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교과서 리뷰/중국

중국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중국어 교과서

좀좀이 2015. 4. 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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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해드릴 교과서는 중국의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중국어 교과서랍니다. 물론 중국에서는 '초등학교'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소학교'라는 말을 사용하지요.


사실 이 책과 관련된 개인적인 이야기와 추억이 있는데, 이것은 아래에 덧붙이도록 할께요. 일단은 먼저 교과서 소개부터 할께요.


이 교과서의 본문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보실 수 있답니다.

중국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중국어 교과서



타이완은 '국어' 인데 중국은 '어문'이에요. 그리고 중국 교과서이기 때문에 당연히 책은 간체로 되어 있답니다.



흔히 중국어는 글자가 어려워서 - 한문이라서 글자 읽는 법을 나타내는 병음부터 배워야 한다고 하는데, 이 교과서 역시 처음에는 병음부터 배워요.



영어 공책인 4선지 공책 줄에 맞추어서 병음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나와 있어요.



이 책의 좋은 점이라면 바로 처음부터 끝까지 병음이 달려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에요. 병음 자체가 조금 조잡한 부분이 있기는 한데, 그 부분만 제외한다면 보고 그냥저냥 흉내내며 읽을 수 있어요.


한 가지 매우 재미있는 점은, 이 책에서 앞부분은 주로 시에요. 그리고 불쑥불쑥 어려운 문법들이 튀어나온답니다. 거의 끝날 때가 다 되어가서야 산문 지문들이 나오는데, 앞의 운문 지문들을 차근차근 보아왔다면 뒷부분 산문 지문은 단어 몇 개 몰라서 문제이지, 문법적으로는 매우 쉬워요.


몇몇 지문들은 좋은데, 전체를 다 중국어 학습에 사용한다면, 아무 것도 모르는 초보가 보기에는 분명히 무리가 많은 책이에요. 산문 지문만 발췌해서 본다면 초보자 학습용으로 매우 괜찮은 편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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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책과 관련된 개인적인 이야기.


이 책은 작년에 구입한 책이에요. 타이완 여행 가기 전에 중국어를 공부해볼 생각으로 구입한 책이에요. (관련 내용 : http://zomzom.tistory.com/838)




그때 맨 처음 읽었던 지문. 소토소토경경도.


친한 동생이 제가 타이완 가게 되어서 어쩔 수 없이 중국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하자 어쨌든 중국어 공부를 하기로 마음 먹은 거 축하해주었어요. 그리고 성조를 잘 익히라고 저 지문을 같이 해석해 주었고, 심지어는 자신의 타이완 친구에게 저 발음을 읽어달라고 하고 녹음을 해서 제게 보내주었어요. 과장 안 보태고 그 녹음된 발음 100번은 들었어요. 몇 날 며칠 하루 종일 계속 틀어놓고 있었거든요.


타이완 다녀온 후, 중국어를 정말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어요. 나중에 타이완을 정말 다시 가보고 싶었거든요. 그때는 진짜 똑바로 '워스한궈런'도 말하고 중국어로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돌아다니고 싶었어요.


하지만 친한 동생은 바빠서 제 중국어 공부를 제대로 도와주지 못했고, 저는 그냥 혼자 주변에 중국어 아는 사람들에게 물어가봐가며 꾸역꾸역 보아나가다가 점차 흥미를 잃기 시작했어요.


때는 더운 어느 날. 친한 동생이 타이완 교과서를 구해주었어요. 타이완 교과서는 번체라서 그냥 보면 알아보는 한자가 매우 많은 대신, 발음이 주음부호. 네이버 사전에서는 번체로 입력하면 제대로 검색이 되지 않는 건 덤. 그래도 확실히 글자가 눈에 잘 들어온다는 점 때문에 끌렸어요. 게다가 지문도 타이완 중국어 교과서가 중국 중국어 교과서보다 쉬웠어요. 타이완 중국어 교과서는 정말 초심자용 교재였고, 중국의 중국어 교과서는 시가 너무 많았어요.


