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미분류

캐논 PowerShot SX70 HS 디지털카메라 달, 화성, 목성 사진

좀좀이 2019. 4. 20.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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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늦은 시각, 모처럼 친구와 전화통화를 했어요. 둘이 카메라와 사진 이야기도 나누었어요. 친구는 갑자기 사진을 찍고 싶다고 밖으로 뛰쳐나가 달 사진을 찍었어요. 참고로 이 친구 카메라는 니콘 P600이에요.


친구가 사진을 찍은 후 잠을 청했어요. 저는 방에서 글을 쓰고 책을 읽었어요. 그러다보니 어느덧 4시가 되어가고 있었어요. 창문을 열고 밖을 쳐다보았어요. 아까 저녁에 나갔을 때에 비해 하늘이 더 맑은 것 같았어요. 별이 아주 많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여기저기 별이 보였어요.


'삼각대 없어도 밤하늘 사진 어떻게 찍을 수 있을 건가?'


캐논 SX70 HS는 손떨림 방지 기능이 매우 강력해요. 그냥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을 때 최대 광각인 35mm 환산 초점거리 21mm로 놓고 찍었을 때, ISO 100, 조리개 최대 개방으로 놓고 사진을 찍으면 1초까지는 그럭저럭 봐줄 만 하게 사진이 찍혀요. 손떨림이 1초 동안 심하다면 사진이 매우 흐리멍텅해지고 주변부로 가면 사진이 흔들린 것이 아주 선명히 보이지만요. 사실 1초는 맨손으로 찍기에 정말 무리이기는 해요. 그러나 삼각대 없이 1초까지 그럭저럭 봐줄만하게 찍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기능이에요. 아무리 35mm 환산 초점거리가 21mm라 이 자체로 손떨림이 어느 정도 잡힌다 하더라도요.


그러나 밤하늘은 달라요. 달 빼고는 이 셔터스피드로 찍을 수 있는 게 실상 없어요. 게다가 광각으로 찍으면 보이는 게 없어요. 밤하늘을 찍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줌을 사용해야 하고, 셔터스피드도 꽤 길게 가져가야 해요. 행성 찍을 거라면 무조건 최대 줌을 써야 하구요. 참고로 SX70 HS 최대 광학 줌은 35mm 환산 초점거리로 1365mm에요. 1365mm는 백주대낮에 쓰려고 해도 흔들려서 제대로 쓰기 어려운 화각이에요.


'뭐 어떻게 되지 않을까?'


달 찍는 거라면 셔터스피드를 상당히 빠르게 가져가기 때문에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밤하늘에서 달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밝아요. 최대 망원 1365mm로 찍는다 해도 달을 찍는다면 쭈그려 앉아 무릎에 양쪽 팔꿈치를 대서 흔들림을 최소한해서 찍으면 그럭저럭 볼만하게 찍을 수 있어요.


건물 옥상으로 올라갔어요.


'저거 무슨 행성이지?'


유난히 밝게 떠 있는 큰 별이 하나 있었어요. 이 별을 낑낑거리며 찍었어요. 옥상 벽에 카메라를 내려놓고 렌즈캡으로 높이를 조절하며 사진을 찍었어요. 디지털 줌은 도저히 쓸 수 없었어요. 일단 행성을 화면에서 찾는 것 자체가 일이었고, 줌을 쓰면 이 행성은 미친듯이 LCD 화면 안에서 튀어다녔어요. 그래서 최대 화소로 촬영한 후, 방에서 자체 크롭(잘라내서 저장하기)을 하기로 했어요.


참고로 야간에 삼각대를 사용해 사진을 찍을 경우, 2초 내지 10초 타이머를 이용해서 찍는 것이 좋아요. 셔터를 눌렀을 때의 흔들림이 없어질 시간을 주고 촬영에 들어가는 거에요. 토성도 찍힌다고 해서 토성을 찍고 싶었지만 뭐가 토성인지 찾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확실히 행성인 것은 알겠는데 무슨 행성인지 모를 두 개를 사진으로 찍었어요. 달도 찍구요.


방으로 돌아왔어요. 그 행성이 뭔지 참 궁금했어요.


일단 사진은 이렇게 나왔어요.



이것을 800x600 사이즈로 잘라내었어요.


크롭


이걸 밝기와 대비를 다시 보정했어요.


목성


"어? 이거 뭐 찍힌 거지?"


뭔지 모를 행성에 일렬로 다른 작은 것이 세 개 또 찍혔어요. 사진이 흔들리기는 했는데, 이건 사진이 흔들리거나 렌즈 안에서 빛이 난반사가 일어나 찍힌 건 확실히 아니었어요.


하도 궁금해서 별자리 어플을 다운받아 위치를 확인해 봤어요.


"어? 이거 목성이야?"


진짜 목성이었어요. 유튜브를 보니 캐논 파워샷 SX60 카메라로 찍은 목성이 있었어요. 비교해 보았어요. 목성이 맞았어요.


다른 사진을 크롭하고 밝기 및 대비 보정을 해봤어요.


목성 2


목성 자체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목성의 위성 세 개는 확인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혹시나 토성 아닐까 하고 찍은 행성은 화성이었어요.


화성


캐논 화성


이것은 마지막으로 달 사진이에요.



격세지감이었어요. 제가 처음 디카를 구입했을 때는 사람들이 다 달을 찍으며 줌을 자랑했어요. 이제 달은 그냥 찍는 게 되었어요. 행성은 찍어줘야 줌 좀 괜찮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어요.


사실 토성을 찍어보고 싶었지만 토성은 찾지 못해서 못 찍었어요. 유튜브 보니 캐논 SX60 HS로 토성을 고리가 보이게 찍은 영상이 있었어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토성 고리가 보이게 한 번 찍어보고 싶어요. 이제는 달 정도는 기본으로 찍어야 하고 토성 고리쯤은 찍어줘야 줌 좋은 카메라 소리 듣는 시대인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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