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교과서는 아제르바이잔의 러시아인 초등학교 4학년용 아제르바이잔어 교과서에요. 출판사는 Kövsər nəşriyyatı 에요. nəşriyyat 가 출판사라는 말이니 '쾨브새르 출판사'라고 할 수 있어요.
이 교과서의 지문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시면 볼 수 있어요.
아제르바이잔 러시아인 초등학교 4학년 아제르바이잔어 교과서
책 표지는 초록색과 붉은색 바탕이고 가운데에 Ana dili (모국어) 라는 말이 새겨진 조형물이 그려져 있어요.
이 책은 총 111페이지에요. 구소련쪽 영향 때문인지 우리와 반대로 목차가 제일 마지막에 있어요. 아제리어-러시아어, 단어, 숙어 목록을 제외하면 이 책은 103쪽이에요.
교과서 삽화는 서양 만화 느낌이 많이 드는 그림체에요. 아제르바이잔 자체가 유럽적이기는 하지만요.
이 교과서는 Çoxbilmiş 라는 로보트가 아이들을 인도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 로보트가 아제르바이잔어의 특징도 알려주고, 연습문제도 주고 하는 것이지요. 참고로 Çoxbilimiş 란 단어는 사전 찾아보면 없더라구요. 하지만 의미는 매우 çox 과 아는 bilmiş 가 결합된 말이니 '많이 아는 것' 정도 될 거에요.
그리고 바로 위의 사진을 보면 여러 접사를 붙여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파생법 및 격변화를 보여주고 있어요. 아제르바이잔어 또한 우리와 같은 교착어이다보니 접사를 붙여서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법이 잘 발달되어 있어요. 동사로 들어가면, 튀르크 언어들이 한국어보다 접사를 붙여 동사를 파생시키는 법이 더 잘 되어 있어요. 한국어는 사동, 피동형접사가 있기는 하나 그 접사들을 사용해 사동사, 피동사를 마음대로 만들어댈 수 없지만 튀르크 언어쪽에서는 이게 가능해요. 그래서 사역수동 (시킴을 당하다), 수동사역 (당하는 것을 시키다) 같은 형태도 나올 수 있지요.
이 책 역시 상당히 무난한 수준. 어휘적으로 조금 어렵기는 하지만 문법적으로는 상당히 무난했어요. 어쩌면 이미 예전 단계에서 어려워질대로 어려워졌기 때문에 무난하게 느낀 것일 수도 있어요.
개인적으로 이 교과서에서 가장 재미있게 본 지문은 이것이에요.
개에게 던질 거에요, 외국인에게는 팔지 않을 거에요
본문 : http://turkiclibrary.tistory.com/36468
어떤 여자가 매우 소중한 카페트를 시장에 내다 팔려고 나왔는데 영국인이 구입을 원해서 발생하는 일을 다룬 내용이에요. 카페트 문화가 잘 발달한 지역을 여행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 이 이야기가 왠지 와닿았어요. 부모님 세대에 여쭈어보면 우리나라도 옛날에 상인들이 집을 돌아다니며 막그릇을 공짜로 스테인레스 그릇으로 바꾸어주었다고 해요. 당연히 시골에서는 막그릇보다 스테인리스 그릇이 더 비쌌기 때문에 얼씨구나 하면서 많이 바꾸었다고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