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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어느 날. 집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한국 돌아가면 무엇이 가장 그리울까 생각을 해 보았어요.


그리울 거야 이것저것 많겠지만, 순간 공포처럼 느껴지는 것이 하나 있었으니...


한국 돌아가자마자 우즈벡 음식 그리워지면 어떻하지?


다른 것은 그냥 한국에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우즈벡 음식들에 대한 그리움은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어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여기에서 먹는 그 맛을 느낄 수 있는 우즈벡 식당이 없다는 것. 동대문에 있는 사마르칸트에 가면 우즈벡 음식들을 맛볼 수 있지만, 제가 기억하기로는 그 식당의 오쉬 (플로브)는 사마르칸트식. 제가 제일 좋아하는 타슈켄트식이 아니었어요. 타슈켄트식 오쉬는 노란 당근, 건포도, 병아리콩 등 다양한 재료를 넣어서 매우 화려한 맛을 내는 데에 비해 사마르칸트식 오쉬는 담백한 편이에요. 그리고 음식 회전이 빠른 현지에서 먹는 오쉬와 한국에서 먹는 오쉬는 맛이 같을 수가 없죠.


즉, 여기 현지 음식은 한국에서 먹으려고 해도 제대로 맛보기 매우 어렵다는 것. 그런데 여기에서 밥 하기 귀찮은 날 툭하면 시장가서 밥을 사먹었기 때문에 이 맛을 잊기는 어려울 것 같았어요. 아니, 가자마자 그리워질 것 같았어요.


"여기서 질릴 때까지 먹자!"


어차피 식재료도 거의 바닥난 상황. 밖에서 사먹는다 해도 시장에서 먹는 거라면 얼마 안 들기 때문에 마구 먹어대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어제. 최후의 만찬이라 생각하며 Sirk 근처에 있는 우즈벡 전통 식당에 갔어요. 거기서 엄청난 폭식을 하고 왔어요. 최후의 만찬이라고 생각하며 하도 먹어대어서 자고 있는데 계속 신물이 올라올 정도.


참고로 우즈벡 음식은 고기와 뗄레야 뗄 수 없어요.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음식은 거의 없어요. 고기를 안 먹겠다고 하면 샐러드만 퍼먹어야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 즉 우즈벡 음식을 많이 먹겠다는 것은 고기를 많이 먹겠다는 것과 비슷한 말이에요. 어쨌든 고기가 안 들어간 음식은 거의 없으니까요.


그 결과는?


고기라면 이제 한 달은 먹고 싶지 않을 거 같아...


어제 누워서 계속 신물 올라오려고 하는데 딱 저 생각을 했어요. 그 전만 해도 한국 가면 삼겹살도 먹고, 불고기도 먹고 이것 저것 많이 먹겠다고 생각했는데 매일 배터지게 먹다보니 (전에도 언급을 여러차례 했지만, 이 나라에서 싸고 다양하고 맛있게 먹으려면 점심 식사를 노려야 합니다. 즉 매일 점심만 배터지게 먹었던 것이죠.) 이제는 고기는 그다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아니, 태어나서 처음으로 야채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 가면 식혜부터 한 캔 사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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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좀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아~ 동대문에도 사마르칸트가 있군요~ 저는 이태원의 사마르칸트를 한번 들렀었는데...
    그곳도 맛나더라구요~ 물론 현지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겠지만요~
    오쉬 맛이 어떨지 궁금하네요~ ㅎㅎㅎ

    2013.01.24 18: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가장 먼저 생긴 것은 동대문에 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지금은 똑같은 사마르칸트 가게 3개가 한 골목에 다닥다닥 붙어 있죠. 이태원은 나중에 생겼는데 지금 다시 열었나요? 예전에 문 닫았었는데요. 예전에 보니 이태원 사마르칸트 문 닫은 후 거기 주인이 동대문 사마르칸트에서 카봅 굽고 있는 거 본 적 있어요 ㅎㅎ 타슈켄트 오쉬 맛있어요. 한국에서 그거 만드려면 돈이 엄청 많이 들어가겠지만요 ^^;

      2013.01.24 18:27 신고 [ ADDR : EDIT/ DEL ]
  2. 저도 키르기스스탄 음식들이 그리웠으면 좋곘네요 ㅎㅎ;; 제 입맛에는 키르키즈 음식은 잘 맞지 않은 것 같아요 ㅎ

