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마셔본 프랜차이즈 카페 음료는 딸기 모히또에요.


"커피베이 너마저 딸기냐!"


어쩌다 우리나라가 겨울 과일이 딸기가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분명히 제가 대학교 다닐 때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겨울에 딸기 먹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었어요. 비록 수박, 참외를 겨울에 먹는 것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겨울철 딸기는 고급 과일 중 하나였어요. 딸기는 하우스 재배로 키우는 과일이라 겨울에 나오기는 하지만, 본격적으로 먹을만해질 때는 어디까지나 봄이었어요. 겨울에 딸기가 나오기는 하나, 하우스 딸기도 본격적으로 많이 나오는 것은 어디까지나 봄이었구요.


제가 겨울철에 딸기를 먹은 건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할 때였어요. 동남아시아, 타이완 관광객들이 겨울에 우리나라 와서 딸기를 그렇게 잘 사먹었어요. 우리나라 딸기가 동남아시아에서는 고급 과일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물론 우리도 제철이 아니면 딸기가 고급 과일이기는 하지만, 그쪽에서는 그것보다 더 고급과일인가봐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동남아시아 여행 가서 망고를 그렇게 먹어대고 중앙아시아 여행 가서 멜론을 그렇게 먹어대는 것만큼 동남아시아, 타이완 사람들도 겨울에 우리나라 와서 그 비싼 딸기를 마구 먹어대었어요. 어쨌든 고국으로 돌아가면 비싼 거니까 여기서 배터지게 먹는 게 여행 가성비를 끌어올리는 거라는 생각했나봐요.


여담이지만, 다른 나라 여행갔을 때, 상대적으로 가성비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리는 방법은 현지 과일을 마구 먹어대는 거에요. 망고, 멜론 등은 현지에서 먹는 가격과 한국에서 먹는 가격이 어마어마하게 차이나요. 그래서 '한국에서 이거 얼마짜리'라고 생각하고 과일을 마구 먹으면 여행 중 식비는 식비대로 아끼는 효과가 생기고, 한국 돌아와 여행을 회상해볼 때 즐거워져요. 슈퍼마켓, 시장에 가서 열대 과일이 얼마에 팔리고 있는지 보면 자기가 여행 가서 얼마나 비싼 걸 퍼먹고 왔는지 느끼게 되니까요.


어쨌든 어느 순간부터 우리나라 겨울 과일은 하우스 딸기가 되어 버렸어요. 예전에 겨울이 찾아오면 귤과 유자 관련된 것이 많이 나왔어요. 유자차라든가 귤 관련된 무언가요. 겨울의 상징은 유자와 귤이었어요. 여기에 추가로 고구마 라떼 정도였구요. 그런데 이제는 유자와 귤은 뒤로 밀려나고 딸기가 겨울을 지배하고 있어요. 재미있는 점은 이게 그리 오래된 것도 아니에요. 유자와 귤은 식상해져서 뒤로 밀린 건가 싶기도 하지만, 왜 제철 과일인 유자와 귤이 뒷방으로 밀려나고 제철도 아닌 딸기가 대한민국 겨울을 지배하는 겨울 과일이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겨울 하우스 딸기 비싼데요. 아무리 파치로 만드는 거라 해도요. 귤이야 두꺼운 껍질 때문에 저장성이 괜찮기라도 하지, 딸기는 제 아무리 파치라 해도 이 엄동설한에 잘못 보관하면 못 먹을 수준으로 엉망진창되는데요.


커피베이에서 2019년 1월 신메뉴로 딸기 음료 5종류를 내놓은 것을 보고 경악했어요. '브루투스 너마저냐!'라고 외치던 카이사르의 마음이었어요. 진짜 할리스커피가 딸기 음료 내놓았을 때에는 그러려니 했어요. 뭐 그럴 수도 있죠. 공차에서 딸기 음료 내놓았을 때 공차 너까지 딸기냐 싶었어요. 그런데 커피베이도 2019년 1월 신메뉴가 딸기 음료라는 사실에는 진짜 경악했어요. 아마 시기적으로는 커피베이가 공차보다는 먼저일 거에요. 제가 늦게 발견한 것일 거구요. 하지만 대체 우리나라 올해 딸기 농사가 뭐 어떻게 되었길래 온갖 딸기 음료가 다 쏟아져나오나 싶었어요.


