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가본 서울 냉면 가게는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제기동 청량리 전통 시장 안에 있는 냉면 가게인 춘천 냉면이에요.


"냉면 먹고 싶다."


날이 더워지니 더운 날 먹기 좋은 음식을 먹고 싶었어요. 계속 머리에 떠오른 것은 냉면이었어요. 물냉면 말고 비빔냉면이요. 아주 화끈하게 매운 냉면을 먹고 싶었어요. 얼마 전 갔던 청량리 전통시장 안에 있는 매운 비빔냉면 가게인 할머니 냉면집을 다시 가고 싶었어요. 청량리 할머니냉면의 매운 비빔냉면은 화끈하게 맵고 맛있었어요. 먹으면서 엄청 맵지만 맛있다고 느꼈어요. 어렸을 적 비빔면 처음 먹었을 때 느꼈던 엄청난 매운맛을 다시 느낄 수 있었어요.


여기에 청량리 할머니 냉면은 의정부에서 가기도 편했어요. 의정부역 가서 지하철 1호선 타고 30분 정도만 가면 청량리역이거든요. 청량리역 2번 출구로 나가서 조금만 걸어가면 되요. 청량리는 의정부에서 전철 타고 쉽게 갈 수 있는 곳이에요. 잠깐 바람 쐬러 나갔다 온다는 기분으로 다녀와도 괜찮은 곳이었어요. 그래서 더 가고 싶었어요. 가볍게 식사 하러 갔다온다는 기분으로 다녀오면 되니까요. 가격도 한 그릇 5천원이라 전혀 부담되지 않았어요. 양도 많았구요.


'거기 할머니 냉면 말고도 냉면 가게 여러 곳 있었지?'


청량리 전통시장은 냉면 골목이 있어요. 냉면 골목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냉면집이 많이 모여 있어요. 할머니 냉면이 있는 골목길이 바로 거기에요. 여기는 대체로 비빔냉면을 판매하는 집들이 몰려 있어요. 청량리 전통시장 냉면 골목에는 냉면 맛집이 많아요. 대표적인 곳은 할머니냉면이고, 그 외에 주변에 있는 냉면집들도 유명한 편이에요. 다미옥, 청량리 함흥냉면처럼 면발을 직접 뽑아서 냉면을 만드는 가게도 있고, 진공포장된 공장제 면발을 쓰는 가게도 있어요.


청량리 할머니 냉면은 가봤어요. 이번에는 다른 곳을 가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어느 냉면집을 갈까 고민하며 카카오맵으로 청량리 전통시장 냉면골목길을 잘 살펴봤어요. 리뷰도 잘 살펴봤어요. 독보적으로 유명한 곳은 할머니 냉면이지만, 다른 곳들도 평을 보니 괜찮았어요. 다른 곳 가도 실망할 일은 없어 보였어요. 가격도 한결같이 5천원이었어요.


'오늘은 춘천 냉면 먹어야지.'


여기도 분명히 매운 비빔냉면이 주력일 거였어요. 여기는 어떤 맛일지 궁금했어요. 식당 이름이 호기심이 발동하게 만들었어요. 지금은 춘천 갈 때 상봉역을 압도적으로 많이 이용하지만 경춘선이 전철이 되기 전에는 청량리를 많이 이용했어요. 청량리역 기차가 주로 강원도, 경상북도 일부 지역으로 간다는 점을 생각하면 청량리역에 어울리는 냉면집 이름이었어요.


지하철을 타고 청량리역으로 갔어요. 청량리역 2번 출구로 나와서 길을 건넜어요. 청량리 현대코아 아파트 뒷길로 들어갔어요. 정확히는 왕산로37길이에요.


조금 걸어가자 춘천 냉면이 나왔어요.


춘천냉면


간판에 '춘천냉면 (사계절)'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안으로 들어갔어요.


청량리 춘천냉면


가게 안에서 사람들이 냉면을 먹고 있었어요. 여기도 물냉면, 비빔냉면 구분이 없었어요. 그냥 비벼 먹으면 비빔냉면이고, 육수를 따로 부어주면 물냉면이 되는 식이었어요.


