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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 갔을 때였어요. 식당에서 정수기에서 물을 떠서 주는 것이 아니라 500cc 패트병 생수를 하나 주었어요. 생수를 받아서 보니 제가 못 본 생수였어요. 순간 저 자신에게 궁금해졌어요.


나는 생수로 과연 글을 쓸 수 있을까?


어찌 보면 나의 한계에 대한 도전.


제가 미각이 섬세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진짜 입맛 까탈스러운 사람들을 보면서 확실히 저는 미각이 둔하면 둔했지 까다롭지는 않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입맛 까탈스러운 사람들은 온갖 변명을 다 해대며 자기들 입맛이 전혀 까탈스러운 것이 아니라 평범하고 관대하다고 주장하지만, 그런 사람들과 같이 밥을 먹을 때마다 느껴요. 아, 저는 미식 쪽으로는 정말 소질이 하나도 없구나. 저 정도로 불평불만이 아주 가득해야 미식에 소질이 있가도 하겠구나. 어쨌든 자기 기준에 심히 못마땅한 것을 귀신같이 잘 잡아낸다는 것이니까요. 그런 쪽으로 보면 저는 그 세계에 소질이 아예 없어요.


게다가 이런 쪽은 어휘력과 언어 표현 능력도 상당히 중요해요. '맛'이라는 감각을 '글'이라는 언어 - 즉 아예 다른 것으로 바꾸어야 하니까요. 납으로 금을 만드는 연금술 같은 거에요. 당연히 저는 섬세한 표현, 풍부한 어휘력과는 거리가 멀어요.


그래도 음식은 맛이 확실하니 아무리 미각이 둔해도 맛의 차이를 어느 정도 느낄 수는 있어요. 어휘력이 후달리고 섬세한 표현을 잘 못한다고 해서 어떤 맛인지 표현을 못하는 것도 아니구요. 섬세하게 입안에서 피어나는 봄날의 분홍빛 벚꽃 향기 같은 표현은 못 사용하더라도 달아요, 짜요, 매워요, 써요, 셔요 같은 표현은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달아요, 아주 달아요, 못 먹게 달아요 이 정도만 써도 어지간한 뜻은 전달되구요.


그런데 생수라면?


생수도 맛에 차이가 있다고 해요. 어떤 사람은 에뭐시기만 먹고 어떤 사람은 또 뭐만 먹고 한대고 해요. 하지만 제 입에 생수 맛에서 차이가 있다고 느꼈던 것은 제주 삼다수 뿐이었어요. 그건 물맛이 좀 달아요. 발칸 유럽 여행 다닐 때에는 국가마다 생수맛 차이가 꽤 컸어요. 불가리아 생수가 정말 맛있었고, 체코 생수는 수돗물 맛이라 몇 모금 마시다 화내며 버려버렸어요. 그러나 딱 여기까지. 우리나라에서 생수맛을 구분한 것은 오직 삼다수 뿐. 나머지는 다 그맛이 그맛이었어요. 그런데 과연 나는 이 생수로 글을 쓸 수 있을까? 이것은 진짜 저에 대한 도전이었어요. 일단 처음 보는 생수이기는 한데, 과연 쓸 말이 있을까 싶었거든요.


탄산수라면 가스의 강도, 그리고 쓴맛 정도라도 있어요. 그런데 생수는 그런 것이 아무 것도 없는 무미무취 그 자체.


그래서 한 번 도전해보기로 했어요. 이렇게 해서 이번에 글을 쓰는 주제는 바로 우리나라 생수 중 하나인 풀무원샘물 by nature 에요.


생수 - 풀무원샘물 by nature


풀무원은 제게 라면에서 인상깊은 회사에요. 풀무원 라면 면발이 진짜 식감이 매우 환상적으로 좋거든요. 무슨 라면을 만들든 아주 쫄깃하고 탱탱한 씹는 맛 확실한 라면을 만들어요. 심지어는 면이 힘없이 툭툭 끊어져야하는 메밀소바 라면조차 면발이 아주 탱탱하고 쫄깃해요.


생수


풀무원 샘물은 '천길 바위산이 숨겨둔 물'이래요.


포천 샘물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의 물이라고 해요.


풀무원 생수


생태 1등급 지역에 청정자연이 보존된 1등급지역에서 풀무원이 찾은 깨끗한 샘물이래요.


풀무원 샘물 성분표


품목명은 먹는 샘물이고, 원수원은 암반대수층 지하수래요. 제조원은 풀무원샘물(주) 라고 해요.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에 있대요.


물맛.


한계를 확인한 순간이었어요. 제 입에는 그냥 생수, 맹물 맛이었어요. 특징을 잡아낼 수 없었어요. 그냥 '맹물' 이라는 것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으니까요. 어찌 보면 이게 좋은 것이기는 해요. 맹물이 맹물맛이어야지, 맹물에서 이상한 맛이 나면 그게 더 이상한 거니까요.


풀무원샘물은 맹물맛 생수였어요. 다른 음식에 '맹물맛'이라고 하면 분명 욕인데, 생수에 '맹물맛'이라고 하면 칭찬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 소득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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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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