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한국2019. 1. 30. 21:43

이번에 가본 우리나라 재래시장은 경기도 포천시 5일장인 신읍시장이에요.


경기도 포천시는 지금까지 몇 번 가본 적이 없어요. 의정부에서 가기 어렵지 않은 곳이기는 하지만 전철이 없다는 점 때문에 상당히 멀게 느껴지는 곳이었어요. 포천에 여기저기 좋은 곳이 많다고 해요. 그렇지만 대체로 대중교통으로 가기 매우 불편해요. 유명한 곳은 대중교통으로 가기 불편하고, 대중교통으로 가기 좋은 곳에는 뭐가 유명한지 별로 알려진 것이 없어요.


제가 포천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이동갈비, 막걸리,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 밀집 지역이라는 것 뿐이에요. 이 가운데 저의 관심을 크게 끈 것은 바로 외국인 노동자 밀집지역이라는 점이었어요. 포천에는 모스크 건물도 있어요. 모스크 건물이 있다는 것은 그 지역에 외국인 노동자가 매우 많다는 것을 의미해요. 한국인 무슬림은 거의 없거든요. 있어야 몇몇 소수에 불과해요. 그래서 포천에 있는 모스크를 일부러 찾아가본 적이 있어요. (경기도 포천 모스크 : https://zomzom.tistory.com/2609)


포천 모스크에 갔을 때였어요. 경기도 북부 외국인 노동자 최대 밀집지역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외국인 노동자와 관련된 것은 별로 보이지 않았어요. 포천 송우리에 주로 모인다는데 그렇게 특별할 건 없었어요. 그 정도라면 제가 살고 있는 의정부시에도 그 정도는 있었어요.


'포천 외국인 노동자들은 다 의정부 와서 노나?'


의정부는 인근 동두천, 양주, 포천, 연천까지 합쳐서 경기도 동북부 중심 도시에요. 주말만 되면 의정부역 근처에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노동자를 볼 수 있어요. 우즈베크인 외국인 노동자도 있고, 네팔, 미얀마, 태국, 스리랑카 등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도 있어요. 포천 송우리가 경기도 북부 최대 외국인 노동자 밀집 지역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어요. 오히려 경기도 김포시가 훨씬 더 그래보였어요. 사실 경기도 김포시에는 커뮤니티 센터 역할을 겸하는 모스크도 여러 개 있고, 심지어 방글라데시인 절도 있어요.


'시장이라면 뭐 다른 거 있을 건가?'


포천에 있는 시장을 찾아보았어요. 경기도 포천에서는 신읍시장이 가장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신읍시장 한 번 가봐야지.'


지도에서 신읍시장 위치를 찾아보았어요.


"이거 왜 이렇게 멀어?"


포천 송우리에서 한참 더 들어가서 포천 시청까지 가야 신읍시장이 있었어요. 게다가 신읍시장은 상설시장이 아니라 오일장이었어요. 매달 5와 0으로 끝나는 날에 열리는 장이래요. 아무 때나 갈 수 있는 시장이 아니었어요.


신읍시장에서 유명한 것은 등갈비라는 사실을 추가적으로 알게 되었어요. 신읍시장 글을 보니 한결같이 등갈비 유명한 시장이라고 적어놓았어요.


사실 저는 '포천 이동 갈비'가 포천에서 여기저기 이동하며 판매하는 갈비인 줄 알았어요. 이게 포천시 이동면 二東面 에서 따온 이름이라는 것은 상당히 나중에 알게 되었어요. 갈비가 유명해서 등갈비도 덩달아 유명한 건가 싶었어요. 정확히 왜 포천 신읍시장 등갈비가 유명한지는 몰라요. 하지만 포천 오일장 신읍시장에 간 사람들 모두 한결같이 등갈비가 유명하고 맛있다고 했어요.


'그냥 한 번 가볼까?'


포천이라는 곳 자체가 궁금했어요. 의정부에서 포천까지 가려고 마음먹으면 어떻게든 갈 수 있었어요. 포천 가는 버스는 여러 종류 있거든요. 그러나 멀어서 귀찮았고, 꼭 5와 0으로 끝나는 날마다 뭔가 일이 있었어요.


가장 최근에 신읍시장에 가기로 결심한 것은 1월 20일이었어요. 친구에게 오늘은 포천 오일장이나 가봐야겠다고 하자 친구가 자기와 놀자고 했어요.


