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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 근무를 시작한 날, 인도네시아 단체 손님이 우르르 몰려왔었어요. 실상 첫 손님이 인도네시아인 단체였지요.


인도네시아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인도네시아인들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상태에다 제가 상대한 첫 손님들이다보니 이들과 많이 어울렸어요. 어줍잖은 짧은 인도네시아어를 사용하며 대화도 해보고, 인사도 매일 건네고 하면서 많이 친해졌지요.


인도네시아인들은 한국에 올 때 먹을 것을 바리바리 싸왔어요. 그들이 식당에 머물다 떠나면 식당에서는 인도네시아 음식 냄새가 진동했어요. 그때마다 침만 꿀꺽꿀꺽 삼켰지요.


하루는 커피를 타기 위해 식당으로 들어갔는데, 인도네시아인들이 마침 커피를 마시고 있었어요.


"인도네시아 커피 마실래요?"


인도네시아인이 제게 커피를 하나 건네주었어요. 그 다음날 아침. 인도네시아인들이 빨래를 맡겨서 빨래를 돌리고 있는데 한 명이 주머니에 살짝 인도네시아 커피 믹스 한 뭉텅이를 찔러넣어주었어요.


그렇게 해서 한동안 인도네시아의 인스턴트 커피를 많이 마실 수 있었어요.


이번에 소개할 커피는 바로 그때 받았던 인도네시아 커피랍니다.


kapal api


이 커피의 이름은 'kapal api'에요. 까빨 아삐. kapal 은 '선박', 'api'는 불인데, kapal api 는 상선이에요. 그래서 봉지 위에 배가 그려져 있지요.


인도네시아 커피 믹스


"오오, 맛있는 인도네시아 커피!"


인도네시아 굿데이 커피를 워낙 좋아해서 이것도 엄청난 기대를 하고 탔어요.


"이거 왜 이러지? 내가 잘못 탔나?"


분명 가루를 넣고 물을 붓고 섞어서 마시는 것이 맞았어요. 그런데 커피 가루에 물을 붓는 순간 무언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나는 분명 끓는 물을 부었는데 커피 가루가 둥둥 뜬다!!!


뭐 이런 커피가 다 있지? 왜 뜨거운 물을 부었는데 커피 가루가 둥둥 떠오르지? 이거 혹시 내려서 먹는 커피인가? 하지만 분명 내려서 먹는 커피는 아니었어요. 인도네시아인들이 이 커피를 마시는 것을 보았는데, 그들도 그냥 커피 가루에 바로 물을 부어서 타먹고 있었어요.


어찌어찌 저어서 마실 수 있게 만들고 나서 보니 이것은 터키식 커피였어요. 그 가루가 많고 걸쭉하며, 다 마시면 아래 커피 가루가 수북히 가라앉아 있는 그 커피요.


맛도 향도 좋았어요. 그러나 그 걸쭉하고 깔깔한 터키식 커피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커피를 싫어할 수 밖에 없었어요. 저야 터키식 커피도 좋아해서 그냥 잘 마셨지만요.


만약 인도네시아 가서 선물로 인스턴트 커피를 구입하려고 할 때, 상대방이 터키식 커피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모른다면 이건 피하기 바래요. 상대방이 터키식 커피를 좋아한다면 이 커피를 추천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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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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