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먹어본 패스트푸드 햄버거는 버거킹 베이컨 치즈 와퍼에요.
얼마 전, 버거킹에서 카카오톡 메시지로 쿠폰을 보내왔어요. 새로운 햄버거가 출시된 기념으로 무료 세트 업그레이드 쿠폰을 보내주었어요.
"어? 새로운 햄버거다!"
새로운 햄버거에 무료 세트 업그레이드 쿠폰까지 보내주니 이걸 안 쓸 리가 없었어요. 이런 건 어지간하면 잘 써먹거든요. 그래서 버거킹에서 출시한 햄버거 신메뉴가 무엇인지 확인해 보았어요. 더블와퍼와 베이컨치즈와퍼였어요. 이름을 보아서나 사진을 보아서나 더블 와퍼보다는 베이컨 치즈 와퍼가 훨씬 더 먹고 싶게 생겼어요. 더블 와퍼야 패티가 두 장 들어간 정도겠지만, 베이컨치즈와퍼는 치즈에 베이컨까지 들어가 있었거든요. 사진만 봐도 베이컨 치즈 와퍼는 치즈의 노란색과 베이컨의 붉은색 때문에 더 화려해 보였어요.
'베이컨 치즈 와퍼 먹어야지!'
순간 문득 떠오른 것이 있었어요.
'이거 이름이 왠지 익숙하다?'
더블와퍼도 베이컨치즈와퍼도 왠지 전에 있었던 메뉴 같았어요. 그래서 햄버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히티틀러님 블로그로 놀러갔어요. 혹시 둘 다 이분이 전에 드셔본 햄버거 아닌가 검색해 보았어요.
"뭐야? 베이컨 치즈 와퍼 전에 나왔던 거잖아?"
이게 재출시인지 원래 있던 걸 약간 바꿔서 다시 내놓은 것인지는 모르겠어요. 어쨌든 중요한 것은 더블 와퍼는 이번에 나온 것이 맞지만 베이컨 치즈 와퍼는 예전에 나온 적이 있다는 사실이었어요. 순간 흥이 깨졌어요. 신제품을 쿠폰 써서 먹어봐야겠다는 신나는 마음은 사라져 버렸어요.
그래도 안 먹어본 햄버거니까...
버거킹 베이컨 치즈 와퍼 햄버거 사진을 보니 먹고 싶어진 건 사실이었어요. 신기한 마음만 없어졌을 뿐이었어요. 갑자기 귀찮아지고 심드렁해졌어요. 이런 건 쿠폰 기한이 끝나기 전까지만 먹으면 된다는 생각이 온몸을 지배했어요. 굳이 버거킹까지 가서 먹고 싶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배달시켜서 먹을 생각은 아예 없었구요. 버거킹이 집에서 먼 것도 아닌데 그랬어요.
그렇게 쿠폰 온 날을 보냈어요. 쿠폰이 온 다음날이 되었어요. 그때 문득 떠올랐어요.
쿠폰도 유효기간 있지?
이걸 무한정 미룰 수는 없었어요. 그러면 쿠폰 사용 기한이 지나가 버릴 거니까요. 쿠폰 만료 기간은 1월 20일. 아직 매우 많은 날이 남아 있었어요. 그렇지만 미루고 미루다보면 결국 쿠폰 날짜가 끝날 때까지 안 먹을 수도 있었어요. 그렇게 해서 놓친 쿠폰이 한둘이 아니니까요. 사람은 다 똑같아요. 하고 싶은 것은 없는 시간 쪼개서 하고, 하기 싫은 것은 있는 시간 쪼개서 안 해요. 나중에 한다는 소리는 안 하겠다는 소리나 마찬가지에요. 아랍인들은 인샬라, 부크라 거리고 한국인들은 나중에 거려요.
시간이 지나가면 궁금한 것도 희미해질 거고, 쿠폰 사용 기한은 만료되어 버릴 것이었어요. 이 햄버거도 언젠가는 사라져버릴 수 있구요. 그래서 버거킹으로 갔어요.
"뭐? 7500원?"
뭐야? 행사 안 하는 줄 알았잖아! 나의 의정부는 행사 제외 매장에 끼지 않는데!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쿠폰을 다시 확인해 보았어요. 저는 앞에 온 광고 메시지를 보고 가격을 착각하고 있었어요. 쿠폰 쓰면 4000원 정도일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이건 단품 가격이 7500원이었어요. 그래도 이거 먹으러 버거킹 온 것이었기 때문에 그냥 주문했어요.
버거킹 베이컨 치즈 와퍼 햄버거 세트는 이렇게 생겼어요.
베이컨 치즈 와퍼, 콜라, 감자튀김 조합이에요. 이렇게 보면 아주 평범해요.
버거킹 홈페이지에서 베이컨 치즈 와퍼에 대해 '풍미 가득한 아메리칸 클래식의 완벽한 조화!'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버거킹 베이컨 치즈 와퍼 세트 가격은 8500원이고, 단품 가격은 7500원이에요.
베이컨치즈와퍼 열량은 단품 780kcal 이고, 세트 1215kcal 이에요.
일단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은 평범했어요.
옆에서 보면 치즈와 베이컨이 보여요.
왠지 서양인들은 이렇게 먹을 거 닮아.
짭짤한 맛이 강한 편이었어요. 짜다고 투덜댈 정도는 아니었지만 확실히 다른 와퍼에 비해 짠맛이 더 강했어요.
베이컨은 와퍼 패티 고기향과 섞여 좋은 고기향 하모니를 만들어냈어요. 상당히 좋은 조합이었어요. 단, 베이컨 짠맛 때문에 짜다고 느낄 수 있을 거에요.
그냥 먹을 때는 잘 몰랐는데 감자튀김을 먹으면 이게 다른 것보다는 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케찹을 찍어먹는데도 감자튀김에서 짠맛이 거의 안 느껴졌기 때문이었어요. 최소한 케찹 때문이라도 짠맛이 조금 느껴져야 하는데 짠맛이 별로 안 느껴지는 것을 보며 이 햄버거가 꽤 짠 햄버거라는 걸 깨달았어요.
야채도 참 원색적이라 전체적으로 맛이 강한 편이었어요. 왠지 서양인들이 이렇게 먹을 것 같았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소금 섭취량이 많다고는 하지만, 짠맛 자체는 서양 음식이 더 강해요. 그래서 왠지 서양인들이 햄버거 만들면 이런 맛이 나지 않을까 싶었어요.
저는 버거킹 베이컨 치즈 와퍼를 고소하고 베이컨향과 와퍼 패티향 조합이 좋아서 매우 맛있게 먹었어요. 그러나 짠맛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짜서 싫어할 수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