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먹어본 패스트푸드 햄버거는 11월 27일에 KFC에서 신메뉴로 출시된 로스팅 비프 버거에요.
전날 매우 일찍 잠을 잤어요. 일이 있어서 나갔다 돌아왔더니 피곤해서 바로 잠들었거든요. 그래서 이른 새벽에 잠에서 깨었어요. 자리에서 일어나 책을 보고 있는데 카카오톡으로 메시지가 날아왔어요. 이른 아침에 카카오톡이 오는 경우는 거의 전부 광고 카카오톡 메시지에요. 플러스친구로 추가해놓은 것들에서 얼추 아침 9시쯤 되면 메시지를 보내 오거든요. 맥도날드, 롯데리아, KFC, 버거킹 등은 행사 메뉴 소식도 알려주고, 신제품이 나왔다는 소식도 알려줘요.
"오늘은 뭐 새로운 거 있나?"
보통 맥도날드, 롯데리아, KFC, 버거킹에서 날아오는 카카오톡 메세지를 보면 어떤 행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내용이에요. 대체로 1+1 아니면 무료 세트 업그레이드 행사에요. 이것을 잘 활용하면 식비를 꽤 효율적으로 절약할 수 있어요. 가격이 저렴하니까요. 햄버거 하나가 허기를 완벽히 지워주지는 못하지만, 열량은 한 끼 식사에 맞먹어요. 게다가 요즘 식당에서 밥 사먹는 것에 들어가는 돈이 한두 푼 하는 것이 아니에요. 밥값 자체가 심히 왜곡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요. 예전에는 어쩌다 가던 자연별곡, 애슐리 같은 프랜차이즈 뷔페 가격이나 어지간한 식당에서 배부르게 먹는 거나 그렇게 차이나지 않아요. 이런 상황에서 행사하는 햄버거는 상당히 좋은 선택지에요. 식당보다 밥값이 저렴하니까요. 게다가 햄버거에는 빵과 고기 패티만 있는 것이 아니라 토마토, 양상추 같은 야채도 들어 있어요.
그래서 예전보다는 패스트푸드에서 보내주는 행사 카카오톡을 관심갖고 보는 편이에요. 이번에는 어떤 행사를 한다고 메시지를 보냈는지 보았어요.
"KFC 신메뉴 출시했네?"
KFC에서 신메뉴 햄버거로 로스팅 비프 버거를 출시했다는 카카오톡 메시지가 와 있었어요. 게다가 이것은 출시하자마자 무료 세트업 이벤트도 하고 있었어요. 신제품을 출시한 후 며칠 지나서 무료 세트업 이벤트를 하는 경우도 있고, 신제품 출시와 동시에 무료 세트업 이벤트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후자였어요. 신제품 출시와 동시에 무료 세트업 이벤트를 하는 경우, 한 번 가서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매우 쉽게 잘 들어요.
'그런데 이거 믿고 먹어도 되나?'
문득 든 생각. KFC 주력은 치킨. 누가 뭐래도 KFC 주력은 치킨이에요. KFC에도 치킨 패티가 아닌 햄버거가 있기는 해요. 그러나 그것은 주력이 아니에요. 그냥 구색맞추기로 갖다 놓은 거에 더 가까워요. 그런데 이번에 나온 것은 딱 봐도 치킨 패티가 아니었어요. 이것은 구운 쇠고기 패티를 사용한 햄버거였어요.
맘스터치, KFC의 공통점이라면 여기는 치킨이 주력이라 치킨 패티 햄버거가 맛있고, 구운 패티는 평이 별로라는 점이에요. 버거킹, 맥도날드, 롯데리아와는 조금 달라요. 버거킹, 맥도날드, 롯데리아는 감자 튀기던 기술로 닭도 튀긴다는 거니 '튀김 조리 방법'이라는 큰 틀에서 엄청 벗어난 것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맘스터치, KFC의 경우 닭도 튀기고 감자도 튀기기 때문에 '굽는 패티'가 특출날 거라 생각하기 어려워요. 개연성이 별로 없으니까요.
