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패스트푸드

맥도날드 시그니처 메뉴 트리플어니언버거 햄버거

좀좀이 2019. 6. 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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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먹어본 패스트푸드 햄버거는 맥도날드 트리플어니언버거 햄버거에요.


서울로 가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중이었어요. 아침부터 나와서 돌아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점심을 먹어야 할 때가 왔어요.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까 잠시 생각했어요. 식당 가서 밥을 사먹어도 되고 패스트푸드점 가서 햄버거를 먹어도 되었어요. 선택지는 많았어요. 우리나라 도처에 널린 것이 음식 파는 가게니까요. 식당이든 패스트푸드점이든 하나 골라서 들어가면 되었어요. 정 안 되면 편의점 가서 무언가 사서 먹는 방법도 있구요.


식당 가서 밥을 먹고 싶지는 않았어요. 전날 식당에서 밥을 먹었거든요. 전날 식당에서 밥을 먹었으니 오늘은 다른 것을 먹고 싶었어요. 점심시간이라서 편의점 도시락 사서 먹고 싶은 마음은 그렇게까지 없었어요. 늦은 밤에 의정부 돌아가는 길에 편의점 도시락 사서 먹으면 되거든요. 백주대낮에 식당에서 밥 사 먹는 거 말고 점심을 먹을 곳은 아무래도 패스트푸드점이 무난했어요.


"맥도날드 햄버거 한 번 먹어볼까?"


맥도날드는 나날이 민심을 잃어가고 있어요. 사장이 바뀌면서 엄청나게 평이 나빠졌어요. 그 전까지는 맥도날드 햄버거 평이 꽤 괜찮은 편이었어요. 버거킹은 맛있지만 비싸다는 이미지가 강했고, 롯데리아는 햄버거가 정말 안 좋다는 이미지가 강했어요. 맘스터치는 매장마다 햄버거가 아주 들쭉날쭉하기로 악명이 높았고, KFC는 매장 자체가 별로 없었어요. 제일 무난한 햄버거 패스트푸드점으로 손꼽히던 곳은 맥도날드였어요.


그렇지만 사장이 바뀌고 나서부터 맥도날드의 이미지는 하루가 다르게 나빠졌어요. 햄버거 패스트푸드점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을 갖다 앉혀놨으니 당연한 결과였어요. 이 사장이라는 인간이 가장 잘못한 점은 맥도날드 주요 소비층이 누구인지, 그리고 소비자가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아예 파악을 못 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제 추측으로는 몇몇 여자들이 맥도날드 햄버거 커서 먹다 남기고 돈 아깝다는 소리에 너무 지나치게 동조한 거 아닌가 싶어요. 실제로 빅맥은 이제 스몰맥으로 전락했어요. 햄버거 질도 나빠졌다는 평이 엄청나게 많구요. 이건 저도 크게 공감해요. 맥도날드 가면 돈 아깝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거든요.


버거킹은 가성비를 극단적으로 추구해서 아주 승승장구하고 있어요. 버거킹은 가격은 인상했지만 양을 손대지는 않았어요. 소득주도성장 덕분에 폭등한 물가를 감안하면 납득할 수 있는 인상이기는 해요. 어쨌든 양은 손대지 않았고, 할인 쿠폰도 잘 주기 때문에 가성비 면에서 매우 뛰어나요. 먹고 포만감이 안 들 수는 있지만 열량은 한 끼 식사로 충분하거든요.


롯데리아도 햄버거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확실히 예전보다 롯데리아 햄버거가 많이 좋아졌어요. 롯데리아 역시 할인행사를 잘 하구요. 그래서 롯데리아 햄버거도 먹을 때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그런데 맥도날드는 나날이 역행하고 있어요. 이게 진짜 제대로 망하게 해서 한국에서 철수하려고 작정하고 그러는 거 아닌가 싶을 지경이에요.


지금은 또 얼마나 나빠졌나 궁금해서 맥도날드로 갔어요.


맥도날드로 가서 제가 주문한 햄버거는 트리플어니언버거였어요. 이건 무려 시그니처메뉴에요.


맥도날드 시그니처 메뉴 트리플어니언버거 포장은 이렇게 생겼어요.


맥도날드 시그니처 메뉴 트리플어니언버거 햄버거 포장


시그니처답게 상자에 넣어줘요.


상자를 열었어요.


맥도날드


맥도날드 시그니처 메뉴 트리플어니언버거 햄버거 가격은 단품 7000원, 세트 8100원이에요. 맥도날드 트리플어니언버거 열량은 단품 863kcal, 세트 1051~1219kcal 이에요.


