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4시간 카페 탐방기

제주도 제주시 노형동 탐라도서관, 한라대학교 24시간 카페 - 엔제리너스 제주노형점

좀좀이 2019. 5. 5.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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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가본 제주도 제주시 24시간 카페는 노형동 탐라도서관, 한라대학교 24시간 카페인 엔제리너스 제주노형점이에요.


제주도에 24시간 카페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 친구가 말한 24시간 카페는 탐라도서관과 한라대학교 쪽에 있었어요. 탐라도서관과 한라대학교는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요. 제주일고 옆에 탐라도서관이 있고, 탐라도서관 옆에 한라대학교가 있거든요. 친구가 알려준 제주시 24시간 카페는 에이바우트커피 한라대점이었어요. 친구는 여기 매우 좋다고 하면서 제게 제주도 언제 오냐고 물어보았어요. 24시간 카페 찾아다니는데 여기 가봐야하지 않겠냐고 했어요.


에이바우트커피 한라대점은 2019년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더 이상 24시간 운영하지 않게 되었어요. 그러나 새로운 24시간 카페가 그쪽에 있었어요. 바로 엔제리너스 제주노형점이었어요. 그나마 다행이라면 에이바우트 커피 한라대점이 24시간 운영하지 않아 제주도 갔을 때 가봐야 할 제주시 24시간 카페가 3곳이었다는 점이었어요. 만약 에이바우트 커피 한라대점도 24시간 했다면 제주도 가서 가봐야 할 제주시 24시간 카페가 4곳 되었을 거고, 이건 하루에 끝내기 무리였을 거에요.


2019년 3월 7일. 제주도를 떠나는 날이었어요. 새벽 1시 13분. 제주도 제주시 제주시청 24시간 카페인 탐앤탐스 제주시청점에서 나왔어요.


제주시청


제주시청 앞은 낮과 달리 매우 조용했어요. 귀가하려 하는 젊은 영혼들 몇몇이 찔끔찔끔 큰 길로 나오고 있었어요.


카카오맵에서는 탐앤탐스 제주시청점에서 엔제리너스 제주노형점까지의 거리가 6.5km 라고 나왔어요. 그러나 제가 갈 길은 카카오맵에 나온 것과 달랐어요. 저는 제주도청이 있는 신제주로타리를 지나 한라병원쪽으로 쭉 내려갈 계획이었거든요. 이렇게 걸어가면 6.8km 를 걸어가야 했어요.


일단 아주 정석적인 길로 갔어요. 광양사거리에서 큰 길을 따라 도남, 시외버스 터미널로 쭉 가는 길이었어요.


제주시 밤거리


얼핏 보면 텅 빈 거리. 그러나 간간이 차가 쌩쌩 달리고 있었어요.


오르막길


길은 일단 가볍게 오르막길 하나로 시작했어요. 육지였다면 그깟 6.5km라고 비웃었을 거에요. 그 정도는 '운동'이에요. 그 정도는 웃으면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요. 하지만 여기는 제주도. 더욱이 이 길은 제가 무수히 많이 걸어본 길이라 잘 알아요. 어떻게 가야 하는지 지도 한 번 안 봐도 되요. 이 길은 웃으며 걸을 길은 아니었어요.


오르막과 바람.


제주도 길은 절대 곱지 않아요. 평평한 길이 쭉 이어지는 구간은 별로 없어요. 꼭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어요. 그래서 같은 거리라 해도 제주도에서 걷는 게 육지에서 걷는 것보다 더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려요.


여기에 바람은 덤이에요. 이게 등바람으로 불면 좋은데 맞바람으로 불면 걷는 속도가 더 떨어져요. 바람은 어느 방향으로 불 지 예측하기도 어려워요. 이게 등바람으로 불어준다면 좋겠지만 맞바람으로 불면 걸어가는 속도가 무지 느려져요. 문제는 바람 없는 제주도보다 바람 부는 제주도가 더 일상적이란 거에요. 육지에서 산들바람이라고 하는 바람 정도는 그냥 항상 있다고 해도 될 거에요.


"아놔, 맞바람 부네."


강한 바람은 아니었지만 운이 정말 안 따라주었어요. 맞바람이었어요. 육지에서는 산들바람이 분다고 하겠지만 제주도에서는 바람 축에도 못 들어가는 바람이었어요. 그래도 어쨌든 맞바람이라 걸어가는데 속도를 갉아먹고 체력도 쏠아먹는 건 분명했어요.


