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3구인 송파구, 강남구, 서초구에는 판자촌이 있어요. 송파구 장지 화훼마을, 강남구 개포 구룡마을, 서초구 방배 성뒤마을이에요. 재미있는 점은 이 달동네들은 각자 독특한 특징이 하나씩 있다는 것이에요.
장지 화훼마을은 도로와 하천으로 고립된 섬에 위치해 있어요. 그리고 카카오맵 및 네이버 지도로 보면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시커멓게 먹칠이 되어 있구요.
개포 구룡마을은 판자촌 마을 형태를 잘 간직하고 있으며 규모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커요. 달동네는 대체로 그 시작이 판자촌이에요. 판자집에서 출발해서 점점 집을 보강해 나가는 형태에요. 그래서 서울에 있는 달동네를 보면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기는 하지만 그 집들이 판자집은 아니에요. 시골 가면 볼 수 있는 슬레이트 지붕 올라간 오래된 단층 집과 비슷한 모양이에요. 그러나 구룡마을에 있는 집들은 이런 형태까지 발전해나가지 않고 아직도 예전 판자집 형태를 그대로 보전하고 있었어요. 그 커다란 마을 전체가 판자집이 모여 있는 형태인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에요.
서초구 판자촌인 방배 성뒤마을 특징은 마을이 실상 2개로 쪼개져 있다는 것이에요. 지도를 잘 보면 두 마을이 연결될 듯 말 듯한 모양이에요. 우면산 자락에 남부순환로 방향으로 형성된 달동네가 성뒤마을이에요. 성뒤마을은 벤츠 및 재외공관자녀기숙사가 있는 곳과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연수원이 있는 곳 사이에 방배체육공원이 위치해 있는 쪽으로 나뉘어져 있어요. 가운데에는 방배체육공원이 있구요. 이 방배 체육공원을 중심으로 성뒤마을이 실상 두 곳으로 분리되어 있어요.
지도에 연결되는 좁은 길이 있다고 나와 있기는 하나 여기저기 고물상과 밭이 있어서 그 길이 멀쩡히 있어보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얌전히 남부순환로로 다시 나가서 다른 성뒤마을을 가기로 했어요.
조금 걸어가자 윗성뒤마을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왔어요.
윗성뒤마을 입구는 성뒤마을 입구보다 들어가는 것에 부담이 없었어요. 성뒤마을 입구는 석재를 파는 가게처럼 생겼지만, 여기는 그냥 길이었거든요.
안으로 들어가자 여기저기 고물상이 보였어요. 아직 집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어요. 도처에 고물상이 여기저기 자리잡고 있었어요.
현수막이 하나 걸려 있었어요.
현수막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어요.
열심히 일한당신 숙면할 권리있습니다.
심야작업은 하지 맙시다!! 제발~~~~
* 우리모두를 생각하는 당신이 아름답습니다.
윗성뒤마을 주민일동
고물상에서 심야작업하는 소음 때문에 여기 주민들이 꽤 시달리는 것 같았어요. 그래도 격한 단어 사용하지 않고 좋게 달래는 듯한 말로 적혀 있었어요.
자전거 두 대가 나란히 쓰러져 있었어요.
성뒤마을 토지주 대책위원회가 나왔어요. 공시지가 500% 보장하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어요. 일반적으로 이런 말을 하면 미쳤다는 소리를 안 할 수가 없어요. 그러나 여기는 아마 임야로 되어 있을 거고, 그렇다면 공시지가가 바닥을 기어가고 있을 거에요. 성뒤마을 공시지가가 현재 정확히 얼마인지는 모르겠어요. 그러나 일단 여기는 임야로 잡혀 있을 거고, 그렇다면 다른 달동네로 옮기기도 힘든 보상금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어요.
조금 더 걸어가자 윗성뒤마을 지도가 나왔어요.
성뒤마을, 윗성뒤마을은 방배동 중 정확히 방배3동에 속해 있어요.
지도를 보고 어떻게 돌아야 할 지 파악하고 계속 걸어갔어요.
집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길을 따라 쭉 걸어갔어요.
서초구 방배3동 윗성뒤마을 마을회관이 나왔어요.
윗성뒤마을 마을회관 너머로 판자집들이 쭉 늘어서 있었어요.
화분에 있는 금낭화에 꽃이 피었어요.
의자가 나란히 배치되어 있었어요.
휴일이나 저녁에는 아마 사람들이 저기 앉아 있을 거에요.
철제 담장 너머 공사장에서 쓰이는 철판들이 쌓여 있었어요.
계속 앞으로 걸어갔어요.
우면산 달동네인 윗성뒤마을에도 봄이 찾아왔어요. 철쭉이 예쁘게 피어 있었고 나무에서는 푸른 잎이 돋아나 많이 자라나 있었어요.
장독대 위 빨래줄에는 보라색 신발이 매달려 있었어요.
텃밭에서는 작물이 자라고 있었어요.
계속 사진을 찍으며 걸었어요.
어느덧 저녁 6시가 되어가고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