타이완에 시큰둥했던 친한 형이 갑자기 타이완 채팅 친구를 사귀게 되면서 중국어에 다시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어요. 같이 노는 무리에서 원래 중국어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친한 형이었어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친한 형이 중국어를 때려쳤고, 나중에 친한 동생이 중국어 공부에 흥미를 갖고 시작한 것이었죠. 어쨌든 친한 형이 중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하자 다시 이 책을 보려고 했어요.


하지만 둘 다 싫어했어요.


둘 다 중국의 중국어 교과서를 보는 것을 도와달라고 하면 장난으로 간체가 정말 싫어서 보기 싫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어요. 중국의 중국어 교과서는 대부분 지문이 시이다보니 읽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 솔직히 제 레벨에 전혀 맞지 않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비싼 돈 주고 산 것이니 꼭 보기는 해야 겠고, 그렇다고 둘한테 매달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어요.


그러던 중 베트남 쌀국수 먹고 베트남에 꼭 가보고 싶어져서 충동적으로 베트남어 교과서를 구입해 버렸어요.

베트남어 교과서 소개 : http://zomzom.tistory.com/990

베트남어 교과서 구입 관련 내용 : http://zomzom.tistory.com/998


충동적으로 진짜 거금 들여서 베트남의 베트남어 교과서를 구입해버리기는 했는데, 문제는 주변에 베트남어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것. 진짜 베트남어 교재 문법 설명 뒤져가면서 하나씩 보아나가고, 그래도 답 없는 것들은 마침 그 당시 사귀게 된 베트남인 채팅 친구들에게 물어가며 읽어나갔어요.


참고로 베트남의 1학년 1학기 교과서 대부분 지문이 시였어요. 그리고 베트남어 문법은 중국어처럼 고립어이기는 했지만 또 다른 신세계. 정말 하나하나가 악전고투였어요. 문법 정리만 깔끔하게 좌악 되어 있는 책이 있다면 참 좋을텐데, 그런 책은 또 없더라구요. 게다가 베트남어는 일단 다 띄어써 버리기 때문에 두 음절 이상으로 이루어진 단어들로 이루어진 단어가 나오면 높은 확률로 이게 한 단어인 줄 모르고 헤매기 일쑤.


이렇게 한쪽으로는 베트남 교과서를 혼자 보아나가고, 한쪽으로는 타이완 교과서를 꾸역꾸역 보아나가다보니 둘 다 어떻게 다 읽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제 다시 중국의 중국어 1학년 1학기 교과서.


이게 왜 이리 쉽지?


베트남 교과서 보다가 이거 보니까 왠지 쉽게 느껴졌어요. 일단 간체라고 해도 한자이니까, 그리고 정 모르면 네이버 사전에 좌르르 써서 엔터 쳐버리면 알아서 단어들을 분류해준다는 점 때문에 압도적으로 쉽게 느껴졌어요. 베트남어는 이렇게 문장 하나를 통째로 넣고 엔터를 쳐서 단어들을 구분해내는 게 안 먹히거든요. 네이버 사전에서 베트남어를 가지고 이렇게 하면 결과물이 이상하고, 다음 사전은 베트남어, 중국어 구분하지 않고 그냥 문장 전체를 입력하고 엔터 치면 검색 결과가 없다고 떠버려요.


비록 중국어와 베트남어가 어족이 다르다 하더라도, 기본 문형이 SVO인데다 둘 다 고립어이다보니 공통적인 문법 형태도 많아요. 베트남 교과서에서 하도 시달리다가 이쪽으로 넘어오니 이건 첨단 기술(?)을 대동하고 읽어나가는 거나 마찬가지였어요.


그래서 결국 어떻게 이거 한 권은 다 읽게 되었답니다. 다 읽은 소감이라면...


이제 시는 보기도 싫어!


이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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