남서광마을 입구


새벽 1시 30분. 옛날 신성여자고등학교 가는 길 입구에 도착했어요. 제주시 시내 인문계 고등학교 중 여학교는 이상하게 구제주 방향에 몰려 있어요. 한때 신성여고는 신제주 지역 여학생들이 그나마 갈 만한 거리에 있는 여고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산 속으로 이사가버렸어요. 지금 신제주에 사는 여중생이 신제주에 있는 시내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하려면 남녀공학인 남녕고로 진학하는 수 밖에 없어요.


사진을 찍으며 열심히 걸었어요. 새벽 1시 40분.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했어요.


제주 시외버스 터미널


터미널은 외관만 조금 변했어요. 왼쪽 파란 돔은 제주 종합 경기장이에요.


속았냐


오젠호난 속았져.


보고 빵 터졌어요. 아래 해석이 적혀 있어요. 표준어로는 '오느라 수고했어요'이에요. 그런데 이 문구가 너무 웃겼어요. 특히 겨울철, 사람들이 제주도 내려올 때 뉴스에서 나오는 따뜻한 기온만 믿고 옷을 얇게 입고 왔다가 바람 때문에 추워서 혼나는 경우가 왕왕 있어요. 그리고 해안가 한 바퀴 도니까 평탄한 길 달릴 줄 알고 자전거 끌고 왔다가 쉼 없이 나오는 오르막과 내리막에 땀 삘삘 흘리고 헥헥대는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어요. 제주도가 속인 건 아니지만, 사진으로 본 제주도 모습 보고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을 거에요.


제주도 제주시


여기 너머부터는 예전에 아무 것도 없던 길이에요. 저 한라민속관과 공항 진입로 사이에는 밭과 나무만 있었었어요. 그리고 이곳을 경계로 신제주와 구제주가 갈렸구요. 구제주에 대해 정확히 설정하자면 한라민속관보다 더 동쪽이기는 하나, 딱 여기가 신제주에서 구제주를 향해 출발했을 때 아무 것도 없는 길이 끝나고 뭔가 나오기 시작하는 지점이었어요.


용두암 가는 길


새벽 1시 59분. 용두암 가는 길이 나왔어요. 맞바람이 점점 강해졌어요.


신제주 진입로 오르막길


저 오르막길만 올라가면 신제주다!


예전과 달리 길가에 뭔가 이것저것 생기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휑한 느낌은 여전했어요. 저 오르막길을 올라가다보면 관음정사가 나오고, 오르막길을 다 올라가면 공항진입로가 나와요. 공항진입로가 있는 교차로에는 '연동'이라고 한자가 새겨진 바위가 있어요. 거기부터 신제주에요.


관음정사


관음정사에서 사진을 찍고 부지런히 오르막길을 올라갔어요.


"공항 진입로다!"


제주국제공항


사진 속 신호등 너머 하얗게 반짝이는 것이 바로 제주국제공항이에요.


연동


이쪽에 바로 신제주 진입한다는 표지석인 蓮洞 이라 새겨진 바위가 있어요. 이제부터 신제주에요.


'아...큰일났다. 이거 시간 빠듯하겠는데?'


예전 제주도 살 때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면 이걸 보고 이제 조금만 더 걸어가면 집이라 생각했어요. 지금은 절대 아니었어요. 예전 제가 살던 집 정도가 아니라 거기서 한참 더 가야 했어요. 노형로타리도 지나가야 했고, 거기에서 오르막 하나 더 올라가서 노형초등학교를 지나가야 했어요. 노형초등학교 너머에는 옛날 노형동 동사무소 건물이 있어요. 거기에서도 또 걸어가야 이번 목표인 엔제리너스 제주노형점이 있었어요. 아직 한참 남았어요.


제 원래 목표는 엔제리너스 제주노형점을 새벽 3시까지 도착하는 것이었어요. 그러나 새벽 3시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데 여태 걸어서 간신히 공항진입로 입구까지 왔어요.


나는 한 가지 간과한 게 있었다.


보통 24시간 카페를 돌아다닐 때에는 사진을 오직 스마트폰 카메라로만 촬영해요. 그렇기 때문에 걷다가 한 숨 깊이 들이마쉬는 정도만 걸음을 멈추었다가 계속 걸어가요. 그러나 이번은 달랐어요. 여행기용 사진도 같이 찍으면서 걸어가고 있었어요. 제 디지털카메라는 밤이 되면 어째 스마트폰보다 사진을 더 못 찍는 거 같아요. 자꾸 흔들리고 ISO를 조금만 높여도 사진이 아주 자글자글하게 나와요. 이거 때문에 가면서 사진을 찍기 위해 계속 멈추어 서다보니 시간이 엄청나게 지체되어버렸어요.


