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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각지 맛집 - 원조부대찌개집 부대감자국 (존슨탕)

좀좀이 2017. 5. 1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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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에서 멀지 않은 삼각지에 오래된 부대찌개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존슨탕 말고 진짜 부대찌개 오래된 집이 있다구?"


매우 궁금해졌어요. 우리나라에서 부대찌개라 하면 크게 의정부식 부대찌개와 송탄식 부대찌개로 나뉘어요. 전국적으로 많이 먹는 것은 송탄식 부대찌개에요. 둘은 먹어보면 맛이 확실히 달라요.


이태원에는 존슨탕이 있기는 한데, 이것은 솔직히 우리가 아는 부대찌개와는 거리가 정말 많이 멀어요. 부대찌개가 한국인과 미국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라면 존슨탕은 한국에서 태어난 미국인이에요.


그런데 이태원에 존슨탕이 아니라 진짜 오래된 부대찌개집이 있다는 말을 들으니 매우 궁금해졌어요. 사실 이태원은 근처에 미군 기지가 있어서 자연발생적 음식인 부대찌개가 태어나야 정상적인 환경인데 존슨탕은 그게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을 참 의아해했는데 이 말을 들으니 이태원식 부대찌개는 원래 어떤 모양인지 궁금해서 가보기로 했어요.


그래서 간 곳이 바로 삼각지에 있는 원조부대찌개집이에요. 위치는 용산 경찰서 삼각지 치안센터 바로 옆이에요.


서울 삼각지 맛집 - 원조부대찌개집


오래된 부대찌개 식당답게 베이컨 식사, 베이컨 볶음밥, 부대감자탕, 된장국, 부대찌개, 모듬고기 쏘세지 메뉴가 가게 전면 유리창에 붙어 있었어요.


식당 안으로 들어갔어요.




식당 안은 이렇게 생겼어요.


서울 삼각지 원조부대찌개집 메뉴


벽에 메뉴가 걸려 있었어요. 부대찌개를 주문하려고 했는데 아래 보니 '부대감자국 (존슨탕)이 진짜 옛날 부대찌개입니다'라는 문구가 있었어요. 그래서 부대감자국을 주문했어요. 부대감자국 가격은 1인분에 1만원이었어요. 부대감자국 2인분을 주문하고 라면사리 하나를 추가했어요. 라면사리 추가는 천원이었어요.


삼각지 맛집 밑반찬


밑반찬은 이렇게 나왔어요. 참고로 양파는 제가 더 달라고 한 거에요. 양파 더 달라고 하자 아주머니께서 웃으시며 더 가져다 주셨어요.


조금 기다리자 이태원의 원조 부대찌개라는 부대감자국이 나왔어요.


서울 삼각지 맛집 - 원조부대찌개집 부대감자국


이거 뭔가 확실히 다르다?


송탄 부대찌개, 의정부 부대찌개와 확실히 달랐어요. 보자마자 바로 이건 완전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서울 이태원 부대찌개


저렇게 접시에 밥을 놓고 국물 퍼서 부으니 카레 같은 모양이 나왔어요.


이거 맛 진짜 오묘한데? 이건 또 완전 다르잖아!


일단 사진을 보고 바로 알 수 있는 것은 여기에는 감자가 들어간다는 것이에요. 송탄 부대찌개, 의정부 부대찌개 모두 감자는 집어넣지 않아요. 그런데 여기는 이름답게 감자가 들어있었어요. 반면 배추 김치는 들어있지 않았어요.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어요.


그리고 국물이 생긴 것과 다르게 매운맛이 있었어요. 뭔가 카레 같은 느낌도 있고, 참 친숙한 한국 전통 음식 같은 느낌도 있었어요.


이거 된장 썼다!


국물을 바닥까지 다 먹어치우는데 콩짜개가 보였어요. 맛에서 된장맛이 느껴져서 이거 혹시 된장 좀 풀었나 했는데 콩짜개를 보니 확실해졌어요. 송탄 부대찌개와 의정부 부대찌개는 된장을 넣지 않아요.


이것의 맛은 시골 놀러갔더니 할머니께서 우리 손주 왔다고 귀한 미제 쏘세지 넣어서 끓여준 국 맛이었어요. 찌개라 생각하고 먹어도 상관없지만, 국이라 생각하고 먹어도 상관없는 맛이었어요. 오히려 이것은 상당히 소박하고 정말 국에 가까운 맛이었어요.


부대찌개는 상업화의 역사와 기원은 따져볼 수 있지만, 언제 개발된 음식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어요. 그저 미군이 우리나라 들어온 후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식재료들을 우리나라 요리법으로 요리해 먹은 것이 시초라고 볼 뿐, 정확히 몇년도에 등장한 음식인지 따지기는 매우 어려워요.


재료, 맛을 보았을 때, 이 식당이 언제 등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형태의 부대찌개가 아주 오래 전 일반 가정에서 만들어먹던 원래 모습 아닐까 싶었어요. 소시지를 제외하면 재료가 된장, 감자 정도인데, 찢어지게 가난했던 대한민국의 과거를 생각해보면 이 재료들만 가지고 만드는 것이 가장 그럴싸하거든요. 초창기에는 사람들이 이렇게 가정에서 만들어먹고 있었는데 식당에서 다대기도 넣고 해서 좀 더 술안주에 가깝게 발전한 것이 부대찌개 아닐까 추측해봤어요.


그렇다고 해서 이거 맛없다는 거 아니에요. 정말 맛있었어요. 그리고 사진과 달리 양도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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