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밀린 소설 꼭 써야겠다!"
일주일 넘게 일이 있어서 소설을 못 쓰고 있었어요. 이러다가는 글 쓰는 흐름 자체를 잃어버리게 생겼어요. 정신차리고 글을 쓰기로 마음먹고 동네에 있는 24시간 카페에 갔어요. 그러나 집중이 되지 않았어요. 글을 써야한다고 생각은 하는데 글이 써지지도 않고 산만하기만 했어요. 게다가 배까지 고팠어요.
"집에 가자."
가까스로 소설 한 편을 다 쓰고 밖에서 저녁을 사먹은 후 집으로 돌아갔어요. 집에 돌아와서 책을 보고 글을 쓰려고 했지만 여전히 집중이 하나도 되지 않았어요.
'다른 카페 갈까?'
서울에서 제가 좋아하는 24시간 카페는 홍대 가비애와 화랑대 H-cube. 집 근처에 있는 24시간 카페에서 집중이 하나도 안 되었으니 환경을 바꾸면 집중이 조금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화랑대 에이치큐브 카페를 갈까 고민했어요.
그러다 자정이 되어버렸어요. 자정이 넘어버리면 의정부에서 화랑대 가기 매우 고약해져요. 의정부에서 바로 가는 버스는 없어요. 의정부역과 노원 사이의 버스가 이상하게 잘 이어지지 않거든요. 화랑대와 노원은 거리가 멀기는 하지만 화랑대에서 태릉입구로 간 후, 큰 길따라 쭉 올라가면 노원까지 이어져요. 노원만 가면 태릉입구까지는 어떻게든 갈 수 있어요. 태릉입구에서 화랑대까지는 가깝구요. 또는 창동으로 가는 방법도 있어요. 창동에서 중랑천을 건너가면 노원에서 태릉입구로 이어지는 큰 길로 갈 수 있거든요. 문제는 창동도 심야시간에는 의정부에서 가기 나쁘다는 것.
선택지가 마땅히 없었어요. 집 근처 카페를 가든가 의정부역 가서 108번 버스를 타고 일단 동대문까지 나가든가 해야 했어요. 동대문으로 가면 노원까지 버스를 타고 갈 수 있기는 해요. 단지 시간이 매우 많이 걸릴 뿐.
'서울에 가볼만한 24시간 카페 어디 없나?'
멀리 서울 남서부까지 내려가고 싶지 않았어요. 강남쪽은 그냥 별로 가고 싶지 않았구요. 혹시 제가 모르는 24시간 카페가 있나 찾아보았어요.
"어? 건대에 내가 모르는 24시간 카페가 하나 있네?"
그래서 건대로 가기로 했어요.
건대입구는 한때 참 많이 가던 곳. 의정부에서 건대입구는 가기 상당히 편한 곳이에요. 도봉산역에서 7호선 환승해서 쭉 내려가면 되니까요. 의정부에서 살다보면 노원은 명동 같고, 건대입구는 신촌 같은 느낌이 있어요. 실제 애들 보면 이렇게 놀러가는 경우가 흔하구요.
하지만 건대입구 식당에서 맛있는 곳을 단 한 곳도 못 찾은 이후 건대입구를 안 가기 시작했어요.
12시 반 넘어서 저의 애마 108번 버스를 탔어요. 역시나 대리운전 기사분들이 108번을 애용하고 계셨어요. 혜화 즈음 왔을 때 갑자기 버스가 멈추었어요. 버스 기사 아저씨는 창문을 열더니 정중하게 버스가 못 지나간다고 외쳤어요. 사람들이 모두 무슨 일인가 창밖을 바라보았어요. 교통사고였어요.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들이받힌 택시 뒷부분이 다 찌그러졌어요. 범퍼도 덜렁거리고 있었어요. 버스는 잠시 교통사고 현장에서 대기하고 있다 택시가 길가로 옮겨가자 다시 달리기 시작했어요.
새벽 2시 10분. 동대문에 도착했어요. 오늘 이용할 심야버스는 N62번. N62번 심야버스는 양천공영차고지에서 면목동차고지까지 운행하는 버스에요. 주요 정류장으로는 목동, 합정, 홍대, 신촌, 이대, 종로, 동대문, 왕십리, 성수, 건대 등이에요.
