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서울

이태원 경리단길, 우리슈퍼, 하얏트 호텔

좀좀이 2016. 5. 18.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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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은 종종 가는 곳이지만 경리단길은 가본 적이 거의 없어요. 친구와 밤에 여기저기 걸어다닐 때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가본 적이 실상 없어요.


"서울에서 미얀마 맥주를 구할 수 있을까?"


사실 의정부에서 안산역까지 가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시간이 조금 많이 걸리기는 하지만, 웬만한 4호선 지하철은 안산역까지 가기 때문에 1호선 중 수원선을 타고 내려가야하는 곳보다 훨씬 빠르고 쉽게 갈 수 있어요. 비록 거진 2시간 걸리기 때문에 오래 지하철을 타고 가야 하기는 하지만요.


안산에 가겠다고 마음을 먹고 지하철역으로 가면 안산 가는 것이 의외로 별 일이 아닌데, 정작 의정부에 있으면서 안산에 가야겠다고 마음먹는 게 어려워요. 가장 큰 이유는 심리적 부담감. 서울을 사선으로 관통해서 내려가야 하다보니 도 경계를 2번 지나가야 해요. 이러다보니 실로 무지막지하게 먼 곳으로 와닿아요. 마치 반나절은 가야 하는 곳처럼요. 두 번째로는 2시간 정도 걸리지만, 이 2시간이 왕복이 되면 4시간이 된다는 점이에요. 저녁이 가까워지면 갈 엄두를 낼 수 없기는 해요. 지하철 요금도 꽤 나오구요.


그래서 혹시 이태원에서 미얀마 맥주를 구할 수 있나 알아보려고 어디에서 수입 맥주를 많이 파는지 알아보았어요. 그 결과 경리단길쪽에 있는 우리슈퍼에서 수입맥주를 많이 판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우리슈퍼 및 경리단길은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으로 가야 해요.



"여기가 다양한 수입맥주 판다는 우리슈퍼로구나!"


안에 들어가보니 진짜 다양한 수입맥주를 판매하고 있었어요.



이 슈퍼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라오스 여행 가기 전에 라오스에 뭐가 있나 알아볼 때였어요. 이 가게에서 비어라오를 판다는 글을 본 적이 있었어요. 물론 그 이후 가보지는 않다가 이번에 가본 것이구요. 아쉽게도 여기에도 미얀마 맥주는 없었어요.


우리슈퍼를 본 후 경리단길을 걸어서 올라갔어요.


경리단길


오르막길을 따라 쭉 올라갔어요. 길을 가며 본 것 가운데 가장 인상깊은 것은 이것이었어요.



망고스틴을 팔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망고스틴을 것을 본 적이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과일 가게에서 바구니에 담아서 파는 것은 처음 보았어요.


한국 짚세공품


이렇게 짚세공품을 파는 트럭도 있었어요. 외국인들이 보면 꽤 좋아할 것 같았어요. 이런 건 경리단길보다는 인사동에 있는 것이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문득 들었어요.


올라가며 보니 멀리 남산이 보였어요.



경리단길 끝에는 외국 대사관들이 모여있었고, 가장 마지막에는 하얏트 호텔이 있었어요.



하얏트 호텔 내부에 들어가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그저 밤에 친구와 돌아다닐 때 이 앞을 지나가기만 했었죠.


"여기에서 이태원으로 어떻게 갔더라..."


방향을 찾아야 하는데 항상 밤에 친구와 다니던 길이라 잘 기억이 나지 않았어요. 알제리 대사관까지 온 것을 보니 맞게 온 것 같기는 했는데 길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에티오피아 대사관이 있는 골목을 통해 다시 경리단길로 내려와 이태원으로 갔어요.



이 건물이 바로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관이에요. 제 생각보다 꽤 컸어요. 그리고 이 에티오피아 대사관에서 조금만 더 가면 주한 케냐 대사관이 있어요.


경리단길로 돌아와 이태원으로 가는 길. 멀리 모스크가 보였어요.



2016년 라마단은 6월 6일부터 7월 5일까지에요. 앞으로 한 달도 남지 않았죠. 그래서 혹시 이쪽에 라마단 준비를 위해 무언가 특별한 게 되어 있는지 궁금해서 한 번 가보기로 했어요.


아쉽게도 특별한 것은 없었어요. 주변 가게에 특별히 들어와 있는 물품도 별로 없었고, 모스크도 그냥 똑같았어요. 크리스마스는 한 달 전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확 나지만 라마단은 한 달 전이라 해도 특별한 무언가가 없었어요. 이슬람 국가에서는 이 즈음부터 북적거린다고 하지만, 작년 인도네시아를 갔을 때를 생각해보면 그리 북적거린다 해도 우리가 상상하는 크리스마스급 북적거림은 아니었어요.


매해 라마단이 되면 모스크에 한 번씩 가보고 있어요.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 라마단 때에는 그렇게 특별한 것이 없어요. 단지 저녁에 무슬림들이 이프타르 예배를 마치고 다 같이 모스크에서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거기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 정도에요. 그리고 대추야자 및 몇몇 제품이 더 많이 들어와 있구요. 이번에 갔을 때에는 제대로 상자로 포장된 튀니지산 대추야자가 들어와 있는 것 외에는 그렇게 특별한 것이 없었어요.


Mosque in Seoul


모스크 지붕과 미나렛 위의 초승달 장식에 달린 등이 빛나고 있었어요. 초승달 장식에 박혀 있는 등이 모두 다 켜지지는 않았지만, 이게 아예 안 켜진 것도 본 적도 종종 있었기 때문에 이 정도면 만족할만 했어요.


이태원 이슬람 성원을 처음 가보는 사람들은 정면에 아랍어로 적힌 '알라후 아크바루' 때문인지 정면 사진만 찍어요. 그러나 그렇게 찍으면 저 하얗고 둥근 지붕이 사진에 나오지 않아요. 오히려 이 모스크 건물을 예쁘게 찍으려면 정면보다 측면에서 찍는 게 좋아요. 사진 속 저 나무만 아니라면 모스크를 훨씬 더 예쁘게 찍을 수 있는데, 저 나무가 '알라후 아크바루'를 딱 가려버려요. 이태원 모스크 갈 때마다 저 나무만은 제발 다른 곳에 옮겨심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이태원 모스크 사진을 예쁘게 찍으려면 정면보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모스크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사진을 찍는 게 좋아요. 정면의 '알라후 아크바루'가 아랍어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매우 강렬한 인상을 주기는 하지만, 아쉽게도 이 모스크는 정면이 크게 아름다운 모스크는 아니거든요.


이 모스크는 터키의 지원으로 블루 모스크와 비슷하게 개축될 거라고 하는데, 아직까지도 공사가 착공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다른 이슬람 국가의 모스크 양식을 따오는 것보다 경복궁 근정전을 참고해서 한국식 모스크를 만드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 생각해요. 모스크에 반드시 저렇게 돔형 지붕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아주 한국 전통적인 모스크가 건설된다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무슬림 관광객들도 더욱 좋아하고 찾아가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저 모스크가 이질적인 이태원을 상징하는 이질적인 건축물이기는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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