청량리 전통시장 냉면골목에 있는 가게들은 거의 전부 비빔냉면, 물냉면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냥 비벼먹으면 비빔냉면, 여기에 육수 부으면 물냉면이 되는 식이에요. 순하게 먹고 싶으면 양념 걷어내고 냉육수 부어서 물냉면으로 먹으면 되구요. 이렇게 먹는 방법은 춘천 사람들이 막국수 먹는 방식과 일치해요. 냉면 매니아라면 이 부분에 대해 보다 깊게 조사해보면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을 거에요.


춘천식당


일단 매운 냉면을 주문했어요. 가격은 5천원이었어요.


청량리 춘천냉면 가격


여기는 별로 안 매운 냉면도 판매하고 있었어요. 냉면 가격 5천원, 매운냉면 가격 5천원, 곱빼기 가격 6000원, 사리 2000원이었어요. 청량리 냉면 골목에서는 일반적인 가격이지만, 서울 다른 지역에 비교해보면 살벌하게 저렴한 가격이에요. 이렇게 저렴한 이유는 청량리 일대가 거대한 도매시장 단지라서 그럴 거에요.


매운 냉면을 주문한 후 식당을 둘러봤어요. 여기는 만두도 팔고 있었어요.


'아, 만두 시켜야겠다.'


김치만두, 고기만두 둘 다 5천원이었어요. 할머니 냉면 먹었을 때가 떠올랐어요. 그때 매운맛을 달래줄 게 아무 것도 없어서 고생했어요. 혓바닥에 불 나는데 불 지르는 꼴이었어요. 온육수로는 당연히 진정이 될 리 없었고, 냉육수도 마찬가지였어요. 결국 다 먹고 근처 빵집으로 달려가 1000원에 3개 파는 찹쌀 도넛을 사먹었어요. 그런데 여기는 다행히 만두가 있었고, 불행히도 제가 간 시간은 저녁 8시 다 된 시각이라 빵집이 문을 열었을지 알 수 없었어요. 그래서 고기만두 한 접시를 주문했어요.


냉면 양념


냉면 냉육수와 가위가 나왔어요.


냉면 육수


드디어 매운 냉면이 나왔어요.


서울 청량리역 청량리 전통시장 냉면 골목 - 춘천 냉면


"우왁! 이거 양 왜 이렇게 많아!"


청량리 춘천 냉면


춘천 냉면


가위로 면발을 자른 후 잘 비볐어요. 청량리 춘천 냉면은 할머니 냉면과 마찬가지로 진공포장된 면을 사용하고 있었어요.


청량리 비빔냉면


여기는 계란 통째로 1개!


양이 무지막지하게 많았어요. 곱빼기 안 시키고 일반으로 하나 주문했는데 양이 이랬어요.


'이건 정말로 막국수 스타일인데?'


청량리 할머니 냉면과 달랐어요. 청량리 할머니 냉면은 모든 맛을 다 맞춰서 줘요. 그래서 따로 양념을 더 넣을 필요가 없어요. 오히려 설탕, 식초, 겨자 등을 더 넣으면 맛 버릴 수 있어요. 처음 나올 때 모든 양념을 다 해서 맛을 딱 맞춰서 주기 때문에 괜히 양념 개인적으로 더 넣었다가는 옥상옥 되는 수가 있거든요.


그러나 청량리 춘천 냉면은 매운 양념장이 많이 올라가 있기는 하지만 모든 맛을 자극적으로 딱 맞춰서 주지는 않았어요. 그냥 먹어도 맛있기는 하지만 개별적으로 식초, 설탕 등을 더 쳐서 먹어도 괜찮은 맛이었어요. 매운맛을 제외하면 조금 심심한 맛이라 할 수 있었어요. 종합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순박하게 매운맛이었어요. 맵기는 여기도 무지 매웠어요. 청량리 할머니 냉면 못지 않게 매웠고, 양은 거기보다 더 많은 것 같았어요. 그렇지만 춘천 냉면 비빔냉면은 매운맛 제외하면 강한 맛이 없어서 순박하게 매운맛이었어요. 어쩌면 춘천 막국수 양념을 마구 매운 버전으로 만든 것에 가까울 수도 있었어요. '춘천 냉면'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맛이었어요.


만두


만두도 꽤 컸어요. 개당 1000원이라 비싸게 느껴질 수 있지만 만두 자체가 커서 그렇게까지 비싸다는 생각은 안 들었어요.


