 특유의 쓴맛과 포도쥬스의 조합으로 진짜 포도맛과 최대한 유사하게 만들기 위해 얼마나 각고의 노력을 거쳤을까요. 옆에 가서 여명808이라도 주면서 이제 그만하면 얼추 비슷하니 되었다고 위로해주고 싶을 정도였어요.


정말 맛있었어요. 계속 사서 마시고 싶을 정도였어요. 술을 안 마시는 제가 마셔도 이것은 매우 훌륭한 혼합주류였어요. 한국 제품 전부 갖다놔도 호로요이 그레이프 하나한테 다 처참하게 발릴 것 같았어요. 애국심으로 될 문제가 아니었어요.


솔직히 음료 정도라면 한국도 일본한테 해볼만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한국 맥주 쓰레기인 거야 워낙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서 그러려니 해요. 그래도 음료나 이런 혼합 술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오히려 호로요이에서 더 처참하게 패배했어요. 옹호해주고 싶어도 옹호해줄 수 없었어요. 반일이니 극일이니 하는데 혼합주류에서부터 이렇게 처발리다니 할 말이 없었어요. 그래도 이거라면 우리나라 것도 맞먹을 수 있겠지 했지만 오히려 정반대였어요. 이게 무슨 고난이도 기술을 엄청나게 필요로 하고 대규모 연구 투자를 필요로 하는 첨단소재도 아니구요.


호로요이 그레이프는 한 송이 포도를 먹는 맛이었어요. 다 마신 후 가볍게 취기가 올라오는 것이 호로요이에 딱 어울렸어요. 왜 이게 한국 여자들 사이에서 그렇게 인기좋은지 마셔보니 알 수 있었어요. 아름다움을 뛰어넘은 극사실주의적인 맛이었어요. 이건 또 사서 마실 거에요. 너무 훌륭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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