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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장충동 족발 맛집 - 평안도 족발집

좀좀이 2019. 2. 2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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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가본 서울 족발 맛집은 서울특별시 중구 장충동에 있는 족발집인 평안도 족발집이에요.


왜 족발집들은 '장충동'이라는 수식어를 잘 붙일까?


저는 족발을 매우 좋아해요. 족발을 아주 자주 먹지는 않아요. 족발은 양이 많아 보여도 커다란 뼈다귀 빼면 실제 양이 얼마 안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사실 가성비가 별로 안 좋은 야식거리에 속하는 것 중 하나가 족발이에요. 먹을 때는 맛있고 좋지만, 몇 점 먹은 것 같지도 않은데 거대한 뼈다귀가 드러나면 금새 허무해져요. 벌써 끝나버렸다는 아쉬움만 남아요. 그렇다고 족발을 아주 배터지게 먹으려고 들면 돈이 꽤 많이 들어요.


서울에는 족발로 유명한 곳이 몇 곳 있어요. 제가 가본 곳 중 제일 괜찮았던 곳은 공덕역 족발거리였어요. 여기는 기본적으로 순대국이 서비스로 나와요. 족발 대자 시키면 순대국이 서비스로 나오기 때문에 양이 부족하지 않아요. 게다가 순대국 맛이 나쁜 것도 아니에요. 오히려 맛이 좋아요. 그래서 순대국도 먹고 족발도 먹으러 공덕역 족발거리를 간간이 가곤 해요.


그런데 족발집 중 '공덕'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곳은 거의 보지 못했어. 장충동 붙인 곳은 많은데 말이야.


'장충동'이라는 수식어가 앞에 붙어 있는 족발집을 찾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아요. 마치 마장동이 정육점에 잘 붙는 수식어인 것처럼요. 왜 장충동이 족발집 수식어가 되었는지 궁금했어요. 서울에 장충동 말고도 족발 유명한 곳이 몇 곳 있는데요. 서울에서 족발로 유명한 동네 중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동네는 오직 하나 - 장충동이에요. 왜 장충동이 족발의 대표가 되었는지 궁금했어요. 장충동에 족발집이 여러 곳 있기는 하지만 그 동네 전부가 족발집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에요. 그냥 족발집 몇 곳 모여 있는 정도거든요.


왜 장충동이 족발의 메카가 되었는지 알아보았어요.


오늘날 우리가 먹는 족발의 원조는 서울특별시 장충동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래요. 한국 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서울로 많이 몰려와 장충동에 있는 빈 집에 들어가 살기 시작했대요. 이때 생계를 위해 음식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는데, 이 중 돼지 족발을 삶아 판 것도 있었대요. 이렇게 돼지 족발을 삶아 팔던 것이 발전해서 오늘날 족발이 된 거래요. 그래서 족발의 원조는 현재 모두가 장충동이라고 하고 있고, 그것 때문에 족발의 메카는 장충동이 된 거래요.


이 사실을 알고 꽤 흥미로웠어요. 사실 '서울 음식'이라고 할 만한 건 별로 없어요. 서울의 대표 음식이라고 할 만한 거라면 설렁탕과 깍두기 정도에요.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하자면 냉면 정도 있구요. 냉면은 흔히 함흥과 평양 음식이라 생각하지만, 우리가 아는 그 냉면은 이 음식들이 서울에서 형태가 변한 냉면이라고 해요. 특히 평양냉면이요. 즉, 우리가 '평양 냉면'이라고 부르는 냉면은 원래 '서울 냉면'이라고 불러야 오히려 더 맞아요.


냉면은 그렇다 쳐요. 기원 찾아보면 어쨌든 조상은 다른 동네니까요. 진짜 서울 음식이라 할 만한 것은 설렁탕과 깍두기 정도가 전부인데, 여기에 족발도 서울 음식이었어요. 단지 이게 '서울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을 뿐이었어요.


장충동에서 가장 오래된 족발집이 어디인지 찾아보았어요. '평안도 족발집'이라는 곳이 가장 오래된 가게라고 했어요. 그래서 평안도 족발집에 가서 족발을 한 번 먹어보기로 했어요.


장충동 평안도 족발집 주소는 서울특별시 중구 장충단로 174-6 이에요. 지번 주소는 서울특별시 중구 장충동1가 62-16 이에요.


평안도 족발집 입구는 이렇게 생겼어요.


평안도 족발집 입구


입구는 길에서 안쪽으로 푹 들어가 있었어요.