'딸기 농사 올해 이상하게 되었나?'


이런 건 비상품 선과인 파치로 만들어요. 우리나라 올해 겨울 딸기 농사에서 파치가 그렇게 많이 쏟아져 나온 건가? 상품은 당연히 이런 음료로 안 만들고 그냥 팔죠. 겨울철 딸기 요즘 잘 나가는데요. 게다가 상품으로 나온 딸기로 이런 음료 만들면 가격이 아예 못 나와요. 그건 무지 비싸야 정상이니까요.


'저 딸기 음료를 먹어봐야 하나, 말아야하나?'


커피베이에서 나온 딸기 음료는 딸기 모히또, 리얼 딸기 주스, 스윗 뿅뿅 프라노베, 딸기 뿅 라떼, 딸기 뿅뿅 프라노베였어요.


'제일 깔끔한 걸로 마셔야지.'


나머지 넷은 텁텁할 거 같았어요. 제일 깔끔한 딸기 모히또가 가장 맛있을 거 같았어요.


커피베이로 갔어요. 딸기 모히또를 주문했어요.


커피베이 딸기 모히또는 이렇게 생겼어요.


커피베이 딸기 모히또


아주 시원해 보여요. 딸기를 넣고 얼려버린 것처럼 생겼어요.


커피베이 음료 - 딸기 모히또


커피베이 홈페이지에서는 딸기 모히또에 대해 '생딸기와 싱그러운 민트가 어우러져 청량감이 가득!'이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커피베이 딸기 모히또 가격은 4500원이에요.


딸기 모히또


이거 매력적이야! 뜨뜻한 카페에서 먹기 좋잖아!


직원이 제게 잘 저어서 마시라고 했어요. 그래서 잘 저어서 마셨어요. 너무 좋았어요. 정말 참 좋은 맛이었어요.


일단 기본적인 맛은 딸기맛이었어요. 딸기와 탄산수 조합이었어요. 여기에 민트향이 아주 살짝 느껴졌어요. 느껴질락 말락했어요.


게다가 진짜 딸기 조각이 들어가 있었어요. 큼지막한 딸기 조각이 들어 있어서 이건 빨대로 건져먹어야 했어요. 딸기 덩어리를 넣어준 음료라 더욱 만족스러웠어요. 딸기 음료로 겨울 딸기 간접 체험하는 게 아니라 진짜 겨울 딸기 맛을 조금 맛볼 수 있었어요.


중요한 것은 딸기 조각이 들어갔다는 게 아니었어요. 매력 포인트는 따로 있었어요.


이거 시트러스 계열 섞었어!


제 생각에는 유자청 같은 것을 살짝 섞은 것 같아요. 아래 깔린 과일 조각을 빨아들여 씹어보면 시트러스 껍질에서 느껴지는 그 특유의 휘발성 향이 느껴졌어요. 음료에서도 유자차에서 느껴지는 맛 비슷한 맛이 가볍게 섞여 있었구요. 그래서 맛이 단조롭지 않았어요.


건조하고 뜨뜻한 카페에서 즐기면 너무 좋은 음료다.


음료가 지나치게 차갑지 않았어요. 시원했어요. 히터를 강하게 틀어놓은 카페 내부는 매우 건조해요. 이렇게 뜨뜻하고 건조한 카페 안에서 홀짝이며 음미하니 정말 맛있고 좋았어요. 적당히 건조한 느낌을 지워주며 딸기와 유자, 민트향으로 봄날의 향기를 느끼게 해줬어요. 덤으로 딸기 조각 씹으며 겨울 딸기 맛도 보구요.


딸기 조각이 별 거 아닌 거 같죠? 딸기 조각 들어가서 딸기 조각 하나 씹어먹는 거랑 아예 없고 물만 있는 건 차원이 달라요. 이왕이면 건더기 하나 더 있는 게 좋죠. 너구리도 다시마 2장 들어가 있으면 횡재했다고 하는데요. 아예 없는 것보다는 딸기 부스러기라도, 딸기 부스러기보다는 딸기 조각이 있는 게 더 좋아요.


커피베이 딸기 모히또는 정말 많이 좋은 음료였어요.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겨울철 마법 같은 음료였어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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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 모히또 처음보는데
    맛 괜찮아보이네요
    즐거운하루되세요~^^

    2019.02.10 19: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