"응?"

"시장은 나중에 가고 오늘은 나랑 놀게."


친구는 1월 말부터 무지 바쁠 예정이었어요. 그래서 친구를 만나러 가느라 포천 신읍시장 오일장 가는 건 포기했어요.


또 시간이 흘렀어요. 1월 25일은 그냥 지나쳤어요. 오일장 생각 자체를 못했어요. 오늘이 되었어요.


'설날 즈음 장이 크게 열릴 건데 그때 가봐?'


올해 설날이 언제인지 검색해 보았어요. 2월 5일이었어요.


"어? 2월 5일이면 오늘이 마지막 신읍시장 열리는 날이잖아!"


2월 5일 장날은 별 볼 일 없을 거에요. 그날이 설날 당일이니까요. 설날 전에 가장 크게 열리는 신읍시장 오일장은 바로 오늘이었어요.


"오늘은 꼭 가야겠다."


오후 3시 30분. 집에서 나왔어요. 의정부역으로 갔어요.


의정부에서 경기도 포천 신읍시장 오일장을 가는 방법은 몇 가지 방법이 있어요. 그 중 가장 무난한 방법은 의정부역 농협 앞 정류장에서 72번 및 72-3번 버스를 타는 거에요. 72번과 72-3번 버스는 꽤 여러 대 있거든요. 버스로 약 1시간 조금 넘게 걸린다고 나왔어요. 이 정도면 충분히 타고 갈 만한 시간과 거리였어요. 지도를 보니 이 버스를 타고 포천시청앞에서 내리면 신읍시장에 갈 수 있었어요.


참고로 서울에서 신읍시장을 갈 때, 대중교통으로 가는 거라면 전철로 의정부역까지 와서 72번이나 72-3번 버스를 타는 것이 좋아요. 이 버스들이 수유역까지 간다고 하기는 하지만, 수유역에서부터 버스를 타고 오면 시간 꽤 많이 걸리거든요. 그럴 바에는 차라리 의정부역까지 전철 타고 와서 의정부역 농협 앞 정류장에서 72번이나 72-3번 버스를 타고 가는 게 훨씬 빨라요.


72-3번 버스를 타고 포천 시청앞 정류장까지 갔어요. 포천시청앞 정류장에서 내려서 바로 골목으로 들어가자 포천천이 나왔어요.


포천 오일장


포천천을 따라 오일장이 열렸어요.


포천천으로 내려갔어요.


오일장


포천시 오일장


다리를 건너 경기도 포천시 신읍시장 오일장으로 들어갔어요.


경기도 포천 신읍시장 - 등갈비 유명한 오일장


시장을 구경하기 시작했어요.


경기도 오일장


입구에는 생선 가게가 있었어요.


생선


튀김 가게가 나왔어요.


튀김


"여기는 쥐포도 이렇게 튀겨서 파네?"


쥐포를 그냥 튀긴 건 많이 보았어요. 그러나 이렇게 쥐포 한쪽 면에 튀김옷을 입혀서 파는 모습은 처음 보았어요.


수산물


농산물


"약과다!"


과자


제가 좋아하는 미니 약과도 쌓아놓고 팔고 있었어요. 미니 약과, 견과류는 제가 어지간하면 안 사요. 이건 너무 좋아해서 제가 일부러 안 사는 거에요. 반어법이 아니에요. 이거 한 번 샀다가는 분별력 잃고 아주 마지막 하나까지 다 끝장을 내야 먹는 것을 멈추거든요. 양이 많고 적고 상관없어요. 뭐에 씌인 것마냥 정신 놓고 계속 주워먹기 때문에 살 때 상당히 신중하게 생각해요. 얼마어치를 사건 상관 없이 그냥 한 번에 다 먹어치워버리니까요. 제가 견과류, 미니 약과 먹는 모습을 본 사람들 중 안 놀란 사람이 없어요. 무슨 쥐도 아니고 쉬지도 않고 먹어치운다구요.


미니 약과를 구경하는 순간 정작 제일 중요한 등갈비를 못 먹을 수도 있었어요. 그래서 미니약과의 유혹을 뿌리치고 계속 시장구경을 했어요.


건어물


이런 재래시장에는 음악이 또 빠질 수 없어요.


음악


재미있는 점은 이제 카세트 테이프가 아니라 USB를 판매한다는 점이었어요.


