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피자스쿨

피자스쿨 불갈비만두피자

좀좀이 2017. 7. 13.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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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스쿨 피자를 다 먹어본 후 한동안 피자스쿨에 가지 않았어요. 피자스쿨 가서 피자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안 들었거든요. 피자스쿨이 근처에 있다면 애용할텐데 피자스쿨은 제가 사는 동네에 없었어요. 피자스쿨 가려면 멀리 걸어가야 했어요. 봄에는 미세먼지, 그리고 여름이 되자 더워서 안 갔어요. 여름에 거기 다녀오면 정말로 땀범벅이 되거든요.


'뭐 새로 나온 거 있을 건가?'


심심해서 피자스쿨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어요. 피자스쿨이 동네에 없다보니 피자스쿨에서 신메뉴가 나온다 하더라도 알 방법이 전혀 없었어요. 피자스쿨은 전 지점 행사를 딱히 하지도 않고, 신메뉴를 마구 쏟아내는 업체도 아니라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로 추가해놓지도 않았어요. 어쩌다 가끔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새로 나온 것이 있나 확인해 보는 것 정도가 전부였는데, 이날도 마찬가지였어요.


"어? 새로 나온 거 있다!"


새로 나온 피자는 바로 불갈비만두피자였어요. 영어 이름은 Barbeque Bumpling Pizza 였어요.


이거 뭔가 심히 불안한데...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진을 보자마자 확 떠오른 피자가 있었어요. 그것은 바로 떡갈비 피자.


피자스쿨 떡갈비 피자 : http://zomzom.tistory.com/1694


예술 관련 인터뷰 보면 곧잘 등장하는 '재해석' 몰라? 꼭 이렇게 만들어야 해? 재해석하면 안 돼?


사진을 보니 이 피자는 왠지 떡갈비 피자와 영혼의 짝꿍이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차라리 만두 속재료를 피자 위에 토핑으로 골고루 뿌리고 치즈 위에 만두피를 얹어서 만두의 새로운 재해석이라 하라고 하고 싶어졌어요. 사진만 보면 거부감 폭증이었어요.


그래도 먹어야지.


피자스쿨 피자를 다 먹어보았는데 못 먹은 것이 하나 생겼으니 먹어보기는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생긴 모습은 떡갈비 피자의 동생처럼 생겼지만요.


뜨거운 햇볕 아래를 열심히 걸었어요. 땀이 비오듯 쏟아졌어요. 어쨌든 불갈비 만두 피자를 사왔어요. 피자스쿨 불갈비만두 피자 가격은 11000원이에요. 피자스쿨에서 가장 비싼 피자 중 하나에요.


집에 도착했어요. 이제 이 이름과 사진을 보면 영락없는 괴작인 피자를 먹어보아야할 시간.


피자스쿨 상자


상자는 제가 안 간 사이에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요. 언제나 똑같은 피자스쿨 피자 상자.


피자스쿨 불갈비만두피자는 이렇게 생겼어요.


피자스쿨 불갈비만두피자


진짜로 만두가 올라가 있었어요. 한 조각당 만두 하나씩 올라가서 만두 8조각이 올라가 있었고, 이 만두들은 모두 3조각나 있었어요.


만두 피자


피자스쿨 홈페이지에서는 '불향가득 머금은 매콤한 갈비만두 토핑과 피자엣지의 달콤한 콘크림무스가 조화를 이루는 피자' 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주요 토핑은 불갈비만두, 콘크림무스, 어니언소스에요. 여기에서 눈여겨볼 것은 바로 '콘크림무스'에요. 콘크림 무스는 이번에 피자스쿨에 추가된 피자 재료에요. 이 콘크림 무스가 처음 적용된 피자가 바로 이 불갈비만두 피자에요. 즉, 이 피자가 맛이 없으면 콘크림 무스 역시 같이 암흑기에 빠질 확률이 높은 상황. 콘크림 무스가 들어가는 피자가 지금 이거 밖에 없으니 콘크림 무스 홍보 역할까지 도맡아 하고 있는 것이었어요.


총중량은 720g 이고, 1회 제공량은 2조각에 180g 이에요. 열량은 494kcal 이구요.


피자스쿨 신메뉴 - 불갈비만두피자


진심으로 이거 맛을 걱정하며 먹기 시작했어요.


이거 맛 꽤 괜찮은데?


모습은 영락없는 떡갈비 피자의 동생인데 확실히 그것과는 달랐어요.


피자스쿨에서 이것은 맵다고 확실히 말하고 있는데 정말로 매콤했어요. 만두가 매웠어요. 입에 불이 날 정도로 매운 것은 아니었지만, 매운 것 잘 못 먹는 사람이라면 당황할 강도의 매운맛이었어요.


처음에는 만두를 엄청 신경쓰며 먹었어요. 그래서 먹기 조금 어려웠어요. 몇 조각 먹다가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베어 물었는데 만두가 잘 베어졌어요. 만두에 신경쓰지 않고 먹어도 되었어요. 만두속과 피자 치즈 및 토마토 페이스트의 조합이 좋았어요. 만두피 바삭하게 구워진 부분도 나름의 포인트였구요.


한 조각을 다 먹어갈 즈음이면 콘크림무스가 등장했어요. 시장에서 파는 노란 옥수수 과자를 먹는 맛이었어요. 그거보다 조금 더 달았어요. 고구마 무스에 비해 더 순박하고 친숙한 맛이었어요. 매운맛이 혀를 점령하나 싶으면 콘크림 무스가 와서 불을 꺼 주었어요.


막상 먹어보니 별 불만 없었어요. 만두는 치즈에 잘 결합되어 있었고, 만두피도 입으로 베어물면 잘 잘라졌어요. 만두속이 사방팔방 쏟아져나오지도 않았구요. 맛도 다른 피자 재료들과 잘 어울렸어요. 피자 엣지에 뿌려놓은 콘크림 무스는 신의 한 수였어요. 고구마 무스를 뿌려놓는 것보다 훨씬 더 잘 어울렸어요. 


고구마 무스 추가가 1000원이고, 콘크림 무스가 1500원인데, 500원 더 받는다 해도 콘크림 무스를 선택할 의사가 확실히 있어요. 둘 다 추가하면 뭔가 웃길 거 같구요.


예상 외의 대반전이었어요. 생긴 건 보기만 해도 괴작에 망작이라고 하고 싶어지는데, 막상 먹어보면 맛이 꽤 괜찮았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만두의 재해석'을 해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안 남는 것은 아니지만요. 아니면 만두를 4등분해서 올리든가요. 이건 저의 취향에 따른 개인적 희망사항이에요. 이렇게 안 해도 맛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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