안으로 들어갔어요.


평안도 족발집 내부


내부에는 바닥에 앉아서 먹을 수 있는 방도 있었어요.


평안도 족발집


저는 5시쯤 갔어요. 그런데 그 시각에 이미 족발을 뜯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족발 가격을 보았어요.


평안도 족발집 가격


특대는 5만원, 대자는 4만원, 중자는 35000원, 소자는 30000원이었어요. 비빔막국수는 7천원이었어요. 여기 오기 전 사람들의 평을 보았어요. 족발을 비빔막국수에 곁들여 먹으면 또 다른 맛이라고 했어요.


주변을 둘러보았어요. 보통 대자로 주문해 먹는 것 같았어요. 4명이 와도 대자를 시키는 듯 싶었어요. 그래서 저도 대자에 비빔막국수를 주문했어요. 이렇게 하면 저와 친구가 식사 대용으로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족발 대자 하나에 막국수 2개를 주문한 후 주위를 다시 둘러보았어요.


장충동 족발


아직은 사람들이 별로 없었어요. 하지만 오후 5시라는 시간을 고려해야 했어요. 그 시각에 족발을 뜯고 있는 사람들이 여럿 있다는 건 이따 직장인들 퇴근하고 나면 여기가 붐빌 거라는 소리였거든요.


족발 가게


동치미, 쌈장, 생마늘, 무채, 새우젓, 상추, 생고추가 나왔어요.


동치미는 시원하고 달콤했어요. 맛이 강하지는 않았어요. 그냥 떠먹어도 매우 맛있었어요.


족발을 먹는 동안 야채는 직원분께서 알아서 리필해주실 때도 있었고, 저희가 리필해달라고 해야할 때도 있었어요. 야채 인심은 박하지 않았어요.


서울 장충동 족발 맛집 - 평안도 족발집


이것이 바로 평안도 족발집 족발 대자에요.


양은 많은 편이 아니었어요. 위에 있는 저 고기 아래에 엄청나게 큰 뼈가 자리잡고 있거든요. 양만 갖고 맛집이라고 할 수는 없었어요. 하지만 족발 맛 자체가 좋았어요. 껍질은 매우 탱탱했어요. 게다가 고기 잡내가 없었어요. 고기 잡내를 매우 잘 잡았어요. 무제한 먹으라고 하면 쉬지 않고 계속 먹어댈 수 있을 것 같은 부드러운 맛이었어요. 족발 고유의 맛이 은은하게 퍼졌어요.


'이거 막 삶아서 나왔을 때 먹으면 완전 최고겠는데?'


당연히 여기라고 손님이 주문하자마자 족발을 삶기 시작하지는 않아요. 미리 많이 삶아놓고 주문 들어올 때마다 썰어서 줘요. 사실 주문 들어올 때마다 그떄서야 족발을 삶아서 주기 시작하면 장사 못 하죠. 운좋게 족발 딱 삶아서 나왔을 때 먹으면 맛이 아주 예술일 것 같았어요. 식은 게 이렇게 맛있는데 막 삶아서 나왔을 때 맛은 얼마나 환상적일지 기대되었어요.


족발맛을 동치미 국물이 해치지 않았어요. 오히려 동치미 국물도 족발과 잘 어울렸어요. 이건 맛이 순하고 부드러워서 물리지 않았어요.


평안도 족발집 막국수


막국수는 단맛이 조금 강했어요. 하지만 설탕 덩어리는 아니었어요. '이거 단맛 좀 냈구나'하는 느낌이 드는 정도였어요. 면은 매우 쫄깃했어요. 메밀국수 면발보다는 냉면 면발에 오히려 더 가까웠어요. 그냥 이로 베어 먹기는 조금 어려웠어요. 가위로 적당히 먹기 좋게 면을 잘라서 먹는 게 나았어요.


막국수랑 족발도 잘 어울리는데?


막국수와 족발을 같이 먹으면 비빔 족발 막국수가 되었어요. 족발과 동치미 맛이 부드러워서 막국수 맛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느껴지기는 했지만 족발 맛을 다 가려버릴 정도로 강한 것은 아니었어요. 족발 맛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강한 정도였어요. 사실 양념장이 맛있어서 기본 상에 막국수 양념도 같이 올려주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막국수 다 먹고 아래 깔린 양념을 족발에 발라먹어도 족발이 맛있었거든요.


평안도 족발집 족발은 장충동 족발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는 맛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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