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밀크티

경기도 일산 하우스텐 커피 - 밀크티

좀좀이 2017. 8. 15.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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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마셔본 밀크티는 하우스텐 커피의 밀크티에요. 제가 마신 곳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있는 24시간 운영 지점인 하우스텐 커피 웨스턴돔점이에요.


하우스텐 커피 밀크티 가격은 뜨거운 것은 5000원, 아이스는 5500원이에요. 아이스가 500원 더 비싸요.


여기는 주문 후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주문한 것이 나왔다고 방송으로 알려주고, 방송이 나오면 카운터로 가서 주문한 음료를 가져오는 시스템이었어요.


하우스텐 커피 웨스턴돔점에 갔을 때 이미 밀크티를 2잔 마신 상태였어요. 하루 종일이 아니라 오직 일산 도착해서 카페 들어간 새벽 2시부터 시작해서요. 2시에 한 잔 마시고, 3시에 한 잔 마시고, 4시에 또 한 잔 마시는 것이었어요. 아무리 밀크티를 좋아하고 카페 가면 일단 밀크티부터 주문한다고 하지만 이렇게 연거푸 마셔대는 건 처음이었어요. 지금까지 밤에 카페를 돌아다닐 때는 걸어다니는 거리가 있었기 때문에 연거푸 들이킨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이날은 정말 연거푸 여러 잔 마신다는 생각이 아주 강하게 들었어요. 일산에서 24시간 운영하는 카페인 카페베네 라페스타 점이나 까페로제타나 하우스텐커피 웨스턴돔점이나 거리가 정말 가깝거든요. 쪽팔림만 무릅쓴다면 기어가도 될 거리고, 까페로제타와 하우스텐커피 웨스턴돔점은 아예 서로 마주보고 있어요.


여기에서까지 밀크티를 마셔야하나 순간 고민이 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당연하게 밀크티를 주문했어요. 저는 뜨거운 것으로 주문해서 5000원을 지불했어요.


하우스텐 커피의 컵은 이렇게 생겼어요.



검은색 컵 홀더에는 흰색 페인트로 거칠게 쓴 것 같은 Huisten coffee 라고 적혀 있었어요.


컵뚜껑은 이렇게 생겼어요.


하우스텐커피 컵뚜껑


"여기는 티백을 넣어주네?"


하우스텐커피 밀크티


티백이 두 개 들어가 있었어요. 앞에는 금색 글자로 WEDGWOOD 라고 적혀 있었고, 뒷면에는 FINE TEA 라고 적혀 있었어요.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까지는 잘 몰라요. 차 종류일 거에요.


이렇게 티백이 있으면 이 티백이 어떤 티백인지 찾아볼 수는 있어요. 하지만 저는 그런 짓은 하지 않아요. 이런 것은 모르고 마시는 것이 알고 마시는 것보다 맛을 느낄 때 훨씬 정확하거든요. 기억과 선입견은 모든 감각을 크게 왜곡시켜버리니까요.


하우스텐 밀크티 거품


거품이 참 많았어요. 눈에 보이는 것은 아주 빽빽하고 촘촘한 공기방울이 만들어낸 거품이었어요.


"이거 무슨 맛이지?"


물로 입을 잘 씻어내고 밀크티를 마셨어요. 참 독특한 맛이었어요. 이런 맛은 처음이었어요.


일단 밀가루 반죽 같은 맛이 베이스였어요. 보통 이런 카페에서 파는 밀크티를 마시면 어지간해서는 맛의 베이스는 거의 똑같아요. 끓인 우유맛이 나요. 그런데 여기는 끓인 우유맛이 아니라 밀가루 반죽 같은 맛이 났어요. 물맛이 안 나는 것으로 보아서 우유 많이 넣은 것은 맞는데 왜 베이스로 밀가루 반죽 같은 맛이 느껴지는지 신기했어요.


향도 매우 독특했어요. 입에 머금었을 때 처음 느껴지는 맛은 푸르른 맛이었어요. 그러나 그 향은 잠시 후 참외향처럼 느껴졌어요. 목재에서 나는 그 나무 냄새에서 참외향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그 목재에서 나는 나무향으로 돌아왔어요. 새로 지은 목조 건물 안에서 참외 깎아먹는 기분이었어요. 베이스로 깔린 밀가루 반죽 맛은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그건 어떻게 표현해보려 해도 저 향과 조합해서 표현하는 것이 불가능했어요.


"내 혀가 이제 미쳐버렸나?"


느낌이 너무 희안해서 물로 혓바닥을 계속 씻어가며 마셨지만 느낌은 똑같았어요. 오히려 물로 혓바닥을 씻어낸 후 마시면 저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어요. 마지막에 가서는 다행히 참외향으로 느껴지는 그것은 없고 나무 냄새만 강하게 났어요.


거의 다 마셨을 때 바닥을 보니 홍차 가루가 수북히 쌓여 있었어요. 제가 그렇게 텁텁하다고 못 느낀 것은 받자마자 들이킨 것이 아니라 조금 식혀서 마신다고 놔둬서 그런 것일 거에요.


하여간 참 개성이 강한 밀크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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