건어물 가게


강원도 감자떡도 팔고 있었어요.


강원도 감자떡


"어? 이거 등갈비 아냐?"


등갈비


국산 등뼈도 팔고 있었어요. 이 등뼈를 잘라 구우면 등갈비가 되요.


시장을 구경하는데 갑자기 뻥 소리가 났어요.


뻥튀기


뻥튀기였어요.


간식


꽃


시장 끝에는 호떡집이 있었어요. 줄이 길지는 않았어요. 제 앞에 두 팀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왜 이렇게 줄을 서 있나 궁금해서 저도 줄을 섰어요.


포천 시장 호떡


호떡 한 개 가격은 천원이었어요.


포천 신읍시장 호떡


바삭하고 맛있었어요. 길거리에서 보이는 납작하게 구운 호떡을 기름에 튀긴 맛이었어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계속 하나씩 사먹었어요.


'역시 호떡은 길거리 음식계의 베스야.'


호떡이 인기가 좋음에도 호떡 가게가 잘 안 보이는 이유는 호떡 가게에 대한 견제가 엄청 심하기 때문이에요. 호떡 가게 하나 있으면 호떡만 엄청 팔리거든요. 아주 길거리 음식계의 베스, 블루길이 따로 없어요. 그래서 붕어빵, 떡볶이 같은 길거리 간식부터 시작해서 근처 간식 파는 가게들까지 호떡 노점상을 엄청나게 견제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호떡 가게 하나 있으면 거기로 사람들이 다 쏠려버려서요. 그래서 인기에 비해 호떡 가게가 별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호떡은 정말 잘 팔리고 있었어요. 지나가는 사람들 거의 다 하나씩 사먹고 있었거든요. 이 시장 최고 인기 가게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어요. 아마 그래서 제일 구석탱이로 밀려나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구석에 있어도 이 정도인데, 목 좋은 자리에 있었다면 그냥 피래미 양식장 속 베스, 블루길이죠.


호떡을 다 먹고 드디어 포천 신읍시장 오일장 명물인 등갈비를 먹으러 갔어요.


"등갈비 얼마에요?"

"1인분에 12000원이요. 들어오세요."


가게 안에 사람들이 여럿 있었어요. 사람들이 등갈비를 뜯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일단 실망할 맛은 확실히 아닌 것 같았어요.


포천 신읍시장 등갈비


음료수는 천원이었어요. 저는 등갈비 2인분에 콜라 한 캔 시켰어요. 가격은 등갈비 2인분 24000원에 콜라 한 캔 1000원 해서 25000원이었어요.


기본 상


잔치국수 국물과 김치, 피클이 기본적으로 제공되었어요. 여기에 등갈비 잡고 먹으라고 목장갑과 비닐장갑을 주었어요.


상 가운데에 숯불이 담긴 화로가 들어왔어요.


등갈비 숯불


주문하고 조금 기다려야 했어요. 왜냐하면 등갈비를 그냥 주는 것이 아니라 아저씨께서 초벌구이한 것을 갖다주셨기 때문이었어요. 초벌구이해서 나온 등갈비를 숯불에 다시 구워서 먹는 식이었어요. 주문하면 아저씨께서 그때부터 초벌구이를 시작하셨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 있었어요.


포천 신읍시장 명물 등갈비


이것이 2인분이에요. 석쇠 위에 올라간 등갈비가 1인분이고, 호일로 감싼 접시 위에 있는 등갈비가 1인분이에요. 1인분은 등갈비 9쪽이었어요.


신읍시장 오일장 등갈비


"오, 이거 살 많네?"


포천 명물 등갈비


등갈비를 구워먹기 시작했어요.


'그냥 1인분만 주문할 걸...'


2인분은 솔직히 적지 않았어요. 많았어요. 1인분만 시켜도 될 뻔 했어요.


확실히 맛있었어요. 가볍게 밑간이 되어 있었어요. 초벌구이한 것을 숯불에 다시 구워먹으니 숯불향과 고기맛이 다 살아났어요. 게다가 이건 살도 매우 잘 붙어 있었어요. 뜯어먹는 재미도 있고, 먹을 것도 많았어요. 뼈 위에 있는 막까지 이빨로 박박 긁어서 먹지 않아도 충분히 많이 먹을 수 있었어요. 아무리 가운데에 뼈가 있다지만 살이 정말 잘 붙어 있어서 1인분만으로도 적다는 생각이 하나도 들지 않았어요.


