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타이완 갔을 때였어요. 타이완에서의 첫 식사는 저녁식사였어요.
식당에 들어갔더니 이런 음식이 있었어요.
"이건 무슨 밥에 비벼먹는 양념인가?"
파와 다진 고기, 방울토마토를 넣고 볶은 음식이었어요. 아무리 보아도 젓가락으로 먹는 음식 같아보이지는 않았어요. 젓가락으로 집어먹기에는 너무 잘아서 이 그릇을 다 비우려면 수 시간 걸릴 것 같았거든요.
밥에 한 숟갈 푹 퍼서 올린 후 비벼먹어보았어요.
"이거 입에 잘 맞는데!"
짭쪼름하고 고소해서 밥 위에 올려서 비벼먹으니 밥도둑이 따로 없었어요.
한국에 돌아와서 타이완을 좋아하는 동생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물어보았어요.
"이 음식 알아?"
"글쎄요? 한 번 타이완 친구들에게 물어볼께요."
며칠 후. 동생은 타이완 친구가 이 요리 이름이 蒼蠅頭 라고 알려주었다고 알려주었어요.
蒼蠅頭???
맨 앞에 있는 글자가 푸를 창, 뒤에 있는 '머리 두'는 알겠는데, 가운데에 있는 한자는 모르는 한자였어요. 사전을 찾아보았어요. 蒼 는 푸를 창, 蠅 는 파리 승, 頭 는 머리 두.
"음식 이름이 파리머리야?!!!"
갑자기 식욕이 뚝 떨어졌어요. 나는 분명히 맛있게 먹었는데! 그런데 왜 음식 이름이 하필이면 파리 머리야! 하늘을 앵앵 거리며 날아다니는 파리가 떠올랐어요. 물론 저 음식을 진짜 파리머리로 만드는 것은 아니에요. 파리머리만큼 잘게 다진 것들을 볶았다고 저렇게 이름을 붙였겠지요. 그렇지만 이름이 참...그랬어요.
아래 동영상은 이 요리 - 창잉터우, 파리머리를 만드는 방법이에요.
"형, 그거 맛있어요?"
"응! 진짜 맛있어! 너 타이완 가면 꼭 먹어봐!"
그리고 얼마 후. 동생이 타이완을 다녀왔어요.
"너 파리머리 먹고 왔어?"
"예. 어우...그거 무지 짜고 맛없던데요?"
"너 밥이랑 먹었어? 그거 밥이랑 먹으면 맛있는데."
"아니요. 술안주로 시켰는데 하도 짜서 몇 숟가락 먹다 남겼어요."
밥과 같이 먹으면 맛있지만, 술안주로는 별로인 음식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