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에 놀러갈 때, 천안에서 유명한 먹거리가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았어요. 호두과자가 유명한 것은 원래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천안까지 가서 호두과자만 먹고 돌아오기는 그랬거든요.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가며 천안에서 먹을 만한 것이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았어요.
"병천 순대도 천안 것이었네?"
병천 순대가 천안의 유명한 먹거리라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 병천 순대는 경기도 음식일 거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천안으로 놀러가서 점심으로 병천 순대를 먹어야겠다고 계획을 짰어요.
병천 순대는 어느 가게가 유명한지 찾아보았어요. 병천 시장 근처에 있는 충남집과 그 맞은편에 있는 가게가 유명하다고 했어요. 그래서 충남집에 가서 병천 순대를 먹기로 했어요.
천안역에서 병천 시장 가는 버스 노선을 찾아보았어요. 천안역에서 병천 시장을 가기 위해서는 1번 출구로 나온 후, 오른쪽을 꺾어서 버스 정거장에 가서 400, 401, 402번 버스를 타고 '병천' 정거장에서 내리면 되었어요. 이 정거장 위치가 어디인지 잘 모르겠다면 학화호도과자 본포를 찾아가면 되요. 그 근처에 있거든요.
참고로 병천 시장은 5일장으로, 1일과 6일에 장이 선다고 해요. 이때 맞추어서 가면 병천 아우내 장도 구경할 수 있어요.
병천 순대는 약 50년 전 이쪽에 돈육가공공장이 들어서면서 돼지고기를 가공하고 남은 돼지 내장으로 순대를 만들고, 시장에서 이 순대로 순대국을 만들어 판매하면서부터라고 해요. 병천 순대의 역사 자체는 그렇게 긴 편이 아니에요.
전철을 타고 천안역으로 간 후, 학화호도과자에서 호두과자를 구입하고 버스정류장으로 갔어요. 버스는 생각보다 금방 왔어요. 이 버스는 천안삼거리를 지나 병천으로 가는 버스였어요. 덕분에 가는 길에 천안에서 유명한 천안삼거리도 구경했어요.
병천 버스 정류장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면 병천 시장이에요. 저는 병천 정류장에서 내렸어요.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서 병천 시장 쪽으로 걸어가자 제가 가려고 한 순대국 식당인 충남집이 나왔어요.
식당 입구에는 대기표 뽑는 기계가 있었어요. 제가 갔을 때는 1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었기 때문에 자리가 있어서 바로 들어가서 앉을 수 있었어요.
식당 안에는 사람들이 매우 많았어요. 사람들이 계속 들어오고 계속 나가고 있었어요.
사람들 모두 순대국을 주문해서 먹고 있었어요.
직원이 오자 순대국과 병천순대 한 접시를 주문했어요. 밑반찬이 깔렸어요.
순대 한 접시 가격은 12000원이었고, 순대국 가격은 7000원이었어요.
순대가 먼저 나왔어요.
"이거 뭐 이렇게 많아?"
12000원이라 가격이 꽤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온 양을 보니 장난아니었어요.
순대를 한 번 보았어요. 확실히 다른 곳에서 먹던 순대와 차이점이 있었어요.
다른 곳에서 파는 당면 들어간 순대와 달리, 여기는 당면 뿐만 아니라 야채도 많이 들어 있었어요.
"이거 만두 같은데?"
일반적으로 먹는 당면만 들어간 순대와 맛이 달랐어요. 돼지 잡내는 별로 나지 않았고, 야채가 많이 들어 있어서 만두 같은 맛이었어요. 순대보다 만두를 상상하면 실제 맛과 더 비슷할 거에요.
순대국이 나왔어요.
"이거 뭐 이렇게 많아?"
밥알이 침투할 공간이 아예 없을 정도였어요. 온통 고기와 순대였어요. 주방을 보았어요. 보통 식당에서 이런 건더기 넣을 때 부피가 있는 건더기는 세어서 넣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데, 여기는 그냥 한 웅큼 쥐어서 넣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간이 아예 되어 있지 않았어요. 국물이 진했어요.
"이건 다음장날까지 이것만 먹고 굶으라는 건가?"
진짜로 먹다 죽을 것 같았어요. 순대까지 이 자리에서 해치우는 것은 절대 불가능이었어요. 순대국에서 건더기를 건져먹는데 먹어도 먹어도 고기가 계속 나왔어요. 돼지 부속이 참 많이 들어 있어서 밥을 말아먹고 싶어도 말아먹을 수 없었어요. 부속만 다 건져먹으니 이미 배가 빵빵해진 상태.
"여기 순대 포장 가능할 건가?"
순대를 자리에서 도저히 다 먹을 수 없었기 때문에 남은 순대 포장 가능하냐고 물어보았어요. 포장 가능하다고 했어요. 그리고 순대를 반 접시만도 주문할 수 있다고 했어요. 벽에 붙어 있는 메뉴판에는 없었지만 반 접시만 달라고 하면 그렇게도 판매한대요.
충남집은 맛도 좋고 양도 매우 많았어요. 그리고 순대는 반 접시만도 주문 가능하니 두 명이 가서 순대국 시켜서 먹을 거라면 반 접시 주문하든가 순대국만 먹는 것을 추천해요. 어지간한 동네에서 파는 순대국과는 보이는 것과 다르게 국물 속에 숨은 부속들 때문에 양이 정말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