'아, 잘 먹었다.'


이 생각이 들었을 때가 딱 1인분 먹었을 때였어요. 아예 작정하고 식사로 등갈비만 먹는다면 성인 남성 기준으로 2인분 먹어야겠지만, 적당히 배 채우는 수준이라면 1인분에서 1.5인분이면 충분했어요. 이건 뼈 핥아먹는 등갈비가 아니라 진짜로 살 뜯어먹는 등갈비였어요.


목장갑과 비닐장갑을 준 이유는 등갈비가 뜨겁기 때문이었어요. 바로 숯불에 구워 먹기 때문에 비닐장갑만으로는 뜨거워서 아예 잡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손가락 보호용으로 목장갑을 끼고 기름 뭍지 말라고 그 위에 비닐 장갑을 끼는 것이었어요.


진짜 사람들이 왜 한결같이 포천 신읍시장 오일장에서 등갈비 꼭 먹으라고 추천하는 지 알 수 있었어요. 1인분에 12000원인데 맛과 양을 생각하면 매우 괜찮은 가격이었어요. 9쪽이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살이 실하게 붙어 있었어요.


카드 결제는 안 되는 것 같았어요. 저도 아예 처음부터 현금을 준비해서 갔어요. 마침 호떡집에서 호떡 하나 먹으면서 만원 한 장을 깼기 때문에 딱 25000원 맞춰서 돈을 내고 나왔어요.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이 정도라면 신읍시장 오일장 열릴 때 재미로 찾아가서 먹고 와도 괜찮았어요. 의정부에서는 신읍시장 가기 매우 편하거든요. 일반 버스 타고 한 시간만 가면 되니까요. 그 버스도 매우 많구요.


포천시


등갈비 2인분을 먹고 나니 다른 거 먹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어요. 그래서 시장에서 빠져나왔어요.


경기도 포천 오일장


경기도 포천시 신읍시장 오일장은 규모가 작지 않았어요. 저는 제주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나왔기 때문에 이 시장 규모가 그렇게 커보이지는 않았어요. 제주시 오일장 규모는 진짜로 어마어마하게 크거든요. 그런데 그건 제주시 오일장이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오일장 중 하나이기 때문인 거고, 지금껏 구경해본 육지의 오일장과 시장을 떠올려보면 작지 않은 규모였어요.


포천시청


의정부로 돌아오는 길은 가는 길보다 더 편했어요. 포천시청 앞 버스 정류장에는 의정부역 가는 버스가 72번, 72-3번, 138번, 138-5번이 있었거든요. 이 넷 중 아무 거나 타도 의정부역으로 갈 수 있어요.


경기도 포천시 오일장인 신읍시장은 서울 동북부 및 의정부 사는 사람이라면 날짜 맞추어서 시장 구경도 하고 등갈비도 먹으러 한 번 놀러가볼 만 한 곳이었어요. 신읍시장은 0과 5로 끝나는 날에 열려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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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포천 이동 갈비의 유명세는 저도 기억하는데 이동이 지역명이였던 건가요? 저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뭐 그런 거라 이동인 줄 알았어요. 포천 갈비가 이런 등갈비인 줄도 오늘 처음 알았네요. 저거 뜯어 먹는 맛이 꽤 솔솔하겠어요.
    호떡이 길거리 음식계의 베스였군요. 그렇게까지 인기가 있는 줄 몰랐는데 생각해 보니까 제일 쉽게 다가가 사먹는 게 호떡이긴 하네요. 요즘 한개의 천원이면 많이 비싸졌어요. 예전에 천원에 몇개씩 하던 그런 생각하니까 더 그래요. (세월이 많이 지났음이야~~ ㅠㅠ)

    2019.03.23 08: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포천 이동 갈비의 '이동'이 옮겨다니는 게 아니라 동네 이름이라는 거 알고 놀랐어요. 저거 뜯어먹는 맛 꽤 쏠쏠했어요. 양도 많았구요. ㅎㅎ
      호떡이 진짜 길거리 군것질계에서 베스에요. 호떡집이 잘 안 보이는 이유가 호떡 있으면 다른 것들이 안 팔리고 다 호떡집에 손님들이 몰려서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한국 물가 요즘 많이 올랐답니다...=_=;;

      2019.03.25 22:28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