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교과서 리뷰/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말레이인 초등학교 1학년 말레이시아어 교과서

좀좀이 2017. 5. 22.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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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는 인종과 종교가 공존하는 사례로 종종 등장하는 국가에요. 문화에 대해 공부할 때 한 번은 접해요. 물론 그 이면에 어떤 정책이 실시되고 있는지 살펴본다면 또 약간 생각이 달라지기도 하지만요. 이런 쪽으로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흥미를 갖고 바라볼만한 국가에요.


말레이시아의 국어는 말레이시아어 (말레이어)에요. 말레이시아어로는 bahasa malaysia 라고 해요. 말레이시아어와 인도네시아어는 거의 같아요. 몇몇 부분에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굳이 둘을 따로 배워야할 필요까지는 없어요. 인도네시아어든 말레이시아어든 하나만 일단 공부하면 남은 하나는 정말 아주 쉽게 익힐 수 있어요. 둘의 차이는 주로 어휘에서 나타나요. 인도네시아어는 네덜란드의 식민 통치를 받았고, 말레이시아는 영국의 식민 통치를 받았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어는 네덜란드어 차용어가, 말레이시아어는 영어 차용어가 많은 편이에요. 그리고 애용하는 문법, 어휘에 약간의 차이가 있구요. 그래서 어떤 언어 A와 B가 비슷하다고 이야기할 때, 말레이시아인이나 인도네시아인이 '말레이시아어와 인도네시아어만큼 비슷하다'고 이야기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절대 아니라고 이야기해줘야 해요. 말레이시아어와 인도네시아어는 둘 다 잘 모르는 외국인이 봐도 거의 똑같거든요.


이번에 소개할 교과서는 말레이시아 말레이인 초등하교 1학년 말레이시아어 교과서에요.


본문은 아래 링크를 들어가면 볼 수 있어요.

말레이시아 말레이인 초등하교 1학년 말레이시아어 교과서


말레이시아 말레이인 초등하교 1학년 말레이시아어 교과서


이 책은 정확히 말하자면 읽기 책이에요. 표지 오른쪽 상단을 보면 말레이시아 국기가 그려진 숫자 1이 있어요. 이것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내걸고 있는 슬로건인 Satu Malaysia '하나의 말레이시아' 를 의미해요.



책 뒷면은 이렇게 생겼어요. 이 책은 지난 2016년 초 말레이시아 여행을 갔을 때 구입한 책이에요. 가격은 8.8링깃이에요.



목차는 이래요.


처음에는 이렇게 글자 읽고 쓰기부터 시작해요.



말레이시아어 알파벳



그리고 본문이 시작되요. 본문은 처음에는 매우 짧지만, 나중에는 한 페이지를 꽉꽉 채우는 지문도 나와요.


말레이시아어 국어책


말레이시아를 구성하는 민족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족으로는 말레이인, 말레이시아 화교, 인도인이 있어요. 그래서 책 본문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말레이인도 있지만 화교와 인도인도 있어요.



그래서 이렇게 새해 맞이 풍습에 대해서 세 민족이 어떻게 다른지 다룬 지문도 있어요. 지문 번역본은 http://pptcoms.tistory.com/616 가면 보실 수 있어요.


그리고 매우 놀라웠던 점.


교과서 지문 내용 자체는 평이했어요. 말레이인, 화교, 인도인 인물들이 등장한다고 해서 딱히 놀랍지는 않았어요. 다민족 국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었으니까요.


저를 매우 놀라게 했던 것은 바로 삽화였어요.


어린 여자애가 히잡을 쓰고 있어!


아랍어 교과서를 올릴 때마다 들어오는 질문 중 하나가 아랍 교과서에서 여자들은 히잡 안 쓰냐는 거에요. 사우디아라비아 1학년 아랍어 교과서를 보면 성인 여성은 히잡을 쓰고 있지만 여자 아이는 히잡을 쓰고 있지 않아요. 심지어는 삽화 뿐만 아니라 사진으로도 히집을 쓰지 않은 모습이 나와요. 그런데 정작 말레이시아 교과서에서는 1학년부터 여자아이가 히잡을 쓰고 있어요. 정작 일반인들의 예상 및 기대와 달리 가장 세속적인 모습일 것 같은 말레이시아 교과서에서 1학년부터 여자 아이가 히잡을 쓰고 있는 모습이 나와요.


이 교과서는 뒤로 갈 수록 난이도가 높아졌어요. 물론 말레이시아어 문법 자체가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기 때문에 사전을 뒤져가며 볼 만 했지만, 말레이어를 다룬 사전 없이 인도네시아어 사전만 갖고 보기에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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