맥도날드 시그니처 메뉴 트리플어니언버거 햄버거는 이렇게 생겼어요.


맥도날드 시그니처 메뉴 트리플어니언버거 햄버거


맥도날드 사장이 추구하는 바를 알겠다. 그런데 너는 틀렸어.


카페에서 판매하는 샌드위치에 가까운 맛이었어요.


와사비 조금 들어간 거 같았어요. 와사비 비슷한 향이 콧속을 자극했어요. 생양파 향도 있어서 코가 자극되었어요.


맥도날드 시그니처 메뉴 트리플어니언버거 햄버거에는 단맛이 조금 있었고 소스맛은 별로 안 느껴졌어요. 소스맛 같은 것은 치즈맛이었어요.


일단 맛 자체는 잘 만들었어요. 재료맛으로 먹는 샌드위치 먹는 맛이었어요. 패티 맛은 평범했고 고기 냄새가 조금 있었어요. 양은 많지 않았어요. 고급버거 포지션에 있는 것이기는 한데 뭔가 애매했어요.


이건 대체 누구를 겨냥한 제품인가?


진지하게 생각해볼 문제였어요. 맥도날드가 음료, 아이스크림 질은 꽤 좋아요. 놀라울 정도로 좋아요. 그런데 정작 자기들 주력인 햄버거 질과 가성비는 퇴보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트리플어니언버거를 먹어보니 사장이 추구하는 방향이 뭔지 알 수 있었어요. 스타벅스, 할리스커피 등 먹거리 같이 판매하는 카페화를 추구하고 있었어요.


맥도날드가 과연 스타벅스, 할리스커피 같은 카페가 될 수 있을까?


진짜 골백번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에요. 사장이 추구하는 바는 고급 카페화에요. 그런데 맥도날드가 그걸 할 수 있느냐는 거에요. 맥도날드는 전세계적 프랜차이즈에요. 이런 글로벌 브랜드라는 점은 한국에서만 고급 카페화하기 고약하다는 점을 내포하고 있어요. 후진국 가면 글로벌 브랜드 패스트푸드점이 나름 고급 카페, 패밀리 레스토랑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나 최소 한국 레벨에서는, 특히 외식 산업이 전세계적으로 손꼽히게 발전한 한국에서는 매우 어려워요. 이건 이유를 일일이 들어서 설명할 필요 없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이에요.


좋아요. 맥도날드가 카페화된다고 해요. 그러려면 매장 인테리어부터 싹 다 뜯어고쳐야 해요. 리뉴얼 수준이 아니라 재오픈 수준으로 가야 해요. 뭐 하나 둘 고친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거죠.


한국 외식산업이 발달했는지 발달 안 했는지에 대해 여러 의견이 존재할 수 있어요. 그러나 한 가지 매우 중요한 사실이 있어요. 우리나라는 자영업 비율이 꽤 높고, 그 자영업 중 외식업 비율이 높아요. 미국 것을 베껴오든 일본 것을 베껴오든 간에 외식업계 내부의 격화된 경쟁으로 인해 발전 속도만큼은 빠르다는 거에요. 그리고 이로 인해서 뭐든지 '뒤져보면 나와요.' 진짜 저렴하고 가성비 좋고 무지 맛있는 수제 햄버거 집도 뒤져보면 나오고, 이런 카페도 뒤져보면 나와요. 몰라서 못 갈 뿐이고 찾아보기 귀찮아서 못 갈 뿐이지 뒤져보면 다 나와요.


장담컨데 맥도날드 사장은 맥도날드의 고급 카페화를 꿈꾸고 있을 거에요. 그런데 이게 과연 먹힐까요? 성공적으로 전환할 수 있을까요? 햄버거 업계를 너무 만만히 봤고, 카페 업계를 너무 만만히 본 완벽한 오판이라 봐요. 장부만 보고 판단한 거 아닌가 싶어요. 왜 그런 장부가 나왔는지에 대해 깊이 알아보려고 하지는 않구요.


어찌 보면 과유불급이라고 할 수도 있어요. 맥도날드 햄버거가 몸에 나쁜 게 아니라는 광고와 홍보로 끝내면 될 걸 쓸 데 없이 스타벅스 같은 고급 프랜차이즈 카페화 시도하다 이도 저도 안 되는 거라 생각해요.


이 햄버거는 맥도날드 사장이 대체 뭘 추구하고 있는지 추측해볼 수 있는 맛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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