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미분류

서울역 흡연구역 - 서울역 광장 지하철 서울역 1번출구

좀좀이 2019. 1. 22.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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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잠깐 서울역에 일 있어."


친구와 만나기로 하고 어디에서 만날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친구가 서울역에 잠깐 다녀와야 한다고 말했어요.


"서울역? 그러면 서울역에서 만나?"

"너 안 불편하겠어? 나야 그래도 좋은데."

"불편할 게 뭐 있어? 1호선 타고 쭉 내려가면 되는데. 종로나 서울역이나 거기서 거기야."


서울역은 지하철 1호선과 4호선 환승역이에요. 의정부역은 지하철 1호선 역이기 때문에 의정부역에서 1호선 타고 그냥 쭉 내려가면 되요. 동대문이나 서울역이나 제게는 그게 그거에요. 지하철 1호선 순서가 동대문-종로5가-종로3가-종각-시청-서울역이거든요. 10분 조금 넘게 지하철을 더 타고 가는 것 뿐이라 별 차이도 안 나요. 의정부역에서 대충 동대문까지 갈 때 걸리는 시간을 1시간 잡아요. 지하철 시간과 안 맞는 경우까지 계산하면 대충 이렇게 계산하면 맞거든요. 1시간 타고 가나 1시간 10분 타고 가나 별 차이 없어요. 천 삽에 한 삽 더 얹는 기분이에요.


"그러면 서울역에서 만날까?"

"그러자."


친구도 만날 겸 해서 모처럼 서울역 쪽으로 가보기로 했어요. 서울역은 제가 은근히 잘 안 가는 곳이에요. 종로에서 명동-남대문 시장까지는 그럭저럭 잘 가는 편이지만, 남대문 시장 너머 서울역으로는 거의 안 가요. 그쪽으로 가야 할 이유가 딱히 없거든요. 구두 만들어 파는 가게 몇 곳 있는 것 정도, 그리고 희대의 역대급 망작 서울로 7017 보러 갈 건 아니구요.


개인적으로 서울역은 정말 갈 일 없는 곳 중 하나에요. 기차 타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저는 기차와 버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버스를 선택해요. 아주 먼 거리는 버스가 KTX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기는 하지만 그거 하나 빼면 버스가 기차보다 훨씬 더 좋아요. 버스는 자리가 널찍해서 거의 '널부러지다시피' 앉아서 갈 수 있어요. 예전에는 차가 막히면 버스도 덩달아 막혔지만 요즘은 버스 전용 차로 타고 가서 별로 막히지도 않구요.


이런 취향 문제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제가 사는 곳은 의정부이고 주로 가는 지방 도시가 청주이다 보니 서울역을 갈 일이 진짜 별로 없어요. 의정부 시외버스 터미널로 가면 낮에는 청주 가는 시외버스가 꽤 많이 있거든요. 서울 고속터미널처럼 아주 서울 시내버스급으로 많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절대 버스가 적지 않아요. 게다가 지금은 고향 친구들이 대부분 제주도에 있다 보니 서울역으로 친구 맞이하고 배웅하러 갈 일도 없어요. 그나마 예전에는 공항 철도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지하철로 서울역까지 간 후 나와서 서울역을 횡단해 다시 타야 했지만 이제는 지하철역에서 공항철도로 이어지는 환승 통로도 생겼구요.


모처럼 서울역으로 갔어요. 친구를 만나 서울역에서 나왔어요.


"어? 여기 흡연구역 어디 갔어?"

"그러게?"


서울역 건물 바로 앞에 서서 정면으로 보았을 때 왼쪽에 흡연 구역이 있었어요. 큰 컨테이너 하나 갖다 놓은 것처럼 생긴 가건물이 서울역 흡연구역이었어요. 당연히 서울역 흡연자를 다 수용하기 무리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흡연실 앞까지 나와서 담배를 태우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없어졌어요.


'여기 담배 태우는 사람 엄청 많을텐데 흡연실을 없애버리면 어쩌자는 거지?'


아래로 내려갔어요. '대출의 탑'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건물이 등장했어요. 서울역 광장에서 서울역을 바라보았을 때 왼쪽 끝에 롯데리아가 있어요. 그 롯데리아 있는 건물 위층이 전부 대부업체 사무실이라 '대출의 탑'이라 부르는 건물이에요. 그 앞에서 사람들이 담배를 태우고 있었어요. 그러나 거기는 흡연구역이 아니었어요. 흡연구역은 흡연 구역 표시가 있거든요.


'서울역 흡연자들 다 어떻게 하려고 흡연구역을 없애버렸냐?'


주변을 둘러보았어요. 흡연구역 위치를 알려주는 표지판이 보였어요. 표지판을 따라가보았어요.


서울역 흡연구역


"아, 여기로 옮겼구나!'


서울역 흡연구역은 서울역 광장으로 위치를 옮겼어요. 서울역 광장 중 1번 출구 쪽이었어요.


지하철 서울역 흡연구역


예전 컨테이너 건물처럼 생긴 것보다 이게 훨씬 더 나았어요. 예전 컨테이너 건물은 비바람을 막기 위해 지붕이 있기는 했으나 대신 환기가 제대로 안 되어 그 안은 항상 연기로 꽉 차 있었거든요. 위치도 서울역 한쪽 끝에 붙어 있어서 서울역 오른쪽에 있는 사람은 서울역을 횡단해야만 했구요.


아쉬운 점이라면 지붕을 조금 더 올려서 비바람을 조금 더 막을 수 있게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었어요. 그래도 지붕을 아예 막아놓은 예전 좁디 좁은 컨테이너 건물보다는 차라리 저렇게 오픈된 공간으로 운영하는 것이 훨씬 나아요. 위치도 예전보다 훨씬 괜찮구요.


서울역 흡연구역이 위치가 바뀌고 지붕을 없앤 오픈된 공간으로 만든 것은 정말 잘한 조치에요. 사실 여기저기 금연구역을 설치할 게 아니라 여기저기 흡연구역을 많이 설치해 놓는 게 비흡연자를 위해서 더 좋아요. 비흡연자에 혐연자라면 이 말을 읽자마자 부들부들할 거에요. 그런데 생각해보세요. 당신이 '왜 여기에서 담배 태우세요?'라고 따지고 싶어요. 흡연구역이 있어야 이렇게 따질 수 있을까요, 아니면 금연구역이 있어야 이렇게 따질 수 있을까요?


서울역 흡연구역은 지하철 서울역 1번 출구에 있어요. 1번 출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 서울광장까지 올라오면 끝까지 올라가지 말고 에스컬레이터에서 일단 빠져나와요. 그리고 거기에서 뒤돌아서서 큰 길을 바라보면 흡연구역이 보여요.


예전 생각하고 서울역 에스컬레이터 다 올라가서 왼편으로 가면 흡연구역 없어요. 담배 태우시는 분들은 서울역 갈 때 참고하세요. 지도에서 찾을 때에는 서울스퀘어 건물 길 건너 맞은편을 찾으면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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