맞바람과 오르막길까지만 고려하면 1시에 나와 3시까지 도착하는 계획에 문제가 없었어요. 어쨌든 6.5km니까요. 그렇지만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며 걸어간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져요. 이걸 고려하지 못했어요. 이걸 고려했다면 탐앤탐스 제주시청점에서 조금 더 일찍 나왔어야 했어요.


고민했어요. 원래 계획대로 가면 세 번째 24시간 카페까지 어둠 속에서 돌아다니기 엄청 빠듯할 것 같았어요.


'지도에서 알려준 최단거리로 가자.'


계획을 수정했어요. 6.8km 걸어가는 게 아니라 6.5km 걸어가는 길로 가기로 했어요.


또 열심히 걸었어요. 여전히 맞바람이었어요. 관음정사로 올라갈 때보다는 바람이 약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맞바람이었어요.


새벽 2시 49분. 삼무공원 옆에 도착했어요.


삼무공원


'이제 진짜 10분 후면 3시잖아!'


걸어서 10분만에 노형초등학교를 넘어 엔제리너스 제주노형점까지 가는 건 절대 불가능이었어요. 3시 넘어서 도착할 것은 확정이었어요. 이러면 어떻게든 그나마 덜 늦게 도착할 방법을 강구해야 했어요.


사진은 생략한다.


노형로타리까지는 과감히 사진 찍는 것을 생략하고 걸어가기로 했어요. 사진은 부수적인 것이고 진짜 중요한 것은 이 새벽에 무조건 24시간 카페 세 곳을 가는 것이었으니까요.


노형로타리


드디어 노형로타리에 도착했어요. 이제 저 오르막만 넘어가면 되었어요. 간간이 여행기에 쓸 사진을 찍으며 열심히 걸었어요. 어느새 옛날 노형동 동사무소 건물까지 왔어요.


노형동사무소


멀리 밝은 불빛이 보였어요.


"저기다!"


발걸음을 재촉했어요.


엔제리너스 제주노형점


2019년 새벽 3시 18분. 드디어 제주도 제주시 24시간 카페 중 하나인 엔제리너스 제주노형점에 도착했어요.


엔제리너스 제주노형점 주소는 제주도 제주시 고사마루길 2 이에요. 지번 주소는 제주도 제주시 노형동 2320 이에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어요.


제주도 제주시 노형동 탐라도서관, 한라대학교 24시간 카페 - 엔제리너스 제주노형점


"여기도 엄청 넓네?"


내부는 여기도 매우 넓었어요.


제주도 엔제리너스


계산대 쪽은 현무암으로 만든 타일이 붙어 있었어요. 그 외에는 전부 노출 시멘트였어요. 현무암으로 만든 타일과 노출 시멘트 색이 거의 일치했어요. 그래서 계산대를 본 후 주변을 둘러보면 벽이 노출 시멘트라는 느낌이 별로 안 들었어요.


제주시 24시간 카페 - 엔제리너스 제주노형점


이쪽에 이렇게 큰 24시간 카페가 생겼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어요.


탐라도서관 24시간 카페 - 엔제리너스 제주노형점


점원은 남자 한 명이었어요. 이 늦은 시간에 카페에서 공부하는 학생이 한 명 있었어요. 그 외에 손님이 두세 명 있었어요.


엔제리너스 제주노형점 흡연실은 이렇게 생겼어요.


엔제리너스 제주노형점 흡연실


흡연실도 아주 크고 시원하고 좋게 만들었어요.


재떨이


흡연실을 하도 넓게 만들어서 그런지 재떨이가 재떨이 통으로 있지 않았어요. 위의 사진과 같이 가져다 쓰는 작은 재떨이 여러 개가 놓여 있었어요.


한라대학교 24시간 카페 - 엔제리너스 제주노형점


좌석은 푹신한 소파도 있고, 공부용 탁자도 있었어요. 탁자도 둥근 탁자, 네모난 탁자가 있었어요. 취향에 따라, 그리고 목적에 따라 골라 앉을 수 있었어요.


매우 흥미로운 것은 카페 안에 놀이방도 제법 넓게 있었다는 것이었어요.


놀이방


동네 주민들이 여기 정말 많이 오나봐요. 카페 안에 저 정도 넓이의 놀이방을 만들어놓을 정도라면요. 놀이방 이용 연령은 7세 미만이었어요.


제주도 제주시 탐라도서관, 한라대학교, 제주일고 근처에서 24시간 카페를 찾는다면 엔제리너스 제주노형점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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