N62번 버스가 서는 정류장으로 이동했어요.
동대문 밤거리는 매우 한산했어요. 아무리 9월 29일 새벽 2시 10분의 밤거리라지만 사람이 참 없었어요.
N62번 버스를 타고 건대 입구로 이동했어요.
새벽 3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건대입구에 도착했어요.
24시간 카페가 있다는 길로 들어갔어요.
길은 매우 지저분하고, 새벽 3시인데 사람들이 여럿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확실히 잘 발달한 유흥가였어요. 이쪽은 확실히 돌아다니는 사람들 연령이 그렇게 많아보이지 않았어요. 아주 잘 발달된 대학가 번화가의 밤거리 풍경이었어요.
"어, 뭐야? 왜 문 닫았어?"
제가 원래 가보려고 했던 24시간 카페 문은 굳게 잠겨 있었어요. 내부는 불이 꺼져 있었어요. 여기 24시간 운영한다는 글 올라온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그새 영업 방침이 바뀌었나? 이 길가에 이렇게 돌아다니는 사람이 많은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당황스러웠지만 이제 어떻게하나 크게 고민되지는 않았어요. 건대입구도 24시간 카페가 몰려 있는 곳 중 하나거든요.
'프렌차이즈 말고 다른 거 있나?'
어차피 남는 것은 시간. 아주 애매하게 남았기 때문에 서두를 이유가 없었어요. 세종대에도 24시간 카페가 하나 있어요. 그런데 거기는 이미 가봤어요. 어차피 오늘은 건대입구에서 시간을 보내고 귀가해야 하는날 확정. 천천히 거리를 둘러보며 혹시 엔제리너스, 할리스커피, 탐앤탐스가 아닌 24시간 카페가 있나 살펴보았어요.
"어? 저기 24시간인가?"
문에 붙어 있는 영업시간을 보니 24시간 카페였어요.
"여기는 왜 검색했을 때 검색이 안 되었지?"
희안했어요. 검색이 어려운 이유는 잘 알아요. 요즘 학교 근처에 있는 스터디 카페들이 이벤트하고 리뷰 올리라고 해서 이 스터디 카페글이 범람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예전보다 24시간 카페 검색이 귀찮아졌어요. 그렇지만 여기는 아예 글을 못 보았던 곳이었어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어요.
"여기 24시간 하나요?"
"예. 24시간 해요."
이렇게 건대입구에서 24시간 카페를 하나 발견했어요.
이번에 가본 24시간 카페는 서울 광진구 화양동 건대입구에 있는 24시간 카페인 디초콜릿커피앤드 건대입구점이에요.
디초콜릿커피앤드 건대입구점 주소는 서울 광진구 동일로22길 95 이에요. 지번 주소는 서울 광진구 화양동 8-100 이에요.
입구는 이렇게 생겼어요.
계산대는 이렇게 생겼어요.
이것은 카페 내부에서 입구를 바라본 모습이에요.
1층은 카페 가운데에 기둥이 일렬로 늘어서 있고, 이 기둥을 기준으로 공간이 사실상 둘로 분리되어 있었어요.
건물 내부에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어요.
"혹시 2층도 이용할 수 있나요?"
"2층은 지금 마감해서 이용할 수 없어요."
2층은 마감해서 심야시간에 이용할 수 없고, 오직 1층만 24시간 영업한다고 했어요.
1층 실내에는 흡연실이 보이지 않았어요.
"여기 흡연은 어디에서 하나요?"
"흡연은 밖에 나가셔서 하셔야 해요."
디초콜릿커피앤드 건대입구점은 1층에 흡연실이 없어서 심야시간에는 밖에 나가서 흡연을 해야 해요. 2층에 흡연실이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2층은 마감을 했다고 해서 올라갈 수 없었거든요. 2층에는 여자화장실이 있어서 여자들은 2층으로 올라가곤 했어요. 참고로 남자화장실은 1층에 있어요.
1층은 거의 모든 좌석에 콘센트가 있었어요. 밖은 흥청망청이었지만 카페 내부는 놀라울 정도로 조용하고 차분했어요. 책 보고 공부하기에도 괜찮은 곳이었어요.
건대입구에서 24시간 카페를 찾는다면 디초콜릿커피앤드 건대입구점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