    2013.01.24 18: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만약 키르기즈에서 유럽까지 여행을 떠나실 계획이시라면 저처럼 아주 끝장을 보자고 키르기즈 음식 마구 드시지는 마세요. 동유럽까지 '양고기 존'이랍니다. 양고기 물리면 동유럽 벗어날 때까지 괴로우실 수 있어요 ㅋㅋ;; 키르기즈도 전통 음식 이것 저것 있지 않나요? 여기도 전통 음식을 잘 하는 집을 찾아다녀야 한답니다. 그런데 현지 음식은 대체로 사람 많은 시장 밥집이 맛이 괜찮더라구요 ^^

      2013.01.24 19:04 신고 [ ADDR : EDIT/ DEL ]
  3. 고기 안 좋아하는 저는 무얼 먹어야 하나요? ㅎ

    2013.01.24 18: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건 중앙아시아 여행시 가장 어려운 문제인데요...?;;; 여름~가을이라면 과일로 배를 채우실 수 있으시지만, 겨울~봄에는 고기 피하면 먹을 게 없어요...;;

      2013.01.24 19:04 신고 [ ADDR : EDIT/ DEL ]
  4. 좀좀이님, 우즈붹 고대동전파는 곳들 아시나요? ㅎㅎ
    그리고 한국돌아오실 때, 우즈붹 돈 남는거 있으시면 환전하지마시고 들고와주세요 ㅎ
    제가 환율 가격으로 구입하겠습니다 ㅎ

    2013.01.24 18: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타슈켄트에서 특별히 동전을 전문적으로 파는 가게는 보지 못했어요. 동전은 주로 아미르 테무르 광장과 이어지는 브로드웨이에서 판답니다. 가을까지는 옛날 동전 파는 것을 보았는데, 요즘은 날이 추워서인지 상인들도 별로 안 나와 있고, 오래된 동전은 별로 없더라구요. 저도 심심해서 옛날 우즈벡 동전 구입해볼까 했는데 상태가 좋은 건 거의 안 보이더라구요...더욱이 옛날 우즈벡어는 키릴 문자가 아니라 아랍 문자를 차용해서 사용해서 상태가 안 좋으면 글자 알아보기가 힘들기도 하구요. 아랍 문자에서 점이 뭉개져버리면 읽을 수가 없거든요 ㅎㅎ;;
      여기 현지화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요. 쓸 만큼 쓰고 남는 것은 그냥 드리도록 할게요. 지폐 상태 안 좋아도 괜찮으신지요? 아마 많아야 천숨짜리 너댓장 될 거 같아서요 ^^;; 나중에 한국 가서 연락 드릴게요. ㅎㅎ

      2013.01.24 20:25 신고 [ ADDR : EDIT/ DEL ]
  5. 결론은 식혜로군요ㅎㅎㅎ 저도 한번은 여행 중에 수정과가 완전 먹고 싶어서 인천공항 도착하자마자 편의점에 가서 수정과를 찾는데... 식혜밖에 없어서 좌절했던 기억이^^ 아무튼 우즈벡 음식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 동대문에 있다니 가봐야겠어요~~

    2013.01.24 19: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hanajo님께서는 알싸한 수정과가 매우 그리우셨군요 ㅎㅎ 저는 이번에 도착하자마자 시원하게 식혜 들이키려구요^^ 동대문에 있는 우즈벡 식당도 맛 괜찮아요. 요즘은 주변에 다른 우즈벡 식당들도 생긴 모양이더라구요 ㅎㅎㅎ

      2013.01.24 20:36 신고 [ ADDR : EDIT/ DEL ]
  6. 뭐든지 물리기 마련인가봅니다 ㅋㅋ
    근데 전 샤브샤브는 평생 먹을 수 있을거 같아요...
    물론 한끼씩만
    ㅋㅋ

    2013.01.24 19: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목에 신물 올라올 정도만 아니라면 고기는 매일 먹을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런데 여기는 점심때 놓치면 먹기 힘들어서 매일 점심에 세 끼를 다 몰아서 먹다보니 ㅋㅋ;; 잉잉e님께서는 샤브샤브 매우 좋아하시는군요^^

      2013.01.24 20:37 신고 [ ADDR : EDIT/ DEL ]
  7. 그래도 우리음식이 우리 몸에는 가장 잘 맞는것 같은데요. ^^

    2013.01.24 21: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한국이랑 식재료가 많이 비슷해요. 그리고 저는 여기에서 오래 머무르며 장복해서요^^;;