만두는 직접 빚은 것 같았어요. 왜냐하면 만두소만 먹었을 때 매우 심심했거든요. 공장제 만두는 밑간을 조금 강하게 하기 때문에 굳이 간장을 안 찍어먹어도 되요. 간장을 찍어먹어도 좋지만 안 찍어먹어도 간이 되어 있어서 그냥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그런데 여기 만두는 만두소에 짠맛이 없다시피 했어요. 간장을 꼭 찍어먹어야 했어요. 안에 들어간 만두소는 호박, 고기 등으로 만들었어요.


만두와 비빔냉면을 같이 먹어보니 꽤 괜찮았어요. 혀에 대형 산불이 나려고 할 때마다 만두로 진화할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청량리 할머니 냉면에 비해 매운맛이 덜한 것은 아니었지만 땀을 비오듯 흘리며 괴로워하지는 않았어요. 만두로 제때 달래가면서 먹었거든요.


그래도 매웠어요. 오직 냉면만 먹은 청량리 할머니 냉면에 비해 매운 고통이 조금 덜 했을 뿐이지, 여기도 엄청나게 매웠거든요. 그래서 찬물 한 잔 마시러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온육수는 저기에요."


주인 아저씨께서 제가 온육수 뜨려고 하는 줄 알고 온육수는 입구 바로 옆 보온통에 있다고 알려주셨어요.


"아뇨, 찬물 마시려구요."


주인 아저씨께서 웃으셨어요. 아무리 만두로 혓바닥을 달래가며 먹었다지만 매워서 온육수 떠서 마실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찬물로 혓바닥을 진정시키고 싶었어요.


청량리 할머니 냉면은 화려한 맛이에요. 춘천 냉면은 순박한 맛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안 맵다는 건 아니에요. 둘 다 마구 매워요. 단지 처음 받은 상태로 그대로 먹을 경우, 청량리 할머니 냉면은 맛을 다 맞춰서 주기 때문에 화려한 맛이고, 춘천 냉면은 순박한 맛이에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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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냉면 저렴하고 맛있어보이네요
    만두도 직접빚은거 같구요
    역시 시장인가요 ㅎㅎ

    2019.07.10 10: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이런 곳이 있다니 청량리 종종 가는데 들러봐야겠네요

    2019.07.10 10: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청량리 시장 안에 있는 곳이지요?

    지나가면서 봤는데 다음엔 한번 들려봐야 겠네요.

    2019.07.10 11: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예, 청량리 시장 안에 있어요. 나중에 드시고 싶으시면 한 번 가보세요 ㅎㅎ

      2019.07.10 16:51 신고 [ ADDR : EDIT/ DEL ]
  4. 맛있어보여요~^^ 가게가 정겹네요~

    2019.07.10 13: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냉면+고기파가 많지만
    전 냉면+만두파예요~
    너무 맛있어 보이네요^^

    2019.07.11 06: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저도 냉면 먹고 싶어요. 흑흑. 이런 스타일의 냉면을 좋아해서 그런가 진짜 고문스런 포스팅이네요. 비냉으로 먹다가 육수를 넣어 물냉으로 만들어 먹는게 춘천 막국수랑 같군요. 아무래도 청량리역 근처라 춘천쪽 영향을 많이 받았나 봐요.
    냉면 양도 많고 (넘 좋아), 만두도 크고. 제가 꿈에 그리던 그런 냉면입니다. 날도 더운데 먹고 싶어 이를 어찌하나...

    2019.07.11 08: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아...저 냉면은 애리놀다님 계신 곳에서는 정말 답이 뾰족히 없겠어요...설령 냉면 면발을 판매한다 하더라도 매운 양념장은 왠지 없을 거 같아요;; 왠지 그런 거 같았어요. 저의 추측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물냉, 비냉 구분이 아예 없더라구요. 물냉 먹고 싶으면 알아서 만들어 먹으라고 육수 따로 주고요. 애리놀다님께서는 저런 양 많고 화끈하게 매운 비냉 매니아이신가보군요!

      2019.07.16 11:51 신고 [ ADDR : EDIT/ DEL ]
  7. 오... 괜찮아보이네요!! 예~전에 저 근처에서 술 한잔 했었는데, 이런 곳도..ㅎㅎㅎㅎ

    2019.07.11 18: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