그래도 일단은 먹어봐야지. 무료 세트 업그레이드 해준다잖아.
무료 세트 업그레이드라는 말에 넘어갔어요. 옷을 입고 KFC로 갔어요. 로스팅 비프 버거를 주문했어요.
KFC 신메뉴 햄버거인 로스팅 비프 버거 포장은 이렇게 생겼어요.
KFC 로스팅 비프 버거 번은 이렇게 생겼어요.
KFC 에서는 로스팅 비프 버거에 대해 '오븐에 구워 로스팅 풍미와 육즙이 가득!'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KFC 로스팅 비프 버거 영문명은 Roast Beef Burger 에요.
KFC 로스팅 비프 버거 단품 가격은 4300원, 세트 가격은 6200원이에요. 로스팅 비프 버거 열량은 399 kcal 이에요.
빵집 햄버거 맛이네.
일반 빵집에서 판매하는 햄버거, 또는 파리바게뜨에서 모닝롤로 햄버거처럼 만든 샌드위치 맛과 거의 똑같았어요. 매우 단조로운 맛이었어요. 흔한 패티맛에 케찹, 야채맛의 조화였어요. 양파, 피클, 토마토, 양상추 맛 때문에 야채가 풍부히 들어간 것 같은 맛이었으나, 씹는 맛에서 야채가 풍부하게 들어갔다는 맛을 그렇게 크게 느낄 수 없었어요.
중심이 되는 맛은 케찹 맛이었어요. 진짜 단순하고도 단순한 맛이었어요. 가격이 말해주고 있었어요. 단품 4300원에 세트 6200원이니까요.
그냥 기본 메뉴 하나 늘어난 것이었어요. 딱히 장점이라고 볼 만한 점이 없었어요. 단점도 없지만 장점도 없는 밋밋한 저가 햄버거였어요. 예전이었다면 장점이 컸을 거에요. 그렇지만 요즘 버거킹에서 와퍼 할인을 잘 해요. 와퍼를 3000원에 파는 행사를 종종 하거든요. 행사하는 와퍼와 과연 경쟁이 될까? 아니었어요. 버거킹이 행사를 하지 않는다 해도 세트 6200원이면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요.
KFC야, 내가 진짜 꿀 아이디어 하나 줄께.
KFC가 징거버거, 타워버거 이후 딱히 커다란 히트작이랄 게 없어요. 그나마 징거더블다운맥스 정도? 그러나 이것은 번이 패티를 감싸고 있는 '햄버거'로 보기 어려워요.
진짜 KFC를 위한 꿀 아이디어가 하나 있어요.
소스를 바르지 말고 파우더를 팡팡 뿌려!
KFC는 치킨 패티가 강점이에요. 순살 치킨을 패티로 쓰고 있으니까요. 아쉬운 점은 액체로 된 소스를 뿌리다보니 KFC의 진정한 강점인 크리스피한 식감이 많이 죽는다는 거에요.
이걸 해결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어요. 소스 대신 파우더를 뿌리는 거에요.
징거버거 패티에 오뚜기 카레 가루 팡팡 뿌려서 '델리 버거' 같은 걸 만들어서 내놓으면 되잖아!
아직 우리나라에 액체 소스가 아니라 파우더를 뿌리는 햄버거는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일반 고기 패티에는 액체 소스가 잘 어울려요. 그러나 치킨을 패티 삼아서 만든 햄버거라면 액체 소스를 발라서 바삭한 느낌을 죽이는 것 대신 파우더를 뿌리는 것이 하나의 새로운 길이 될 수 있어요.
이런 기본적인 햄버거 만들려고 머리 굴릴 시간에 액체 소스 대신 파우더를 뿌릴 생각을 해봐.
진지하게 이렇게 조언해주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