      2013.01.24 21:38 신고 [ ADDR : EDIT/ DEL ]
  8. 알 수 없는 사용자

    그래서 사진은요? ㅜㅜ?? ㅋㅋ
    동대문에서 읽을 수 없는 간판의 음식점들을 많이 봤는데 그게 그나라 음식점이었나 ㅎㅎ 담에 추천 좀 해주세요

    2013.01.25 07:24 [ ADDR : EDIT/ DEL : REPLY ]
    • 음식 사진이 없어요 ㅠㅠ;;;
      서울 돌아가면 사마르칸트 리뷰를 올려야겠군요. 어떤 음식이 맛있고 어떤 음식이 비추인지요. 그런데 거기 음식들 맛있고 가격도 저렴했어요. 작년에 우리나라 물가가 많이 뛰어서 거기도 가격이 많이 뛰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ㅎㅎ;

      2013.01.25 18:27 신고 [ ADDR : EDIT/ DEL ]
  9. 와, 한국 돌아오시는군요. 저는 외국 나가 있을 때 매콤한 비빔면이 그렇게 먹고 싶었더랬어요. ^^

    2013.01.25 23: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한국 돌아왔어요. 돌아오자마자 남자라면 사고, 얼큰한 짬뽕 흡입했답니다 ㅋㅋ;;

      2013.01.29 11:02 신고 [ ADDR : EDIT/ DEL ]
  10. 알 수 없는 사용자

    식혜라...느끼한 것 먹었을 때는 제일 좋요 히히
    한국 오시는군요.
    환영합니다 :)

    2013.02.03 12:19 [ ADDR : EDIT/ DEL : REPLY ]
    • 한국 돌아와서 가장 좋은 점은 식혜네요. 식혜는 열심히 원없이 먹을 수 있다는 것 하나만큼은 너무 좋아요 ㅎㅎ
      라플란드님,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13.02.04 15:18 신고 [ ADDR : EDIT/ DEL ]
  11. 알 수 없는 사용자

    참 이상하죠! 우즈베키스탄에서 처음에 양고기 하나두 못먹다가 나중엔 맛있다구 막 샤슬릭 먹구 삼사도 잘 먹었는데, 얼마전 한국에서 중국식 양꼬치긴하지만..양꼬치먹으려니 냄새때문에 못먹겠더라구요 ㅠ_ㅠ
    사마르칸트, 거기 음식점 가면 먹을 수 있을까 싶네요..

    2014.05.06 16:48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우즈베키스탄 양고기가 그리워요. 아랍에서 먹었던 것보다도 더 맛있었거든요. 우리나라 양고기는 거의 다 거기서 거기에요. 우즈베키스탄 양고기가 특별히 질이 좋았던 것이지요 ㅋㅋ;;;
      사마르칸트 양꼬치는 그래도 씹는 맛은 중국식 양꼬치보다 풍부하답니다^^

      2014.05.07 00:47 신고 [ ADDR : EDIT/ DEL ]
  12. 맛있는 플롭을 먹어 봤더라면 좋았을텐데 저는 기름지다 라는 느낌만 받아서 우즈벡이나 타지키스탄에 오래 못머물고 떠나버렸어요 여행할때 풍경과 사람도 중요하지만 음식을 무시할수 없더라구요^^; 그래도 안가본 중앙아시아 나라들이 많은데 다음엔 꼭 음식을 극복하고 키르기스스탄이나 티벳도 가보고 싶어요 :)

    2020.05.15 17: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오쉬가 많이 기름지죠. 중앙아시아 사람들은 기름지고 고기를 참 좋아해서요. 여행할 때 음식 진짜 중요해요! 저도 음식 안 맞으면 진짜 오래 있기 싫더라구요. 저는 태국에서 음식이 입에 안 맞아서 가본 나라 중 태국이 좀 별로였어요;; 저도 나중에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한 번 가보고 싶어요. ㅎㅎ

      2020.05.16 09:11 신고 [ ADDR : EDIT/ DEL ]
  13. 저도 한국에 오기 전 그 나라 음식 진짜 질리도록 먹자!!! 다짐했던 게 기억나네요) 열심히 고기를 먹었던...

    2020.11.12 13: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카자흐스탄에서 고기 엄청 드셨군요. 중앙아시아 음식 질리게 먹으려 하면 결국 고기고기로 귀결되는 거 같아요. 예전에 론니플래닛에서 채식주의자가 여행하기 가장 안 좋은 지역으로 중앙아시아가 뽑힌 적도 있어요 ㅋㅋ

      2020.11.12 19:23 신고 [ ADDR : EDIT/ DEL ]